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왔어요.
http://blog.daum.net/sadprince57/38
---------------------------------
은반 여왕 김연아 선수가 쇼트 세계신기록도 세우며 사대륙 대회를 제패했습니다. 장합니다. 그런데 김연아 선수의 팬클럽, 피겨 관련 카페 등에는 우승 축하보다 더 많은 우려와 분노의 목소리가 올라와 있습니다. 왠지 아시나요?
처음엔 이해할 수 없는 심판들의 프리 판정 때문이었습니다. 쇼트에 이어 다시 붙은 3F-3T의 어텐션 (심지어 마오 팬인 미국인조차 직접 경기를 보고 와서 icenetwork.com에 가산점 2점 이상을 줘야 한다고 썼는데 말이죠) 과 3-2-2에 붙은 다운그레이드가 팬들이 우려해 오던 연아 선수에 대한 2중 기준 적용이 현실화 되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첫 날 우승 보도를 주로 하던 언론이 다음 날 이상한 보도를 쏟아놓기 시작했습니다. 룹 점프를 실패한 것이 커다란 문제라서 이것 없이는 앞으로 어렵다는 논조가 있는가 하면 마오 선수는 이번에 전력을 감추었다거나 3-3이 문제를 갖고 있다는 형태의 보도가 이어지다가 한국인 유일의 ISU 심판(일반 국제심판보다 격이 더 높은 피겨 최고 권위 심판이죠) 분의 인터뷰와 평이 불을 지르고 어젯밤에는 모 방송국이 연아 선수의 넘어지는 장면을 수없이 틀어대며 얕은 피겨 지식으로 분석의 메스를 들이대었습니다. 그 날 동시간대 뉴스의 다른 두 방송국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피겨 경기 중계를 타 방송국에 빼앗겨 시청률에 손해 본 뒤틀린 심사 때문일까요?
신문, 포탈, 방송에서 스포츠와 피겨를 다루시는 소위 ‘언론 고시’를 통과하신 언론인 여러분께 묻습니다. 여러분은 김연아 선수나 대한민국 피겨 혹은 피겨 그 자체에 대하여 알고는 계십니까? 여기 좋은 정보를 먼저 드립니다. 아직 가지 마세요. 뒷부분도 읽으셔야 합니다.
1. 대한민국 피겨가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것은 1968년 그레노블 올림픽이고 두 사람이 출전 31명 중 30위, 31위를 차지합니다. 이후 여자 싱글에서 나가노(1998), 토리노(2006)을 제외한 8개의 대회에 참가하여 얻은 최고 성적이 17위(윤효진 1976 인스부르크)입니다. 세계 선수권은 김연아 선수가 2007년에 동메달을 딸 때 까지 1972년부터 매년 35년간 도전했으나 1990년의 17위(이윤영)이 최고 성적, 2002~2006 까지는 예선에 탈락하여 쇼트조차 뛰지 못했던 피겨의 변방 국가였습니다.
2. 세계적으로 1976년부터 있어 온 세계 주니어 월드 챔프 28명(현역 5명 제외) 중 13명이 시니어 수준에서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고 6명만이 세계선수권을 우승해 보고, 그리고 크리스티 야마구치(미국) 1명만이 올림픽 금메달을 딸 만큼 경쟁이 치열한 이 스포츠에서 우리의 월드 주니어 챔프 출신 김연아 선수는 시니어 12회 출전에서 그랑프리 시리즈/파이널/사대륙 등 이미 8회나 우승했습니다.
3. 점수화 된 신채점제에서 김연아 선수는 시니어 세 시즌동안 시즌 평균 점수가 180-189-190 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잇습니다. 작년 룰 개정으로 지난 시즌과 같은 연기라면 3~4점 점수가 낮아야 함에도 김연아 선수는 진화하고 있고 언론인 여러분이 라이벌로 상품화 하는 마오 선수는 그 세 시즌동안 평균 183-185-180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김연아 선수의 세 시즌 평균 186점대를 한 경기에서라도 넘어 본 현역 선수는 일본의 아사다 마오와 안도 미키, 캐나다의 조애니 로셰트 등 세 명 뿐입니다. 더구나 마오 선수는 일본 내 경기와 외국 경기에서의 점수 차이가 10점 이상이 나는 안방 공주님인데 김연아 선수는 유럽/북미/아시아 모두에서 평균 186점을 기록한 안정적인 선수입니다.(이 모든 기록의 근거와 통계는 제 블로그에 있습니다)
4.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선수 수명은 짧습니다. 이변의 챔피언이 되어 바로 은퇴한 2006 올림픽의 아라카와(당시 24세)를 제외하면 1984년 이래 카타리나 비트(18, 22세), 크리스티 야마구치(19세), 타라 리핀스키(16세), 옥사나 바이욜(18세), 사라 휴즈(19세) 등이 올림픽에서 금을 따고 곧 은퇴했습니다. 우리의 은반 여왕 김연아 선수는 내년 시즌 올림픽에 만 19세 5개월이 됩니다. 팬들이야 소치 올림픽까지 같이 있어주기를 원할 테지만 어쩌면 이 영웅은 앞으로 불과 몇 년 뒤 우리 곁에 없을 지도 모르고 그 동안 우리 피겨를 발전시키지 못하면 대한민국 피겨는 다시 변방이 될 수도 있습니다.
