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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세 반항아.
단기 가출도 해봤으나 아버지한테 붙잡혀 혼쭐만 남.
(단기 가출 - 이웃 친구네 집에서 하루 자거나 화장실(변소)에서 숨어있기)
집이 가난했기에 가난한 집에 절대 시집가고 싶지 않았던 장녀.
그러나 비슷한 집으로 시집을 가야 구박 안받는다며 보낸 시집이
친정보다 더 가난해서 쌀구경 하기가 힘들었음.
찢어지게 가난한 집의 장남에게 시집간 장녀.
손바닥만한 방 두칸짜리 초가집. 시부모에 시동생만 넷.
어린 시동생 보살피고 시부모 모시며 입에 풀칠하기 위해서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남의 일 도와서 품삯으로 받아온 보리쌀로
식구들 생계를 이어감.
성격이 순하고 착하신 시아버지.
성격이 불같고 독하고 고집이 말도 아닌 시어머니.
성격이 착하고 본인 고생 불평을 안하고 노력하는 남편.
자기 나름대로 열심히 하려고 하는 시동생 혹은 말도 지지리 안듣는 시동생들.
그 안에서 자식 넷을 낳고 살아왔던 엄마.
땅뙈기 하나 없어 남의 집 일하며 살아야 하는 설움은 둘째치고
독하디 독한 시어머니로 인해 죽을 생각. 집 나갈 생각을 수십번 하였으나
어린 자식을 두고 그리할 수 없어서 살아온 시절.
참으로 별별 고생에 별별 시집살이를 해왔던 시절.
어찌어찌 세월은 흐르고 흐르는 세월만큼 형편도 조금씩 나아지고
시아버지는 복있는 사람만이 누린다는 모습으로 생을 마감하시고.
(저녁밥까지 맛나게 잡수시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 편히 주무시면서 생을 마감하심.)
자식들 다 키우고 하나씩 출가시킬쯤 남편 세상을 먼저 떠남.
고생고생 하다 조금 형편이 나아지니 떠나버린 남편. 불쌍한 남편...
남편이 떠난 십년의 세월 동안도 여전히 혼자 농사를 지으심.
여전히 시어머니와 함께.
네 저희 친정엄마 얘기입니다.
저리 고생하며 살았으니 지겨워서라도 그만하고 싶은 일을 아직도 하시고
제발 제발 좀 그만 하시라고 해도 몸 놀려 뭐하냐고 농사라도 지어
자식들에게 나눠주면 그 얼마나 좋냐고 하시는 분.
그고생을 하고 살았어도 어찌나 표정이 밝고 맑은지 아이같은 분.
주변 사람들도 다 인정하는 표정.
딸 : 엄마 어디 조금이라도 아프면 병원가서 진찰받고 꼭 그래요. (당부)
엄마 : 알았어 알았어~~ (대충대충)
딸 : 엄마 제발 농사 짓는 거 적당히 좀 하고 놀러 다니면서 좀 살아요. (당부)
엄마 : 알았어 알았어~~ (대충대충. 결국 별별거 다 심고 다 주변 나눠줌.)
딸 : 엄마 오빠네 반찬같은 거 쉬운 거는 좀 해먹으라고 해요. (당부)
엄마 : 으응. 근데 언니가 못한대. 그거 뭐 오래 걸린다고 내가 슝해서 보내지. (건성건성)
딸 : 엄마 용돈 잘 못드리지만 드리면 아끼지말고 좀 맛난 거 사드시고 예쁜 것 좀 사입고
그러면서 좀 살아요 (당부)
엄마 : 그렇잖아도 저번에 비싼거 하나 샀어. (삼만원짜리. 그리고 만날 아껴서 손자들 용돈주고
시골오면 맛난 반찬 하려고 준비하시고.)
딸 : 엄마 제발 김장 조금만 해요 가족들 먹을것만 하고 말지 왜 외삼촌네 해주고 누구네
해주고 그러지 좀 말아요.
엄마 : 못해 못해~ (건성 건성 결국은 또 만날 해주심.)
