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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겼다

국민학교 조회수 : 1,565
작성일 : 2009-06-02 16:04:37
저에게는 국민학교 시절 왕따 (그때는 이 말이 없었지만 왕따는 있었습니다)를 당했습니다

무식하고 무정하고 무성의한 부모가 낳기만 했지 돌보려고 들지를 않아서 10살에 국민학교를 입학했습니다

그러니 육학년이었던 무렵에는 이미 가슴도 생기고 그것도 하고 생각하는 것도 반 친구들과 다르고 너무 험악한

집안사가 학교에 알려질까봐 친한 친구도 안 만들고 몸에 꽉 쬐이는 옷 (제가 입고 싶은게 아니라 물려받은 옷이

라) 을 입고 다니고 집안일 하느라 손은 늘 터있고 그래서 타깃이 되었다는 것은 알고있습니다

그때 우리반에 학교에서 제일 부자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그 부자 아이와 가장 친했던 여자아이가 절 너무너무 괴

롭혔습니다

제가 그거 하는날 귀신같이 알고서 피냄새 난다고 일부러 코 막고 다니고 일부러 남자아이들 있는데로 밀치고서

치마 걷어올리고 생리대가 뭔지도 몰라서 (부모님은 어린 가시나가 그런것 한다고 욕하고 때리니 알았어도 못

샀겠지만) 기저귀 사이에 비닐 깔고 다녔으니 그럴때마다 저는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

더군다나 담임은 남자고 선생님 있는 곳에서 괴롭혀도 모르쇠로 일관하니 정말 힘들었습니다

전 공부도 정말 잘했고 전과 하나 없었어도 숙제도 꼬박꼬박 했고 청소같은 학교일도 정말 열심히 했는데도 어서

졸업하기를 그래서 중학교에 가면 다들 그것을 하니까 괜찮을 거라고 거기는 남자가 없으니까 살만할 거라고 그

희망 하나만 가지고 살았답니다

그런데 중학교를 부자아이와 같은 곳에 다니게 되었는데 일학년 때는 다른 반인데도 저를 괴롭히더니 이학년 부

터는 제게 관심이 없어지고 삼학년 부터는 아예 잊어주더군요

그러고 한번도 못 만났습니다

아무리 어린 시절에 그랬더라도 상처는 고스란히 남아서 정말 한번씩 되돌아보며 운적도 많았고 사람을 무서워하

며 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 뒤로 좋은 선생님을 여러번 만났는데도 저를 제일 괴롭히던 여자아이 엄마가 와서 어떤 * 때문에 우리 **가 학

교 다니기 싫다고 한다고 그 * 누구냐고 하니까 입 꾹 다물고 저에게 손가락질 하던 담임 때문인지 선생님들이 살

갑게 해주셔도 한번도 마음 열지 못했습니다

뭐...저희 엄마는 입학식날 오고 졸업때까지 한번도 온 적이 없고 그 여자 아이 엄마는 육학년 일년 동안만  제 기

억으로도 수십번은 넘었으니 어쩔수 없는 건지도 모르지만

그랬는데

그랬었는데

아들 학교 끝나기 기다려 마트에 들렀는데 어떤 뚱뚱한 아줌마가 저를 붙잡더니 혹시 ** 국민학교 나오지 않았냐

고 묻더군요

처음에 겁이 와락 나서 왜 묻냐고 더듬거리며 물었더니 혹시 **이 아니냐고 제 이름을 대니까 아들이 우리 엄마

이름 맞다고 나서는 겁니다

그랬더니 굉장히 활짝 웃으면서 저 기억 안 나냐고 **라고 하면서 반가워 하는데 얼떨떨 하더군요

아니 저랑 나랑 반가워할 처지냐구요

그러면서 저를 보더니 너 하나도 안 늙었구나 그때처럼 이쁘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말했어요)

