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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욱옥중칼럼]이제 남과 북이 광활한 우주로 함께가자
이제 좁은 한반도에서 그만 싸우고 저 광활한 우주로 함께 가자
오랜만에 징역 소식을 전합니다.
어제부터 다시 재판이 시작되었습니다. 법원의 인사이동으로 재판부가 교체되었는데 새 재판장이 공교롭게도 영장실질심사를 맡았던 분이더군요. 인연인지 악연인지 모르겠습니다. 재판부가 바뀌어 마치 새로 재판을 시작하는 기분입니다. 다시 고삐를 쥐어야 할 것 같습니다.
검찰 측도 심기일전했는지 어제는 검사가 3명이나 출석했더군요. 그동안 최 모 검사님께서 고군분투했는데 -물론 음지에서 뛰는 국정원 관계자들의 노고(?)를 빼놓을 순 없겠죠― 다소 힘이 부쳤던 모양입니다. 게다가 의견서를 또 제출했더군요. 한꺼번에 3개나 제출했는데 공소장까지 포함해 8번째 의견서입니다. 막상 공안을 늘려 놓고 할 일이 없는 모양입니다.
검찰 측이 물량공세로 나오는 건 저희들에겐 긍정적 신호입니다. 뭔가 뜻대로 안되니까 아둥바둥하는 것이겠죠. 원래 장사꾼들이 상품의 질에 자신이 없으면 양으로 승부하지 않겠습니까. 적어도 3개 기관 -검찰, 국정원, 국책연구소- 수 백 명의 인력이 붙어서 민변 변호사 6명과 통일운동가 4명을 못 당하니 무능도 이런 무능이 없습니다. 구조조정은 공안기관들부터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엔 적어도 절반 이상은 공으로 밥을 얻어먹고 사는 것 같으니까요.
그런데 어제는 검찰의 물량공세가 더 무색해지는 안타까운(?) 하루였습니다.
김상일 교수님과 이재봉 교수님께서 증인으로 출석하였는데 마치 대학 새내기를 다루듯 검사들의 무지와 편견, 오해를 조목조목 일깨워 주셨습니다. 물론 수준 높은 강의를 다 이해하기에 검사들의 지적 능력이 턱없이 모자라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그들도 어렴풋하게나마 지성의 힘을 느꼈을 것 입니다.
철학, 정치학, 역사학, 문학, 법학을 넘나드는 두 분의 명강의는 우리시대 지식인의 참모습과 지성의 고귀한 가치를 다시금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펜은 칼보다 강하고 진리는 법 위에 있다는 격언의 의미가 새삼 와 닿았습니다. 특히 70 고령이신 김상일 교수님의 증언은 증언이라기보다는 노철학자의 지적 자기총화, 신앙고백이었습니다. 국가보안법의 서슬이 똬리를 튼 독사마냥 턱밑까지 육박한 MB법정에서 오직 학자의 양심, 진리의 전언으로 불의와 맞서는 교수님의 모습은 마치 순교를 결심한 신앙인과도 같았습니다. 깨달은 자가 궁극적 경지를 체험하는 듯 했습니다. 저는 종교가 없지만 어떤 ‘영성’을 느낄 정도였습니다. 한마디로 지성이 신성을 초월하는 기적의 현장이었습니다.
누군가 진리는 ‘지성과 영성의 통일’이라고 했는데 그 의미를 비로소 알 듯 합니다. 여러분들도 현장에 있었다면 아마도 저와 같은 ‘종교적 체험’(?)을 하 실 수 있었을 겁니다. 제 필력이 짧아 현장의 분위기를 생생히 전해드리지 못하는 것이 무척 아쉽습니다.
3명이나 되는 검사들이 교수님께 쩔쩔매는 통쾌한 장면이 아직도 눈앞에 방불합니다. 2MB도 그 자리에 있었다면 정말 속이 시원했을 텐데요.