덧붙여... 배추며 무며 온갖 양념류 다 농사지으신 걸로 하심. 외삼촌네는 지금껏 항상
친정엄마가 배추 다 뽑아서 절여서 씻어 놓으면 가지러 와서 친정엄마랑 같이 가서 친정엄마가
직접 담아줌. 외숙모가 김장을 못한다 함. 미치겠음.
친정엄마는 외할머니를 돌보는 외삼촌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고 하신다지만 맘이 안좋음.
얼마 김장값 준다곤 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쓰임.
그러면서도 또 작은아버지네 김장김치 몇통 보내줬다 함. 김장을 조금했다기에...
젠장. 멀쩡하게 사는 자식들이 셋이나 있어도 자기 엄마 모실 생각도 못하는 사람들.
그러면서 해마다 농사 짓는 곡식 뭐 필요하면 요리조리 말돌려 맘 약하고 남에게 주는 거
좋아하는 엄마가 결국 챙기게 함.
사계절 지은 농사 자식들에게 나눠줘. 그거 가지러 다니면 힘들다고 택배로 슝슝 보내줘~
며느리 언네니도 보내줘~ 사돈네도 보내줘~. 자식 친구가 뭐가 너무 맛있다고 잘먹어서
사먹겠다고 하니 그깟거 뭐라고 돈받냐고 있으면 챙겨서 보내줘~
누구네 줘~ 또 누구네도 줘~
도무지 농사를 남에게 줄려고 지으시는 분마냥 힘들면서도 나눠주는게 행복인 사람.
그러지마시라고 그리 말하고 살아도 어쩔 수가 없음.
딸 : 엄마! 감기 걸리신 거 같은데 왜 걸리셨어? 또 춥게 있으셨어?
엄마 : 흐흐흐 아녀 ~
딸 : 아니긴 뭐가 아녀! 목소리하고 코가 앵앵 거리는 것이 딱 감기인데!
엄마 : 으~...응.흐흐흐. 누구네가 일 좀 도와달래서 새벽부터 어디로 가서
하루종일 구부리고 앉아 일했더니 . 야~ 날 겁나게 춥더라잉. 옷 따뜻하게
입고다녀 감기걸리지 말고 !
딸 : 또 은근슬쩍 말 돌리시기는! 아니 도대체 왜 그런 일을 하고 다니시냐고! 날도 추운데!!!!!!
엄마 : 야~아. 그래도 하루 품삯 사만원 벌었어. ㅋㅋㅋ 나중에 엄마가 맛난거 사주께~
딸 : 그거 뭐라고 그냥 쉬시지 일하고 다녀! 감기 걸리고 그게 뭐야!
병원은 다녀오셨어?
엄마 : 으...응? 벼..엉원? ㅇㅇ 다녀왔어 다녀왔어~ (거.짓.말.)
딸 : 쏼라쏼라 ##%$^%^%&^ 잔소리 작렬!! 요러고 있음.
엄마 : 으응 엄마 바뿌다 끊자~~ . 하면서 상황 피하심.
항상 이런식입니다. 저희엄마요? 정말 61세 아이같아요.
만날 말로만 응응하고 확인하면 안하고. 말 안듣는 아이같이.
엄마랑 통화하고 있음 저는 잔소리 엄청 해대는 시어머니 같고
엄마는 요리 말돌리고 저리 말돌리고 반항하는 아이같고요.
자식이 죄인이죠. 먹고 산다고 다들 떨어져 살고 멀리 사니 자주 가보지도 못하고
그나마 딸 하나인 저도 타지에 이리 떨어져사니.
평소때도 엄마랑 통화하면 제가 잔소리만 하다 끊어요.
엄마는 저랑 통화하면서도 동네 아줌마랑 얘기 실컷하다. 마지막에 알았어 이러시고.ㅋㅋ
분명히 엄마랑 통화하는데 대화가 뒤죽박죽이 된다는.
하도 딸이 잔소리 하니까 너나 잘해! 하시는.
