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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때려죽이고 싶어요 ㅜㅜ

미워ㅠㅠ 조회수 : 1,939
작성일 : 2009-03-16 00:42:15
격한감정 잠깐 추스리고 글 씁니다.
결혼 만4년차, 두돌지난 딸램 있는 주부구요. 올해 35.
오늘 첨으로 이혼생각이 문득 들었슶니다.
전 초보주부라.. 누구에게나 그런 고비는 온다고 생각하시는 연배분들도 많으리라 생각되옵니다.

사건발단

딸램과 같이 목욕하고 딸아이 먼저 씻겨서 신랑불러서 아이 로션바르고 옷좀 입히라했더니
로션 어딨냐고...
나도 어디뒀는지 잘 모르겠으니 좀 찾아서 해달라고...
그랬더니 물건 좀 제자리 두라고 버럭~ 하길래..
그럴수도 있잖느냐.. 그럼 당신이 애랑 씨름해봐라..
그러면 니가 돈벌어와라......! 내가 집에서 애볼게...
-_-;;;
요 대목에서 완전 열받았습니다.

' 아.. 치사하게 남자새끼가 저런말을...?? 아랫도리 달린거 떼라 이놈아..
나 아이낳기 1달전까지 일했던거 몰라?
안그래도 이리 궁상맞게 살기싫어서 니가 말 안해도 나 일할꺼거든..? 며칠전에도 면접도 봤고..
연봉 꽤나 높으면 나중에 내게 무슨말을 할지...'

이런저런 생각에 전투력 100%충전되어 열심히 씻고... 욕실을 나왔습니다.
욕실문앞에 딸아이는 날 기다리고 있고..
애아빠란 사람은 안방에서 이불뒤집어쓰고 잘 폼 잡고 있더군요 -_-;;
한바탕 큰소리치고 할말 다했습니다.
지금은 딸램 데리고 자네요. 잠이 잘 오나봅니다.

요즘 대부분 어려운거 압니다.
남편도 일찍 출근하고 출장도 잦고 대부분 늦게 퇴근하는 전형적인(?) 대한민국의 불쌍한 샐러리맨이에요
그리고 저도..좀 산만한 편인건 사실입니다. 그래도 노력합니다.
현실이 각박해서... 별것 아닌것에 서로 화나고 상처받고 그러는 걸까요?
제가 혼자 예민해져서 생쇼한걸까요...

진짜 왜 저 사람과 결혼했는지 하는 생각에서부터... 별생각이 다 드네요.
이제부터가 시작인건지...

그러잖아도 요즘.. 신랑땜에 기분이 안좋았지요..
퇴근후..뭐가 그리 술자리도 많은지 항상 늦게 오고...
육아에 지치기도 하고 아이도 아빠찾고.. 어쩔땐 아이 잠들때 출근해서 신랑 퇴근전에 아이는 꿈나라로...
그래서 저도 아이 어린이집 보내고 바쁘게 살고싶어서 일할려고 준비중이고요. 집 사느라(시기적으로..상투잡았답니다ㅜㅜ) 대출금 이자도 맘에 걸리고 등등..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네요.

술자리 많은건 이해한다해도 요즘 도저히 용서가 안되는게...
술이 떡이되어 핸드폰,열쇠도 택시에 두고오고 옷,구두엔 구토흔적 ;;;
지가 무슨 새내기 대학생이랍니까??
이런적이 결혼 후 네댓번 있었네요..
이번엔 상사께서 싱가폴 주재원으로 가신다며 송별회라는 명목이라는군요.
시엄니는 당신 아드님 이리 술드시는지 모르십니다 ;;
근데 그렇게 했으면 본인도 내게 좀 미안한 내색이나.. 제게 안하던 애교도 좀 부리면 어떤지..
또 늦게오고.. ㅜㅜ
구토한 신랑옷은 제가 세탁을 했지만 신발까지 닦아주긴 싫은거에요..
어찌하나 두고봤더니.. 이틀이 지났는데도 안닦고 있길래.. 누구더러 저거 닦으라고 방치해놨냐고 잔소리했더니
그제서야 주섬주섬 치우고... ㅜㅜ

( 그중에 압권은.. 제가 집에서 1시간 거리인 친정에 아이데리고 가있는동안 동료들과 술을 먹고.. 술집에서 넉다운된 모습을 본 종업원이 와이프인 제게 전활 했는데 안받아서 시부모님께 전활한겁니다.
시부모님은 술 안먹는 귀하신 아들.. 술먹고 객사하는줄 알고선 또 제게 전활 걸었다지요.
제 핸드폰이 터치식 폰(햅틱과 비슷한)인데 딸아이가 만지다가 무음모드로 되어있어서 소리가 안들렸던거죠.
전 아침에 일어나 핸드폰을 보니 부재중 전화가 거짓말 안보태고 60여통이 와있는겁니다.
너무 놀래서 목록을 보니.. 온통 시댁 집전화, 시아버지, 시어머니 핸드폰이 번갈아서 새벽 2시반 이후로 6시까지 계속... -_-;;;
저보고 느이 신랑 어찌되는지도 모르고 너는 그렇게 전화도 안받고 잤냐고 하더군요 ;;
물론 신랑은 그 술집에서 구토하고 난리부리고 정신 추스리고는 새벽같이 출근했더라는...
그나마 무음되어있기 망정이지.. 제가 그 새벽에 아이 친정에 두고 고속도로 운전해서 1시간을 달려 술집에 신랑 데리러 갈뻔했네요. 울 신랑 올해 38 쥐띠에요. )


