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전에 연애를 했어요
첫눈에 서로 통했고 서로 머뭇거리다
누가 먼저 랄 것도 없이 시작된 사이였죠
딴에는 재미있고 진한 연애였어요
같이 갤러리도 가고 노천까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 같은거 지적하며 흉도보고
서로 같은거 지적하는것에 신나 좋아죽고
맛집도 다니고 다들 연애라는 것은 그렇게 한다지만
그렇게 신나고 재미있는 연애는 저는 처음이라
성격도 참 잘 맞았더랬죠
어느날 그 친구가 코발트 블루의 셔츠를 입고 나왔는데
정말 너무 이뻐서 참 잘 어울린다 이쁘다 너에게 잘 어울린다 했더니..
"이거 너가 선물한거야.."
왜 난 기억도 못했나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장난끼 가득한 얼굴로 서로를 보았던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재미있던 연애도 한방에 훅 가더라고요
저희집 사정을 어느정도 알고 있던 애인이 어느날 제게 한말...
"너 오빠 앞으로 빌라 있다 했잖아 아빠가 너껀 준비해 두었대?"
글쎄 모르겠지만 해 두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그렇다 했더니 돌아오는 말은
"아마 너 앞으로 아빠가 해 두었을거야
60~70평 정도로 그럼 내가 24평 아파트 있으니까 그거 너 줄게
그 빌라 들어가서 같이 살자"
띵~ 그 말은 내가 너 천원 줄테니 너 만원으로 같이 놀자소리 처럼 들리는데
오직 나만을 바라보고 좋아하고 시작 했던 그 녀석이 그리
속으로 계산기 확실히 두드리고 있을 줄이야
진담을 포장질하여 농담처럼 말할 줄이야
서운하다 못해 배반감에...
그후 화를 내고 서서히 감정이 식기 시작하더니
서로 묵시적으로 헤어짐을 준비하고 헤어졌어요
물론 상당히 낭만적인 아름다운 이별은 아니었어요
근데 가끔 생각나요
그 녀석이 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렸던 어찌했던
참 인상적인 연애였고 성격이 잘 맞았다는거
저 지금 한 아이의 엄마이고 아내인데
그 녀석이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우리 헤어져도 서로 결혼을 하던 아이 돌잔치를 하던
블로거를 통해 서로의 소식 정도 은근히 알 수 있게 해주자
가끔 보며 그리워 하게"
녀석이 했던말 물거품 되어버렸죠
그 발라 발언 덕분에 근데 가끔 생각나요
녀석 손해 보고 살 타입은 아니니까 좋은 여자 만나 이쁘게 살아가길~
진심으로 행복하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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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그 사람 생각나네요
비오니까 조회수 : 574
작성일 : 2009-08-11 13:23:31
IP : 61.81.xxx.86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9.8.11 1:28 PM (221.151.xxx.151)마지막에 보고 실소했어요.
자기 결혼한 부인은 저러고 살면 좋아할까?
성격이 상당히 쿨한(?) 사람인가 보네요.
그르니 남의 재산에도 상당한 관심을 두죠..^-^
저렇게 머리굴리고 사는 타입 딱 질색팔색인데...
잘 정리하셨네요.2. 헐~
'09.8.11 1:30 PM (211.179.xxx.103)한대 맞고 헤어질라고 작정한 사람 아닌가요?
사람을 얼마나 물로 보면 저런 말을 그냥 하나요??
님 너무 착하시다..저였으면 완전 * 밟았다 할것을..
비오는 날 기억도 해주시고3. 5
'09.8.11 1:39 PM (125.181.xxx.215)저 빌라 발언이 별로 기분나쁘게 들리지 않는데요. 어짜피 선택이 가능하다면 둘중하나를 고른다면 24평보다 60평에 들어가 살자는건데 그게 뭐 계산적으로 들리나요. 꼭 남자가 마련한 집에서 살아야 한다는 건가요. 참나..
4. 윗님
'09.8.11 1:51 PM (61.81.xxx.86)꼭 남자가 집을 해 와야 한다는 논리는 아니었지만
전 24평이든 어디든 작게 시작하여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그 말이 한몫 챙기려는 듯이 느껴졌어요 그의 말에서
지난 일이지만 그런 냄새가 느겨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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