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심란해서 끄적.

change 조회수 : 654
작성일 : 2008-12-09 13:24:04
일년정도 인간관계로 속 썩는 일을 겪었어요.
곰곰 생각해보니 이게 패턴이 있더라구요.
제가  남의 말을 귀기울여  들어주는 편이고 말을 옮기고 그러지 않아요.
그래서인지 자기들 힘들 땐 몇 시간이고 우리 집에 와서 괴로운 심사를 털어놓더군요.
유익한 정보나 즐겁고 재미날 일이 있을 땐  거의 아는 척 안하구요.
그렇게 들어줘도 제가 한 번 속상한 일로 누구랑 말이라도 하고 싶을 땐 어찌 그리 다들 바쁜지.



아..내가 니들 마음의 쓰레기 수거장도 아니고...뭐 이렇게 경우없는 인간들이 다 있냐?
그렇게 상대방들을 질타해봤자 내가 상대방을 바꿀 수 없다는 거.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나 자신뿐이니 자신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남에게 받을 줄은 모르고 줄 줄만 아는구나. 그렇다면 나에게도 문제가 있다.
인간관계는 기브앤테이크인데 일방적인 관계는 오래 갈 수가 없다.

사람에게서 위로를 주고 받겠다는 생각 자체가 과대망상은 아닐까..
고민하다가 근처 성당에 한 번 들어가봤어요.
현관문을 밀고 들어가니 게시판에 뭔가가 좍 붙어있는데
1.헌금 낸 사람과 금액이 쓰인 A4용지들.
***정형외과 얼마 ,누구 얼마 ...어린이 간식비  내 주신 분들 명단...
2.다음 주 봉사자 명단
3.지역봉사 단원 추천바란다는 공지-->여긴  추천제외자를 써뒀더군요
--노약자, 임신부, 인격에 결함이 있는 사람<--와, 이 말이 정말 무섭더군요.
전 제 인격이 완전하다 꿈에도 생각해본 적 없고 결함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왔지만
만약 누군가가 나보고 저 인간, 인격에 결함이 있으니 추천하지 마라고 공식적(?)으로 언급된다면?
음..좀 상상력이 앞서갔나요? 내성적이고 체력도 약해서 매주 봉사니 사교니 그런 활동에 적극 참여 못할거구
그럼 알게 모르게 소외되어  마음의 위로를 얻으러 간 곳에서 더 마음 다치는 거 아냐?

흠..그냥 인간심리에 대한 책이나 사보고 영화나 보고  혼자 막 걸어다니고 그러지뭐.
쭉 해오던 대로. 속 편하게.

그러던 중에 아는 엄마에게 전화가 왔어요. 나름 잘 나갈 땐 절대 아는 척 안하더니 남편이 실직했다며
세일즈하게 됐다더군요. 예전에 이 엄마하고 친할 때 온갖 속내 얘기 다들어줬지만
내가  속상한 일이 있어 연락했더니 아주 싹 무시하더군요.

그동안에 사람들 때문에 속상했던 이야기를 늘어놓는데 딱 그녀가 내게 했던 짓이더구만요.

세상사 돌고 도는구나.
남에게 나쁘게 할 것도 없지만  누구든 차별없이 다 잘해주고 성심성의껏 할 필요없겠구나.
예전 이 게시판에서  본 듯 한데 스쳐 지나가야 할 인연을 너무 많이 쉽게  맺어놓으면
물건이 너무 많은 집처럼 정신 사납고 피곤하겠구나.




불황기에 남편 실직까지 했다고 하니 그 집 아이들 얼굴이 어른거려 십만원 상당의 필요 물품을 샀습니다.
옛날의 나 같았으면 그 전 일이야 어쨌든 너무 안되어서 좀 더 도와주었겠지요. 신문에 생활고로 인한 사건사고
소식을 보면 오래 마음 아파했거든요.

그러나  이젠 저도 조금 변했나 봅니다.
예전처럼 남에게 애틋한 마음은 생기지 않네요.
**엄마. 내가 힘들 때 어떻게 지내느냐고 전화 한 통 했었어도 지금보다는 내가 더 당신에게 공감했겠지.
이만큼이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치야. 그렇지만 잘 지내길 바래.







IP : 59.30.xxx.20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러게요
    '08.12.9 1:30 PM (123.111.xxx.113)

    세상사 돌고 도는 것이기 때문에 죄짓지 말고 살아야 할텐데...
    인간인지라 참 어렵네요.
    오늘 하루를 살아도 뜻처럼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거늘...
    되돌아보니 너무 많은 죄를 지었네요,
    조금 손해보는 듯 하게 살아야 행복하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그래도 내 자식이 손해본다고 생각하면 어째서 마음 조절이 안되는지 모르겠네요. 저는.

