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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에게 너무 잔인한 딸인가요?

... 조회수 : 1,982
작성일 : 2008-12-08 15:02:20
저 서른 중반입니다.위로 언니,밑으로 남동생.자라면서 엄마,아빠 사랑 못 받는다고 툭하면 집 나간다고
짐싸고 그랬던것이 제 유년시절 제일 많은 기억입니다.

저희 아빠 경상도 분이시고,아들아들 하시다가 뒤늦게 마흔가까운 나이에 아들 얻으셨습니다.
엄마도 아들,아들 하셨죠.
언니랑 저는 유치원 못 나왔습니다.
동생은 경쟁률 높은 유치원에 추첨으로 됐다고 펄쩍펄쩍 뛰시던거 지금도 기억납니다.

평생 이 피해의식으로 너무 힘들었고,지금도 가끔 생각하면 정말 왜 그러셨을까....그러면서,
그 피해의식 반발작용인지 제 하나밖에 없는 딸을 제가 너무 귀하게 키우고 있습니다.

엄마,아빠 사이는 너무 안 좋으셨어요.가방끈 짧으신 아빠를 엄마는 엄청 무시하셨고,
그 때문인지 아빠는 평생 바람 피시고,엄마 때리시고...이혼 안 하고 사신것만 해도 다행이죠.
저희 삼남매 무탈하게 키워주시고 다 결혼 잘 해서 가정 다 잘 꾸리고 잘 살고 있습니다.

전 크면서 아빠를 보면서 절대 아빠같은 사람이랑 결혼하지 말아야지...되뇌이면서 아빠와는
정 반대의 남편감을 골랐어요.
남편은 제가 정말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싶을 정도로 완벽하다고 하면 돌 던지실라나요.
외모는 그다지 그냥 그렇습니다. 키도 176정도. 자상함과 배려....돈 잘 벌어오는 능력,
저보다 더 아이랑 잘 놀아주는 그런 남편입니다.

하지만,시댁이 좀 힘들어서 매달 용돈을 적잖이 드립니다.

친정아빠께 고맙게 생각하는건 덕분에 이런 남편감을 고르게 된 심미안을 주신것 정도.

그런데,오늘 남동생에게 전화가 왔네요.아빠 좀 잘 챙겨드리라고.
오늘 오랜만에 집엘 갔더니 칠순되신 아빠가 혼자서 집에서 외로움에 찌들어 계시다고.
전화도 드리고,자주 찾고 하라고 하네요.

안된 마음이 들긴 하지만,자업자득이라는 생각.....저 너무 나쁜 딸인가요?
바로 얼마전에도 엄마가 아빠한테 맞으셨다고,아빠가 엄마를 바닥에 깔고 그 발로 엄마 목을 누르셨다네요.
이 집에서도 나가라고 엄마 물건 다 마당에 던져버리시고,열쇠 안 주시고,전화선 짤라버리시고.

엄마도 아빠한테 너무 하시는건 있으시죠.사람을 달달달달 볶으시고,끊임없는 잔소리,무시...
저 고등학교때 엄마가 암에 걸리셨었어요. 저희 삼남매 어린데 결혼시키고 죽는다고 그 항암치료
꿋꿋하게 받으시고, 식이요법 철저하게 하시고,매일 산에 오르시고,봉사활동 다니시고.
지금도 봉사활동 하시는데, 그 시에서 봉사시간 1등이라서 공로패도 받고 하셨어요.
엄마는 아빠가 날 이렇게 강하게 만들어서 그렇게 날 짓이기고 병도 걸리고 했지만,
다 이겨내고 더 강해졌다고 그러시죠.

암턴, 아까 남동생 전화받고 아빠가 안된마음은 20% 자업자득이라는 생각 80%....
넘 못된딸일까요?



IP : 218.236.xxx.114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mabatter
    '08.12.8 3:08 PM (124.62.xxx.21)

    전 이해해요.. 저희집도 아빠가 무능해서 울엄마는 평생을 집안가장노릇하면서 사시고 지금도 일하시니까요.. 저희아빤 한번도 엄마에게 생활비를 대주신적 없으세요.. 전 친가쪽으로는 다싫더라구요..울엄마가 아빠집안에 들어와서 고생하신걸 생각하면 아빠형제들은 엄마에게 절을 해도 모잘라요...
    울엄만 평생동안 아빠 부양하고 사는데... 지금같으면 이혼하라고 하고 싶어요.

