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산골에서 라디오 21 노혜경님 멘트를 들으면서 글을 씁니다.
종일 만두빚고 떡만들고 묵은빨래 몇번씩 해 널으면 김치찌게로 저녁을 먹으면서..
저는 오늘밤 서울의 모습이 저러리라고 상상도 못했습니다. 아니 안했습니다.
지난 봄과 여름을 지나며 타올랐던 촛불이었지만.
이 엄동설한에, 가진거 없어도 술한잔 비틀거림에 잠시 시름을 잊고 희망을 품어보고싶은 연말이기에..
저렇게 많은분들이 모이셨으리라고 정말 꿈에도 생각을 안했습니다.
저기모인 사람들이 누구보다 더 편하고 더 행복하고 더 쉽게 세상을 살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겠지요
이 추위에 이 바람을 가르며 가족의 손을 잡고 저기에 나가셔서 한 목소리를 내고 계신 가족님들
분명 우리 82 가족도 계시겠지요.
미안합니다........ 그저 미안합니다. 당신들께만 맡겨놓은거 같아서 정말 미안합니다.
멀리산다는 이유로 먹고살기 힘들단 이유로 함께하지 못함을 뼈저리게 아파하겠습니다.
제발 한분도 다치지말고 쓰러지지말고.. 부디 이 밤을 이겨내 주세요.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이밤에.. 조회수 : 672
작성일 : 2008-12-31 23:59:26
IP : 121.158.xxx.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9.1.1 12:03 AM (220.122.xxx.155)먼데서 이렇게 글 써 주시는 것만으로도 촛불들에게는 힘이 될 겁니다.
2. ...
'09.1.1 12:19 AM (122.36.xxx.221)저는 서울에 살고있습니다.
그런데 추워서 지금 집안에 있습니다.
할 수만 있다면 겨울 세달 동면을 하고 싶을 정도로 추위를 너무 너무 싫어해서
MB가 나라를 말아먹어도 언론이 재벌에 팔려가도 그냥 방안에 있습니다.
크나큰 죄책감을 느끼면서 몇푼 성금으로 양심을 떼우고 있습니다.
종로에 계신 촛불님들 눈물나게 죄송합니다.3. ..
'09.1.1 12:27 AM (118.45.xxx.97)저두요..이렇게 추운데
정말 면목 없습니다..
고생 많으십니다..죄송합니다.4. 저도
'09.1.1 12:32 AM (119.196.xxx.24)정말 면목없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며 누군가에게 살의를 느끼긴 처음인 것 같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