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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잡스러운 것보다는 외로운게 낫다
혼자 해보는 생각입니다.
만약 그때 이혼 안했더라면 얼굴도 모르는 시아버지 제사 모신다고
혼자 온집구석을 치우고 상차리고 난리피우고
손도 까닥안하는 손위 시누들 먹을 거 싸주고
별로 예쁘지도 않는 시조카들 세뱃돈 챙겨주고
다 돌아가고 나면 뻗었다 별로 반갑지도 않는 친정식구들 만나
30분 떠들다 내내 묵은 찌꺼기로 싸우고
그런 명절이 지나고 파김치된 몸으로 또 일터로 돌아가고
그랬을터지요.
혼자 차리는 밥상이라도 내 몸에 들어가는 거
정성스레 만들어 먹고
신문을 친구삼아 먹는 밥이 식구들 뒤치닥거리에 몇 번이고
일어나야하는 밥상보다는 낫지요.
다시 결혼한다?
죽어도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결혼을 하든 안하든 그건 선택이고
선택을 한 이상 책임을 져야하는게 인생이고 보면
어떨 땐 사는게 고통이고 무거운 짐처럼 여겨집니다.
이런 마당에 결혼이라는 번잡스러운 관계들이 더 짓누르니
과연 결혼, 가족 이런 것들이 우리 머리속에 얼마나 지독하게 눌러앉아 있나싶군요.
엄마 형제들도 한 시간이상 같이 있으면 갑갑합니다.
엄마의 끊임없는 잔소리와 엄마 역시 혼자 살면서 무슨 집착이 그리 많은지
집구석구석마다 쌓아둔 짐이며 지저분한 걸레하며 냉장고 속에 먹지도 않을 거
무에그리 쌓아뒀는지.....
엄마의 집착과 욕심은 하늘을 찌르는 듯합니다.
설날이기보다는 제겐 휴가입니다.
낮잠자고 텔레비보고 하늘보고 강아지들과 산책하고 책보고
딩굴딩굴하는 삼일의 휴가가 하루 절반만 남아 아쉽습니다.
다들 설후유증으로 고생하실터인데 약올리는 건 아니구요,
혹시 주변에 싱글로 있는 가족 걱정일랑 하지마십시요.
혼자서 뭔 청승을 떨고 있나하구요,
전혀 걱정하실 일 없습니다.
잘 놀고 있어 되려 배신감 들겁니다.^^
그리고 결혼하라는 말도 하지마셔요.
결혼, 그거 정말 권할만 합디까?^^
1. 저는...
'09.1.26 4:08 PM (119.149.xxx.19)결혼 11년차... 두번째로 설날 시댁에 안내려갔네요...
첨엔 만삭이어서 못갔구요...
남편한테 제발...이번 딱 한번만이라고 부탁했어요..해보고 싶은대로 하고 싶어서요..
시댁이 제주도라서요..비행기값도 너무 많이 들고 표도 구하기 힘들었고..
(사실 공식적인 핑계구요..시부모님도 이해해주셨네요..이 이유로)
남편혼자 보내고 아이들은 친정에 있고 저 혼자 이시간까지 집에 혼자 있어요.
(친정 친척들한테 혼자 안갔다고 하면 욕먹을듯 해서...친정에도 안가고요)
12시에 아침먹고...집안정리도 하고...편하게 있어요..
넘 좋아요....주부들 정말 가끔...한번쯤 해보고 싶은대로 해보면 어떨까 싶어요..
물론 한달전부터 남편 화내고..끊임없이 주입했어요. 제발 부탁이라고..
이번엔 정말 정말 가기 싫다고..
(가면 떡국혼자 20그릇 끓여대고...양말 뒷굼치에 구멍날정도로 일해요..
아랫동서는 친정이 제주도라 오후에 바로 친정 가버리고
전 명절당일 친정으로 못오니 시댁 고모님들 다 오면
저는 친정도 못가고 치닥거리 혼자 다하거든요..여자들이 그리 많아도 아무도 안도와줘요...)
