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고윤희의 발칙한연애]‘결혼 인연’과 ‘연애 인연’

리치코바 조회수 : 835
작성일 : 2009-01-05 15:55:39
[고윤희의 발칙한연애]‘결혼 인연’과 ‘연애 인연’
입력: 2009년 01월 04일 19:28:58

8년을 죽자 사자 연애하던 친구가 애인이랑 헤어진 지 3개월 만에 다른 남자랑 결혼을 한다며 청첩장을 보내왔다. 친한 후배 녀석은 10년을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 날짜를 잡고 예식장까지 섭외했는데 얼마 안가 양쪽 집안 문제로 헤어졌다. 남자는 헤어진 지 한달 만에 만난 새로운 여자랑 그 전 여자랑 잡아놓은 결혼식장에서 그 날짜에 결혼식을 올려버렸다. 결혼식장에 들어선 사람들은 신부가 바뀌어 있어 깜짝 놀랐지만 아무도 말을 하지 못했다. 남자친구의 사과만을 기다리고 있던 전 여자친구는 그 소식을 듣고 기절해 쓰러졌다.

종종 결혼의 인연과 연애의 인연은 따로 온다. 심지어 자식과의 인연도 따로따로 오는 사람도 있다. 연애는 순자하고 하고 결혼은 민자하고 하고 애는 경자하고 사이에서 낳는 그런 사람 말이다. 운이 좋은 사람은 연애와 결혼과 자식의 인연이 한 줄로 쭉 이어진다. 이렇게 한 줄로 모든 인연이 쭉 이어지는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그렇지 않은 쪽보다는 맘 고생이나 몸 고생이 덜할 수밖에 없어 운이 좋다고 표현하게 되는 것이다.

연애는 사랑이지만 결혼은 인연이다. 결혼의 인연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아무리 서로가 좋아 죽고 오랫동안 연애를 해도 결혼의 인연이 없으면 결혼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결혼의 인연이 있으면 만난 지 한달 만에 결혼을 해도 아들 딸 쑥쑥 낳고 잘 살아간다. 결혼의 인연은 사랑과는 별개의 문제이다.

우리 엄마와 아빠는 서로 성격도 안 맞고 너무 안 어울린다고 평생 생각해왔다. 같이 있으면 너무 잘 안 맞아 보여 올해 결혼 40주년 기념으로 엄마를 조금 편하게 해 드리려고 내 집으로 모시고 왔다. 아빠는 지독한 편식쟁이라 세끼 밥을 새 밥에 새 국에 누룽지까지 올려야 식사를 하시는 분이다. 그런 아빠 때문에 평생을 밥 해대느라 고생하신 엄마에게 효도하는 셈 치고 밥을 전혀 못하게 하고 내가 요리를 다 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엄마의 안색이 눈에 띄게 안 좋아지고 살이 쭉쭉 빠지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집에 가고만 싶어 하셨다. 엄마가 집에 내려가시고 난 뒤, 약 2주 후에 나도 엄마를 따라 집에 내려갔다.

엄마는 아빠가 드실 누룽지를 긁고 계셨는데, 2주 만에 얼굴이 몰라보게 활짝 피어 있었다. 아빠에게 밥을 해주는 행위는 엄마의 정체성 그 자체이자,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유일한 행위였던 것이다. 그래서 엄마의 밥 외에 다른 사람이 해준 밥은 전혀 먹지 못하는 아빠가 엄마에겐 가장 중요한 사람인 것이다. 또 아빠도 엄마의 밥 외엔 다른 밥은 전혀 먹을 수가 없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엄마가 필요한 것이다. 부모와 자식과의 인연은 천륜이라 의외로 단순하게 강력하지만, 남녀사이의 인연은 수천 수만 갈래의 여러 갈래로 제각기 자신에 맞는 인연의 끈을 가지고 있다. 밥 때문에 잠시도 떨어지지 못하고 꼭 붙어사는 우리 부모님 같은 인연도 질긴 부부의 인연인 것이다.