  • 2. 아니요
    '08.12.8 3:10 PM (125.186.xxx.3)

    동생이 그렇게 이야기 하면, 너부터 아버지 잘 챙기라고, 네가 제일 사랑받고 컸지 않느냐고 하세요.
    제 친구 중에도 아들아들 하는 아버지 때문에 컴플렉스가 심한 아이가 있습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지금도 치유되질 않은 것 같더군요.
    사랑을 제일 많이 받고 큰 사람이 부모를 가장 많이 챙겨야 옳은 것 아니겠습니까? 정작 자기는 오랜만에 아버지 뵈었다면서, 왜 애꿎은 누나에게 전화 걸어 챙기라 마라 잔소리인가요.

  • 3. 저도
    '08.12.8 3:14 PM (59.18.xxx.171)

    자랄때 참 아버지가 싫었어요. 엄마를 사사건건 무시하고 종부리듯 했거든요.
    전 절대로 아버지 같은 사람이랑은 결혼 안할꺼라고 이를 갈았죠. 다행히 제남편은 딸도 제남편 같은 신랑 만났으면 할정도로 괜찮은 신랑을 만났네요.
    암튼, 지금도 엄마를 종부리듯 해서 가끔 친정가면 요즘은 아버지한테 뭐라고 싫은 소리도 합니다.
    님 그러신것 당연한거예요. 동생한테 니가 더 신경쓰라고 당당하게 얘기하세요.

  • 4. 정말
    '08.12.8 3:14 PM (61.66.xxx.98)

    동생이 제일 같쟎네요.
    아니요님 말씀처럼 하세요.

  • 5. key784
    '08.12.8 3:25 PM (211.217.xxx.235)

    동생 본인이나 자주 찾아뵙고 잘 해드리라 하세요.
    제가 다 화가납니다.

  • 6. 원글
    '08.12.8 3:33 PM (218.236.xxx.114)

    댓글들을 보고 적잖이 당황했네요. 동생이 저한테 명령조로 말한건 아니었고요.누나,엄마,아빠가 얼마나 더 사시겠어,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있을때 잘해드리자.이런 논조로 얘기한거였는데,거기다가 너나 잘해...하는 분위기는 아니었거든요.물론,따지자고 들자면 남동생은 상가건물정도 해 주셨고,언니나 저에겐 십원한장 국물도 없습니다.아마도 지금 가지고 계신 재산도 다 남동생 명의로 돌려놓고 돌아가시지 않으실까...그래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할 정도의 집안 분위기이긴 하지만,남동생은 성격도 저랑 비슷하고 어려서부터 저랑 워낙이 친했던지라 물론,결혼하고나서는 남남처럼 지내고는 있어도,너나 잘하셔...이런 말은 제가 못하거든요.아빠의 자업자득이란건 엄마나 저를 너무 홀대하고 오로지 남동생만을 위해서 살아온 결과물이란건데.....지금도 마음이 혼란스럽습니다....

  • 7. 입장바꿔생각하면
    '08.12.8 3:59 PM (211.247.xxx.21)

    남동생과 원글님이 같은 마음일수는 없는거죠,
    억지로 잘하는건 잘 안되구요.
    그냥 남동생분한테 더 신경써서 잘하라고 말씀하세요.
    어차피 아들아들 하셨다는데 딸보다는 아들이 가서 효도하는게
    아버지 마음에도 더 기쁘지않으시겠어요...

  • 8. 그나마
    '08.12.8 4:04 PM (147.6.xxx.176)

    남동생과 사이가 좋으시다니 다행이네요.
    그래도 적은 재산도 아니고 상가정도의 재산을 남동생한테 해주시고 남은 것도 다 주실 것 같다면 아무리 출가외인 딸이라지만 좀 서운하구요.
    낳아주고 키워주신 것만도 큰 은혜이긴 하지만 저 같아도 마음 안 갈 것 같은데 어떡하죠.
    하지만 동생 말대로 살아계실때 잘 해야지 돌아가시고 나면 또 내 맘이 편치 않을테니 조금은 마음을 나누는게 좋을 것 같아요.

  • 9. 아이고,,,
    '08.12.8 4:47 PM (121.131.xxx.127)

    전 아버님 혼자 계신줄 알았습니다.
    남동생은
    엄마가 얼마전에도 폭행 당하신 거 아나요?
    쩝,,,,

    어머니가 문제가 있다고는 하지만,
    저 연세에 아직까지 남편에게 폭행을 당한다면
    글쎄요,,글쎄요,,
    아버지 챙기기 앞서 어머니 안전 먼저 챙겨야 하는게 아닌가 싶어요.