5. 지금의 피겨 신채점제는 그간 있어 왔던 판정 종목 특유의 정치성과 심판의 무한 권한이 부패로 폭발했던 2002 Salt Olympic Scandal의 여파로 2003년부터 개정된 것입니다. 어쩌면 구채점제였다면 김연아 선수는 그 재능에 관계 없이 그냥 상위권 선수로서 끝났을 지도 모르는 추악함이 있었던 종목입니다. 그런데 이번 시즌부터 각국의 장외 신경전이 대단함을 여러 팬들이 느끼고 있고 그것이 그 동안 명품 점프로 ISU의 교본으로 사용되던 김연아 선수의 점프에 어텐션이 붙기 시작하면서 (2008 Cup of China) 팬들이 주의를 기울였는데 이번에 그것이 두 번이나 붙고 다운그레이드까지 추가되며 폭발한 것입니다. 영상을 수 없이 돌려 보아도 김연아 선수의 점프는 작년이나 금년 시즌 초나 엊그제의 점프나 차이가 없습니다. 달라진 것은 심판입니다. 이것이 팬들이 분노하는 이유이고 여기에 한 마디 항의 제스추어는 커녕 마치 큰 결점을 발견한 양 대국민 홍보를 해 버린 우리 언론, 특히 방송에 실망을 넘어 혐오를 느끼는 이유입니다.
6. 트리플 악셀이라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김연아 선수의 장기인 트리플 트리플 연결 점프입니다. 이번 사대륙 대회에서 쇼트에서 4명, 프리에서 2명이 시도했지만 오직 김연아 선수만 두 번 다 성공했고 한 번이라도 성공한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트리플 악셀은 다른 트리플보다 겨우 반 바퀴 더 도는 점프지만 3-3은 첫 트리플 후 짧은 준비 동작 하에서 다시 그만한 높이와 회전력을 가해야 하는 고난도 점프입니다.
7. 사대륙이 격이 떨어지는 대회라는 어느 신문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유럽 선수권대회 우승자 라우라 레피스토의 점수(167)는 이번 대회 7위에 해당합니다. 정말 너무합니다. 팬들이 스포츠 쇼비니즘에 빠져 있다는 기사도 잠깐 보았습니다. 저 위부터 읽어 오면서 아직도 그런 느낌이시라면 제가 새 안경을 맞춰 드리겠습니다. 눈 좀 뜨십시오.
언론의 힘, 그 영향력은 대단한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에는 대략 10만 명 정도의 피겨 팬들이 있고 절반 이상은 김연아 선수의 경기에 매료되어 스스로 공부해 가며 피겨 자체를 사랑하게 된 사람들입니다. 방송 뉴스 시청률이 20% 정도라고 가정하면 방송 꼭지 하나가 잘못된 정보를 전파하면 약 1000만 명이 그 정보를 입력합니다.
‘룹 못 뛰어서 힘들다며?’
‘트리플 악셀을 못 뛰면 안 된다며?’
‘점프가 이상해 졌다며?’
여러분이 잘못 방송한 그 꼭지 때문에 10만명의 팬은 이제 990만명의 일반 시청자에게 그게 아니라고 답변해야 합니다. 산술적으로 여러분은 99%에게 잘못된 정보를 입력하고 1%에게 그 잘못을 시정해 보라고 합니다. 일본의 후지 TV는 그랑프리 파이널 이후 특집방송에서 김연아 선수가 실수를 안 하면 아사다 마오 선수가 실수 없이 트리플 악셀을 두 번 뛰어도 이길 수 없다고 방송했다가 시청자들의 압력에 사과방송을 했다고 합니다. 우리 언론도 사과 방송을 내야 할까요?
하나 더, 이번 사대륙 대회에서 심판으로 가 계신 분을 대회 중에 인터뷰해 어디가 잘못이냐고 물은 것도, 거기에 답변을 하신 심판 분도 저는 넌센스라고 생각합니다. 선수에 대한 도움의 말씀이라면 사적으로 충분히 하실 수 있습니다. 제발 대회 심판의 인터뷰도 하지 말아 주시고 심판 분은 거기에 앞으로도 응하지 말아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언론인 여러분
2000년 이후 미국의 모든 올림픽 선수단의 상담을 맡아 온 스포츠 심리학자 Peterson이 이런 말을 한 피겨인들의 강연에서 했습니다.
