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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쁜 소식 하나, 슬픈 소식 하나

평화를.. 조회수 : 1,611
작성일 : 2009-05-08 21:07:40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지요.
열흘 쯤 전에 아기가 신장이 안좋아 검사를 받아야 하고,
유학 중인 친구 동생이 교통사고로 사경을 헤맨다는 글을 올렸어요.

많은 분들이 함께 위로해 주시고 좋은 말씀 해 주셔서 답글들 보고 마음을 다잡았는데요,
오늘 우리 아기가 거쳐야 할 검사중에 제일 아프고 힘든 검사를 마쳤어요.
그리고 친구 동생의 소식도 들었지요.

기쁜 소식은요,

아기 검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영상의학과 선생님이 말씀하시기를,
"문제 없네요. 일단 담당 선생님한테 결과 들으세요.
이제보니 아기가 참 예뻐요. 건강히 키우세요." 하셨어요.

담당 선생님과 진료 예약은 다음 주이지만, 오늘 검사한 선생님 말씀도, 예약 해 준 간호사 선생님 말씀도,
우려했던 나쁜 결과는 아니라고 깨끗하다고 좋다고 하시네요.
이제 갓 두달 넘은 애기 데리고 종합 병원 들락거리면서 얼굴 익힌 선생님들도 많고,
미로처럼 복잡한 병원 지리도 머리속에 그려질 정도였는데, 결과 좋다는 얘기에 어찌나 마음이 가벼워지던지요.

아기가 난생 처음 겪는 고통에 검사 내내 울고, 울다 지쳐 손가락 빨다 잠들고,
집에 와서 항생제 먹고 놀다가 보채다가 그렇게 지금은 잠이 들었어요.
앞으로도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할테고, 다른 건강한 아이들 보다 신경도 더 많이 써 줘야 할테지만요,
오늘 이 순간만큼은 세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하늘의 모든 신들에게, 돌아가신 조상님들께,
무조건 감사 감사 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너무 감사해요.


그리고 슬픈 소식은요,

사진속에서 너무 빛나게 웃고 있는 친구 동생이 스물 아홉 나이로,
그 교통사고로 그만.. 더 좋은 곳으로 갔다고 하네요. 어제가 발인이었다네요.
스물 아홉, 내 나이 스물 아홉에 무슨 꿈을 꿨던가, 무슨 일상을 보냈던가 생각해 봤어요.
세자매 중에 가장 예쁜 막내 딸이었는데요. 아직 신혼살림에 먼지도 앉지 않았을텐데요..
친구에게 섣불리 위로도 건네주지 못했어요. 감히 힘내라고 쉽게 말이 나오지 않더라구요.
내 가족이, 내 자매가, 내 배우자가, 내 친구가, 마지막 인사도 변변히 나누지 못하고 그렇게 헤어질 수도 있다니.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생각만 해도 눈물이 서리는 슬픔에 먹먹해 지더라구요.

내 기쁜 소식에 감사를 드리고픈 세상 모든 사람들과, 하늘의 모든 신들에게, 먼저 떠난 이들에게
그 예쁜 젊음도 잘 챙겨달라고, 잊지 말아달라고, 그렇게 함께 기도하고 싶어요.
부디 남은 식구들의 아픔이 너무 많이 고통스럽지는 않기를 바라면서요.


산다는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IP : 220.71.xxx.193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하아
    '09.5.8 9:11 PM (124.53.xxx.16)

    다행이면서도.. 슬프네요..
    먼저 하늘나라 가신 님.. 평안하시기를 기도해요...ㅠㅠ

  • 2. 은석형맘
    '09.5.8 9:12 PM (210.97.xxx.40)

    그 먹먹한 슬픔....알지요.......
    꽃다운 그님을 위해 기도할께요.

    아가의 건강을 위해서도 기도할께요.

  • 3. 저도
    '09.5.8 9:27 PM (61.106.xxx.4)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문득 원글님 글 읽다가 내나이 스물아홉엔 무얼 했던가 다시금 생각해 보았네요..
    꽃다운 나이에 생을 마감하신 그분을 위해 기도할께요..
    원글님 아가도 빨리 쾌차하길 기원합니다..

  • 4. 아...
    '09.5.8 9:32 PM (61.254.xxx.118)

    정말 할말이 없네요. 그 꽃같은 나이에...그 부모님의 맘이 얼마나 찢어지실까..가슴이 아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님의 예쁜 아기 잘 키우세요. 정말 엄마의 맘을 천국과 지옥을 오가게한 귀한 아이네요...

  • 5. 아꼬
    '09.5.9 9:36 AM (125.177.xxx.131)

    아이가 무탈해서 너무 다행이네요. 축하드려요.
    요즘은 돌아가신 분들이 살기가 팍팍해져서인지 가신 곳들이 썩 나빠보이지는 않아요.
    다만 두번다시 볼 수 없다는 게 참 아리고 슬퍼요.
    제 주변에서도 최근 그런 일을 당해서 하루종일 떠난 아이만 생각하는데 피붙이들의 슬픔이 얼마나 클지 생각하면 괜히 저도 하루에도 몇번씩 코끝이 시큰해지고 눈물이 납니다. 당해보지 않는 이는 감히 위로할 수가 없다는 그 마음 저도 이해해요.
    그저 마음속으로 응원만 열심히 합니다.
    정말 산다는 게 뭔지 ㅠㅠ

  • 6. ㅡmㅡ
    '09.5.9 9:59 AM (123.254.xxx.90)

    친구동생죽음에 가슴 아파하고 진정으로 슬퍼하는 님을
    위로드리며 고인의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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