  • 10. 저라도
    '08.12.8 5:08 PM (125.187.xxx.238)

    동생에게 '애정은 받는만큼 주는 거란다'라고 말했을 듯 합니다.
    댓글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동생의 품성과 대화하시던 상황을 떠올려본다고 해도,
    누군가에게 잘하고 못하는 건 마음에서 우러나야 할 수 있는 일이지
    누군가가 저렇게 이야기한다고 해서 될 수 있는 일은 아니니까요.

    또한 글만 봤을 때 자주 찾아뵙고 연락드린다고 해서
    아버지의 외로움이 해소되지는 않고 원글님만 더 괴로워지실 듯 보입니다.
    저렇게 아들 타령하시는 분들에게 딸들이 아무리 잘해도 소용없고, 오히려 아들이 전화 한 번 하는 걸 더 반기시거든요.
    즉 아버지에게 외로움을 호소한 대상은 아들이고 나에게 잘해주길 바라는 대상도 아들이고
    딸은 그 대상에 염두해두지 않으신 경우로 보이는데,
    저기에 괜히 원글님이 끼셔봤자 좋은 소리 듣기 힘들고 정신적으로 지치게 되실겁니다.
    그럴바에야 차라리 원글님이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움직이세요. 지금처럼...

  • 11. 자업자득
    '08.12.8 5:28 PM (219.250.xxx.64)

    ..저라도 그렇게 생각할듯. 동생에게는 아버지는 딸들 관심은 필요없는 분 이라고..
    말씀드리세요. 자기가 뿌린 곳에서 거두는 법입니다.
    원글님 마음가는대로 하세요. 어느 누구도 원글님을 비난할 수 없답니다.

  • 12. 자업자득2
    '08.12.8 5:42 PM (222.234.xxx.91)

    남동생에게 그러세요.
    주는 받는 받고,받는만큼 주는 법이다..라고요.
    사이가 좋다고해도 그건 확실히 인지 시킴이 좋아요.
    남동생 스스로는 당연히 자신이 사랑 받는 게 옳다고 생각하고 있을 걸요.
    그러면서 자기가 짠한데 왜 누나들은 안하냐는 마음도 있을 거고...
    우리가 잘 해봤자 하나도 안 좋아하신다고 말하세요.
    너한테 한 것 보면 알잖냐고..널 제일 좋아하니까 우리 몫까지 니가 다 해야 된다고하세요.
    괜히 자책감에 잘하려다가 오히려 엄한 대우 또 받으면 증오만 커집니다.
    겨우 잔잔해졌는데 다시 일으키지 마세요.

    저도, 님처럼 그런 딸인데 오래오래 의무감에 고통받다가
    손을 놓고나니..이제 편하네요.
    그게 아버지의 운명인걸요. 그 나이는 '자기가 살아온대로 받는 나이'랍니다...

  • 13. ..
    '08.12.8 5:47 PM (124.54.xxx.68)

    저도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모든 인간관계는 주고 받는 관계라고 생각해요..서로 잘 해야하는거죠..
    상처와 설움을 받았는데 어떻게 똑같이 잘 하겠어요??
    저라면 언제 한번 동생이랑 편안하게 대화하면서(사이가 좋으시다니까) 언니랑 나한테는 이런 상처가 있다...나도 잘 하고 싶지만 마음이 쉽게 움직이질 않는다 나도 노력하겠지만...너도 좀 더 잘 해드려라..이리 말씀 드리면 어떨런지요....
    그리고 아버님..어머님한테 하시는 거 보니까 저라면 뒤도 돌아보기 싫을 스타일이시네요...

  • 14. 너무해
    '08.12.9 10:31 AM (222.106.xxx.201)

    아버님과 살아준 어머님이 존경스럽네요
    자식들 땜에 참고 사신 것 같은데 어머님께 잘 해 주세요
    아버님 아직 정신 못 차리셨네요 늙으막에 어디 아내에게 손찌검입니까?
    더 외롭고 더 서러움 당해야 겠네요.효도받을 생각은 꿈도 꾸지 마시라고..하고 싶네요
    울 시아버지 70대에도 시어머니 폭행하는데... 전화 오는 것도 받기싫으네요
    세상에 못된 남자들 참 많습니다

  • 15. 저는요
    '08.12.9 10:34 AM (222.106.xxx.201)

    원글님 남동생분이 아버지에게 충고 해 주시라고 권해야 할 것 같은데요
    자식들 출가하고 남은 인생 어머니와 싸우지 말고 사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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