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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날의 아픈 추억.....
제가 수능 봤던 날이 생각나네요.
전 인문계에서 공부는 그닥..잘하지 못했어요.
반에서 중간정도?
사실 별 흥미도 없었구요..^^;
그런 저땜에 엄마가 걱정도 많이 했고 닥달도 많이 하셨어요.
시험 당일에 엄마가 추울까봐 빨간색 르까프-_- 츄리닝을 사주셨는데..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아래위 정말 빨간 츄리닝이었어요.
완전 고추장 색깔...)
전 그게 너무 너무 너무 입기 싫었어요. 사실 부끄럽잖아요. ㅠㅠ
한창 예민할 시기이고 여고생인데......
이미 그때부터 제 심사가 뒤틀린거 같아요.
따뜻하게 입고가야 시험 잘 본다는 엄마 맘은 알았지만.....
본인이 그렇게 죽기보다 입기 싫다는데..기어이 우리 엄마는 억지로
입히셨어요.
무엇보다 컨디션이 중요한 날인데..사실 이것도 지금 생각하면
엄마가 왜 그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무엇보다 수험생 마음이 편해야 되는 날이잖아요.
얼마전에 친정 가서 그 옷을 다시 봤는데..예전의 아픔이 마구~
밀려 오더군요..ㅠㅠ
어쨌든 고추장색 츄리닝을 입고 시험을 보고..시험지를 들고 집으로 왔어요.
엄마는 수험장 앞에서 기다리셨고..그렇게 우리 둘은 출렁출렁 거리는
만원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버스 안에서 엄마는 시험 잘봤냐..그러시길래 난 그럭저럭 본거 같다고..
아무튼 별 대화 없이 어색한 침묵만 흘렀죠.
집에 도착하자마자 엄마는 EBS에서 나오는 수능 시험 예상 답안을 보고
성적을 매기라고 하셨고..전 옆에서 엄마 감시(?)를 받으며 채점을 했어요.
다 채점해보니..제 예상 점수보다 20점이 더 나왔더군요.
평소 모의고사 점수보다 20점이나 더 나온거죠...
전 기뻤는데..그때 엄마가 내뱉은 찬물같은 말.....
"어휴! 이 점수로 니 년은 대학 가지도 못해!!! 대학은 꿈도 꾸지마!
이것도 점수라고 받아왔어??? @#$%^%^"
그러면서 시험지를 막 내던지시면서 욕을 하시는거에요....
전 너무 너무 상처를 받아서 옥상으로 올라가서 우리 뽀미(멍멍이)를 안고
막 막 울었어요.
그 후 어떻게 됐냐구요?
전 반에서 제일 먼저 특차로 대학에 합격을 했고..영어 특기자로 입학 했습니다.
제 수능 점수보다 원래 50점은 더 높아야 가는 대학이었죠...
우리 엄마...그 말씀 하신거땜에 제가 너무 상처 받은거 아실까요..
그 후로 그 말에 대해서 사과도 안 하시고 아무 언급도 없으셨어요.
결혼한 지금도 그 말씀은 잊을 수가 없네요.....
다른 어머님들은 어떠실지 모르겠지만..혹시나 아이 점수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아이를 시험보고 온 당일날 혼내거나 그러지 말아주세요.
전 아직까지 깊은 상처랍니다.
1. ㅎㅎ
'08.10.29 11:40 AM (203.236.xxx.32)도대체 엄마들은 왜 그럴까요??
저도 엄마지만 아직 애기가 어려서 그런지 이해가 안되요
자식과 너무 일심동체가 되셔서 그런가2. 그게 참...
'08.10.29 11:45 AM (211.115.xxx.133)우아한 엄마로서
'그 동안 애썼다. 너가 정말 자랑스럽다" 라고 하고 싶었지만
점수를 안 순간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먼저 튀어나오더군요
"이 점수 받을려고 그렇게 공부했냐!?"3. 여기가
'08.10.29 11:45 AM (124.0.xxx.202)중국은 아니지만 빨간색을 입히신건 복이 들어오라는 의미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중국에서 빨간색은 마귀를 쫓고, 등등...4. 아하,고추장 색
'08.10.29 11:46 AM (211.115.xxx.133)한 벌 장만해서
딸에게 입혀봐야겠어요 ㅎㅎ5. ^^
'08.10.29 11:49 AM (58.229.xxx.27)부모 입장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뱉은 말이 자식에게는 상처가 되는거 같아요.
그래도
님은 결과가 좋았잖아요. 만일 결과도 안좋았다면 상처가 X 10이 됬을 거라는 생각...6. 깊은 상처
'08.10.29 1:41 PM (122.42.xxx.8)정말 슬프셨겠어요.
멍멍이가 그 마음 알아주고 위로했을것 같네요.
그래도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네요.
깊은 상처 이제그만 내려 놓으시고
언제 엄마와 분위기 좋게 지난얘기 나눌 기회 있으면
아프지 않게 얘기하시고 풀어보세요.
아마도, 어머니께선 잘 기억하지 못하시지 않을까 싶네요.7. 어머니가
'08.10.29 8:10 PM (211.176.xxx.201)욕심이 좀 많으신분 같으네요
나같으면 20점이나 더 나왔으면 너무너무 기뻐했을것 같은데..
원글님이 학교운이 좋으신 분인가 봐요
세상살면서 제일좋은것이 운좋은거랍니다
그리고 빨간색추리닝은 아마도 좋은의미로 사서 입히셨던것 같아요8. 사랑하기
'08.10.30 6:58 PM (121.130.xxx.189)수능 15일 남은 우리딸에게 마음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하는데
시험결과가 좋지 않을때 나는 어떤 엄마가 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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