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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직자의 처가살이...펌>>>

감동사연 조회수 : 1,003
작성일 : 2009-03-05 20:28:00

^^

3년전 결혼 할 당시만 해도 주변에서는 데릴사위라며 비웃음을 안고 결혼했지만
지금은 저를 비웃던 많은 분들에게서 큰 부러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직장이 서울에 있어서 고향에 계시겠다는 부모님을 모실 수 없는 사정을
이미 간파한 장모님은 결혼 후 자기집에 와서 같이 살면 안되겠냐고 하시기에
처음에는 불편할 꺼 같고 신혼 생활에 제약을 받지 않을까 싶어 답을 피했는데
노련하신 장모님이 꺼내드신 카드에 한지붕 두가족 살림을 이루게 됐습니다.
어느 덧 3년이 지난 지금 가족인원이 1명이 늘어 더욱 단란하고 화목하게
지내던 와중 경제불황을 이기지 못하고 제가 올해 초에 실직의 아픔을 겪습니다.
첨에는 집에서 눈치도 보이고 집에 있기만 뭐 해서 출근 하는 척 하며 찜질방과
피시방을 기웃거리기를 3일 이런생활도 심신이 지쳐 아르바이트라도 구해볼까 싶었는데
다음날 장모님이 어떻게 아셨는지 출근 하려던 저를 붙잡고 오늘 중요한 손님이
온다며 저에게 요리 하는 것좀 도와달라고 하네요.
‘저 출근 해..’ 말이 끊나기도 전에 이미 다 아셨다는 표정으로 앞치마를 입히더니
주방으로 저를 데리고 와서는 커피 한잔을 주며..’미련하게 굴지 말고 집에서 시간을
갖고 느긋하게 생각하며 기회를 엿보게’ 라는 말씀을 하시는데 어찌나 죄송스럽던지
그 후로부터 장모님 일을 도와가며 장도 보고 아기에게 0점짜리 아빠였던 저는
80점 짜리 아빠가 됐다고 자부할 만큼 아기와 놀아주고, 병원에 데리고 가서 예방접종
도 해주었네요(폐구균,뇌수막염,로타텍,소아마비등… 막상 병원에 가보니 다들 엄마들인데
남자는 저 뿐이더라구요)
그렇게 한 달을 장모님과 장인어른의 배려 속에 실직을 당하고도 까마득히 맘 고생
안하며 한 달을 여행했다고 느꼈을 정도로 편안하게 지내던 중 제 사정을 되려 안타깝게
느꼈던 친구가 전화 와서는 모회사에 너 추천 해 놨다고 면접 한번 보라네요.
그리고 몇 일 후 면접을 보고 3월2일부터 근무하라고….회사도 전에 있던 곳 보다 조건도
훨씬 괜찮고 장인,장모님과 아내까지 모두 좋아하니 제 기쁨도 배가 되더라고요
3월 2일부터 출근해서 그런지 학창시절 방학을 지나 개학을 한 것처럼 잠시의 실직이
저에게는 방학이며 사위도 아들이라는 큰 기쁨을 같이 공유했던 좋은 시기였던 듯 하네요
요즘 들어 처가살이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 듯 하여 저도 좋지만
누군가가 처가살이를 하게 된 다 해도 적극 추천해주고 싶네요
마지막으로 그 동안 맘고생 했던 아내와 장인어른,장모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급할수록 돌아가라’ 라는 말씀을 되새겨 준 처가의 지혜를 입어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IP : 119.196.xxx.1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감동사연
    '09.3.5 8:28 PM (119.196.xxx.17)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bbsId=S101&articleId=1733...

  • 2. 와..
    '09.3.5 8:30 PM (125.184.xxx.192)

    이런 처가살이 괜찮군요.. 호..

  • 3. 와...2
    '09.3.5 8:37 PM (115.136.xxx.131)

    저분도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군요.. 대단합니다..
    장모님이 참 대단하신분이네요..

  • 4. 오늘
    '09.3.5 8:37 PM (222.238.xxx.69)

    남편과 이메일을 주고 받아가
    나도 이제는 중년.... ㅜ.ㅜ
    이 문구에서 그만 울어버렸어요
    중년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가 얼마나 남편을 짓눌렀을지...
    그래도 몸건강하고 가정 화목하니
    우리들 금방 일어설 수 있다고 다독이며 눈물을 닦았답니다.
    정말 그렇겠지요?
    요즘 남자분들의 마음의 짐이 느껴져서 제 얘기좀 해봤어요.

  • 5. 오늘...
    '09.3.5 10:11 PM (121.140.xxx.230)

    이런글 저런질문에 보면
    어느 며느리의 고백이 있는데
    그 글과 이 원글이
    오늘 저를 울렸어요.
    둘 다 눈물 나도록 감동적입니다.

  • 6. 비교..
    '09.3.5 11:21 PM (116.122.xxx.87)

    참 비교되네요..
    당신 자식만 사람이고 사위는 껌으로도 생각안하시는 제부모님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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