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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교포는 선택한것이니

할말 없다구요? 조회수 : 1,385
작성일 : 2008-12-07 11:18:32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면서 바보라는 소리 참 많이 들었죠.
국민건강보험 갉아먹는 재외동포라는 글에도 댓글 달았는데, 저 같은 경우에도 코스코님 말씀처럼 무지 많이 고생한 사람 중에 하나이거든요.

어려서 부모님따라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한국 정부의 뒷돈 로비에 반대하던 아버지께서 미운털이 박힌 이유로 사업을 여러번 접어야 하셨죠. 이미 작은 아버지대과 조부모님은 미국으로 이민가신지 꽤 되셨었고 연녕생 3남매를 키우셔야 되는 아버지는 결국 미국행을 택하셨습니다.

미국에서 초, 중, 고등학교를 다니는 동안 단 하루도 집에서 쉬어본 날이 없었습니다. 부모님이 하시는 작은 동네 슈퍼에서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3남매가 매일 학교가 끝나면 가계로 달려가 맥주에 씩스팩 끈 끼우기, 상자 접기, 유리 닦기, 냉장고 채우기등 11시가 다 되도록 가계일하고 집에 와서 숙제 간신히 하고 잠들곤 했지요.

슈퍼했으니 음식은 풍족했겠지라 하실겁니다. 절대 그렇지 않죠. 없는 돈에 시작한 가계라 그리고 원래 하자 있는 상품은 다 저희가 먹어야 했죠. 김빠진 콜라, 반품된 상품... 쭈그러진 오이, 말라빠진 사과, 날파리 가득 나는 검게된 바나나... 정상 상품은 먹어보지 못했으니까요. 주말에도 가계에 나가 맥주를 쌓아놓은 창고에서 한 명씩 돌아가며 새우잠을 자곤 했죠.

대학다닐때도 부모님 도와 드리느라 일부러 통학할 수 있는 대학에 진학했으니까요. 그러는 몇 십년 동안 설마 한번도 안 아팠겠습니까? 아파도 보험료가 너무 비싸서 가입못하고 끙끙 앓기만 했죠. 엄마가 심한 위경련으로 쓰러져서 응급실로 실려갈때도 단 한번도 한국에 나와서 치료 받으시지 않겠다고 저희 부모님께선 말씀하셨죠. 한국에 있는 사람들은 더 어렵다고, 한국 정세가 해외에 나와있는 교포들이 도울 수 있으면 도와야지 해를 주면 안된다고 하셨죠.  365일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빚 갚으며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리고 고국인 한국에서 무슨일이 날때마다 더 마음졸이며 안타까워 했구요, 구호활동이나 모금 활동에 한상 참여했습니다.

저희 부모님께서 시민권 시험을 보실때 한국국적을 포기하신 이유는 단 하나였습니다. 셋이나 되는 자식들을 다 대학에 보내자면 시민권을 가지고 있어야 혜택이 많이 부여되기 때문이었죠. 딱 그거 하나였습니다. 시민권자가 신청할 수 있는 대학 지원금과 영주권자가 지원할 수 있는 지원금이나 장학금이 다르기 때문에...

저희 아빠께서 제 동생, 그러니까 삼남매 중 막내가 대학에 입학했을때 저희를 다 불러놓고 한참을 우셨습니다. 이젠 아빠가 원없이 죽을 수 있을것 같다시면서요. 한국에서 빈털털이로 미국행 비행기를 탔을때 나이 어린 자식 셋과 병약한 아내를 데리고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미국을 선택하셔야 했고 미국에 도착해서 마중나오신 작은 아버지를 봤을때 난 이제 죽어도 됀다라고 하셨대요. 한국에서 여러번의 사업 실패 후 가진돈 없고 영양실조로 얼굴에 버짐이 가득 핀 자식들을 보며 땅구가 나다못해 기워신은 양말들하며, 출퇴근 길에 신호등에 서면 차들을 꼭 2번씩 확인하고 건너셨다네요. 아빠가 죽으면 저희도 다 죽은 목숨이라고. 그래서 미국땅에 도착했을때야 안도하셨다네요. 적어도 미국은 아빠 없는 자식들은 성년이 될때까지 나라에서 밥 먹여주고 고등학교까지 무료로 가르쳐 줄수 있으니까요. 그렇게 어리던 것들이... 맘놓고 죽을수도 없을 만큼 버겁던 자식들이 대학에 다 들어가니 너무 행복하시고 또 그간의 세월이 너무 서러워 우셨지요.