  • 2. 웃음조각^^
    '08.12.9 1:48 PM (210.97.xxx.7)

    원글님 마음이 착하고 좋은 분 같아요.
    저라면 상처입힌 사람에게 쉽게 도움주기 힘들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사람을 위해 뭔가 하시잖아요.

  • 3. 제 얘길를
    '08.12.9 2:39 PM (123.214.xxx.75)

    써놓으신거 같아서 깜짝 놀랐네요
    윗 글님 말씀처럼 세상사 돌고 돌아요
    그런 사람들 꼭 자기가 했던 그런 꼴을 당하고 살더라구요
    저도 이가 갈릴정도로 사람들에게 배신을 당했지만
    제가 갚아 주지 않아도 꼭 그런 꼴 되돌려 받고 당하고 삽디다
    그래서 전 항상 그러죠
    사람은 심성을 잘 쓰고 살아야 한다고요
    착하게 살면 복 받는다구요...자식이라도 복 받는다고 외치지요
    왜 어떨떈 남의 얘기라도 늘 징징거리는 사람얘기는 싫을때가 있잖아요
    그런 뻔한 얘기를 자꾸 들어줄려면 스트레스 받잖아요
    그래도 어쩌랴 싶어서 남들 하소연 들어주곤 하는데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남을 잘 깔보고 우습게 보잖아요
    말도 함부로 하지요
    그래서 씨는 뿌린대로 거둔다는 말도 있나봐요
    저도 하도 상처를 받다보니 남들에게 너무 잘 할필요가 없다는 결론이 나더라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425233 남편 선배 부인께 브랜드 트레이닝복 어떨까요? 6 40대 여성.. 2008/12/09 844
425232 심란해서 끄적. 3 change.. 2008/12/09 654
425231 태국이 부럽네요 6 시원맘 2008/12/09 869
425230 강남역에 뉴욕제과 지금도 있나요? 2 ... 2008/12/09 640
425229 미원..다시다 쓰면 몸에 안좋은게 언제부터 나타날까요? 29 궁금해요 2008/12/09 4,415
425228 생리 때 피 덩어리 나오면 건강에 이상이 있는 건가요? 27 생리 2008/12/09 5,321
425227 정권이 왜 위기라고 악을 쓸까요? 분명 이유가 있을텐데....? 5 왜...? 2008/12/09 697
425226 청소와 정리정돈을 잘하고싶은데ㅜㅡ도움되는 책이 있을까요? 10 2008/12/09 938
425225 남편이 '물 한 잔 줘!' 했는데 안줬어요 13 소심한 반항.. 2008/12/09 1,333
425224 한 깔끔 하신분들 인테리어는 몇년마다 바꾸세요? 1 깨끗한집 2008/12/09 664
425223 돼지갈비 오븐으로 가능하죠? 1 오븐요리 2008/12/09 265
425222 7살 아이.. 2 걱정맘 2008/12/09 369
425221 아이 급식표 메뉴에 "미국소"가? 15 노이로제 2008/12/09 943
425220 ☆★☆★우리가 뽑아요 2008 Best & Worst ☆★☆★ D-20 7 Skyjet.. 2008/12/09 514
425219 다들 비싼 냄비 쓰시나요?? 36 냄비...... 2008/12/09 3,339
425218 신체나이가 15년 젊대요 17 생활습관이중.. 2008/12/09 2,635
425217 여러분! 대와 데를 가려씁시다. 12 짜증 자막 2008/12/09 1,062
425216 Royce 초콜릿처럼 부드러운 생초콜릿..우리나라에도 있나요? 7 일본 생초콜.. 2008/12/09 2,726
425215 프리랜서 부업 1 ella 2008/12/09 478
425214 목욕바구니에 뭐 가지고 가세요? 4 궁금이 2008/12/09 688
425213 롯데 백화점 카렌다 받으셨나요? 키메라 2008/12/09 725
425212 수술한 쌍커플 처음두께처럼 영원할순 없나요? 6 2008/12/09 790
425211 음식 뭐가 좋을까요? 4 초대 2008/12/09 351
425210 대소변을 가렸다가 다시 실수를 하네요 11 응아 2008/12/09 322
425209 양도세폐지=부동산 대폭락?? 4 부동산 2008/12/09 933
425208 대학원도?? 3 궁금 2008/12/09 552
425207 택시타고 아파트 단지안까지 들어가시나요? 51 욕들음 2008/12/09 3,104
425206 도봉 리틀타익스 매장정리하고 있어요 3 에휴.. 2008/12/09 701
425205 ... 5 여동생 2008/12/09 1,593
425204 전업주부님 집안 일 언제 끝내나요? 20 올빼미 2008/12/09 1,6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