아무튼 궁지에 몰린 최 모 검사는 ‘자폭개그’로 대미를 장식하였습니다. 절망에 빠진 자가 신에게 매달리듯이 마지막에는 하나님까지 찾더군요. 김상일 교수님의 신앙심까지 추궁하는 추태를 부리다가 결국 변호인의 제지를 받았습니다. 방청석에선 실소가 터져 나오더군요. 교수님은 철학자이기 전에 신학자이자 목회자이시기 때문이었습니다. 졸지에 중세 유럽의 종교 재판장이 되고 말았습니다. 대한민국 공안검사라는 게 분노할 가치도 없는 한심한 작자들이라는 걸 스스로 폭로한 셈입니다. 그들도 한때는 촉망받는 수재들이었을 텐데요. 이제 분노보다는 ‘측은지심’이 앞섭니다.
아무래도 2MB는 ‘바이러스’인 것 같습니다. 지적 면역력이 취약한 사람들에게 특히 치명적인 전염병입니다. 일 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이렇게 빠른 속도로 감염자의 수를 늘려 가는 걸 보면 ‘악성 바이러스’임에 틀림없습니다. 물론 여러분들은 감염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러분의 지적 면역체계는 충분히 건강하니까요.
이제 6.15 재판은 후반전에 들어섰습니다. 지금부터가 진짜 싸움입니다. 물론 내용적으로는 이미 승리했지만 법률적으로도 반드시 이겨야죠. 인간이 바이러스에게 무릎 꿇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은하’로 가는 ‘광명성’
지난 2월 24일 드디어 북한이 칼을 빼들었습니다. 북한의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이하 ‘조선우주위원회’)는 ‘현재 시험통신위성 <광명성2호>를 운반로케트 <은하-2호기>로 쏘아 올리기 위한 준비사업이 함경북도 화대군에 있는 동해위성발사장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98년과 2006년 두 차례에 걸쳐 장거리 운반체를 발사했는데 미리 공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과 주변국들의 공격 위협 때문에 극비리에 기습적으로 장거리 탄도시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발사시기 -준비사실을 밝혔기 때문에 추정 가능한- 물론 발사장소, 그리고 운반체의 명칭까지 미리 밝혔습니다. 미국이 마음만 먹으면 발사장을 폭격하거나 요격 미사일을 사용해 물리적으로 발사를 얼마든지 저지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한번 해 볼 테면 해보라는 배짱인 셈입니다.
이런 배짱이 갑자기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그 담보는 두 가지로 추정됩니다. 하나는 군사적인 자신감 때문으로 보입니다. 98년과 2006년 7월까지 북한은 핵보유국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2006년 10월 9일 핵시험 이후에는 사실상 핵보유국이 되었습니다. 미 본토에 대한 북한의 미사일공격능력은 이미 확인되었기 때문에 2006년 10월부터 북한은 미 본토를 핵공격할 수 있는 지구상에 세 번째 국가 -러시아와 중국에 이어-가 된 것입니다. 따라서 이제 북한의 ‘위성발사장’을 미국이 선제공격하거나 운반체를 요격한다면 ‘핵보복공격’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즉 ‘광명성’을 건드리면 백악관이 날아갈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미국이 이런 도박을 할 수 있을까요? 오바마가 벌써 백악관 생활에 실증이 난 것이 아니라면 미국은 결코 ‘광명성’을 건드리지 못 할 것입니다. 때문에 북한은 공공연하고 당당하게 위성발사 준비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하나는 기술적 자신감 입니다. 98년 북한이 지구궤도에 진입시킨 인공위성의 명칭은 ‘광명성1호’였고 이를 실어 나른 발사체 명칭은 ‘백두산1호’였습니다. 서방에서는 ‘백두산1호’를 ‘대포동1호’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번에 북한이 공개한 운반체의 명칭은 ‘은하-2호’입니다. 98년과 운반체의 기종이 달라졌습니다. 서방에서는 98년 발사체를 ‘대포동 1호’, 2006년 발사체를 이를 개량한 ‘대포동 2호’ 그리고 이번 발사체를 ‘대포동2호-개량형’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표현은 북한의 탄도기술이 양적, 개량적, 점진적으로만 발전하고 있다는 인식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예컨대 같은 차종의 연식이 바뀌는 것과 같습니다. NF쏘나타건 EF쏘나타건 소나타는 소나타이지요. 하지만 북한은 다른 명칭을 사용하였습니다. 소나타가 아니라 그랜저라는 뜻 입니다. ‘은하-2호’는 ‘백두산1호’와 질적으로 완전히 다른 새로운 발사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2호라면 1호는 언제 쐈을까요? 역시나 눈“?빠르시군요. 