대학을 졸업하고 전 한국을 택했습니다. 한국에 홀로 나와 제발로 일어서겠다고 부모님께 전혀 기대지 않고 법에서 원하는 대로 50%의 세금을 내고 일했습니다. 얼마든지 불법 강의가 가능했으나 자랑스런 한국인이고 싶었기에 수입의 50%를 내고 일했습니다. 그런데도 보험 적용 안되더군요. 수입의 50%를 낸거에 대해 연말에 세금 정산도 못하더군요, 재외 동포라고... 한국 국적 회복기간이라고 내무부에서 인정하는데도 세금 환급할때는 재외동포라더군요.

한국 국적 회복하는데 1년 반 걸렸습니다. 생각보다 참 오래걸렸지요. 그런데도 그떄 당시 매일 서류 내고 조사 받으러 다닌 내무과나 출입국 심사과에서는 비아냥 거리시던데요. 미국 시민권딸려면 만 5년 걸리는데 한국은 1년 좀 넘게 걸렸으니 잘해준거 아니냐면서요. 이해는 하지만 참 힘들었던 기간이었습니다. 제 주민번호가 한국에 버젓이 살아있는데도 인정이 안되었으니까요.

이 기간동안 여러 많은 분들께서 시민권 포기하지 말라고 말리셨습니다. 정말 제 확고한 신념으로 시작한 일이었는데도 너무 강경히 말리시는 분들이 많아서 갈등이 생길 정도였죠.

한국인으로 사는 지금, 가끔은 제 자신에게 묻게 됩니다. 지금 이런 나라를 보자고, 대통령이 나라 말아먹는걸 보자고... 미국 시민권 포기하고 살고 있냐구요. 제 아이를 보면서 또 자문합니다. 한국의, 내 고국의 과다한 교육열에, 선행학습이라는 명목의 치맛바람에 내 아이를 던질 각오가 되어있냐구요...

저는 한때 한국사람이었고, 미국사람이었으며 다시 자랑스런 한국인이 되기위해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미국사람이었던 학창시절에도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고 또 모국에, 나의 고국에 해가 되지않으려고 참 열심히 성실히 살았습니다.

미국에 유학오는 파도 네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부유한 집안의 된 사람, 부유한 닙안의 해외 도피, 가난한 집의 열성 사람, 남이 하니까 따라서 가는 사람. 정말 어려운 환경에서 코피 흘려가며 죽어라 공부하는 유학생도 있지만 집안의 돈 들고 와서 흥청망청 나라 망신, 집안 망신 시키고 다니는 유학생도 있고 별로 관심도 없는데 대세가 미국에 와서 공부해야 뭔가 될거 같아 남따라 그냥 와서 대충 공부하고 대충 시간때우다가 가는 유학생들도 있습니다.

저희가 유학생들이 한국이미지 다 깍아 먹는다고 얘기하지 않고 그 중 이런 사람도 저런 사람도 있다고 인정하듯이 해외동포라고 해서 무조건 고국의 법규를 갉아먹는 다고 하시는건 좀 억울합니다. 한국에 원정으로 병원치료 받으러 오시는 분들도 당연히 있으시겠지만 저희 부모님처럼 고국 생각에 한국에 오셔서도 병원한번 못가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냥 싸잡아서 재외동포가 되는것, 시민권자가 된건 너희가 윤택하게 살게위해 선택한거 아니냐고 물으시는거...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 개개인별로 고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갈때 어떤 상황이었기에 고국을 떠나야 했는지도 조금 생각해봐 주시면 안될까요?
IP : 118.222.xxx.169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2.7 11:31 AM (121.134.xxx.239)

    원글님 같으신 분들 맘상하게 하려구 글쓰신분 아무도 없으실거에요.
    마음 푸세요. 안타깝네요.