그러는 거에요

저 아들이 고3이고 고생에 대해서 글을 쓴다면 대하소설도 쓸수 있고 맛사지 헬스 이런거 모르고 사는데도

아들이 고3 이라면 다들 놀랍니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그런데 그 아이도 아들을 달고 왔는데 그 아들이 우리 아들 보더니

엄마 얘가 저번에 시영재교육원에 합격한 얘야  (시험 한달전 학원 보냈을때 알았답니다)

그러면서 너 왜 학원 안 다녀? 하니까 우리 아들이 그때는 그냥 시험 보기 전이라 다녔어 난 원래 학원 안 다녀

친구 (적당한 말을 못 찾아서)는 좋겠다 좋겠다

아들도 너 닮아서 이쁘다 아들도 너 닮아서 공부 잘하나 보다 하는데 뭐랄까요

가슴이 후련해지면서

속이 펑 트이는것 같으면서

마트에 있는 모든 물건들이 갑자기 뚜렷하게 보이면서

세상이 참 살맛 나게 느껴지데요

그 동창 (음 이렇게 부르면 되겠군요) 이 살고 있는 아파트는 곧 저희가 이사 가려는 아파트 보다 조금 더 작습니

다 그것도 참 마음에 들구요 ( 나쁜* 할래요 기냥 )

푸짐한 궁둥이와 넉넉하게 흘러내리는 뱃살과 광대뼈쪽에 고루 퍼져있는 기미와 자글자글한 주름들도 참 바람직

하더군요 ( 나쁜 * 이라고 하셔도 좋아요)

전화번호 묻길래 다음에 하고 싹 돌아서서 왔습니다

집에 와서 엄마에게

어린것이 그것을 하면 생리대도 좀 사주고 하지 그것 한다고 구박해 하고 뭐라 했더니 (내가 그러던?) 하고 오히려

되물어도 오늘은 용서해 드릴랍니다

어린시절 저를 괴롭혔던 엄마는 늙어서 병든 몸이 애처롭고 그래도 어찌어찌 용서도 되고 그러는데 그 가스나는

이기고 온 지금도 용서가 안돼요

하지만 저 이긴것 맞지요?

덧) 나이 40이 넘어서 유치하게 논다고 나무라셔도 괜찮습니다 저 유치한거 알면서도 쓰고 싶었거든요
IP : 59.3.xxx.117
3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후..
    '09.6.2 4:08 PM (203.232.xxx.7)

    제가 술한잔 쏘겠습니다. 하하

  • 2. ^^
    '09.6.2 4:08 PM (118.221.xxx.154)

    님....화이팅입니다^^

  • 3. 박수!
    '09.6.2 4:09 PM (121.161.xxx.213)

    마음 고생이 너무 많으셨네요.
    위로 합니다.

    그리고 축하합니다.
    활짝 웃으세요^^

  • 4. ㅊㅋㅊㅋ
    '09.6.2 4:11 PM (119.196.xxx.239)

    님은 멋지게 승리했어요.!!
    그리고 어릴때 상처받은 마음에도 불구하고 쪼글쪼글 늙어버린 어머니를 용서하는 님의
    맘이 넓고 푸근해 보여 좋아요...

  • 5. YOU WIN!!
    '09.6.2 4:15 PM (211.38.xxx.202)

    ^^

  • 6. ...
    '09.6.2 4:16 PM (118.32.xxx.199)

    님~
    제 속이 후련하네요.
    이제 마음에 맺혔던 것 내려놓으세요.

  • 7. 쟈크라깡
    '09.6.2 4:17 PM (118.32.xxx.155)

    아, 저도 오랜만에 기분이 좋습니다. 하하하
    (회원들께 한 턱 내셔요)

  • 8. ...
    '09.6.2 4:19 PM (222.236.xxx.100)

    위로합니다.
    그 친구(동창)은 완전히 잊어버렸을 겁니다.
    정말 예쁘고 공부도 잘햇던 님만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절 괴롭혔던 제 친구도 그렇더군요.