말 안하고 안시키면 집안이 난장판 되어도 치우는법이 없고요.
설겆이? 제가 난리펴서 신혼때 딱 1번 했고요.
청소기도 스스로 돌린적이 단 한번도 없는 사람. 시켜야만 겨우..
재활용 분리수거도 한번도 안하죠... 제가 그동안 분리해놨던것들 배출하는거 좀 도와달라해야 그제사 주섬주섬...
음식물쓰레기버리는거요?? 함도 해본적 없답니다.
남자가 그거 들고 내려가는거..이상해... 이러네요.

어찌나 황제처럼 자라주셨는지.. 도통 일머리를 모르네요.
게다가 버리는건 어찌나 싫어해주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연봉 5천만 넘어도 이런행동마저 이뻐해줄 수 있습니다 (요대목에선 돌던지진 말아주세요)
전자제품이나 소소한 걸 사더라도 박스까지 집안에 모셔두는 사람입니다.

물론 저도 그렇게 똑소리 나는 주부는 아닙니다.
매번은 아니지만 7시전엔 출근하는 신랑, 아침은 꼭 챙겨주려고 노력은 하고요...
집안일이 하기싫을땐 완전 방치했다가 벼락치기로 치우기도 하구요.

제가 잘못하고 있는거겠죠?
그리고...신랑을 개조시켜야하는거 맞죠??

아... 진짜 요즘엔 가끔씩 밤에 잠자고 있는 신랑 얼굴보면 때려죽이고 싶을때도 있어요. 진심입니다!!!
결혼이 마니 후회스런 순간이 한두번이 아니네요.
상담을 받아봐야하는지요 ㅜㅜ

딸아이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정말 제가 신랑때문에 화가나면 친탁을 한 딸아이가 한없이 밉게보이기도 합니다
진짜 맛좀봐라 하고 시어머니께 아이 던져주고 나몰라라 도망가고싶을 정도입니다 ㅜㅜ
제게 무슨말이라도 좀 해주세요.
자살하는 사람의 심정을 알것같아요.

아... 신랑카드 한도만큼 쇼핑이나 해버리고 튀어버리고 싶어요 진짜... ㅜㅜ
IP : 116.125.xxx.1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
    '09.3.16 12:52 AM (58.143.xxx.81)

    원글님,,,
    사연이 너무 안타깝네요.
    근데 원글님 마지막 말,,
    아... 신랑카드 한도만큼 쇼핑이나 해버리고 튀어버리고 싶어요 진짜... ㅜㅜ <- 이거 너무 웃겨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글님 귀여워요
    좀 시원시원한 성격인듯 ^-^
    남편한테는 할만큼 한것 같은데요. 잔소리나 고칠점도 다 말한것 같고.
    근데 손하나 까딱 안하려고 하다니 진짜 너무 하네요.
    애 로션발라주는거 하나 안해주다니.
    얼른 취직해서 집안일 분담하자고 하세요.
    그리고 술먹고 들어오면 문열어주지 말구요.
    그거 습관이에요.

  • 2. ...
    '09.3.16 12:56 AM (211.202.xxx.11)

    오늘 첨으로 이혼생각이 드셨다니 그래도 님은 희망적이세요.
    결혼 7년차가 되도록 매일매일 이혼생각에 매달려사는 사람도 있어요. ㅎㅎㅎ
    님께서는 직장생활하시다가 아이한테 매달려 정신없이 살고 계셔서 스트레스가 더 심한 상태라 감정 조절에 실패하기 쉬운때인것같아요. 곧 일을하게되면 남편의 미운점을 모두 받아 관찰하고 따질만큼의 여유도 안날테니 좀 나아질거에요.
    따뜻한 캐모마일 차라도 한잔 마시고 어서 주무세요.^^

  • 3. 콩세알
    '09.3.16 10:22 AM (203.152.xxx.123)

    연봉 5천만 넘어도 이런행동마저 이뻐해줄 수 있습니다 (요대목에선 돌던지진 말아주세요)

    -->>요 대목에서 돌 던지겠습니다~^^
    전 매번 같은 월급 가져오는 게 소원입니다...
    어떤달은 한푼도 안 가져오고 어떤달은 좀 가져오고 뭐 정해진 금액이 없으니 적금들었다가
    도로 해약하고, 통장에 있는 돈 쓰며 버팁니다.
    그리고 저희 남편도 님네 남편이랑 비슷한데요
    청소기며 설겆이며 집안일은 당연히 모든게 제 몫입니다.
    아마 청소기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를걸요^^
    자기가 코 푼 화장지조차도 쓰레기통에 안 넣는 사람입니다...
    저희 힘내자구요.
    때려서라도 가르쳐야죠~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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