맞습니다. 2006년 7월 5일(미국시간 7월 4일)에 발사한 ‘대포동2호’가 ‘은하-1호’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북한 자료에 따르면 98년 광명성 1호 발사 당시 북한은 2종의 장거리발사체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중 성능이 우수한 1종은 당시까지 지구상에 없던 신기술의 발사체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군비경쟁을 우려해 발사를 유보하고 상대적으로 성능이 떨어지는 ‘백두산1호’를 발사했다고 합니다.(졸저‘핵과 한반도’참조) 따라서 2006년의 발사체는 98년 발사가 유보된 장거리 탄도미사일 -지구상에 없었던 신기술-일 가능성이 높으며 ‘은하-2호’는 바로 이 신기술 발사체의 개량형으로 보입니다. ‘대포동2호’또는 ‘백두산2호’의 개량형이 아니라 ‘은하-1호’의 개량형, 소나타가 아니라 그랜저의 최신형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은하-1호’로 추정되는 2006년형 발사체는 사거리가 최소 6천㎞에서 최대 1만 5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알려져 있습니다.(이에 대해 졸저 ‘북한의 미사일 전략’참조)이미 미 본토 전역을 포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2006년형 발사체의 재원과 성능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98년형 발사체와의 질적 차이를 전혀 구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혀 다른 기종에 같은 명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그랜저를 보고 소나타라고 우기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은 2006년형 발사체를 전혀 보지 못했거나 아니면 생전 처음 보는 발사체이기 때문일 것 입니다. 소나타만 타 본 사람은 그랜저를 보아도 질적 차이를 구분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은하’시리즈가 북한의 주장대로 지구상에 유일한 신기술의 발사체라면 미국의 착각은 당연한 것 입니다.
번호판도 없고 차종도 모르는 신차의 ‘딱지’를 뗄 수 있을까요? 재원과 성능은 물론 기종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북한의 신발사체를 미국이 요격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북한의 인공위성이 비행 중 벼락에 맞을 가능성보다 훨씬 낮을 겁니다.
이 같은 기술적 우위 때문에 미국이 아무리 요격 시험을 해도 북한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제 한두 달 후면 그 기술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겠지요.
‘조선우주위원회’는 98년 ‘광명성1호’를 ‘단번에 우주궤도에 진입’시켰으며 ‘지난 10년간 나라의 우주과학기술을 보다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투쟁’을 벌여 ‘위성발사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룩했다고 밝혔습니다. ‘비약’은 한 사물이 다른 질적 상태로 넘어갈 때 발생하는 운동의 형태입니다. 따라서 ‘비약적인 발전’이란 질적 전환을 의미하며 이것은 ‘백두산1호’가 새로운 질의 ‘은하-2호’로 전환되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선우주위원회’는 ‘광명성2호’로 발사로 북한이 ‘경제 강국을 향한 또 하나의 큰 걸음을 내딛게 될’것 이라고 밝혀 일단 대내적인 차원의 의미에 비중을 두었습니다. 하지만 탄도미사일과 인공위성의 기술적 차이는 기름종이 한 장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외적 파장이 불가피합니다. 특히 미국의 입장에서는 당황스러운 사태임에 분명합니다. 그래서 ‘광명성2호’의 발사를 대내적으로는 ‘경제 강국을 향한 또 하나의 큰 걸음’이자 대외적으로는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선제적 대화공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언제 인공위성이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변할지 모르니 오바마 선택할 수 있는 건 대화뿐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자는 의도입니다. 