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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책들을 다 집어 던졌어요
이것 저것 하라고 하면 네 하고 할 줄도 알구요. 근데 그게 문제네요. 네 하고 대답하고는 내가 보면 넘 대충 해놓는거..그리고 가끔은 대답만 하고 안 하는거.
밤까지 숙제를 미루다 밤이 되면 피곤해서 내일 아침일찍 꼭 할께요 하고는 10시까지 이리 저리 왔다 갔다만..
욱 하는 성질을 못 이겨 공부하는 줄 알고 있던 아이의 책상위의 책들을 손으로 싹 훒어서 내동댕이 쳐 버리고 책꽂이 위의 책들도 다 집어 던져버렸어요.
그 행동을 하는 내 자신이 내게 '너 왜 이러니? 미쳤구나' 싶었지만 이미 늦어버렸죠. 내가 던지는 책의 세례에 아이의 발등이 맞아서 아이는 쭈그려 앉아 울먹이고 겁에 질려 있더군요.
그러고는 저 혼자 그 화를 참지 못하고 아이에게 그냥 학교만 왔다 갔다하고 다른 거 포기하라는 둥 악담을 하고는 안방으로 와 버렸어요.
저 정말 왜 이리 감정 절제가 잘 안될까요? 저의 악영향으로 아이도 예민하고 감정 절제가 잘 안되곤 해요.
'니가 하고 있는 교재들 구체적인 계획 세워서 가져오든가, 이 책들 다 버리든가 해' 그랬더니 조금 전 계획이라고 하기엔 막연한 계획을 적어왔네요. 그거 보고 더 기가 차서 가져가라 그랬어요.
이제 5학년인 아이에게 계획을 혼자 세우게 하는 게 무리일까요? 5학년짜리 아이도 옆에서 지키면서 공부 시켜야 하나요?
몇 일째 계속되는 우울한 날씨에 나도 미치겠네요..
1. 원글님
'09.2.27 12:45 PM (211.176.xxx.169)저는 6학년 올라가는 아이가 있습니다.
원글님의 그 마음을 알 거 같아요.
그렇지만 원글님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이제 12살 된 아이가 계획표를 구체적으로 작성한다는 게 가능할까요?
한편으로 되는 아이들도 간간히 있겠지요.
그러나 대체적으로 그 또래 아이들이 그러기 힘들다는 건 아마 원글님도 아실 거에요.
원글님께서 본인의 문제를 알고 계시니 고치시기도 쉬울 거라고 생각합니다.2. ..
'09.2.27 12:51 PM (121.172.xxx.131)저도 6학년 올라가는 남아 있어요.
저도 다른건 다 괜찮은데(?) 가끔 감정조절 못하고 욱하는거
그제 젤 큰 흠이네요.
안그래야지 하면서도 고쳐지지 않으니 더 큰 문제...ㅠ
아이와 다정한 대화 나누면서 사과하세요.
우리 힘내서 사랑으로 아이 키워요~^^3. 아이에게
'09.2.27 12:51 PM (61.253.xxx.182)일단 아이에게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책을 집어던진 행동은 잘못된 행동이므로
사과를 하심이 좋을듯 싶어요.
지금은 그냥 지나가 버린다 해도 나중에 아들이 그런 행동을 한다면 어쩌시려고....
아이에게 완전한 계획표를 바라지 마시고 계획표를 가져왔으면 잘했다 칭찬해 주시고 몇가지만 고쳐주심 안될까요?4. 전
'09.2.27 12:56 PM (221.141.xxx.177)초등 3학년까지 전과목 올백 맞다가 4학년 올라가자 외우는 걸 못해서(머리에 안들어오는 건 따로 외워야 한다는 개념이 없었어요) 사회과목을 70점 받아왔더니 머리끝까지 화나신 엄마가 현관문 열고 계단 밑으로 제 책가방을 집어던져 버리셨어요.
