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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는 살아갈 자신이 없어요...

나쁜엄마 조회수 : 1,986
작성일 : 2009-08-08 13:55:59
올초 이혼을 했습니다.
남편은 10년동안 일궈온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사업이란걸 시작하셨었고,
그 사업대출금 모두 날리시고, 개인적인 빚까지 짊어진 상태에서도
끝까지 자기 식대로 살아보겠노라고 이혼을 요구.

아이를 봐서 참자 참자 하던것이 인내의 바닥을 드러내고..그래. 이혼하자 결정했습니다.
집이 담보여서 대출은 몽땅 제 몫이 되었고, 그래도 다행인건
최근 집값이 그나마 올라서. 집을 팔면 전세로 이동은 가능할 정도입니다.

10년동안 거의 저의 소득으로 일군 집을, 사업해보겠다고 모두 날리시고...
남들보다 억척같이 새벽 별 보면서 출근하고 새벽별 보면서 퇴근하는 나날로 살아온 시간들이
송두리채 먼지처럼 사라진 느낌입니다.

빚만 잔뜩 안기고 홀홀단신 사라진 남편.
아이와 빚과 앞으로의 막막한 생활이 모두 저의 몫으로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인생과 운명을 억울해하고 분해한다한들 나아지는게 있겠나 싶어..
다시금 이를 물고 악착을 다해 살아볼려는건 의지일뿐..
막상 하루하루  상황을 인정하는 일조차 버겁습니다.

오늘은 아이가 아침에 늦잠을 자더군요.
일어나나 일어나라 노래를 부르고 얼러줘도 일어나지 않아.
화를 냈더니..아이가 소리소리 지르면서 달려듭니다.
그나마 이녀석 하나 잘 키우자는 욕심으로 살아왔는데...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 이런것인가 합니다. ㅎㅎ

10살이면 그래도 엄마의 상황을 이해하지 싶었는데...
빈털털이가 된 아빠가 더 불쌍하다 하네요...

새벽별 보느라 아이 챙기지 못한 제 잘못이겠지요.
직장없는 아빠와 더 오랜 시간을 보낸 아이는..
저보다는 아빠와 정이 더 깊으리란걸 모르는 바는 아니었지만...
남편에게  자식에게 ... 나란 사람은 그저 돈 벌어오는 기계였던듯 싶어..

시간이 서럽단 느낌을 아시는지요?
그냥 그렇게..서럽단 느낌에 ..앞으로 살아갈 자신을 잃게 됩니다.

열심히 살았어도 다시 바닥으로 주저앉아버린 삶.
그렇게 떠나버린 남편이란 사람.
그리고.  떠난 아빠 그리면서 엄마에게 바락바락 대드는 아들...

이런 삶을 살고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제 삶에 자신이 없습니다....
IP : 210.123.xxx.230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595
    '09.8.8 2:01 PM (125.181.xxx.215)

    종교를 가지세요. 저는 종교, 특히 기독교같은거 믿지는 않지만, 삶이 어렵고 힘든분께는 믿으라고 권합니다. 뭐든지 의지하고 붙들게 있어야하니까, 설사 그게 가짜라고 해도 효과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해요.

  • 2. 에고
    '09.8.8 2:02 PM (211.55.xxx.30)

    많이 힘드시겠어요.
    일단 힘드신거 인정하시고 몸이, 마음이 가라앉으면 그런대로 가만 계세요.
    아이도 아빠가 갑자기 사라진 자신의 삶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이혼 만으로도 큰 스트레스 일텐데 삶의 무게까지 보태지면 얼마나 힘드실지
    손이라도 잡아 드리고 싶어요.
    좀 휴식을 가지시고 다시 솟아 오르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도 위태위태 살얼음같은 봄, 여름을 살아내고 있습니다.

  • 3. ...
    '09.8.8 2:31 PM (222.232.xxx.197)

    요즘은 빨라서 사춘기가 옵니다.
    전 아들 둘 중3, 초5입니다...아들 키우기 쉽지 안습니다. 특히 아빠 없이요.
    님께서는 남편분이 원수보다도 더 밉다는 것 압니다.
    너무너무 힘드시겠지만....아이에게 아빠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이야기해주세요.
    좋은 관계로 만날수 있게 도와주시고요.
    왜냐하면 아이는 남자 아이라 아빠가 마음의 기둥입니다..
    그게 무너지면 아이도 힘들어요.
    성장기에 아이에게 사랑을 많이 주시고...격려도 많이 해주세요.
    엄마가 뼈가 부서지게 힘들어도...엄마가 감내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도 상담을 받을 정도로 상실감이 클 거예요.
    많이 예뻐해주세요.
    제가 아들 둘 키우며...엄마로써 아이에게 사랑을 주지못하고 공부만 강요해서 키우니...클 수록 너무 힘들어요.
    중학교가기전에 관계회복하세요.
    아직 시간이 많아요.

