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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저에게도 조금만 관심을 가져 주세요.

둘째 조회수 : 847
작성일 : 2009-04-13 12:54:02
우리집은 딸셋입니다. 그리고 저는 둘째입니다.
언니가 젖을 늦게 떼고 잔병치레도 잦고, 바로 동생이 생기는 바람에
저는 어릴때(3살쯤) 할머니 댁에 보내져서 초등학교 1학년때까지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서 자랐습니다.

언니가 결혼해서 조카애를 연년생으로 낳아 힘들다고 거의 친정에서 살았습니다.
조카애 한명을 엄마가 몇달씩 데려와서 키워준 적도 있고요.
지금은 동생네도 애기가 2명 있는데, 맞벌이 부부라 엄마가 동생네 집에 들어가서 살림도 해주고 애기도 봐주고 있습니다.

미혼일때 조카들에게 치여서(?) 아기가 별로 예쁘지 않았습니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편히 쉴수가 없었어요. 엄마가 언니네 큰애 데리고 와서 좀 키워서 돌려 보내면, 또 둘째 애기 낳아서 데리고 오고, 제가 결혼을 늦게 해서 ..... 언니네 애기가 다 커서 돌아가니, 이번엔 동생네 애기가 와서 밤새 울어대고, 저는 휴일날 외출은 커녕 조카들 돌보느라 녹초가 된 엄마를 대신해 일주일 동안 밀린 청소 빨래를 해야 했어요.)

그래서 신혼초에는 아기 갖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결혼한지 6년이 넘어가자 주변 잔소리도 신경쓰이고, 친구들도 하나둘씩 아기를 낳으니, 저도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병원에 가서 진료를 하니, 불임이었습니다.
시험관 권유를 받아서 2년째 시험관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정말 속상한건요.
제가 시험관을 한다고 해도, 엄마는 관심을 가져 주지 않으세요. 아니 관심을 가져줄 여력이 없으세요.
동생네 집에서 살림하고, 어린 조카들 뒷치닥거리 하느라, 체력이 떨어져서 1년내내 감기가 안 떨어지고, 스트레스 때문에 고지혈증 증세까지 있으시고, 몸이 힘들고 시간이 없으시니 저한테 관심가져줄 짬이 안나시는듯 해요.

불임카페에서 글 읽을때, 수정란 이식받고 나면 집에서 몸조리 해야 한다고, 친정집에서 엄마가 해준 음식 먹고
편하게 쉬고 있다는 글 읽을때 마다 정말 부럽고 눈물이 납니다.
몸에 좋다고 엄마가 구해준 음식을 먹고 효과를 봤다는 글을 읽을때면,
물론 제가 돈 주고 구할수 있는 음식이라, 충분히 사서 먹을수도 있지만,
그냥 저도 엄마가 구해주는 임신에 도움되는 음식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딱 1번 아버지 성화에 엄마가 집에 몸조리 해주신다고 오신적 있습니다.
엄마가 오신날 당일 수정란 이식 받고 누워 있는데, 엄마는 집청소가 엉망이라고 잔소리 하셨고,
냉장고 청소는 언제 했냐고 화를 내시고,
전 도저히 누워 있을수 없어서 걸레를 빨아서 현관입구까지 닦아야 했어요.
장모님 오셨다고 외식하자 해서 나가서 밥을 사 먹었고,
남편이 포장해서 파는 국과 반찬을 사가지고 와서, 엄마가 계셨던 3일동안 먹었습니다.
(동생네 애기 봐주다 우리집에 오니, 딱히 할일도.. 봐줄 애기도 없으니
이때까지 쌓인 피로가 갑자기 겹치셨는지 내내 아프셔서 계속 누워 계셔야 했어요)
시험관 또 실패했다고 하니, 엄마는 짜증만 내셨죠.

엄마와 사이가 나쁜 것도 먼 것도 아닙니다.
전화 통화할때는 정말 살갑고, 엄마도 절 보고 싶어하고, 저도 엄마가 보고 싶고,
엄마 흰머리를 볼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효도해 드려야지 하면서도
시험관 할 시기가 다가오면 또 자연스럽게 엄마한테 서운한 마음이 생겨납니다.

" 엄마 저도 파김치 좋아해요. 왜 언니네랑 동생네는 2통씩 주고, 우리는 작은 1통만 주면서
요새는 돈주고 사먹는 파김치도 맛있더라 하세요. 힘드시면 다 같이 주지 마시고,
아니면 똑같이 나누어 주세요. 조카들도 겨우 유치원생이고 기어다니는 아가들인데 매운 파김치 못먹어요.
4식구, 2식구 구분하지 마시고, 똑같이 나누어 주세요. 그리고 너희는 2식구 뿐이라 돈 쓸데가 없으니 니들한테만
김치값 받는다 라고도 하지 마세요. 형부는 공무원이고, 제부는 전문직이자나요. 우리는 언제 권고사직 받을지 모른다고요. 엄마는 제가 애가 없어서 세상에서 제일 편하게 멋대로 산다고 하시지만, 그런말 들을때마다 정말 서운해요. 그래도 저는 엄마 사랑해요. 남편보다 엄마를 더 좋아해요. 아시죠? 그러니깐 엄마도 언나랑 동생 걱정만 마시고, 제 생각도 조금은 해주세요. 네? "
IP : 114.203.xxx.9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세상에서
    '09.4.13 1:24 PM (116.36.xxx.83)

    가장 기분 나쁜건 상대방이 편애한다는 느낌이죠.
    님 기분 알아요.
    예전에 엄마한테 손가락이 왜 길고 짧은 줄 아냐고 따져 묻던 때가 생각나네요.
    지금은 그런 엄마가 안계시니... 오늘 아침에도 눈물이 나더라구요.
    원글님, 서운하지만 마음 편히 갖고 좋은 생각만 하세요.
    님도 곧 좋은 일이 있을겁니다.
    힘내세요.