따라서 ‘광명성2호’의 발사는 ‘2012년 강성대국 구상’의 1단계 신호탄이면서 2012년 한반도 대전환, 북미관계 정상화의 신호탄이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번 ‘조선우주위원회’대변인 담화는 매우 의미심장한 또 하나의 대미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담화는 ‘국가우주개발전망계획’에 따라 ‘1단계로 가까운 몇 해안’에 ‘경제발전에 필수적인 통신, 자원탐사, 기상예보 등을 위한 실용위성들을 쏘아올리고 그 운영을 정상화할 것을 예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발사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경제발전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위성들을 계속 쏘겠다는 것 입니다. 이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첫 째는 ‘미사일주권’과 ‘우주개발주권’을 구분해서 협상한다는 뜻 입니다. 즉 장거리 미사일개발은 협상대상이지만 우주개발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는 핵무기와 원자력을 구분하는 것과 같은 논리입니다. 둘째 이를 중단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보상해야 한다는 것 입니다. 위성발사는 ‘경제발전에 필수적인’것이기 때문에 그 손실을 미국이 당연히 보상해야 한다는 논리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미국이 북한의 장거리미사일개발을 중단시키려면 미사일 수출에 따른 이익에 대한 보상뿐만 아니라 ‘우주개발’의 이익에 대한 경제적 보상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즉 북한의 ‘실용위성들’을 대신 쏴주던 지 -물론 무료입니다- 아니면 발사비용을 부담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실용위성들’의 발사는 북한의 ‘국가우주개발전망계획’의 1단계일 뿐입니다. 2단계, 3단계에 무엇이 ‘예견’되어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즉 북한이 ‘국가우주개발전망계획’에 써 넣기 나름입니다. 따라서 북한은 단지 계획서 몇 장으로 천문학적인 보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우주개발권’은 ‘프리미엄’을 예측할 수 없습니다. 한마디로 부르는 게 값입니다. 아마 오바마가 경제적 보상을 선택한다면 미국은 경제위기가 아니라 북한의 인공위성 때문에 망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미국은 북한의 ‘미사일주권’과 ‘우주개발권’을 구분해서 협상하고 미사일 개발은 중단 -물론 이에 대한 경제적 보상은 해야 합니다-하되 우주개발은 인정하는 방향으로 합의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광명성 2호’의 발사는 ‘한민족우주개발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의미합니다. 아마도 수 년 안에 우리 민족은 ‘자체의 힘과 기술’로 광활한 우주에 진출하게 될 것 입니다.
이게 다 부시 덕분입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부르스 커밍스 교수는 북한의 핵무기를 ‘부시의 폭탄’(Bush's Bomb)이라고 했는데 ‘광명성2호’의 별칭도 ‘부시의 인공위성’이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부시의 어리석은 대북정책이야말로 ‘광명성2호’발사의 정치적 추진력이었으니까요.
냉전으로 가는 아우성
자, 지금부터 솔직하게 이야기해 봅시다. 북한이 곧 자력으로 인공위성을 쏘게 됩니다. 과연 이게 흥분할 일입니까? 물론 흥분할 일입니다. 우리 민족이 드디어 자기의 힘으로 우주에 가게 되는데 어떻게 흥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이소연씨가 비록 러시아 우주선에 몸을 실었지만 한민족 최초로 우주에 첫 발을 디뎠을 때 우리가 얼마나 기뻐했습니까? 지난 해 중국의 ‘선저우7호’가 우주유영에 성공했을 때 한편으로 부러워하면서도 박수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언젠가 우주에 가게 되기를 희망했윱求? 하물며 남의 나라에서 우주를 정복해도 기뻐하고 박수를 보내는데 우리 민족 우리의 동포가 우주에 간다면 이는 얼마나 흥분되고 가슴 벅찬 일입니까? 백 년 전 총한 자루가 변변히 없어 맥없이 나라를 빼앗겼던 약소민족이 인류 과학기술의 최정상에서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는데 이 보다 더 기쁜 일이 있을까요? 김연아 선수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열 개 따는 것만큼 흥분할 일입니다. 만약 아무런 감흥도 없다면 그 사람은 자신의 핏줄을 의심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흥분은 하는데 완전히 엉뚱하게 흥분하고 있습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하던데 그 꼴인가요? 축하는 못할망정 재를 뿌리지는 말아야죠.