원글님처럼 엄마가 많이 닥달하신 편이셨지요.
전 집에서 공부해 본 기억이 없어요. 멍~하니 공부하는 척 하고 공상만 네다섯시간. 아무것도 못하고 책상앞에서 벌셨죠-.-
자기가 공부하고 싶지 않으면 옆에서 아무리 뭐라 해도 머리에 안들어가요.
닥달하던 말던 필요하면 머리에 들어가구요.
제 경험이에요.5. .
'09.2.27 12:57 PM (211.110.xxx.214)뭐 아이 키우다 보면 그런일 다 겪잖아요.
너무 자책 마세요.
그러나 원글님 또한 잘못을 하셨으니 아이에게 사과하세요.
차분하게 아이랑 다시 한번 얘기 나누시는 게 좋을 듯 합니다.6. 음..
'09.2.27 12:57 PM (203.142.xxx.100)아이가 착하네요..그리고 아직 사춘기가 오지 않았네요
요새는 4학년만 되도 사춘기 전조증상이 나타나는데요
지금 원글님이 아이에게 쏟아 부운만큼 ..
아이에게 치열한 사춘기가 왔을 때 엄마에게
받은 그대로 복수한다는 걸 꼭 기억하세요
지금 저축한다 생각하시고 아이에게
칭찬 많이 해주시고 엉덩이 두드려 주시고
안아 주세요
전 중1 남자아이 인데요 ..징그럽지만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엉덩이 두드려줍니다.7. 참,,,
'09.2.27 12:59 PM (120.142.xxx.27)저녁에는 피곤해서 공부하기 힘든 사람도 있어요..
사람마다 체질이나 성격도 다르고.
원글님이라면 하기싫은거 억지로 시키고 단 하루도 빠짐없이 하라고 하면 할수있겠어요?
그정도면 대체적으로 성실하고 잘하는거 같은데요.8. 저도
'09.2.27 1:11 PM (119.196.xxx.24)아이는 항상 똑같은데 제 상황에 따라 뚜껑을 열였다 닫았다 그러네요.
님 아이면 좋은 수준 같아요. 저희 아이도 그런걸요.
근데 저도 한 번 뚜껑 열리면 그렇게 후회할 일을 만듭니다.
오죽했음 냉장고에 글귀를 붙여놓고 도를 닦겠어요.
근데 아이가 크다보니 그 애에겐 자제하고 작은 놈한테 그러네요. ㅠ.ㅠ.
우리 고쳐봐요. 왜 제 발등을 찍는지...9. 그게
'09.2.27 1:19 PM (117.20.xxx.131)별거 아니라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아이 입장에선 엄청 큰 트라우마로 남을 수 있어요.
우리 엄마도 저 어릴때 원글님처럼 항상 본인 감정을 못 이기셔서 제 책 다 던지고
다 찢어버리고 불 태우시고...(이것도 전 일종의 학대라 생각합니다)
욕이란 욕은 다 하시구요..그 이유 역시..원글님과 비슷했습니다.
숙제를 제때 잘 못해서..혹은 청소를 잘 못해서.......
나이 서른이 다 된 지금도 엄마가 저에게 한 그런 행동은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합니다.
전 그때 너무 충격을 받아서 지금까지도 큰 상처거든요.
물론 그 일만 있었던게 아니라 수많은 나쁜 일들이 있었지만..그 일이 큰 트라우마 중
하나입니다.
