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사제단이 발표한 시국 선언문 전문

오마이 펌. 조회수 : 321
작성일 : 2009-02-03 11:06:43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을 쓸어 내리네요.
읽어보시고 많은 곳에 퍼 날라 주셔요.

.....................................




다음은 이날 사제단이 발표한 시국 선언문 전문이다.





"'환난상휼'과 '공생공락'의 믿음을 깨뜨린 죄"



<재앙과 파국의 대한민국>

"헤로데는 두 살 이하의 사내아이를 모조리 죽여 버렸다. 이리하여 '라마에서 들려오는 소리, 울부짖고 애통하는 소리, 자식 잃고 우는 라헬, 위로마저 마다는구나!' 하신 말씀이 이루어졌다."(마태 2,16-18)


세상과 동고동락해야 할 교회의 운명

1. 대한민국에 벌어지고 있는 엄청난 일들을 괴로운 심정으로 바라보면서, 우리는 세상의 기쁨과 희망, 슬픔과 고통을 나눠서 그야말로 동고동락해야 하는(사목헌장1항) 교회의 운명을 새삼 무겁고 절박하게 깨닫습니다.

2. 용산 참사는 과연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또 파국의 종점은 어디인지 국가구성원 모두에게 질문과 충격을 던진 무서운 사건이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우리 사제들은 대한민국에 덮친 재앙과 불행의 현실에 대해서 경고와 호소의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공권력에 대한 근본 질문

3. 먼저 국가와 공권력의 존재이유를 따져보고 싶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입니다. 공적인 것(Res publica)은 바로 국민의 것(Res popoli)라는 대원칙을 성립시키는 나라가 민주공화국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행복을 위하는 바른 정치가 공화국 탄생의 근본 동기입니다. 그런데 오로지 몇몇 부자들을 위해 대다수 국민의 생존을 무너뜨리려 한다면 이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용산 참극에서 나타났듯이 국민을 국민으로 대하지 않고 서슴없이 폭력을 저지르는 이명박 정부의 공권력은 정당성을 잃어버렸습니다. 반성하지 않는 경찰과 진실을 감추는 검찰을 두둔하고 있는 대통령의 모습은 더욱 우리를 슬프고 울분에 떨게 만듭니다. 유감스럽지만 1987년 어느 대학생의 죽음의 진실을 왜곡하고 은폐했던 일 하나로 철옹성 같던 군사독재정권이 붕괴되었다는 점을 상기시켜 드려야겠습니다.

국가가 국민의 행복은 물론 생명마저 서슴없이 빼앗고 또 이를 법률, 질서, 공권력의 이름으로 정당화시키면서 이에 항의하는 연대를 외부세력, 테러집단, 좌파로 규정하는 현실을 우리는 도저히 용납할 수가 없습니다.



불안과 염려

4. 도대체 대한민국을 어디로 이끌고 가려는 것입니까? 사방에서 들려오는 통곡과 비탄 그리고 한숨소리에 우리 사제들은 불안과 두려움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국민 분열의 죄

4-1. 경제위기를 불러일으킨 것도 대통령의 책임이지만, 함께 가난해지고 함께 넉넉해지는 '환난상휼'과 '공생공락'의 믿음을 깨뜨린 죄는 더욱 무겁습니다. 하필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부자들의 세금을 우선 걱정하고, 의혹과 우려를 윽박질러가며 극구 미국축산업자들의 이해와 요구를 편드는 등 국민의 마음에 불신과 분열의 상처를 낸 일은 일일이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잦은 거짓말이 불신의 병을 키웠습니다. 손바닥 뒤집듯 대담하고 뻔뻔하게 말을 바꿀 때마다 국민의 자존심은 무참히 짓밟혔고, 대한민국은 양심과 영혼을 잃어버렸습니다. 배려와 연대, 참여와 책임, 정의와 중용처럼 금세기 한국사회가 추구해야 할 가치는 완전히 무너졌고, 반대로 반칙과 불공정, 편법과 탈법 등 강도의 윤리가 득세하는 도덕 파탄시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역사왜곡과 폄하의 죄

4-2. 가장 뻔뻔스런 거짓말은 역사 왜곡입니다. 건국 60년을 운운하고 4.19 혁명을 데모라고 깎아내리며 동영상 교과자료에서 80년 광주민주화운동과 6.10 항쟁은 언급도 하지 않는 등 한국사회가 희생과 투쟁으로 일궈낸 귀중한 역사를 노골적으로 경멸하고 있습니다. 이런 파렴치한 기세라면 헌법이 명시하는 3.1 운동과 4.19 혁명의 민주이념마저 부정하여 국기를 흔들 것이며 사찰과 도청, 감시, 연행과 고문 등 민주 양심세력에 대한 본격적인 탄압에 나설 것이 분명합니다.


민족분열의 죄

4-3. 화해와 상생의 남북관계를 일거에 무너뜨린 일은 이명박 정부가 저지른 숱한 실정 가운데 가장 절망스런 일입니다. 이는 국제사회의 조롱거리이며 민족공동체 앞에 중대한 범죄입니다. 급기야 대결상태를 해소하는 모든 합의사항과 남북기본합의서의 서해 해상군사경계선에 관한 조항까지 폐기될 지경입니다. 남북관계는 최악의 국면에 이르렀는데, 경제위기에다 전쟁위기까지 불러일으키면서도 남북 관계쯤 망해도 좋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니 통탄할 노릇입니다.



