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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전 왜 이상한 사람들만 꼬일까요?

물렁녀 조회수 : 901
작성일 : 2009-09-14 16:13:46

쓰고보니 참 민망하네요.. 꼬인다는 말... 파리도 아니고 사람을... 좀 죄송하지만 꼬인다는 말이 꼭 맞아 떨어지거든요.. 저 대문에 걸린 글 보고 저도 묻어 상담드려요..

각설하고.. 저는 좀 우유부단한 성격입니다. 어릴적 아버님이 정말 엄격하셨구요.. 그리고 맏이라 항상 '동생들 실수도 결국은 나 네 책임이다.. 항상 모범을 보여라'는 말을 귀가 닳도록 듣고 살아온 사람입니다. 학창시절은 여러분도 예상하시다시피 엄청 범생이었구요.. 저의 결정적인 결함은 'no'를 못하는 겁니다. 사람들이 부탁을 하면 거절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좀 마음도 약한 편이라.. 그리고 항상 큰 언니라는 컴플렉스가 있어서인지... 형편이 어렵거나 곤란한 사람은 그냥 '냉'하게 지나치질 못합니다.... 또 쓰고 보니 자화자찬같은데.. 이건 저에겐 심각한 장애이니 너무 거슬려하지 마세요.

그래서인지.. 제겐 항상 이상한 사람이 한 번씩 저를 힘들게 합니다. 겉으로는 자신이 굉장히 힘든 상황에 빠진 것 같이 저에게 '언니.언니..'하고 다가오지만 결국엔 저를 너무나 힘들게 하고 자기 감정대로 함부로 대하는 거죠.. 그래도 바보같은 저는 제 인내심 한계까지 참아주다가 마지막에 혼자 폭발하구선.. 그 사람과의 관계가 아주 껄적지근한 상태로 종료되죠.. 어찌보면 제가 인간관계의 기술이 좀 부족한 것도 같구요..

2년 전에도 그런 사람에게 붙들려 거의 2년 가까이를 시달리다가 벗어났는데... 이 회사로 온 후 더 막강한 한 명에게 잡혔습니다. 어찌보면 저도 그에 거절을 못하고 끌려다닌 건데 '잡혔다는' 표현은 좀 그렇군요.. 결국 이 사람과도 1년 반 이상을 같이 겪어보니 자기 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는 겁니다. 시시콜콜한 걸로 다 사람 진빠지게 조언을 요청해두고선 내 충고따윈 생각치도 않는 사람... 그리고 나랑 친하면 우리 집 대문은 당근 언제든지 열려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그리고 내 지갑엔 돈이 항상 넘쳐난다고 생각하는 사람....

정말 어느 정도 맞는 게 있었으니 1년 이상을 같이 지냈겠지만... 며칠전 퇴근후 모임 후 노래방을 갔었는데.. 12시가 넘어서 빨리 가자고.. 남편이 기다린다고 말했건만.. 지 노래만 4곡을 연달아 집어 넣으면서 지 감정대로 노래만 부르는데.. 정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습니다. 아마 그때 화가 난 건 1차 때 식사하면서 나온 밥값을 나 한테 다 내라고 뻔뻔하게 굴어서 더 그랬을 겁니다. 그때 모임에 같이 온 다른 분을 생각해서 그냥 아무말 없이 돈을 냈는데... 그게 더 분해서 화가 났나 봅니다. 이게 하루 이틀 일은 아닙니다. 거의 나가 먹은 점심밥값의 90%는 제가 냈습니다. 돈도 안내면서 왜 그렇게 비싼 것만 먹으려고 하는지... 지금은 마주치지 않을려고 노력하고.. 되도록 바쁜 척하고 거리를 둘려고 노력하는데.. 워낙 눈치가 없고 자기 중심적이라 잘 먹힐지 모르겠습니다.

