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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미워요

속 좁은 나 조회수 : 1,697
작성일 : 2009-01-19 23:21:12
오늘 일이 있어 남편과 인사동에 갔다가 시어머니 옷을 한 벌 샀어요.
시어머니는 제작년 돌아가신 시아버지께서 살아생전 어머니 속옷부터 겉옷까지 모두를 사주셨다고 하네요.
그런 시어머니가 안쓰러워서 였는지 남편이 오늘 시어머니 옷을 한 벌 사자고 하더군요.
결혼 13년차 지금껏 제 옷 한 벌 사준 적 없는 남편.
아이들, 명절에 입을 한복이라도 한 벌 사려 하면 무조건 반대하던 남편이 시어머니 옷은 사드리자고 하네요.
저는 흔쾌히 허락을 했습니다.
그런데 왜 제 마음이 이렇게 허전한걸까요?
오늘 저녁 시누이 와서 시누네 아이 한 복 샀다고 자랑하고
우리집 귀남이는 한복도 한 벌 얻어 입지 못하는 처지이고...
지금 저 눈물나요.
남편이 미워서 미치겠어요.
저 나쁘죠? 아주 많이 나쁘죠?
임신해서 먹고 싶은 것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아이 출산할때도...
결혼해서 지금까지 서운했던 모든 것이 자꾸 떠오르네요.
특히 아이들한테 인색하게 했던 것들이 생각납니다.
얼마전 친구, 남편과 사별해서 건강이 최고라 생각하였는데,
지금 생각하니 모든 것은 나 죽으면 끝이라는 생각에 남편한테 서운한 것이 물밀듯이 밀려옵니다.
돈이 없어도 본가에는 항상 후덕한 남편.
나와 우리 아이들 주려가며 시어머니, 시누이들한테만 베푸는 남편이 싫어요.
너무 너무 효자라서 저와 아이들은 힘들어요.
명절때 시누이는 그 시댁 안가고 친정가는데 저희는 4일 전부터 가자고 하네요.
오늘 저는 남편이 미워죽겠어요.
저 너무 속이 좁지요?
오늘 마음이 편치 않아 절에도 다녀왔건만 제 마음을 다스릴 수 없어 괴롭습니다.
IP : 211.178.xxx.252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9.1.19 11:27 PM (122.16.xxx.177)

    홀로계신 엄마가 얼마나 눈에 밟히시겠어요.
    원글님은 미우나고우나 남편이 있쟎아요.
    울엄마 늘 하는 말씀이,잘났으나 못났으나 그래도 남편그늘이 최고라고 그러시더라구요.
    더구나 시아버지께서 속옷부터 죄다 사 주셨다니 남편 마음이 쓰일만도하네요.
    원글님이나 아이들에게 얼마나 못 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어머니 살아 생전에는
    너그럽게 이해 해주세요.
    그리고, 사람들은 부모자식간이라도 마음을 털어놓지않으면 모른답니다.
    남편에게 말씀하세요.
    이래저래서 내 마음이 이렇다고.... 남편을 비난하는 어투로 하지 마시구요,
    그냥 원글님 감정만 전하세요.
    그만 속상하시구요.
    억지로라도 웃으면 행복 해진대요^^

  • 2. 남편
    '09.1.19 11:28 PM (59.31.xxx.183)

    정말 밉네요. 저같으면 화를 삭이지 못해서 한바탕 퍼부어야할 것 같아요.

  • 3. 원글님
    '09.1.19 11:30 PM (125.190.xxx.48)

    남편가고 나면 불쌍해질텐데...
    미리 좀 챙겨주면 안되남..
    마누라한테 좀 살아서 잘해주지..
    나중에 죽어서 후회하지 말고,,,
    시아버지는 그래도 시어머니 속옷이며 겉옷 몽땅 사줄정도로 사랑이라도 받았지.
    지금 곁에 사는 마누라랑 자식은 뭐냐고..
    에휴...쯧쯔쯔...

  • 4. ..
    '09.1.19 11:32 PM (121.134.xxx.78)

    여보 나도 남편님이 사주시는 옷 한벌 살아 생전에 받아보고 싶어... 라고 말해 보심이..
    원글님 너무 속상하시겠어요...

  • 5.
    '09.1.19 11:35 PM (125.186.xxx.143)

    음..왜 아버지를 안닮은거냐고 해보세요.