아직 자신의 인연의 끈을 못 찾은 사람, 그리고 꼬인 인연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만해 한용운님의 ‘인연론’을 바친다. 함께 영원히 있을 수 없음을 슬퍼 말고, 잠시라도 같이 있을 수 없음을 노여워 말고, 이만큼 좋아해 주는 것에 만족하고, 나만 애태운다고 원망 말고, 애처롭기까지 한 사랑할 수 없음을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님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말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기하지 말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나는 당신을 그렇게 사랑하렵니다.- 만해 한용운

<시나리오 작가·‘연애의 목적’ 집필>  
출처:스포츠칸
IP : 118.32.xxx.2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65304 골프연습장 쿠폰 쓰실분 계실까요? 2 궁금해서 2009/01/05 312
    265303 맛있는 식혜 12 문의드립니다.. 2009/01/05 995
    265302 혹시 엘지전자 15kg 통돌이 세탁기 사용중이신 분 계신가요? 4 통돌이 2009/01/05 2,130
    265301 바람돌이 원래 목소리도 있어요,.. 2 추억의 만화.. 2009/01/05 381
    265300 변을 4~5일에 한번씩 봐요.ㅠㅠ 22 변비탈출 2009/01/05 1,236
    265299 갑자기 전자레인지가 고장나니 많이 불편... 4 전자레인지 2009/01/05 423
    265298 딸이 상품권을 가위로 잘게 잘랐어요.ㅠㅠ 9 악! 2009/01/05 1,572
    265297 백혈병환우회 "'너는 내운명', 정말 소설 썼다" 11 너는 내골수.. 2009/01/05 1,337
    265296 영어표현 알려주세요.. 4 영어때문에 .. 2009/01/05 368
    265295 유인촌 장관 "불법 방송파업 중단해야" 2 완장질즐 2009/01/05 189
    265294 요즘은 특목고에 진학못하면 sky입학 힘든가요? 16 7세맘 2009/01/05 1,986
    265293 국문학개론과 국문학사 책 추천해주세요. 3 오늘부터 2009/01/05 265
    265292 아들방에 놓을 옷걸이 구입처.. 2 옷걸이 2009/01/05 362
    265291 어느 나라 대통령의 명언록 7 ㅠ.ㅠ 2009/01/05 475
    265290 [고윤희의 발칙한연애]‘결혼 인연’과 ‘연애 인연’ 리치코바 2009/01/05 835
    265289 세상 참... 4 . 2009/01/05 633
    265288 라섹수술 저거..어느병원이에요? 2 82 2009/01/05 738
    265287 기부금영수증 떼러 갔다가 일장연설 듣다 14 영수증 2009/01/05 1,657
    265286 뼈가 부러졌을때 사골이랑 우족 중에 어떤게 좋은가요? 8 질문이요 2009/01/05 726
    265285 인터넷으로 룸싸롱 사이트 보니.. 5 화나요 2009/01/05 1,308
    265284 인강 문의 드려요 2 메가스터디 2009/01/05 552
    265283 검사비 어느정도 할까요? 13 수면 내시경.. 2009/01/05 617
    265282 국회를 위한 변명 리치코바 2009/01/05 104
    265281 남편 회사 사람에게 선물하려는데 뭐가 좋을까요? 7 분당아줌마 2009/01/05 509
    265280 경제문제가 이젠 뼈속으로 느껴진다. 1 ㅠ.ㅠ 2009/01/05 711
    265279 새해선물... 시누이 걱정.. 2009/01/05 155
    265278 생리양이 갑자기 10 걱정되요 2009/01/05 1,277
    265277 [경향 펌] 한반도 대운하를 위한 사전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1 희망찾기 2009/01/05 214
    265276 40평 이상 아파트 사시는분들.. 19 .청소. 2009/01/05 6,994
    265275 MBC는 대운하다 - 김종배 시사평론가 2 -_- 2009/01/05 4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