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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신문 줍는 어르신들
한참 퇴근길이라 정말 숨쉴틈 없이 낑겨서 가다가 제 앞에 운좋게 자리가 나서 앉았죠
그렇게 사람 많더니 건대 앞에서 을지로에서 한차례 내리고나니 좀 여유가 생기더군요
본격적으로 앉아서 졸기 시작했어요. 잠이 들락말락 한 순간에 할머니 한분이
제 무릎을 흔들면서 '아가씨, 신문 다 봤으면 이리줘' 그러시더군요
너무 놀란대다가 잠들었다깨서 순간 욱 했지만 그래도 한번 참고
'죄송한데 다 안봤습니다' 말씀드렸죠.
사실 신문 대충 한번 훑어보긴 했는데 어제 좀 짧은 정장스커트를 입었더니 앉은 자리가 불편해서
신문을 무릎위에 덮어뒀거든요. 그래서 신문을 가지고 가시면 잠든 채로 다리 처리가 잘 안될거 같아서요.
할머니 뒤돌아서시면서
'신문 다 본거 같구만...꿍얼꿍얼...젊은 사람이...꿍얼꿍얼'
주위 사람들 다 보는데 듣기 나쁜 소리하셔서 마음 상했지만 이미 지나치셨기에 다시 잠들었어요
10분쯤 지나 이번엔 좀 깊이 잠에 빠졌는데 또 그 할머니가 무릎을 흔들면서
'신문 안보는데 그냥 줘' 이러시더니 제 무릎에서 신문을 싹 거둬가시더군요.
제가 얼른 다리 모으면서 '그거 무릎 덮은건데요' 했지만
또 혼자 뭐라뭐라 꿍얼거리면서 지나치셨구요
참 황당하기도 하고 두번이나 잠들었다가 깨니까 그것도 좀 놀라기도하고 불쾌하기도 했구요
한편으론 연로한 나이에 흔들리는 지하철에서 신문 주워 생활하시는 분들
좀 크게 이해해드리는게 도리인가 싶기도 하지만
할아버지들 바닥에 내려놓았던 커다란 쌀포대 여기저기 사람들 옷에 묻히고 다니시고
선반 위에 신문 줍기 키 모자라시니 앉은 사람들 무릎 치고 덮치듯이 다가오시는 것도
때때로 겪은지라 좀 나쁜 인상이기도 하구요
저보고 못됐다고 하실 분들도 계시지만 어제 좀 황당해서 풀어놓습니다
1. 못된거 아니고
'08.10.21 2:21 PM (61.66.xxx.98)불쾌한 일 맞아요.
2. 저두요
'08.10.21 2:23 PM (59.5.xxx.126)읽던 신문이라도 건네 드리고 싶은 어른신이 계시구요.
다 읽은 신문도 안주고 싶은 노인네도 있어요.
어떤 할아버지는 조심조심 모아놓은 신문을 밟고 (여유공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의자에 앉으시면서 다 쏟아놓더라구요. 발 밑에 한개는 깔아두시고요.3. n
'08.10.21 2:30 PM (24.82.xxx.184)그 분들 보다는 그 분들을 그렇게 만든 이 세상 탓이겠지요.
먹고 살려면 그렇게라도 해야하는 분들인데 어쩌겠어요.
노인복지예산 삭감하고, 복지라는 말에 과민반응 보이시는 높은 분들
그 분들 잘못이지요.4. 그게
'08.10.21 2:34 PM (59.5.xxx.126)사람에 따라 너무 달라요.
저희는 일반주택이라 재활용쓰레기며 종이들을 대문밖에 둡니다.
어떤 할머니는 재활용쓰레기에서 당신 필요하신것만 빼 가시고 봉투 깨끗이 묶어두십니다.
다른 할머니는 고양이가 음식물 쓰레기 헤쳐놓듯이 난장을 만들어 놓고 가십니다.
만약 종이더미에 비닐같은거 붙어있으면 그거 떼어서 대문앞에 버려놓고 가십니다.