외교통상부 장관과 국방부장관까지 나서 벌써부터 유엔 결의를 들먹이며 제재를 운운하는 건 도대체 어느 나라 예법입니까? 2006년 10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1718호는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한 북한의 모든 활동 중지’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누가보아도 우주개발과 직접 관련된 결의가 아니라는 걸 알 있습니다. 물론 기술적으로 탄도미사일과 인공위성 발사체는 백지 한 장 차이이지만 법률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개념입니다. 같은 칼이라도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가에 따라 법률적 의미가 크게 달라지는 것과 같습니다. 때문에 유엔결의 1718호는 해석의 여지가 많고 이를 북한의 인공위성에 확대 적용하는 것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동의할 가능성도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벌써부터 앞장서서 유엔 결의 운운하는 건 남들이 손가락질 할 추태입니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에 직접적으로 위협받는 미국이나 일본은 흥분할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처지가 다릅니다. 핵과 장거리미사일보다는 재래식 무기가 우리에게는 실질적인 위협입니다. 북한의 인공위성은 우리의 안보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그런데 미국과 일본보다 2MB가 더 날뛰는 건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과연 이 자들이 한 핏줄일까요?
정 미국의 눈치가 보이면 잠자코 가만히 있으면 될 일입니다. 그런데 왜 앞장서서 설칩니까? 그러니 ‘꼭두각시’라고 욕을 얻어먹는 것 아닙니까.
2MB는 고향이 ‘오사카’라 그런다 칩시다. 북한하고는 담을 쌓기로 작정한 인간이니까 사실 이상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데 진보진영에서도 유사한 목소리가 들리는 건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2월 25일 ‘한겨레신문’은 <북한은‘미사일도박’중단해야>라는 제하의 사설을 실었습니다. 전날 북한은 인공위성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사일도박’이라고 표현하는 저의가 뭡니까? ‘인공위성도박’이 정확한 표현 아닙니까? 제목부터 다분히 선동적 의도가 엿보입니다. 본문은 더 가관입니다.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이어질 것’이며, ‘북한의 국제적 고립이 더 심해질 수밖에 없’고 ,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전향적인 대북정책 재검토 과정도 동력이 약해’져 ‘대외적으로 치러야할 대가는 크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냉정하게 평가하면 2MB 보다 더 격렬한 반응입니다. 2MB 관계자들은 유엔 결의 위반이라는 말 밖에 하지 않았으니까요. 한겨레의 사설은 오바마에게 보내는 ‘러브레터’같습니다. 한국의 주류 사회에는 단 두 종류의 인간형만 있는 것 같군요. 여전히 부시를 잊지 못하는 사람과 오바마를 사랑하는 사람. 너무나 미국을 사랑한 나머지 세계에는 부시의 방식과 오바마의 방식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뿐 입니다.
중국이 ‘선저우7호’를 쐈을 때 한겨레신문이 이토록 흥분하지 않았다는 것 주지의 사실입니다. 인도가 지난해 10월 달 탐사위성인 ‘챤드라얀1호’를 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과 러시아는 수 천기의 인공위성을 쏴 올렸습니다. 전 세계의 수많은 나라들이 우주로 가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유독 북한은 안 됩니까? 사회주의국가라서? ‘노동당 독재’라서? 그럼 중국은 뭡니까? 중국에 공산당 외에 어떤 정당이 존재합니까? 북한에는 ‘조선노동당’외에 ‘천도교 청우당’과 ‘조선사회민주당’이 있습니다. 아무리 타당한 이유를 찾으려고 해도 도무지 찾을 수가 없습니다. ‘한겨레’의 데스크가 지독한 냉전의식과 북한에 대한 맹목적인 거부감,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애처로운 환상에 사로잡혀 판단력이 흐려졌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니며 모종의 정치적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거나요.
2MB가 바이러스라면 국가보안법은 종양입니다. 인간의 사유를 마비시키는 뇌종양입니다. 국가보안법이 두려운 이유는 인신을 구속하기 때문이 아니라 사유를 구속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에게서 이성과 합리적 사고를 강탈하는 것이 국가보안법의 가장 악질적인 범죄사실입니다.