  • 2. 만엽
    '08.12.7 11:32 AM (211.187.xxx.35)

    네. 정말 여러 부류가 있지요.
    지금 사람들이 이리저리 내몰려서 사는게 너무 힘드니 이런저런 생각들이 나오는거 겠지요.
    이리저리 세금은 피해가면서 득달같이 자기 이익은 챙겨가는 꼴불견들을 매스컴으로 접하다보니
    사람들이 이건 아니다 하는 생각도 하는것이고요.
    원글님 너무 마음 상하지 마세요.
    원글님과 같은 경우도 있다는걸 알아요.
    세상사가 어찌 한 종류로 다 설명이 될수가 있겠습니까.

  • 3. 원글
    '08.12.7 11:46 AM (118.222.xxx.169)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경제가 이지경이 되니 사람 대하는것 마저 더 까칠해지나봐요. tv에서 연예인들이나 정치인들, 기업인들의 자식들이 다 외국에 나가 있다는 얘길 들으면 거꾸로 한국에 나와 애 낳고 키우는 전 뭔가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어요. 그래서 절 바보라고 부르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전 그래도 한국이 좋습니다. 그래서 한국인이 되어 아이도 한국국적으로 한국땅에서 낳아 열심히 키우고 있는데...
    정말 경제가 좀 풀렸으면 좋겠어요. 서로 어려울때 더 다독여 줘야 하는데 자기 이익 챙기려는 소수... 소수지만 권력있고 돈 있고 힘있는 윗분들 때문에 법도, 나라도 자꾸 이상한 길로 가는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에휴~

  • 4. 프리댄서
    '08.12.7 12:18 PM (118.32.xxx.61)

    이번 '논쟁 아닌 논쟁'을 지켜보면서 덕분에 재외동포 분들에게도 이런 입장이 있을 수 있겠구나 하는 점을 배웠습니다. 이래서 82가 좋다니까요.^^

  • 5. 111
    '08.12.7 12:19 PM (221.143.xxx.67)

    원글님 같은 분은 정말 억울할 것 같네요. 하지만 한국에서 열심히 세금 내며 일하는 사람들이 비판하는 재외동포는 원글님 같은 분을 비판하는 것이 아닌, 잔머리 굴리며 잇속 챙기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것이에요. 원글님 같은 분도 있으니까, 재외동포들을 다 덮어 주라는 것이 논리에 맞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원글님 같이 떳떳한 분들이 그 잇속 챙기는 뺀질이들을 앞장 서서 비판해 주셨으면 하네여

  • 6. ...
    '08.12.7 1:40 PM (129.78.xxx.102)

    --- 대한민국 건강보험 좀 먹는 재외동포들---
    This is the title that has seeded this thread. A better title should have been 대한민국 건강보험 좀 먹는 'some' 재외동포들, not all oversea Koreans. I think this title can be taken mistakenly. But I believe that what was meant to be by the phrase was "some" not "all". Please don't be bothered with the post.

  • 7. 코스코
    '08.12.7 2:15 PM (222.106.xxx.83)

    글을 읽으면서 서럽고 힘들었던 어린시절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며
    지금 나를 돌아보며 장하다~ 열씸히 잘~ 살고 있다고 나 자신을 도닥거려 봅니다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있고
    나와 비슷한 경험을한 사람이 있다는것이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모릅니다

    HUG~~~ ^^*

  • 8. ..음....
    '08.12.7 4:07 PM (59.150.xxx.121)

    [[[아프네요. 개개인별로 고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갈때 어떤 상황이었기에
    고국을 떠나야 했는지도 조금 생각해봐 주시면 안될까요? ]]]

    아직 그렇게 연배가 많은 신 분은 아니라는 느낌이 드네요.
    저는 님을 비판하거나 탓하고자 하는 마음은 단 한 점 없습니다.
    그냥 , 의료보험에 연관 된 얘기라 지나가다 한 마디 하고 싶을 뿐.....

    이민을 가는 상황이 이 더 잘 살아보고자 가는 것이지 죽자고 가는 사람은 없다는 거죠.
    그렇지만...이 땅에서 그렇게도 떠나지 못하고...그냥 죽어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앞, 뒤를 다 따져봐도.....
    재외교포들의 이러쿵 저렁쿵의 의견은 얄미워보입니다.
    아니..얄미움을 떠나서....어쩜 저렇게도 이기적인가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내 돈이 이렇게 새어나갔나 알게 되니...억울함까지 드는 것도 어쩔 수 없네요.