전 사실 그녀한테도 화가 나지만 제 자신한테도 너무 화가 나네요..전 왜 그럴까요? 도대체 왜 싫다는 말을 못하고 이렇게 질질 끌려만 다니는지... 정말 따끔한 충고를 주세요.. 정신 버쩍들만한 충고가 꼭 필요해요.. 꼭 좀요..
IP : 211.214.xxx.253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9.14 4:25 PM (121.132.xxx.115)

    저를 보는것 같아요.. ㅠㅠ 저도 싫다.. 안된다..못한다.. 이런 거절을 정말 못했어요..
    항상 뒤에가서 후회하고, 제 스스로가 너무 싫고.. 그나마 직장 다닐때는 덜 했는데,
    전업주부가 된 다음에는 진상같은 아줌마땜에 엄청 고생을 하고, 거절하는 방법을
    연습했어요...거울보면서 입밖으로 내어서요...그렇다고 딱부러진 성격의 사람들처럼은
    못하지만요..
    그리고 그런(?) 기미가 보이는 사람은 일찍감치 거리를 두세요..그런사람들도 나름
    자기네들을 받아주는 우리같은 사람들을 찾아내는 레이더가 있나봐요..ㅜㅜ

  • 2. 연습중입니다.
    '09.9.14 4:29 PM (119.64.xxx.7)

    저의 소실적과 비슷한면이 많아 보이십니다.
    어디서나 다른사람 눈치보며살았는데, 결혼해서는 남편과 아이 눈치 보기가 바쁘네요.
    어릴적 자신감을 가질 기회가 없이 자라서 다른사람들 사랑을 받으려는 이유로 거절을 못한거 아닌가 싶네요. 이세상 아무도 나를 대신 사랑해주지는 않네요. 남편조차도 말안하면 모르던데요. 세상 모든 사람의 사랑을 기대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조금은 무관심해지면서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일과 싫어하는 일을 구분하려 합니다. 대신 내가 좋아서 한 일은 결과에대해 책임지고, 다른 사람의 비판에 예민하지 않기, 타인의 칭찬을 기대하지 않기 등등
    작은 변화들을 시도하면서 아니라고 말하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 3. 심리적 경계선
    '09.9.14 5:38 PM (119.192.xxx.158)

    연습만이 살 길입니다.
    본인의 생각과 감정 표현에 서툴러서 그래요.
    저 이렇게 하는 거 싫어요,
    제가 바빠서 안 되겠는데요,
    저도 자금 사정이 안 좋아요,
    제가 지금 기분이 안 좋아요....
    이런 말들 연습해보시고
    실전에서 그럼에도 상대방이 배려를 안 보이면
    그냥 가만히 계세요.
    본인 하소연을 해도 일일히 들어지 말고
    그래? 이런 식으로 대꾸한 다음 아무렇지 않은 듯이
    볼일 보기, 전화 걸 데 있음 전화 걸기,
    뭐 그런 식으로 스스로의 감정을 존중해주세요.
    나는 나고 너는 너다, 마음 속으로 주문 외듯이 하고요.

    그녀들과, 그녀들의 딱한 사정과 심리적인 경계선을
    그으셔야 합니다.

  • 4. .
    '09.9.14 5:42 PM (218.145.xxx.156)

    no라고 말하는 여자가 아름답다.
    저도 40이 다되어가면서...끊고 맺고가 조금씩 되어집니다.
    이전의 물 흐르는대로 내 인생이 그저 맡겨져 왔슴에
    화가 날 지경이었네요. 한순간에 기억상실증 환자가 옛기억을
    한꺼번에 되찾은 느낌이었죠. 지금부터라도 연습하시길....
    이사람과 어울려 나에게 좋을지...힘들지...는 님 안에 예감을 믿으시구요.

  • 5. 쟈크라깡
    '09.9.14 6:45 PM (119.192.xxx.245)

    한국 사람들이 대체로 거절을 못합니다. 저도
    여러번 치이고 나서야 정신을 차렸습니다.
    책을 보니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많은 사람이
    또는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거절을 못한다고 합니다.

    같은 층에 사는 아줌마가 커피 한 잔도 안 한 사인데 (안면만 있고 인사만)
    토요일 저녁에 남편도 있는데 아이를 봐줄 수 있냐고 하더군요.
    순간 많은 생각이 교차했지만 안된다고 거절했어요.
    거절해놓고 뭔가 성취감이 들었어요.
    한 번이 어렵지 계속 될 것같았고, 1시간이 2시간이 될 수도 있고
    무엇보다도 무지 우량아라 감당이 안 될것 같아서.
    저에게 벅차거나 싫은 일은 거절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나이에 거절하는 법을 배웁니다.

  • 6. 고맙습니다.
    '09.9.14 7:44 PM (218.234.xxx.148)

    조금이라도 '아니다'라고 말하는 법을 연습해봐야 겠네요..무엇보다 나만 그런게 아닌 것 같아
    조금 위안도 되기도 하구요.. 조언 고맙습니다. 당장 내일부터라도 실천해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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