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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홈플러스에서 만난 아주머니..
카트 밀면서 야채 몇개 집어넣고 있는데 갑자기 웬 아주머니가 저를 살살 부르는거에요.
60대 초반이나 되었을까.. 약간 변색된 가을잠바에 엄마들 많이 쓰는 빛가리개 캡을 쓰신 화장기 하나 없는..
혼자 장 보던 중이라 당황해서 처음엔 그 분이 뭐라뭐라 하시는데 잘 못 알아듣고 멍해졌다가..
사실 그 순간, 백화점에서 영수증 합산 사은품 증정할 때 따라다니면서 영수증 좀 주라고 하는 그런
아주머니들이 생각나서 제 얼굴이 좋은 표정은 아니었을 것 같아요.
순간 정신차리고 뭐라고 하셨는가 들어보니, 제가 카트 고리에 장바구니를 걸어놓고 장을 보던 중이었는데
그걸 잠깐 빌려달라는거에요. 우유 두개 샀는데 거기에 담아서 계산하고 금방 갖다 주겠다구요. 당황스러워서,
"장 바구니 없어도 계산 할 수 있을텐데요...?" 그랬더니, 아주머니가 겸연쩍게 웃으시면서
"아니.. 50원 아낄라구 그러지. 내가 깜박잊고 내것을 안 가져왔어요.." 그러시네요.
설령 그 장바구니 들고 그대로 가신다고 해도 내가 큰 손해 입을 것도 아니고 해서 선뜻 빌려드리고
매장 들어오는 입구쪽에 가서 기다리고 있었더니 우리 엄마뻘은 될 것 같은 그 분이 금방 달려와서
돌려주시고는 고맙다고 잘 썼다고 제 등을 쓸어주시고 활짝 웃으면서 가시더군요.
그 아주머니 기다리던 잠깐동안, 그리고 장보는 내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그렇지.. 우리네 엄마들은 누구나 허투루 새는 돈 없이 한푼이라도 아끼려고 그렇게 사셨겠지..그런 생각..
그 분이 전혀 궁색하게 느껴지지 않았던 것은 그 비슷한 연배의 저희 엄마가 떠올라서 그런것이겠지요..
활짝 웃으면서 돌아서 가시던 그 분의 인상이 내내 잊혀지지 않네요.
1. ^^
'08.10.17 10:33 PM (218.209.xxx.166)그 아주머니 참 알뜰하시네요 전 그런 생각 해보지도 못했는데.
그 아주머니도 알뜰하시지만 선뜻 빌려주신 님도 대단하세요.
저같음 그냥 지나쳤을 것 같은데...
배워갑니다. ^^2. 어찌보면
'08.10.17 11:06 PM (124.54.xxx.18)궁상맞다고 생각되기도 하지만 분명 저도 느끼는게 있네요
우리 어머니 세대들은 당연히 몸에 베인 절약을 우리는, 저는 그걸 허투루 생각하네요.
미처 생각치도 못했던 걸 다시금 생각해봅니다.3. ..
'08.10.17 11:15 PM (116.124.xxx.173)좋은일 하셨네요. 그분도 집에 가시면서 참 흐믓하셨을꺼 같아요. 훈훈합니다~
4. 정말
'08.10.18 12:20 AM (221.149.xxx.67)잘 하셨어요..저도 홈플갈때마다 장바구니 챙겨가거든요..50원이 어찌보면 작은돈일수도 있는데 환경도 생각하고 할인도 되고 참 기분 좋더라구요.^^
저라면 빌려드리는거 좀 망설였을텐데 잘 하셨어요.^^5. 항상 세개
'08.10.18 12:39 AM (222.238.xxx.229)챙겨가는데.....
이마트나 롯데는 세개까지...제가 늘 하는말 땅을 파봐라 10원이 나오나.....
저도 환경생각 ^^;; 내딸이 내손주가 앞으로 살아가야할 곳이잖아요~6. 흐뭇합니다
'08.10.18 1:48 AM (221.146.xxx.39)원글님은 맘이 참 따뜻하십니다...
절약으로 이해를 해 주시는군요~
저는 성격이 좀 모가 있어서;;;
개인이 기관에게 거짓말하는 것도 나빠..씩씩..그랬을 것 같아요;;;7. ...
'08.10.18 3:23 PM (211.38.xxx.16)뿌듯,,맨날 빈손지고 가서,,그거 아낀다고 부자되나,,,하며 살던 사람,,,뼈가 져리다는.
정말 82쿡이 사람 만들어 주고 있어요, 이 곳서,,,님들 나누는 이야기 보고 듣고 하며
이 번 주 내내 외식 한 번 안 하고, 잘 보낸,,,기특한 주부가 되었습니다,^^ 물론 일하는 사람이지만요,,,피곤하면 쉽게 하던 외식이랑, 시켜먹던 음식 요새,,,안해요,,,이제 장바구니들 찾아놓는 것까지 배워야할 듯,,,8. ..
'08.10.18 8:10 PM (61.78.xxx.181)장 좀 많이 본다 싶은날은
장바구니 많이 들고 가세요...
전 두개 들고 가봤는데
세개까지 보상비준다네요... 그니까 150원9. 인천한라봉
'08.10.18 9:19 PM (211.179.xxx.43)부끄러워요..ㅠㅠ
10. 뱅이
'08.10.18 9:27 PM (119.148.xxx.194)저도 가끔 장바구니 할인 안 받으면 아깝다고 생각은...해요//
11. 이상한사람
'08.10.18 10:12 PM (211.52.xxx.119)요즘 세상에 너무 많아서,
처음 몇 번은 낯선사람의 "Excuse me"에도 별 거리낌없이 웃는낯으로 대했는데, 몇 번 뒤통수 맞고 나니 누가 뭘 물어와도 딱딱하게 굳어지게 되어요.
저렇게 50원 아끼려고 그저 장바구니 잠깐 빌리고 빌려주는 훈훈한 사람내 나는 세상이 좋네요.
아아.....
나부터라도 따듯한 손길 먼저 내밀어야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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