맘이 참 불편할줄 알았는데...정말 자유부인이 따로 없네요..
그동안 불합리하게 고생했던게 적금처럼 남아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이럴때 합리화할수 있으니까요..암튼...저도 참 용기 있었다고 생각들구요..
가끔 이런 일도 있어야 한다고 봐요..내년엔 즐거운 맘으로 갈수 있을꺼 같아요..
물론 다녀오면 또 파김치되어 오겠지만요..^^2. 부럽
'09.1.26 4:57 PM (119.67.xxx.194)아 부러워요 ㅠㅠ... 결혼은 할짓이 못된다는게 제 생각...
특히 여자는.... 혼자 15인분 설겆이 하느라 오전 내내 다보내고 나니 또 점심... 헉
눈앞이 핑도는게 어지럽더군요 하도 서있어서...3. 고즈넉해
'09.1.26 5:48 PM (122.36.xxx.224)저두 백만년만에 첨으로 혼자 명절연휴보내고 있는데요 진짜 너무너무 좋네요.
나없으면 안되는줄알고 그동안 꾸역꾸역 내려가 엄마힘들까봐 올케들만 시킨다 할까봐 연휴내내 일만하다 오곤했는데,
이건아니다싶어 올해 과감히 친구들과 여행간다고 뻥치고 이렇게 고즈넉이 연휴를 즐기고 있네요
아침에 만두넣어서 떡국도 끓여먹고 유과랑 강정사다놓고 그동안 밀린 미드보면서 나는 행복한데 아마 부모님은 또 짠하게 생각하시겠죠?4. 정말
'09.1.26 6:26 PM (220.75.xxx.15)울나라 연휴 이 휴유증...
이젠 고쳐지고 좀 바꿔져야하는거 아닌가요?
며느리가 무슨 죄라고?5. 원글님
'09.1.26 9:15 PM (61.84.xxx.168)같이 이혼후 명절 혼자 10년을 보냈어요 전 명절이 싫었는데,,
그날은 유독 더 외롭고 친구들도 가족과같이있고 만날사람도없고
세상에 혼자있는듯한 외로움이 너무 몸서리쳐졌는데
윗분님은 즐기시는군요
지금 재혼한지 4년 ,,명절 며칠 힘들지만 전 윗분님들처럼 혼자즐기는기분을
음식을하며 맛있게 먹어주는 가족들을 보는 즐거움으로 바꿨읍니다
이것이 사는기분이 더 드는건 저만그런지 모르겠네요
이번 명절은 음식을 넉넉히해서 친정도 가져갔어요
양쪽부모님 올해는 저때문에 음식안해서 너무편하다며 칭찬 많이들었구요
밤에는 미안해하는 남편이 안마도해주구요 고작 3~4일 고생했는데
돌아오는 행복은 더큰듯하네요
주워진상황을 즐기는것이 현명할듯합니다,,
결혼을하든 혼자이든,,전혼자일때 그것을 즐길줄을 모른듯합니다
그래서 지금이 더행복하네요6. 로얄 코펜하겐
'09.1.26 9:41 PM (121.176.xxx.126)맞아요, 사람은 생긴것 만큼 성격들도 틀려서 외로운거 못참는 사람이 있으면 혼자 보내는 시간을 갈구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개성이 강하신 분들이 주로 독신생활을 좋아하시지요.
7. 저도
'09.1.26 10:23 PM (125.178.xxx.15)차라리 바쁜게 나은거 같아요
음식해서 나누고 명절을 즐기는거....
제사음식한다고 하루종일 전이며 나물이며 ...설겆이며...여러사람 보며 보내는게
차라리 마음이 편해요
어짜피 해야될일 피하면 마음이 더 무겁더라구요
이제는 시부모님들 다 돌아가시니 시댁이 없어진거 같아요8. .