저 할머니만 재활용종이 드려야지 싶다가도 웬 유세냐 싶어서 그냥 내놓긴 합니다만.5. 지하철
'08.10.21 2:37 PM (203.244.xxx.254)잘 안타다가 얼마전 탔는데 좀 놀랬어요 할머니,할아버지들이 경쟁적으로 정말 일분에 한분씩 오셔서 걷어가시는데.. 눈빛이 너무 무서웠어요.
6. 요즘 전철에
'08.10.21 2:45 PM (59.5.xxx.115)아침엔 노인분들 종이걷어 가시느라고 정말 염치불구죠.
씁슬하긴 하지만 저거라고 하지 않으시면 그나마 돈 만져보시지 못하는 분들인것 같아..
그러려니 하고 맙니다.
종이 아무리 주워봐도 하루에 3천원이나 받을 둥 말둥인데...
자루(한자루)가득 채워봐야 그 정도도 받기 힘든데...
거의 생존경쟁 같아 보여요..
저는 두 노인분이 싸우는 것도 봤는데요..7. 제가
'08.10.21 2:47 PM (59.10.xxx.219)출퇴근하는 지하철은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서 왠만하면 좋게좋게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실제로 신문 건네드리면 고맙습니다.. 라고 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고 계시구요..
저도 사람인지라 가끔 신경질적으로 신문 뺏아가는분들 보면
아침부터 기분 상할때도 있네요..
그래도 되도록 이해할려구 노력합니다.. 안스러운 생각도 들기도 하구 나중에
우리집이 잘못되서 엄마나 아버지가 저런일 할수도 있지 싶어서요..8. ...
'08.10.21 2:51 PM (211.210.xxx.30)챙겨드리기도 하고 내려 드리기도 하지만
어쨋든 반대에요.
돌려볼 수도 있는건데 아깝기도 하고요.
심지어 삼호선에는 갖고 내리라고 쓰여있더군요.
무가지 신문 나오기 전에는 서로 돌려보고 내릴때 빌려주곤 했었는데
완전 자원 낭비죠.9. 님^^
'08.10.21 2:52 PM (211.55.xxx.159)그렇게 해서..하루 3천~4천원 버신답니다.
사람이 나쁜게 아니라 너무나 고달프고 배고픈 삶이
그렇게 만드는 거라고 맘 좋게 넘어가 주세요.
그 분들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심성이 요즘 많이 안좋아요.
오죽하면 미국도 늘어가는 생계형 범죄로 골머리죠.
한국도 곧 못지 않아질걸로 생각되네요.10. .
'08.10.21 3:00 PM (125.247.xxx.130)전 주로 버스로 출퇴근을 해서몰랐는데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신랑이 요새 그렇게 신문 주워가시는 분들이 많다고 하네요.. 그것도 경쟁적으로.. 싸움이 나는 경우도 있어서 요새 지하철 선반에 보면 다 본 신문은 선반에 올려놓지 말고 신문수거함(?)에 넣어달라는 문구도 있더라구요.
11. ...
'08.10.21 4:27 PM (211.237.xxx.112)할머니께서 그래도 깨우시긴 하시네요....
저는 3호선 타고 다니는데 신문수거하는 어르신들도 계시지만
젊은애..(제 생각에는 누가 시키는게 아닐까;; 10대후반정도) 한명도 아침마다 거즘 만나는편인데
그 사람은 신문을 손에 갖고 졸고 있음 그냥 말도 없이 신문을 쑤욱 빼서 갑니다;;;
저 한번 겪었는데 졸다가 소스라칠뻔했어요..,ㅠㅡㅠ12. 기분이 나빠도;;
'08.10.21 4:56 PM (218.236.xxx.130)흠...그래도 좋게 좋게 봐줄수는......
모두들 늙을 텐데요.13. ..
'08.10.21 7:05 PM (61.254.xxx.112)저도 졸고 있는데 제 머리위 선반에 있는 신문을 가져가려고 갑자기 제 발을 밟고 저한테
안기다시피 하면서 신문을 가져가는 할아버지 때문에 기절할뻔 한적 있어요.
키가 안닿으니 어쩔수 없었겠죠.... 그렇지만 정말 당하는 사람은 놀라고 불쾌하구요.
이런 일때문에 지하철측에서는 신문이나 무가지를 정해진 장소에 버려달라고 하는건데
폐지 모으시는 분들은 싫으실테고... 이래저래 정말 문제가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