민주주의 파탄의 죄

5. 현 집권세력이 원하는 궁극적 목표는 민주주의의 근본토대를 완벽하게 붕괴시킴으로써 부당한 권력을 영구히 사유화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소통의 도구인 방송과 인터넷 장악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공영방송과 은행 등 각종 공적인 가치들을 재벌이나 족벌신문에게 나눠주려는 무수한 음모를 보고 있으면 불과 십년 전까지 우리 사회를 어둡게 만들던 독재 권력들의 뿌리 깊은 악행들이 되살아난 듯 섬뜩할 따름입니다.



선언과 호소

6. 어린이와 젊은이들의 꿈을 빼앗고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의 생존권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가치관의 일대 혼란을 불러일으킨 이명박 정부의 과오는 하느님의 존재자체를 부정하는 중대한 범죄임을 선언합니다. 그러므로 우리 사제들은 거룩한 분노로 맞서 저항할 것입니다.

7. 신앙의 소명과 역사의 책임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우리 사제들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공권력과 나라의 장래를 언제까지 맡기고 인정할 것인지 함께 고뇌를 나누시도록 부탁드립니다. 정의 없는 평화는 양들의 침묵일 뿐입니다.

8. 한국사회는 길을 잃고 말았습니다. 교만과 탐욕의 노예가 된 어리석은 통치자에게 더 이상 사람의 길, 생명의 길, 사람의 길을 찾아달라고 부탁할 수 없습니다. 국민의 힘으로 되찾읍시다.

2009. 2. 2 주님봉헌축일에
IP : 125.178.xxx.192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오마이 펌.
    '09.2.3 11:06 AM (125.178.xxx.192)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060387

  • 2. 토토
    '09.2.3 12:50 PM (115.129.xxx.44)

    글을 읽다보니 너무 답답한 현실이네요. 이러다가 국민들 모두 세상에 대한 회피 내지는 우울증 집단으로 걸리겠어요. 진짜 걱정됩니다.사람이 사람을 믿을때 비로서 행복을 느낄텐데.. 이렇게 국민을 우롱하니 어디에서 행복을 찾아야 할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74270 전자파 10마이크로와트 가 무슨 의미 인가요? 전자파걱정 2009/02/03 251
274269 이런 쇼핑몰 제가 어떻게 대적해야할까요? 2 배송부터 하.. 2009/02/03 549
274268 금값이 왜이리 오르죠 돌반지 하나 사야하는데.. ㅠㅠ 7 왜금이 2009/02/03 1,746
274267 두번째 임신후 계류유산.... 11 슬퍼요.. 2009/02/03 842
274266 MB 정부에 속지 않는 법.....패쓰도 무방 3 호시우행 2009/02/03 497
274265 요즘 F4의 인기를 뛰어넘은 배우 2 으음 2009/02/03 1,252
274264 르크루제 구성과 가격 봐주세요... 5 구입희망 2009/02/03 848
274263 미친xx 아닙니까 ? ...강호순 "'연쇄살인' 책 써서 아들에 인세 주고파" 19 이거 진짜 2009/02/03 1,623
274262 지갑잃어버린꿈 1 몽~ 2009/02/03 690
274261 2년간 집을 비웠더니 남편이 달라졌어요 56 어떻게해요 2009/02/03 13,286
274260 켈로그 뭔일 있어요? 콘프레이크에서 돌나와서요.. 뭔일? 2009/02/03 450
274259 미역국과 마늘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7 별사랑 2009/02/03 1,306
274258 황금불가마...살까요 말까요 8 괜시리 2009/02/03 887
274257 얼굴에 식은땀이 자꾸나요.. 2 ㅠ.ㅠ 2009/02/03 349
274256 부자들에게는 돈을 불려주고 빈자에게는 고통을 돌려준다 5 구름이 2009/02/03 810
274255 신혼집 얻기 힘들어요~ 12 ^_^ 2009/02/03 1,548
274254 아침 신문 솎아보기(2009년 2월 3일 화요일) <중앙 문창극 "김석기 살려야 한.. 1 세우실 2009/02/03 262
274253 하이패스설치시 추가 비용 내나요? 2 운전만 하는.. 2009/02/03 866
274252 식빵.. 만들어먹고싶어요 7 제빵기 2009/02/03 956
274251 오늘밤, MBC 'PD수첩'을 주목하라 4 세우실 2009/02/03 1,075
274250 강씨 사진 공개로 공익신문된 조선·중앙 2 세우실 2009/02/03 528
274249 사제단이 발표한 시국 선언문 전문 2 오마이 펌... 2009/02/03 321
274248 2주동안 공부할 교과서를 버렸어요 7 치매 2009/02/03 721
274247 친한 친구의 축의금 문제- 4 치우 2009/02/03 719
274246 인공수정 하신분들 비용이나 과정이?? 12 늦은맘 2009/02/03 1,214
274245 강호순 "아들 위해 책 출판하겠다" 29 세우실 2009/02/03 1,411
274244 조흥은행 통장 잔고에 남아 있는 천삼백원 7 찾고 싶은데.. 2009/02/03 1,520
274243 친정엄마가 주신 그릇(내취향 아님) 어찌할까요? 8 고민녀 2009/02/03 986
274242 용산참사에 미국사례를 적용하신다? 5 글로벌검찰이.. 2009/02/03 349
274241 형부 칭찬해주라는 언니.. 20 동생 2009/02/03 2,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