  • 6.
    '09.1.19 11:41 PM (121.169.xxx.32)

    제 생일이 명절전날인데,저한텐 암것도 없는 남편이
    시누이 데리고 나가서 옷사주고 들어왔습니다.
    전부치다가 골방으로 들어가 밤새 열불내다가 이튿날 제사 지내자마자
    친정으로 갔네요. 지금도 그래서..명절이 웬수 같아요.
    장모한테 왜 이럴때 낳으셨냐고 해서 더 피터지게 싸웠습니다.
    평일이어도 안챙길 인간이..
    세월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아요.
    남편생일은 국경일처럼 따박따박 챙기러 들이닥치는 시댁식구들...
    이젠 생일상 안차린다고 선언했더니 국만 끓이랍니다.

  • 7. 그래서..
    '09.1.19 11:43 PM (121.169.xxx.32)

    어쩔수 없이 제생일은 제가 거하게 쏩니다.
    거금으로..남편 약올려주려 했더니 오히려 잘했어 하며
    무심하게 답하네요. 그래서 더 약올라요.

  • 8. 웃음조각^^
    '09.1.19 11:52 PM (203.142.xxx.42)

    원글님! 남편 옆구리 쿠욱~ 찌르세요.

    엎드려 절받기일지라도 꼭 챙겨받아 버릇 하세요.
    "어머님은 아버님이 속옷도 잘 챙겨주셨다는데.. 당신은 안혀?"하면서요.
    그래야 나중에 알게모르게 습관됩니다.

    지금 좀 서러울지라도 꼭꼭꼭 옆구리 쿠욱! 찔러서라도 받아두세요.

  • 9. ..
    '09.1.19 11:59 PM (125.177.xxx.163)

    속상하시겠네요.

    그냥, 여유 있으시면 본인이 직접 갖고싶은거 사고 즐겁게
    지내세요.
    비자금도 좀 조성하시구요. ^^

  • 10. 음 .
    '09.1.20 12:21 AM (119.149.xxx.180)

    글 읽는 내가 다 속상하네요.
    아니 왜.. 4일 전부터 본가에 가나요.. 혼자 가라 하시고.. 원글님은 따로 가세요.

  • 11. 미쳐요
    '09.1.20 7:02 AM (119.65.xxx.120)

    정말 저도 속상하네요
    다른 어떤 이는 효도 하라고 마누라만 긁어대는 사람도 있는데
    남편분이 알아서 해주는 것도 사실 조금 고마운 거랍니다
    남자들 습성이 그런듯 해요
    자기 아내는 그러려니 하는 것 말이죠
    효도 많이 하라고 하시고
    님도 님을 챙기면서 사세요
    그건 시어머님 복이라고 생각하시고
    남편한테 쪽지라도 써서 서운했다고 표현하심도
    님의 마음을 진정시키는데 조금 도움이 될것 같네요
    서운한 건 서운한 거니까
    남자들은 잘 모른데요 ...서운하다고 알려줘야 안다네요

  • 12. 쓰리원
    '09.1.20 8:52 AM (121.157.xxx.37)

    전 남편에게 말했어요.

    <여보~ 내가 너무 약해졌나봐요.
    당신 보기엔 몸이 뚱뚱해져서 미련해 보이겠지만(평소 남편생각이 비만=게으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애낳고 근육은 다 빠지고 지방만 있어 그런건가...
    여지껏 결혼생활11년동안 스트레스가 쌓여서 해소를 못해서 그런건가...
    아무것도 아닌것에도 분노가 나네요.
    어떻게 할 줄 모르겠고,
    얘들 밥만 늦게 먹어도 욕설이 나올라해요.(저는 평소 욕설을 입에 담는것도 욕설을 듣는것도 아주 싫어하는 사람이에요.)
    어쩌다가 나는 이런사람이 되었는지...
    피곤하고 화가 치밀어서 힘들어요.
    내가 당신 마음에 안들고 부족하더라도 이해하세요.
    난 최대한 버티고 있는거에요.

    평소 맥주도 잘 안마시는 제가 맥주 두병을 마시면서 했던 말이네요.
    남편 놀랬는지...
    청소 잘 안해도 요즘은 잔소리안합니다.
    (남편은 아침에 베란다에 널어놓은 빨래 퇴근까지도 걸려있으면 길길이 뛰는 사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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