“하나의 부정적인 문장을 극복하려면 12개의 긍정적인 문장이 필요해요”
“우리는 (팀의) 성격을 해치는 목소리(character assassination voices)를 이길 건강한 의견들을 양성해야 하죠. 연기의 실수나 경기의 패배에는 책임을 져야 하지만 그것을 성격의 일부로 가질 필요는 없죠. 선수들은 자신에 대한 신뢰를 배양해야 합니다.”
아사다 마오의 코치 타티아나 타라소바는 이렇게도 말햇습니다.
“아사다 마오를 돕고 싶다면 성공한 점프만 방송에 내보내라”
여러분의 일부 동료는 정확히 그 반대의 길로 가서 댓글과 시청률을 그 잘못된 정보의 댓가로 받고 우리 팬의 분노를 열매로 가져 가셧습니다. 우리는 아마 120개의 긍정적인 방송 꼭지와 기사들을 개발해야 항 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시즌 앞으로 다가온 동계 올림픽을 대비하여 미국은 시카고 트리뷴 지의 Phillip Harsh 같은 유명 스포츠 칼럼니스트가 자국 선수에게 유리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ISU 회장국인 이태리는 이번 북미에서 열리는 세계 선수권에 유럽 심판을 대거 배치하고, 일본은 연맹과 언론이 손잡고 아사다 마오 선수의 세계 홍보에 열을 올리느라 부패에 연루되어 연맹을 떠났던 사람까지 국제적 인맥이 훌륭하다며 다시 기용하고 있는 것을 아십니까? 홈링크인 캐나다는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여러분은 몰라도 팬들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우리 김연아 선수는 누가 지키나요?
오죽하면 김연아 선수의 최대 약점이 國籍이라고까지 팬들이 말하나요? 그리고 이번에 사대륙까지 원정 응원을 간 팬들이 오서 코치를 만났을 때 이런 팬들이 있어 연아가 더욱 특별하다고 한 것을 아시나요? 캐나다 방송의 해설자이며 유명 선수 출신인 트레이시 윌슨이 김연아 선수를 전세계에 관중을 몰고 다닌다며 20여 년 전의 영웅 카타리나 비트에 비견한 것은 아시나요?
다 몰라도 좋습니다.
팬들인 우리가 김연아 선수도 지키고 주얼스 그 후진들도 지키겠습니다.
다만 잘못된 정보로 값싼 관심을 끌려 하지 마십시오. 시청률을 원한다면 팬들이 몰려가서 칭찬과 선물과 광클과 찬양을 줄 사안이 있습니다.
제2의 제3의 김연아를 꿈꾸며 외롭게 빙판을 타는 우리 주니어/노비스 선수들을 위한 캠페인을 벌여 보십시오. 그들에게 훈련장을 주라고 방송해 보시고 돈이 없어 해외 원정 경기 경험을 쌓지 못하는 사정을 방송하시고 스폰서를 연결해 주십시오.
1998년 외롭게 단신으로 LPGA에 도전하여 10년만에 최연소로 명예의 전당에 오른 박세리 선수, 1979년 양궁이라는 생소한 종목의 세계 선수권자가 되면서 24년간의 한국 양궁 세계 지배의 시발점이 되었던 김진호 선수처럼 우리 김연아 선수도 현역 은퇴 5년 뒤에는 세계 피겨 명예의 전당(존재 여부도 모르셨겠지만 오서 코치와 트레이시 윌슨(안무 담당 데이빗 윌슨과는 다른 분입니다. 오보가 나가지 않기를 원하므로) 코치가 2009년 명예의 전당 헌액 후보에 올라 있습니다.) 에 오를 존재라는 것을 다 몰라도 좋습니다.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 김연아 선수에게 힘이 되는 긍정적 보도를 어쩌면 신입 기자시라면 제 아들 뻘이실 그 분들에게 삼가 조아려 부탁드립니다.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펌)하늘의 선물 김연아선수는 누가지키나요?(긴글)
연아지키기 조회수 : 380
작성일 : 2009-02-10 11:30:43
IP : 121.166.xxx.103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ㅠㅠ
'09.2.10 12:09 PM (211.196.xxx.202)좋은 글이네요.
우리나라 언론 진짜 반성 좀 해야 돼요.2. 깊푸른저녁
'09.2.10 12:55 PM (118.219.xxx.158)진짜 열통 터지는 일이지 말입니다.. 제발 뭘 알고나 지껄이던지.. 어떻게 자국 선수를 이런식으로 함부로 대하는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