우주는 그 누구의 독점물도 아니며 과학기술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의 인공위성만 평화를 위협한다는 건 제국주의의 강도적 논리입니다. 북한의 인공위성이 문제라면 미국의 인공위성도, 중국과 러시아의 인공위성도 문제이고 반대인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어떤 명분으로도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비난할 근거는 없습니다. 이것은 보편적 상식의 문제이며 반론의 여지가 없는 자명한 사실입니다.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가 오바마 정부의 ‘전향적인 대북정책 재검토 과정’의 동력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주장도 근거가 부족합니다. 오히려 현실에서는 반대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안의 긴박성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문제는 오바마 정부의 정책적 우선순위에선 뒤쳐져 있었습니다. 경제적위기와 가자사태, 아프간과 이라크 문제에 눈길을 빼앗긴 오바마는 한반도 문제의 시급성을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사이에 사정이 완전히 바뀌고 있습니다. 클린턴은 아시아 순방과정에서 미국의 정책적 운선순위를 확실히 깨달았고 벌써 보스워스 대북특사는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동력이 악화되는 것이 아니라 동력이 너무 과열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될 지경입니다. 사실 이 같은 상황은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며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에게는 상식입니다. 93년 이래 북한의 인공위성 또는 탄도미사일은 북미대화의 가장 효과적인 촉매제였기 때문입니다. 자판기에 동전을 넣으면 커피가 나오듯 북한의 미사일이 움직이면 미국은 대화에 나왔습니다. ‘한겨레’ 데스크가 과연 이것을 몰랐을까요? 저는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인공위성 발상에 대한 궁색한 비판을 구구절절 늘어놓은 것은 한국에서 가장 진보적이라는 한겨레신문조차 냉전의식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않으며 불행히도 국가보안법의 악성 종양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MB 바이러스의 위협도 간과할 순 없겠죠.
보수는 이익을 쫓고 진보는 진실을 쫓습니다. 이익에 대한 보수의 집념보다 진실에 대한 진보의 열정이 더 뜨거울 때 세상은 바뀔 수 있습니다. 이익은 흥정할 수 있지만 진실은 흥정할 수 없습니다. 만약 흥정할 수 있는 진실이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진실이 아닙니다. 이념은 다양할 수 있지만 진실은 단 하나 뿐입니다. 진실의 색깔은 회색이 아니라 순백색입니다. 순백색외에 그 어떤 색깔도 결코 진실이 아닙니다. 진실의 잔인한 무게를 감당할 수 없는 나약한 인갈들의 구차한 변명일 뿐 입니다.
이익에 대한 보수의 태도는 절대적입니다. 그들은 이익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습니다. 진실에 대한 진보의 태도 역시 절대적이어야 합니다. 진보가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혹은 탄압이나 부당한 비난 때문에 진실 앞에서 주저한다면 결코 민중의 마음을 얻지 못할 것입니다.
북한에 태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익을 쫓는 보수가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비난하는 건 옳진 않지만 당연한 행동입니다. 그것이 그들의 이익에 전적으로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진보가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비난하는 건 정치적으로 옳지 않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냉전이데올로기와 국가보안법체제에 투항하는 비겁한 태도일 뿐 입니다.
이렇게 비겁하고 나약한 진보가 대중의 사랑을 받을 가능성은 미국의 요격미사일이 ‘광명성2호’와 ‘은하-2호’를 격추할 확률보다 훨씬 낮을 것입니다.
암을 극복하려면 무엇보다도 암과 싸우는 환자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냉전체제의 해체는 냉전의식의 해체로부터 시작됩니다. 우리 스스로가 냉전의식으로부터 해방될 때 한반도의 냉전체제는 비로소 무너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북한의 인공위성은 우리 민족의 자랑스러운 자산입니다. 국가는 사라져도 민족의 유산은 영원합니다. 고려가 사라졌다고 고려청자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김연아 선수가 세계대회에서 우승했을 때 북한에서 이를 비난했다면 과연 우리의 기분이 어떠했을 가요? 물론 어떤 분들은 경우가 다르다고 할지도 모릅니다. 아니요. 다르지 않습니다. 우주에 대한 열망은 ‘트리플악셀’처럼 인류 모두의 것이니까요.