한번으로 그치세요. 아이 정말 엇나갈 수 있습니다.10. 에고
'09.2.27 1:23 PM (121.151.xxx.149)지금 고3 고1인데도 혼자서 계획짜고 거기에 맞게 공부하는것 잘못해요
그런데 이제 5학년아이에게 너무 많은것을 바라는것같네요
아이랑아이가할수있는 만큼의 양을 정해서 하루에 하도록 하세요
아이가 체질이 약한아이라면 하루에 한시간씩 엄마랑 걷는운동도 좋을것같구요
고등생이 되면 체력도 능력중에하나랍니다
건강해야지만 오래버틸수있으니까 공부도 잘하지요
그러니 지금부터 체력보강해주세요
운동싫어한다고하면 엄마랑하루에 한두시간정도 걷으면서 말도하고 바람도 쐬고 아주좋습니다
아이가 할수있는 만큼양을 조절해주시고 나머지시간에는 책을읽게하면 참좋죠
지금부터 공부하는 습관을 들인다고 하지마세요
때가되면 다 엉덩이 붙히고 책상에 앉습니다
원글님 아이정도이면 부모가 말하지않아도 잘할겁니다
걱정뚝하시고 화도 내지마시고
아이에게 사과하시고 아이가 좋아할만것으로 사서 같이 나눠먹고 마음푸세요11. 경험자
'09.2.27 1:28 PM (203.235.xxx.44)제 아이 어렸을 때 유사한 경험들 때문에
상담 받으러 다니고 있어요(20살)
저와 남편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런 일들이 큰 상처로 남아 있다는게요
일단, 눈을 마주 보시고 사과부터 하세요
변명은 하지 마시고요
엄마가 부족해서 실수했다... 이렇게요12. 제발
'09.2.27 1:42 PM (121.165.xxx.213)어머님, 한국 아이들한테 젤 필요한 시간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바로 멍~때리는 시간입니다.
걍 아무것도 안하고 빈둥되는 시간이요...애들은 빈둥거리며 괜히 왔다갔다 하며 궁리라는걸 합니다. 그게 어머니들이 그렇게도 외치는 창의적인 시간입니다. 혼자서 음악도 듣고 뭘할까 놀 궁리도 공부할 궁리도 해야하는데..당체 숨쉴 시간이 없는거예요..한국애들은..그러니 아무리 스카이 나와도 아무리 죽어라 공부해도 삶은 별 재미없음니다.. 어른들도 집에서 뭐좀하려면 괜히 청소도 하고 82도 들어오고..걍 시간 좀 죽여야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잖아요....애들 빈둥되고 게으르게 늘어져 있는시간들 뭐라고 하지좀 마세요...하루에 적어도 4시간이상은 은 그런 시간들이 있어야 해요....애들은 로보트가 아닙니다. 자기 생각이 있어야 결국 행복한 삶이 됩니다...자기 생각 어디서 오나요? 혼자 뒹굴다가 생기는거예요..온전히 자기 머리로 뒹굴거리다 생기는거....사과하세요, 어른도 잘못하면 사과하고 엄마맘을 애기하세요...그러나 먼저 아이들에게 혼자있는 시간 좀 주세요..잠을자든 뭘하든 걍 내버려두세요 그시간은...13. 두려움
'09.2.27 1:43 PM (121.169.xxx.32)저도그만한 아들이 있는데,
이제 아이들이 커갈수록
어려서 남을만한 기억중에 하나로 그런일들이
아이가슴에 남아있을까 두려움으로 아이를 냉정하게 바라보게 됩니다.
제자신이 감정을 절제하게 되더군요.
반대로 님자신이 어려서 부모님께 당한 일들중에 끔찍한게 뭐가있을까 생각해보세요.
아이는 이제 어린아이가 아닙니다.
그시기에 일어났었던 일들 다 기억합니다.
저도 아이가 제뜻대로 안될때 사춘기를 어떻게 보낼까 걱정이기도 합니다만,
어떤행동을 하든 그동안 제가했었던 모든 행동들이 반사될거라 생각하고
아이앞에서 조금 조심합니다.지금 그 시기에 중요한건 공부보다 인성과
장차 아이의 인생을 결정지을만한 가치관과 사고의 패턴입니다.
님감정에 충실하고 발산할만큼 아이는 여유롭지 않고 강하지도 않습니다.