  • 9. 울동네
    '09.6.2 4:19 PM (61.98.xxx.251)

    오셔요~~정말 한잔쏘고 싶네요...이런걸 인간승리^^라고 하지여^^ㅎ

    그간에 쌓였던 원망들...모두 잊으시고.....멋진 엄마로......잘난 엄마로 사셔요^^ㅎ

    추카추카~~~

  • 10. 비스까
    '09.6.2 4:21 PM (87.217.xxx.175)

    님 멋지세요.

    일주일을 울면서 보냈는데

    님 덕분에
    기분이 확~ 좋아지네요^^

  • 11. ㅇㄹㄴ
    '09.6.2 4:22 PM (110.10.xxx.76)

    예쁘고 성숙한 님이 부러웠던가봐요. 님 어린날의 상처를 안고 활짝 꽃피우신 거 축하합니다.^^

  • 12. ㄱㅏㅁ ㄷ ㅗ ㅇ
    '09.6.2 4:23 PM (222.106.xxx.33)

    가슴찡한 사연을 이리도 잘 쓰셨습니까그려...
    축하드립니다. 승리...^^

  • 13. ...
    '09.6.2 4:29 PM (211.176.xxx.169)

    유치하기는 요...
    오늘 원글님 어깨에 힘 실어 준 아드님 밥상에 꽁치라도 한마리...
    원글님 본인에게는 열심히 산 칭찬을...
    그리고 이젠 과거도 잊어버린 친구에겐 용서를....

  • 14. ^^
    '09.6.2 4:29 PM (116.39.xxx.132)

    님도 아드님도 정말 멋지세요.
    제가 다 속이 후련해집니다.
    아드님도 말도 참 똑부러지게 잘하네요...

  • 15. 왼손잡이
    '09.6.2 4:30 PM (59.2.xxx.229)

    이기신 것도 맞구요...

    유치하긴요~ 나쁘기는요...

    너무나 인간적이십니다....^^

  • 16. 무크
    '09.6.2 4:31 PM (124.56.xxx.36)

    원래 가해자는 기억을 못해요.........마음 고생 많이하셨는데 이제라도 훌훌 터시고 행복하셨으면 좋겠네요......멋져요 님^^

  • 17. 거창하지만
    '09.6.2 4:48 PM (110.12.xxx.233)

    정말 가해자는 자기가 가해한 사실조차 잊어버리고 피해자만 고통속에서 살고 있죠.
    광주가 그랬고 각종 간첩조작 사건이 그러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권력에 의해 희생된 사람들을 잊어서는 안될거 같아요.
    요즘 포털에보면 노노데모애들인지 그런애들에 의해서 광주를 폭동이라고 몰아가네요.
    씁쓸합니다. 경상도 살다가 서울로 대학가서 모레시계에서 광주 민주화 운동을 보고 많이도 눈물 흘렸었는데 절대 잊어버리지 말아야죠.

  • 18. 축하드립니다.
    '09.6.2 4:50 PM (211.215.xxx.24)

    속이 다 후련~하셨겠어요.
    그리고 그거 다 이겨내시고 자랑스런 아들둔 님!!! 참말로 부럽네요잉~~~
    정말로 옛말하며 사는 날 있나 봅니다. 그래서 저도 힘내야겠습니다.

  • 19. 우담바라
    '09.6.2 4:51 PM (122.42.xxx.97)

    정말 소심한 복수 축하합니다.

  • 20. 레이디
    '09.6.2 4:52 PM (210.105.xxx.253)

    저같으면 도저히 그런 부모님이랑 결혼해서 같이는 못 살 거 같네요.
    대단하셔요

  • 21. 짝짝!!!
    '09.6.2 4:57 PM (211.107.xxx.161)

    박수쳐드려요 ㅋㅋ
    멋집니다!!!!!

