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옛날 생각이 나서...

가을에... 조회수 : 371
작성일 : 2008-11-03 22:02:22
거래처 방문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차안에서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듣고 있었습니다.
존 바에즈의 노래가 나오더군요. 노래 제목은 다이아몬드 머래는 노래였는데, 갑자기 소름이 돋더군요.
정말 오랜만에 음악을 들으면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지난 10월에 저는 거래처의 부실에 대한 걱정으로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였지요. 누구에게도 이런 사정을 말할수는 없었죠. 그 이전에도 항상 사업에 대한 걱정으로 많은 스트레스가 있었습니다.그러다가 걱정스러웠던 한고비를 넘기고 약간은 가벼운 마음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 음악이 저에게는 다른 때와는 다르게 들렸는지도 모릅니다.

저의 어린(중학생) 시절은 어둡다면 어두웠죠.  5남매의 중간이고 무던한 성격탓에 그다지 눈에 띄지도 않아서 관심 받을일도 별로 없는 그런 아이였죠.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집안에 잘 모르는 사람들이 들락거리기 시작하고 집안에 있는 유리로 된것들이 깨어져 나가고 시도때도 없이 밤 늦게 걸려오는 전화벨 소리등등.
학교에는 공납금이 밀려서 서무실에 불려가는 일이 잦아졌고 집안의 물건들이 하나둘 사라져 갔습니다.
엄마와 어린동생들만이 집에 남아서 거친 사람들과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었습니다.
겨울이었는데 쌀이 없었어요. 그때 엄마가 보자기에 텔레비전을 싸들고 나가시는걸 볼수 있었습니다. 따라나가던 저는 엄마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보았습니다. 우리 형제들 중 누구도 그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더군요.
그냥 그 시절에 그랬다는것만 알뿐. 고스란히 기억하는것은 저와 엄마 뿐이었습니다.
제가 그래서 고난을 이기고 공부를 열심히 해서 그렇고 그런 모범적인 삶을 살았을까요?
저는 무던한 성격 탓이었는지 맨날 놀았습니다. 공부 빼고 나쁜 짓은 하지 않았지만.
그 시절에 존 바에즈의 레코드를 틀어 놓고 무던히도 따라 부르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그랬을까요.
오늘 존바에즈의 노래를 들으면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참 힘든 시기 입니다.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사업하는 사람들은 사업하는 사람대로.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포기하지 못하는것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족이라고 생각 합니다.
그 연결 고리가 끊어지면 사람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게 되는것 같습니다.
그들로 인해 꿈꾸고 그들로 인해 우리가 살아가는 힘이 되는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힘들어도 가끔 하늘을 보고 가슴속에 가득 담긴 우울함을 큰 한숨으로 몰아낼수 있는것 같습니다.

힘드신분들 힘 내시기 바랍니다. 저도 힘내겠습니다.

견디고 계신 여러분들 존경 합니다.특히 집에 남아있는 엄마들과 아이들에게 이 마음을 전하고 싶네요.
IP : 116.37.xxx.142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고맙습니다
    '08.11.3 10:08 PM (211.177.xxx.127)

    성별도 얼굴도 나이도 모르는 님의
    "힘 내시기 바랍니다. 저도 힘내겠습니다"....말씀에

    가슴이 먹먹해지며 갑자기 눈물이 고여..
    로그인을 했습니다.

    맞아요. 저도 요즘 그저 견디고 있습니다.
    이 모든게 지나갈 날이 오겠지요?.....

    고맙습니다.
    님도 힘내세요.....저도 힘내겠습니다.

  • 2. 저도
    '08.11.3 10:34 PM (123.248.xxx.84)

    맘이 짠하네요.
    우리 모두 힘내자구요.내일이 있으니까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46235 미국 폴로(랄프로렌) 사이즈 제대로 아시는분?? 10 할랑 2008/11/03 1,224
246234 이시국에조언부탁,, 스피드 ? 버켄? 2 가방고민 2008/11/03 322
246233 댓글다는데 글지워지고 8 아짱~~나 2008/11/03 598
246232 제가 이상한가요 6 무지개 2008/11/03 1,043
246231 층간소음이요 6 ... 2008/11/03 547
246230 아이 배에 가스가 찹니다. 2 가스 2008/11/03 470
246229 옛날 생각이 나서... 2 가을에..... 2008/11/03 371
246228 글 폭파 후에 허망해서 올림-그 이혼재혼녀에게 9 허망 2008/11/03 1,959
246227 가습기 추천 좀... 7 돈도없는데 2008/11/03 662
246226 강아지 한마리가 눈물을 많이 흘려요(흰둥이) 4 뚱깡이 엄마.. 2008/11/03 494
246225 임신초기인데 남편이 상가집 가야 된대요.. 26 서럽고..두.. 2008/11/03 4,137
246224 mb라디오방송 - 진중권 코멘터리 9 재수있을권리.. 2008/11/03 877
246223 결혼식에 옷을 어떻게... 1 고민 2008/11/03 367
246222 강아지 9 살로우먼 2008/11/03 675
246221 아래 치킨관련-국내 닭 쓰는 치킨체인점은??? 9 치킨 2008/11/03 2,047
246220 (펌글)진실을 알려다오.리만이여!!! 널리알리자... 2008/11/03 397
246219 아까 MBC앵커 얘기 들으셨어요? 15 노총각 2008/11/03 8,595
246218 젖량 적은 사람은 유축하는게 나은가요? 9 문의 2008/11/03 787
246217 입술튼데바르는 18 만나 2008/11/03 1,039
246216 교촌치킨이 쓰는 닭이 국산닭 아닌가요? 12 ... 2008/11/03 2,731
246215 출산후에 엉덩이 아픔... 2 민민 2008/11/03 420
246214 변호사가 싫어요 1 2008/11/03 417
246213 조성민에게 양육비를 받을순 없을까요?? 5 그럼. 2008/11/03 921
246212 요리초보입니다..불고기는 국물도 넣어야하나요? 2 d 2008/11/03 380
246211 경제에 대해 너무 특정분께 의존하시네요. 33 정중 2008/11/03 1,565
246210 가깝게 지내던 아이 친구엄마와 언성이 높아졌었네요. 13 무지하게 심.. 2008/11/03 3,468
246209 키코 폭탄, 정말 재미있는 현상이 발생했군요 5 불나리 2008/11/03 1,185
246208 수입브랜드 아동복 카페... 6 인형같은 아.. 2008/11/03 918
246207 ems가 반송되기도 하나요? 7 답답 2008/11/03 459
246206 비자금..어디에 둘까요.. 비자녀 2008/11/03 2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