점점더 그럴수록 나중에 님은 할말이 없어지게 됩니다.14. 바람소리
'09.2.27 1:54 PM (58.76.xxx.30)힘내세요.
저는 아이 어렸을때 감정 절제가 안되서 괴로웠어요.
지금은 초 5 올라가는데요.
공부,옆에서 같이 봐주고 있어요.
혼자서는 스스로 학습 잘 안하네요.
계획표 짜도 안지키니 그냥 안시켜요.
냉장고에 글 붙이고 도 닦는 윗님처럼 저도 맘 비웠어요.
남편이 속상해 하는 절 보고 나중에 할때되면 다 한다고 너무 맘 졸이지 말라고 격려해 줬어요.
아이에게 그렇게 하고 나면 많이 속상하시죠?
좌충우돌하며 현명한 엄마가 되어가나 봐요.
사이가 나빠지면 사춘기때 속에 있는 말 안한다고 해요.
우선 엄마랑 사이가 좋아야 하는게 순서일것 같아요.
저는 사이가 많이 좋아졌어요.
공부 못해도 엄마랑 잘 지내는게 더 좋지 않을까요?
그러다 보면 잘 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지금도 닌텐도 들고 옆집에 놀러 갔어요.
맛난거 해주시고 아드님과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15. 감정절제
'09.2.27 2:00 PM (119.198.xxx.79)댓글들 읽으면서 반성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런 저의 행동이 얼마나 아이에게 상처를 줄지 짐작하면서도 저의 순간적인 감정때문에 언제나 후회를 하고 괴로워 하네요. 한 때는 저의 예민하고 욱하는 성격이 저 자신을 너무 싫어하게 해서 우울증 상담까지 받고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약도 먹어봤어요.
저의 단점을 제가 잘 알면서도 우리 아이들에게만은 왜 이리 관대하지 못할까요?
점심을 차려놓고 공부방을 슬쩍 들여다보니 아직도 별 하는 일없이 시간만 떼우고 있네요. 눈치가 없는건지 속된 말로 게기는 건지...ㅠ,ㅠ
제발님 말처럼 아무것도 안하는 시간까지 인정하고 기다려야 하는 거라면 지금 저는 가만 있어야겠죠? 참 어렵습니다. 저의 아들이면서도 저의 안 좋은 모습을 닮는 건 끔찍이도 싫고 그러면서도 그런 안 좋은 모습만 내비치고 있으니...
아이들에게 다정다감한 엄마들이 참 부러워요.16. ..
'09.2.27 2:26 PM (220.88.xxx.143)그러지 마세요.. 저 20대 후반인데 어릴 적 어머니 히스테리 아직도 완전 상처로 남아있어요...
저희 엄마도 똑같이 그러셨어요. 저 초등학교 때 전교 1-2등만 하고 그랬는데도 숙제 좀 늦게 하거나, 수학 틀리거나 그럼 히스테리에 난리 발*을 부리셨죠.
별 것 아니라 생각했는데 그게 두고두고 마음에 생채기가 돼서, 남자사귈 때 튀어나더라구요. 내가 아직 성장하지 못하고,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곳들 엄마 히스테리 관련 부분이더라구요.
엄마 사랑해도 그거 어떻게 할 수 없는 상처더군요.17. 남편과
'09.2.27 6:30 PM (220.70.xxx.42)금술은 좋으신가요? 제 경우에는 남편과 사이가 나빴을 때 아이에게 과도하게
화를 냈던 거 같아요 지금은 부부관계가 회복되니 아이에게 관대해지고
잘못해도 유순한 태도로 타이르게 되더라구요.
저희 부부도 아이가 초5학년때 이상이 생겨서 부모의 잘못을 깨닫고 변하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부모의 욕심을 버리는 것도 중요해요
기대치를 갖고 보면 아이에게 만족할 수 없고 자꾸 다그치게 되더군요
믿고 기다려 주는 것이 부모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