  • 22. ...
    '09.6.2 5:00 PM (125.139.xxx.90)

    제가 샴페인 사드릴게요~ 나쁜 지지배

  • 23. ...
    '09.6.2 5:13 PM (211.49.xxx.110)

    공부 잘하신고 이쁘신거 증명되네요 글도 아주 잘 쓰십니다.
    원글님 이겼구요

    기억도 못하고 반가워했다는거 보니 순전히 질투심에 괴롭힐 게 그것 밖에
    없었나봅니다. 불쌍한 인생이니 오늘부로 용서해주세요^^

  • 24. .........
    '09.6.2 5:15 PM (222.98.xxx.175)

    젤 윗분이 술 한잔 쏘신다니 전 안주를 쏠까요 아니면 술 대적을 해드릴까요.
    원글님 오늘처럼 시원한 날 이렇게 잘 살아오신 자신을 많이 칭찬해주셔요. 이긴거 축하드려요.
    제가 다 속이 시원합니다.

  • 25. ㅋㅋ
    '09.6.2 5:38 PM (78.49.xxx.160)

    원글님 이긴거 축하해요.
    근데 글이 왜이렇게 맛깔나요??^^

  • 26. 좋아요
    '09.6.2 6:27 PM (211.202.xxx.63)

    오랜만에 보는 해피엔딩 성장 영화 한 편 본 느낌이예요.
    저는 읽는 중간에 든 생각이 원글님이 그 애를 꼭 만나서 복수해주고 싶고 용서가 안되서 미칠것 같아요. 어쩔까요? 하고 물어보시는 글인줄 알았어요.(제가 성질이 좀 급해서리...ㅋㅋ.)

    제 3자인 남한테 피해주신 것도 아니고, 그 동창분은 뿌린대로 거둔것 뿐이니, 원글님... 이젠 크게 웃으시고 늘 행복하세요.

  • 27. 평생
    '09.6.2 7:11 PM (58.229.xxx.153)

    가슴에 한이 쌓였을텐데 어떻게 그냥 아무 말씀도 없이 오셨나요?
    한마디 툭 내뱉어 주시지...
    제가 가슴이 확 트이며 속이 후련합니다.
    완전 꼬셔요..그놈의 지지배..지금쯤 후회는 할까요?

    원글님 댁이 어디신지 제가 정말 맥주라도 한잔 쏘고 싶어요.
    근처에 사시면 축하주 한잔 사고 싶네요.

  • 28. 추카..
    '09.6.2 8:08 PM (122.37.xxx.197)

    어린 날의 상처를 이겨내신거..
    저까지 너무 기쁩니다..
    그 상처주던 친구도
    이젠 칭찬할 줄 아는 어른이 된 것도 반갑구요..
    윗분 말처럼
    감동있는 해피엔딩인 성장 영화 보는 느낌입니다..

  • 29. 아들까지
    '09.6.2 9:37 PM (203.235.xxx.30)

    도와 주었네요
    부럽습니다.

  • 30. .
    '09.6.2 9:57 PM (59.7.xxx.171)

    감사합니다. 통쾌하게 이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 자랑스런 아들도 너무나 고맙습니다.

  • 31. ..........
    '09.6.2 10:33 PM (118.217.xxx.169)

    아니 뭔 글이 이리 리얼한 것이 통쾌하기도 하고 상당히 재미있네요.
    현실이 이렇게만 통쾌하게 돌아가주면 정말 짱일텐데요...
    어쨌든 축하드리구요. '''다음에!'''요러실 때 제대로 얄미우셨을 듯...잘 하셨어요

  • 32. 이건 뭐
    '09.6.2 11:15 PM (211.41.xxx.90)

    옛날 소공녀 삘이네요
    이라이자? 의 미래는 소설에 없던데
    글을 본 소감이 마구 후련합니다
    그리고 저도 마구 부럽부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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