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일찌기 아버지 여의고 홀로 되셔서 여태껏 사남매(2남2녀)를 키워오셨어요.올해 일흔둘.
유독 막내인 나하고 그렇게 많이 부딪힐수가 없었는데
청소년기를 지나오면서 엄마의 삶이 안스럽고 감사하긴 한데 삶의 수단으로 술을 마시는게 아니라
나중에는 엄마가 술에 쩔어 사는 모습도 싫었고
아무튼 혼자 역경을 헤쳐오시면서 제가 느끼기엔 너무 강한 아집이 있어요.
예를들어 다 큰(결혼한) 딸 집에 오셔서 음식을 하시는데
온사방을 닦던 행주로 요리할 냄비 안을 닦으시길래 '엄마.이렇게 하면 더 안좋다'고 말씀드리면
너무 화를 내시고 신둥(?)거리고 토라져 들어가버려요.
다른 사람 말을 들으려하지 않아요.
같이 지내면 이런 일이 비일비재 합니다.
그런데 애증이라고..저랑 엄마는 만나면 미묘한 감정으로 서로 신경질내고 싸우면서도
사랑하는 맘은 또 너무 깊어요.
엄마는 어려운 환경에서 저희들을 키우면서 한번도 우리를 사랑 안한다는 느낌은 받은적이 없어요.
아마 그렇기때문에 저도 이렇게 괴로운것이지요.
그런데 지금은 모두 출가한 상태라 시골서 혼자 사세요.
형제들 사는게 그닥 넉넉치가 않아 오빠 둘은 용돈을 거의 못드리는 형편이구요,
(명절때 10만원 내지 20만원 정도 드린다는건 알고있어요.일반 제사때는 빼구요.)
아니 넉넉치가 못하다는것보다 저같이 엄마에게 꼭 드려야한다는 생각을 못하는것 같아요.
전 그 생각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지는 않구요.
왜냐면 올케언니들도 마음이 여유롭지 못하면 시어머니한테 꼭 드린다는 생각은 못할테고
자기들끼리 잘사는것만도 저는 효도라 생각하는 사람이라 오빠 두분한테 원망하는 마음은 조금도 없어요.
그래서 언니와 저가 매달 일정하게 용돈을 보내드리고 있는데
언니는 5만원 내지 10만원,저는 매달 20만원씩을 보내드리고 있어요.
전 20만원씩을 보내드리면서도 항상 맘속으론 더많이 못드리는게 늘 안타깝고 그래요.(남편 동의하)
엄마가 우리 키워주신거 몇만분의 일도 안되는 돈이고
다른 형제들이 많이 안드리기 때문에 주축이 되는 제 돈이 너무 적게 느껴지기때문에요.
엄마는 매일 동네 어른들과 화투도 치시고 그렇게 어울려 지내는데
제가 용돈 보낸날 전화를 드리면 꼭 옆에 분들 들으라는 뜻으로
목소리 톤을 높이시며 니가 너무너무 많이 보내줘서 고맙다,하시며 얼마나 가식적으로 얘기하시는지.
그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매달 그러니 제가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어요.
그 말을 저하고 둘이 있을때만 얘기하면 저도 드리고 기분도 좋고 한데
남들한테 얼마나 생색내며 말씀하시는지 또 저 스스로 50,100도 아니고 달랑 20만원을 드리는데
그걸 남들한테 부풀려 한 50씩 얘기 하시나봐요.
전 그게 너무 싫구요.
그리고 어제는 큰 올케언니랑(인근에 사세요) 설 장을 보고 오셨는데
제가 전화 드리니 올케언니 들으라는 식으로 니가 준 돈으로 장을 봤다느니...하시는데
제가 돌아버리는줄 알았습니다.
상황이 어떻든간에 돈 안주는 사람 앞에 두고 그런말 하는 엄마가 전 너무 싫었어요.
이런게 한두번이 아니니 어젯밤에 제가 전화해서 앞으로는 사람들 있는데서 자꾸 그런말 하지 마시라고 하니
난리난리 하시는거예요.
에미가 뭐가 그리 잘못했냐...면서.그럴거면 다음부턴 용돈도 보내지 말라시며.
전 엄마 ..엄마가 옳다 생각되어도 다 큰 딸이(제 나이 40) 이런 얘기 하면 나도 뭐가 잘못된건가..한번
생각해 볼줄도 알라고.
그랬더니 엄마 자신은 무식해서 잘 모른다고..ㅠㅠ
이거 한평생 사신 엄마는 분명 안바뀌는건데 제가 어떻게 맘조절을 해야할지.
그래도 엄마가 밉거나 하지는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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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하고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조회수 : 562
작성일 : 2009-01-21 12:08:29
IP : 122.100.xxx.6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9.1.21 3:25 PM (218.51.xxx.177)님 마음 이해되요..
저도 엄마가 좋다가 무작정 남 흉보고 아집피울때 그리고 장단 안맞춰주고 바른말 한마디하면 뭐하시다가도 휭 집어던지고 들어가시던지 아님 고래고래 소리지러든지 아님 내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암도 모른다는 레파토리........
후......정말 가슴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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