    뭐라고 해도....의료 보험이 재외동포들이 쓰이는 건 합당한 일이 아닙니다.
    치료비가 많이 드는 병에 걸려도...
    보험이 되는 기간이 정해져 있는 혜택 다 못 받는 사람 수두룩 합니다.
    근데...왜...!!!!!
    그 돈이...고국을 떠나 있다는 .....그 단 하나의 측은지심에 호소해서 쓰여야 하나요..?
    그 나라에 살면서....더 많은 다른 혜택도 받고 살면서...
    그 혜택은 고국의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하고 살고 있는 사람들 얼마나 있을 까요...?

    그거 얼마 된다고 좀 나눠 쓰면 안되냐 하는 생각...
    아주 웃긴 빌붙음입니다.
    받을 수 있다면 다시 그 돈 소급해서 받아서....
    아픈..진짜..이 나라 한국 사람들에게 쓰게 하고 싶습니다.


    억지가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9. 코스코
    '08.12.7 4:56 PM (222.106.xxx.83)

    ..음... 님
    님이 말씀하신거 전부다 옳습니다
    그 똑같은 말을 미국서 미국인들이 하고 있습니다
    그 나라 시민들이 낸 돈을 가지고 "자격"(?)도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 쓰이는것이 억울하고 얄밉습니다
    얼마나 된다고 나눠 쓰자는것이 아니라
    모든 외국동포들이 다들 그렇게 행동하는것같이 쌓잡이 말하지는 말아달라는겁니다
    그것이 억지는 아니겠지요
    미국에서도 세금 잘내고 열씸히 살며 불법행위 하지 않고 진실되게 힘들게 살고있는 한국인들이
    몹슬짓 하는 사람들보다 더 많이있습니다
    그런 사람들까지도 몽땅 쌓잡아서 한국인이 미국에 와서 미국의료보험 타먹고 간다고 하면 화나지 않으시겠습니까
    마찬가지로 조금만 서로를 배려해달라는것 뿐입니다
    그또한 억지는 아니라고 봅니다

  • 10. 코스코님
    '08.12.7 5:14 PM (121.134.xxx.102)

    자꾸 억지를 쓰시는데요,
    재외동포를 싸잡아서 비난하는 사람 없습니다..,

    의료보험료를 제대로 내지 않으면서도 의보혜택을 다 챙기는 그런 동포들을 비난한겁니다.
    억울해 하지 마세요.
    님이 그런 편법을 쓰지 않는다면, 억울해하실 이유 없어요,,,

    오히려 잘못된 행동을 하는 동포들을, 같은 동포입장에서 먼저 나무라 주셔야지요....

  • 11. 아..
    '08.12.7 5:35 PM (59.10.xxx.187)

    아 정말..
    누가 재외동포가 다 그런대요? 누가 재외동포 다 싫대요?
    요점이 그게 아니잖아요.
    윗님 말처럼 지금 우리는 얌체같은 '일부'의 사람들을 이야기하는 거잖아요.
    그 당사자가 아니면 억울할일 아니잖아요.
    신문기사같은 거에 일반화하는 거 하루이틀일인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부분의 사람들만 그런다고 이해하죠.
    그 일부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고 이기적이고 욕심많다고 하더니
    여기 또 구구절절..,..

  • 12. 아..
    '08.12.7 5:46 PM (59.10.xxx.187)

    이런이야기가 나오니 봉 취급 당하는 월급쟁이라
    괜히 흥분합니다.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도 재외동포에게 아무런 나쁜 감정 없을 것 같습니다.
    그 분들의 여러 여러움이 있듯이
    한국땅에서 나고 자라는 저희들도 매일 매일 어려움을 마주하고 있죠.
    누가 더 서러운지 누가 더 안타까운지 누가 알겠습니까..
    진짜 저랑 남편은 각각 직장의료보험 매달 20만원에
    친정부모님은 수입도 없는데 집 한채 있다는 이유로 몇십만원..
    이런 피 같은 돈이 제도의 허점으로 낭비되고 있다는 사실에
    화가 나는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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