  • 2. .
    '09.4.13 1:24 PM (59.10.xxx.194)

    아 맘아프네요. ...........
    예쁜 아이 곧 생기실거고
    각자 너무 사는게 힘들어서 다 알면서도
    표현을 못하는 그런게 많더라구요.
    제 동생도 저한테 그런 불만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사춘기때는 당연하게만 생각했다가
    요즘 생각해보면
    미안하고 그래요.
    저도 여유가 없어서 이해를 못해줬어요.
    힘내세요.

  • 3. 팜므파탈
    '09.4.13 1:42 PM (124.51.xxx.152)

    마음이 아프네요.
    저도 시험관으로 임신해서 출산한지 이제 100일 좀 지났어요.
    가까우면 저라도 좀 챙겨드리고 싶네요.
    님 서운한 심정 이해하지만, 님이 마음을 편하게 먹어야 해요.
    곧 좋은 소식 있을 거에요. 힘내세요.
    꼭 좋은 소식 들려주세요.

  • 4. ^^
    '09.4.13 2:03 PM (116.39.xxx.132)

    본인이 너무 힘드셔서...님 마음까지 헤아릴 여유가 없으신 것 같아요.
    넘 서운해하지 마세요. 님 친정엄마 좋은 분이세요.
    이미 졸업한 육아를 노년에 또 하시느라 지치신거죠.
    글 읽다보니 님 친정엄마가 조금 쉬셔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 5. 남매지만
    '09.4.13 2:19 PM (211.193.xxx.213)

    여동생이지만 그느낌 알아요
    전 초딩때 비 쫄딱 맞고 집에가니 엄마가 우산 내어주며 오빠 갖다주랄때도 있었어요
    커서도 제가 먼저 돈벌었고 오빠용돈주고 엄마 사고싶다는거 사주느라 정작 제꾸밈은 엄두도 못냈어요
    결혼할때도 전 제가 모은 적금 엄마가 갖고있어 얼마인지도 모르고 해주는대로 해갔고 오빠는 전세 독채 얻어주고 전세금 까먹고 월세사니 나중에 집사주고 가게사주고...
    전 없는시댁만나 친정에 돈빌리면 그이자까지 꼬박이 더쳐서 다갚고 ..
    오빠애 둘은 봐줘도 맞벌이 하는동안 제 딸은 어린이집에서 울고...
    그래도 오빠네 부럽지 않아요
    그리고 이젠 엄마에게 서운해하지도 않아요
    엄마의 사랑을 바라지 말고 일단 먼저 님이 님을 사랑해주세요 엄마가 주지않는사랑까지 가득 표현하고 자신의가정과 자신을가꾸세요
    내가 나에게 만족하고 자신감이 생기니 엄마가 안쓰러워지더군요
    받아버릇한 자식은 받을줄만 알고 사랑받지 못한 자식이 나중에 자식노릇하는경우가 많아요
    엄마에게 다른 형제보다 잘해줄필요도 없구요 인정받으려 애쓰지말고 님 인생행복하게사세요

  • 6. 울엄마
    '09.4.13 2:33 PM (121.88.xxx.97)

    시금치 심어서 언니한테는 시금치 필요하냐 물으시고
    나한텐 넌 반찬도 안해먹지? 시금치같은거 먹기나하냐? 하시더라구요
    아직 기저귀찬 막내까지 아이 넷을 키우는데도
    요즘엔 애키우는게 거저라고
    밥도 학교에서 다 주니 그게 얼마나 편하냐고 하십니다.
    밥은 하루 한끼만 먹고 사나요?
    아침 저녁은 제가 챙겨 먹여야하는데...
    저도 둘째랍니다.
    엉엉...

  • 7. 나도모르게..울컥.
    '09.4.13 3:58 PM (211.253.xxx.243)

    저도 둘째예요.. 지금은 형제중에 친정과 제가 가장 가까운곳에 살아서 의지도 많이 하고 연락도 많이하고 살지만..저 심하게 느끼고 산사람중에 하납니다..지금도 가끔가도 속에서..끊을때가 가끔 있구요.. 그런데..이젠 연연해 하지 않아요.. 그토록 정성을 쏟은 자식을 위하면 뭐합니까?...일년에 3~4번 보기도 바쁜데..것도 맨날 밤에 왔다..실컷 잠만 자다..담날 낮이면 가버리는 자식... 필요할때 달려올수 있고..자주 볼수 있는 자식이 더 중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너무 서운해하지 마세요.. 어차피 부모님세대엔 다 있는 일이고.. 바뀌지도 않을 테니까요.. 기대하지않고 사는게 가장 편한것 같아요..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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