어제도 통화하는데 작은아버지네 김치 담궈서 보냈다는 소리 듣고
막 쏼라쏼라 잔소리 해댔더니
엄마는 순간 아차! 싶으셨던지 말돌리시기 바쁘고.
엄마가 어찌 살아오셨는지 듣기만 해도 겁나는 그 시절.
그런 시절을 살아오셨으면서도 누리는 것을 못하는 엄마가 안쓰럽고 아프고.
그러면서도 남에게 그리 정을 주고 사시는게 천성인가 싶다가도
울컥거리고.
딸 : 엄마 따뜻하게 좀 주무시고 할머니 방만 따뜻하게 하지 말고 !
어쩌고 저쩌고~~~~~
엄마 : 네네 알았어요~ 네네~
엄마!.
1. 에고
'08.12.11 11:35 AM (61.253.xxx.170)천사표 엄마 두셨네.
마음은 늘 짠하시겠지만
엄마가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니니
어쩌겠어요?
그래도 쏼라쏼라 해대는 딸이 있어 좋겠네요.2. 부모님마음..
'08.12.11 11:48 AM (220.65.xxx.1)마음이 짠합니다... 한없이 당신자신은 돌보지 않으시면서 항상 자식걱정..뭐 하나라도 더 주시려고
당신 힘드신거 생각안하시는 무조건적인 부모님에 사랑...자식은 그 무엇으로도 부모님에 무조건적인 사랑,헌신 못따라가죠...그러면서 우리도 부모가되어 또 내자식들에게 무조건적인 사랑을
나눠줍니다....찡하게드는 마음 저도 친정엄마게 전화라도 한통해야겠습니다..3. 돌백
'08.12.11 12:01 PM (211.232.xxx.125)울 엄마...
자식들이 용돈을 드라지 않아도 가지고 계신 돈 만으로 평생을 편하게 사실 분.
그런데도 여직...나쁘게 말하면 궁상이고 좋게 말하면 절약에 검소 이십니다.
며느리 자가용은 사 줘도 당신은 버스타고 다니시고
마늘까지 까서 깨도 볶아서 보내신다는 엄마.
다행히 며느리가 시누이인 제가 보기에도 엄마한테 얼마나 잘 하는지
'내가 시어머니라도 저런 며느리라면 저리 하겠다' 할 정도인데
며느리 한테 잘 하는건 보기에도 좋습니다만
당신을 위해서 호사라도 누렸으면 하는 마음.
딸이니까 간절합니다만....엄마니까 또,자식들한테 그러하고...
성격입니다.
난 안 좋은 것 가지고 좀 힘들어도 남한테 베풀어야 편한 마음.
적당히 하시라고 하시고 당장에 끊으라는 식의 당부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냥 그렇게 사셔야 마음이 편한....고운 마음입니다.
그 마음씀으로 자식들이 복을 받고 사는 이유가 아닐런지...하는 생각입니다.
짠 하긴 하지만
너무 고우신 분이세요.4. 아직도 철없는 딸
'08.12.11 12:12 PM (125.180.xxx.134)며칠전에 감기몸살로 호되게 앓았는데요
울 엄마 지금 제 나이때에 혼자 되셔서 그당시 중학생인 연년생 저희 두남매 키우시느라
저 처럼 맘편히 아프지도 못했을거 생각하면 정말 맘이 짠해요5. 현빈
'08.12.11 12:31 PM (220.117.xxx.104)그들이 사는 세상에 나오는 현빈 어머니(나문희)가 생각나네요. 비슷하신 거 같아요. 전 시골에 계신 어머님을 못 두어서 잘 모르지만 드라마 보니까 시골에선 원래 그래요, 그런 말도 있었고.
어머님이 원래 심성이 고우시고 나눠주는 게 너무 행복하신 분이신 거 같아요. 그렇게 평생 사셨는데 이제 와서 바뀌진 않으시겠죠. 그렇게 나눠주고 보내줄 식구들이 많은 것도 어쩌면 복입니다. 우리 집안은 친척이 별로 없고 그래서 엄마가 너무 외로워하시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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