  • 4. 나쁜엄마
    '09.8.8 2:51 PM (210.123.xxx.230)

    감사합니다..
    아이에게 긍정적인 아빠모습을 심어주는일은 정말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나를 이렇게 만든 장본인임을 부각시켜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를 제 소유물인냥 생각해서 빚어진 일이 아닌가 싶어 반성하게 됩니다.
    아이의 충동적이고 폭력적인 면이 발견되서 상담의뢰하고 심리테스트 받았거든요.
    꾸준히 상담 받으면서 관계 회복해 나갈께요..

    종교는..글쎄요...믿어질려나 모르겠습니다만, 의지할 곳이 된다면 그쪽도 생각해보겠습니다.
    아이가 적응할때까지 필요한 시간을 너무 재촉한듯 하기도 하네요..
    엄마라는 이름으로 뼈가 부서지게 힘들어도 감내해야한다는 채찍도 감사합니다...

    다시 살아봐야지요, 다시..좋은엄마 되기위한 노력...아끼지 않겠습니다.
    다시한번 머리숙여 감사말씀 올려요..

  • 5. ㅠㅠ
    '09.8.8 4:19 PM (118.33.xxx.17)

    아아~ 원글님..
    남의 일 같지 않아서 댓글을 남깁니다.
    저도 혼자서 남자 아이 기르고 있습니다.
    다행히 아이는 별 문제는 없는 듯 합니다만...
    남자아이에게 아빠는 마음의 기둥이라는 어떤님의 댓글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렀습니다
    단지...힘내시라는 말 밖에는...
    우리 힘내고 열심히 살아보자구요...!!

  • 6. ...
    '09.8.8 5:34 PM (222.232.xxx.197)

    아까 답 글 달고 혹시나 들어와 봤어요.
    한가지 더....님이 얼마나 행복한지 깨달으셔야 해요.
    사랑하는 아이가 있고 전세금이 남아 있고.......찾으면 많을 거예요.
    내가 즐겁고, 행복하다는 것을 보여주어야만 아이도 행복하게 삶을 살 수 있는 아이가 됩니다.
    저도 사실은 아들과 너무 힘들어서 .....밑바닥까지 가보니....행복이 보였어요.
    작은 일에 즐거워 하고 주변 사람들과 많이 어울리시면서 조그만한 즐거움이라도 찾으셔야 돼요. 저는 지금 나의 즐거움찾기...숙제 중이예요.
    공부 중요하지 않아요.
    서초 강남의 명문고에서조차 반에서 5등도 서울에 웬만한 대학에 가기 힘들데요.
    즐겁고 행복한 아이는 자기 길을 찾아갈 힘이 있어요.
    그리고 아이를 깨울 떄도 안일어나면 5분 후에 다시 깨울께하고...다시 시도....또....
    끝까지 기분 좋게 하셔야 된데요.

  • 7. 힘내세요
    '09.8.8 7:34 PM (58.76.xxx.33)

    다시 읽어보니 아이가 10살이군요.
    충분히 관계 회복할 수 있는 나이네요.
    윗님 말씀처럼 사랑을 많이 주십시오.
    외동아들 키웁니다만 저희 부부는 저희 소유물이 아니라 한 인격체로 존중해 주고 있습니다.
    공부도 그닥 강요안하구요.
    그러다 보니 저희와 친구처럼 지내서 지금은 참 좋네요.
    자녀의 의사를 존종해주면 자녀도 우리를 존중해 줄거 같아요.
    자식은 영원히 이기적인 존재, 여기서 본 말입니다.
    그말 들으니 그러겠다 싶더군요.
    좋은 날 올거라 생각하시고 힘내십시오.
    힘들면 여기 풀어노시구요.
    82님들 따뜻한 분들이 많습니다.

  • 8. 우리
    '09.8.8 9:03 PM (121.166.xxx.251)

    아들도 초4 열살인데 말대꾸 하고 눈 불손하게 뜨고 ㅠㅠ그럽니다,
    그 시기 애들이 거의 그렇다고 하던데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세요,,,
    그리고 앞으로 시간을 엄마와 같이 할거니가 엄마 힘든거 알면 잘 할거에요^^

  • 9. 나쁜엄마
    '09.8.8 10:14 PM (211.61.xxx.82)

    감사합니다.

    다행히 아이가 ...엄마 미안하다고, 죄송하다고 말해오네요...
    내가 더 미안하다 하며 안아주었습니다.

    82에서 보내주신 말씀들 하나하나.
    정말 너무 감사드려요...
    힘들때마다 다시 꺼내보고 꺼내보면서,
    이겨 나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님을 비롯 모든 분들께...감사올립니다.

  • 10. 사는게
    '09.8.9 12:21 AM (125.146.xxx.52)

    너무 힘든 시간이시겠지만....아들과 함께라서 위안이 된다고 생각하세요
    분명 아드님도 엄마맘 다 이해하고 있을꺼에요
    아...요즘 슬픈일들이 많이 올라와서 마음이 짠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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