우리도 곧 우주 발사체를 쏘아 올리게 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직은 다른 나라의 힘을 빌어야 합니다. 최근 2MB가 일본의 미쓰비시 중공업을 아리랑 3호 위성발사 사업자로 선정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미쓰비시는 지난 시기 제국주의 침략전쟁을 뒷받침해 온 일본 최대의 군수업체이자, 조선 소녀 300여명을 '조선인 근로정신대'의 이름으로 강제 동원하고서도 사과나 보상 요구를 무시해 온 기업 입니다. 이런 기업에 수천억 원의 비용을 지불할 것이 아니라 북한과 함께 개발한다면 어떨까요? 그 비용은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북한에 수천억 원을 지불하면 북한은 그 돈으로 한국 상품을 구매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야말로 상생이고 ‘윈-윈’아닙니까. 저는 ‘경제 살리기’의 해법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남과 북이 힘을 합쳐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는 것. 여기에 우리의 살 길, 북한의 살 길, 우리 민족의 살 길이 있습니다.
이제 좁은 한반도의 울타리 안에서 그만 싸우고 저 광활한 우주로 남과 북이 함께 나아가야 합니다.
그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지금 당장 당신의 머릿속에 있는 국가보안법, 낡은 냉전의식을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리고 주위를 둘러보세요. 당신의 몸은 어느새 새털처럼 가벼워져 우주공간을 걷고 있을 것입니다.<끝>
2008.2.28
청계산에서
1. 펌
'09.3.8 8:19 AM (121.159.xxx.71)※ 미국 CNN텔레비죤방송 특파기자 마이클 휘소이는 《솔직히 말해서 오늘 세계를 휩쓰는 아시아 금융위기의 파동속에서도 끄떡없는것은 오직 북조선 하나뿐이다. 북조선의 경제토대를 발전된 서방나라들과 대비해보는것은 언어도단이다. 북조선은 순전히 자체의 힘과 기술로 자기의 민족경제를 꾸려놓았다. 미국도 혼자서는 감히 엄두도 낼수 없는 경제토대를 마련해놓았다.》고 말했다.
1997년 아시아금융위기때 CNN기자의 발언이다2. 펌
'09.3.8 8:22 AM (121.159.xxx.71)군사력은 경제력과 비례한다.
군사력은 또한 과학기술력과 비례한다.3. 펌
'09.3.8 8:26 AM (121.159.xxx.71)위성발사 미사일(FOBS), 레이저 위성......미국 깨갱
4. 펌
'09.3.8 8:44 AM (121.159.xxx.71)미국이 북한에게 대화를 구걸하는군.
보즈워스 “북과 대화 희망…노력중”
9일 한국 고위 외교안보라인과 회동
스티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7일 "당장은 아니지만 북측과 접촉하고 싶다"면서 "북한과 대화하기를 원하며 지금도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일본을 거쳐 이날 방한한 보즈워스 대표는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과 접촉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방북을 위한 전제조건에 대해서는 "그 문제는 얘기하고 싶지 않다"면서 "지금 시점에서는 북한을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도 북측과 접촉을 계속하느냐'는 질문에 "매우 복잡한 문제"라며 "북한이 인공위성이라고 하든 미사일이라고 하든 발사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는 우리의 입장을 전달해 왔다"고 즉답을 피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북한의 `한국 민항기 위협' 발표에 대해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철회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핵 6자회담 재개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하기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이날 오후 주한 러시아대사관에서 북핵 6자회담 러시아 수석대표인 알렉세이 보로다브킨 외무차관과 오찬을 겸해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에 대한 양측의 평가와 대응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를 순방중인 보로다브킨 차관은 보즈워스 대표와 만나기 위해 잠시 한국에 들르는 것으로, 회동 뒤 출국했다가 12일 예정된 한.러 정책협의회를 위해 재방한할 것으로 전해졌다.
보즈워스 대표는 이날 저녁에는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대사가 주최하는 환영 만찬에 참석해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한국의 당국자 및 전문가들과도 만날 예정이다.
그는 8일에는 개인일정을 소화한 뒤 9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이상희 국방장관, 현인택 통일장관,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위성락 본부장 등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라인 고위 당국자들과 연쇄 회동하고 북한 미사일 문제에 대한 대책과 6자회담 진전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외교 당국자는 "보즈워스 대표와의 회동은 주로 북한 미사일 문제에 초점이 맞춰질 것같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막기 위한 대책과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을 때 대응방안을 동시에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즈워스 대표는 10일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영종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