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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힘든 친구...
집에 돈이 없고,
고졸이고, 지금도 비정규직...
연애해서 좋은 사람이랑 결혼했지만, 그 남자는 모아둔 돈이 없었고...
그래서 시댁에 들어가서 살게 됐고...
시부모님이 가게를 크게 하시고, 신랑도 거기서 일하는데,
요즘 경기가 안 좋아 그런지... 가게도 점점 어렵고,
마음 약한 친구는 시어머님이 빌려달라는 돈을 몇백인가... 빌려드렸고,
갚으실 생각이었지는 모르지만... 사정이 어려워 결국 그 돈을 못 받게 됐고
(이제 겨우 결혼한 지 세달이에요...)
신랑은 일자리를 찾는다고 하면서도 어쩔 줄 모르고...
(시댁에 살지만 시집살이를 하는 건 아니에요. 어머님이 친구를 거의 피하신다고 하심)
사실 결혼 전에도 친구가 그 남자랑 결혼하겠다는 거 제가 은근히 말렸는데...
기분나빠하면서(친구끼리 의 상할 뻔했어요) 결국 그 자리로 가더라고요...
몇년 전부터 항상 자기 힘든 얘기를 쏟아내는 친구...
나도 내 힘든 얘기 하고 싶지만(전 미혼) 제가 힘든 일이라고 해봤자...
일이 너무 많아서 힘들다... (제가 일복이 좀 많아요...) 그런데 그만큼 돈도 많이 버는고로(거의 그친구의 두세배)
그런 얘기 해봤자 기분 나쁠까봐... 아무 말도 못하고
제 인생이 힘든 건 늘 내 욕심에 치여서지... 전 별로 힘들달 일이 없거든요 사실...
그래서 그 친구를 만나면 항상 듣고 맞장구만 쳐 줘야 하고...
제가 미혼이고... 그 친구가 기혼이라 이해할 수 없다기보다는...
결혼해서 행복하고, 잘 살고, 그런 거라면 얼마든지 들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친구가 행복하면, 나 힘든 거 얘기도 하고, 내 일 잘 되는 거 자랑도 하고 그럴 수 있을 것 같은데...
오늘은 헤어지기 전에 그러더라고요...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드냐... 다 팔자라는 생각이 들어... 그냥 열심히 살려고"
그 친구와 저, 겨우 서른 살입니다...
그런데...
그 친구와 점점 연락이 뜸해지네요.
이십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이런 생각 없이 웃고 떠들며 놀았는데...
씁쓸하고...
씁쓸하면서도 그 친구만 만나고 돌아오면 머리가 아픕니다...
1. 휴
'09.7.4 2:08 AM (110.8.xxx.182)저도 그런 친구 있습니다. 매사가 어렵고 힘들고 안 풀리고..(실제로 꼭 그렇다기 보다는 같은 것을 봐도 부정적인 시각과 태도 때문인 것 같아요) 한 번 만나서 지청구를 듣고 나면 힘이 쭉 빠지지요. 점점 피하게 되더라구요.
2. 저
'09.7.4 10:54 AM (125.176.xxx.177)저도 있어요. 결혼전부터 항상 어둡고, 어렵고. 결혼해서 그렇구...
결혼 10년지났는데도 지금도 여전히 어려워요. 월세내기도 빠듯하구... 남편일도 건설인부라서 고정수입 아니고... 아이도 유산을 5번하고 겨우 생겨서 낳고, 일년에 애랑 친구랑 번갈아 두어번은 입원하구.. 돈이 모일새도 없고, 친정식구도 뿔뿔히 흩어져 어렵구...
근데 솔직히 지켜보는 저도 힘들어요. 맨날 그얘기 들어주는것도 힘들구요. 처음에는 함께 고민도 했지만 결국 모든 선택은 본인이하고, 싫은소리하면 싫어하고... 다 똑같지요?
요즘은 지방에서 서울오면 저희집에 머물고 싶어하는데 그집식구 5명을 받아주기가 쉽지 않아요. 저희집도 좁고 애들도 어린데.... 그럼 또 섭섭하다 그러구...3. 내생각
'09.7.4 1:56 PM (59.25.xxx.180)전 반대로 미혼친구 만나면 좀 마음이 공허해질때 있어요.
저는 결혼해서 그냥그냥 큰일 없이 사는데...
몇몇 미혼 친구들 회사 다니다 금방 그만두고 남자친구랑도 별볼이 없고
저를 부러워 하는지 늘 한탄에 우울한 얘기 뿐입니다.
만나면 아무렇지도 않게 잘해주려는데 얘기 듣다 보면 오히려 제가 우울해져요.
그냥 비슷한 처지 사람 만나는게 오히려 편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미혼 친구들은 또 결혼한 저를 여전히 결혼전의 저로 보는 것 같아
남편이 올시간이 되든 아니든 어려운것도 잘 모르구요;;;; 암튼 서로 상황이 틀려서 그런것 같아요.... 결혼 하고 안하고를 떠나서가 아니라 님도 결혼해보시면 좀 이해되는 부분도 많으실꺼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