'09.1.27 11:00 AM (125.53.xxx.194)애기만 들어도,,휴,,,
9. 또 싱글
'09.1.27 11:19 AM (211.39.xxx.250)혼자 있으면 아픕니다.그래서 남 당직 서주면서 일합니다.아프면 말짱 황입니다.
10. 남편과
'09.1.27 11:24 AM (125.186.xxx.114)정말 처음으로 호젓한 휴일을 보내니 살 것 같아요.
시부모님 다 돌아가시니 형제들도 그냥 편하게 각자 지내고
명절 아닐때 시간 되는 형제들 가끔 식당에서 밥먹자고 만나기로 했어요.
그래서 남편과 리조트에서 여유있게 보냈어요.
리조트호텔에서 저녘을 먹는데 온통 외국인들 뿐이라 꼭 외국 같더군요.
와인마시고 하얀눈맞으며 산책하고 아주 늦게 그다음날 일어나 스키타고
아유...이게 굼인가 생시인가 마구 고집어 봤어요.
제게 이런날이 있으리란건 상상도 못해봤어요.
남편도 기분이 괜찮은지 내년에도 이렇게 하자라고 합니다.
말하긴 민망스럽지만 시부모님이 다 돌아가시니
이런일이 다 가능하네요.11. 절대동감
'09.1.27 11:42 AM (218.152.xxx.207)혼자지만 아쉬운 것도 없고 설날 부모님 만나러 가는 것도 이핑계저핑계 안 갔어요. 넘 좋아요. 사교성이 없는 거는 아니지만 사람 많은 데 있다 오면 너무 피곤해요. 저 같은 사람은 혼자 사는 게 좋을 듯. 사람이 북적대는 데 있어야 기운이 더 나는 사람들도 있더라구요. 그런 분들은 결혼 하시는 게 더 행복하시겠죠.
12. .
'09.1.27 11:50 AM (122.32.xxx.21)원글님과 같은 심정입니다. 휴가같습니다 ㅎㅎ 번잡한거 절대 노땡큐..
13. ,,
'09.1.27 12:25 PM (121.131.xxx.50)원글님 같은분은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나쁘게만 듣지 마셔요.
저희 친정엄마도 결혼을 하지말았어야 할 사람이거든요.
얼굴도 모르는 시아버지 제사?
시아버지면 차라리 가깝죠.
얼굴도 모르는 시댁조상들 제사 지내는 집이 얼마나 많습니까.
저희도 그래요. 누가 얼굴알고 제사 지내겠어요.
그래도 저는 결혼전 놀러다니던 명절연휴 사라지고 일년에 제사 몇 번 치르는거땜에 결혼한 거 후회는 하지 않아요.
세상에는 이런사람 저런사람도 있다는거...
정말 결혼은 필수가 아니에요.
자기 스타일에 따라 충분히 행복한 결혼, 충분히 행복한 싱글이 있다는 생각입니다.14. 연휴 말일
'09.1.27 1:11 PM (124.49.xxx.249)육체 노동 보다 더 괴로운 정신 노동 후에
겨우 하루 쉽니다.
위의 '남편과'님 처럼 언젠가 그런 날이 올까 싶습니다.15. 굳세어라
'09.1.27 2:19 PM (124.49.xxx.34)시간을 되돌릴 수 없으니 되도록 후회는 삼가하려고 하는데.. 사실 저도 처녀때가 그립습니다. 저야 워낙 사춘기적부터 친척집에 간적없으니 명절만 되면 완전히 제 집이 되는 집에서 TV도 내마음대로 밥도 먹고 싶은대로 먹고 했던 기억이 그리고 늘 복잡하던 서울 교통은 서울 어딜가나 한산해서 남들 다 내려간다고 바쁘다고 할때 저는 너무너무 좋아라 했던 기억이 선하네요. 그래서 꼭 서울남자 만나 결혼해야지 했는데 그건 제 마음대로 안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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