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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 위기의 '아파트 중산층' 살려야..

시골의사 박경철 조회수 : 1,085
작성일 : 2008-10-14 12:00:48
  "몰락 위기의 '아파트 중산층' 살려야..
      가계부채 줄이는게 가장 현명한 투자"

인터뷰]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 "제2 금융권 부도,  뱅크런 우려된다"

세계적인 금융 위기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주식은 연일 최저점을 기록하고 있다. 아파트값은 불안하고, 가계대출 금리는 오르고 있다. 국내·외 뉴스에서는 연일 '디폴트' '펀드런' '뱅크런' 등 생경하면서도 불안감을 자극하는 단어들이 늘어나고 있다. 방송사 저녁뉴스에서는 그 날의 환율과 주식 시황으로 보도를 시작하는 날이 늘어났다.

많은 사람들이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위험은 감지되는데 실체는 손에 잡히지 않는다. 환율-주식-부동산, 삼각 트라이앵글에 갇혀 고민한다. 세계 금융위기가 생활과 매우 긴밀해졌다. 예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다. 경제의 미로에 빠져 고민하지만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갈증만 늘어난다. 불안감의 정체와 해법은 무엇인가. 막막한 고민의 터널 끝은 과연 어디일까.

경제전문가 박경철 원장(안동신세계연합병원)을 만났다. 주식을 주제로 놓고 위기의 경제 상황에 대한 그의 진단과 해법을 듣고 싶었다.

그는 주식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겐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지난해 하반기 '한국 증시 고점론'을 전망하고, 미국 다우지수와 중국 상하이지수의 '거품 붕괴'를 경고해 주목을 받았다. 물론 한국 증시가 '1400-1500p 조정 후 반등할 것'이라는 빗나간 전망도 있었다.

경제위기를 대하는 개인의 자세, '채무 구조조정'

사방팔방으로 포위된 듯한 경제위기 상황. 이 속에서 개인들은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해야 할까?

"빚을 줄여라."

박경철 원장은 이 다섯 글자에 답을 담았다. 일명 '채무 구조조정'이다. "가장 중요한 투자는 빚을 줄이는 것"이며 "빚을 지는 건 악마에게 영혼을 파는 것"이라는 게 그의 평소 지론이며, 지금 위기의 해법이기도 하다.

박 원장은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한 경제 위기의 핵심 가운데 하나로 '신용 위기'를 꼽았다. 신용 위기는 주식과 부동산에 얹혀있는 '가계 부채'와 직결돼 있다. 안팎의 경제 여건이 안 좋아 소득-소비-경기가 위축되는 악순환에 빠지면, 결국 가계 부채의 뇌관이 터지고 거품이 꺼지면서 신용 위기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소홀히 하면 자칫 뱅크런(대규모 현금인출 사태)으로 인한 경제 아노미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고 그는 경고한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경제 위기를 IMF나 2000년 전후로 한 IT벤처거품 붕괴 때와 많이 비교한다. 박 원장은 "IMF 때 경제를 살리려 투기적 가수요를 불러 일으켜 부작용이 생겼다면, 지금은 그렇게 쌓인 투기적 가수요의 결과로 나타난 문제"라며 "구조가 달라 해법도 다르다"고 말한다.

다만 심각성은 "IMF 때보다는 덜하다"고 평가한다. "IMF 때는 고도성장을 하면서 드러난 모순의 실체가 터진 것이고, 지금은 실체 위에 덧씌워진 탐욕(거품)이 터진 것이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경제적 충격보다 사회·문화적 충격 더 걱정

박 원장은 현재 경제 위기를 바라볼 때, '자산가치 하락'보다 '신용가치 하락'을 더 우려한다. 또한 '경제적 충격'보다 '사회·문화적 충격'을 더 걱정한다. 그는 "주식이나 펀드의 손실은 경제 문제로만 끝나지만, 부동산은 중산층의 자존심을 상징하는 것이어서 사회·문화적인 충격으로까지 이어져 더욱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가 '펀드런(대량 환매 사태)'보다 '뱅크런'이 더 심각하고, 더 철저히 경계하고 예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가계 빚이 없거나, 위험에 빠지지 않을 수준의 부채만 있는 사람이라면? 박 원장은 "그런 사람들은 (지금 상황에서도) 주식을 포트폴리오로 가져가는 게 본인이나 사회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또한 그는 "저점이 어디일지 모르지만, 빚으로 사는 게 아니라면 (추가 하락하더라도) 지금이 장기적 관점에서는 충분히 저가 매수할 수 있는 구간"이라고 말한다.

박경철 원장을 만난 건 지난 9일 오후 5시 충정로에 있는 그의 개인 사무실에서다. 그는 얼마 전 <주식투자란 무엇인가-1 통찰편>이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그의 책은 발간 8일만에 5쇄에 돌입했고, 베스트셀러로 떠올랐다.

책 서문에 이런 귀절이 있다. "과거 우리 정부는 늘 강자가 초래한 위기를 약자의 희생으로 막아왔다. 사회적 강자로 인해 위기에 처한 경제는, 늘 사회적 약자의 일방적 희생을 담보로 희생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경제 위기의 극복 과정에서는 절대 이런 일이 반복되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다음은 박경철 원장과의 일문일답을 간추린 것이다.

'한국증시 고점론' 들어맞아... 1400-1500p 지지선 전망은 오류

- 지난해 '한국 증시 고점론' 전망은 맞았지만, 향후 '1500p 조정 후 반등' 전망은 빗나갔다.

"지난해 9~10월 중국펀드 운용사를 비판하면서 고점론을 주장했다. 금융회사 분석가들은 코웃음 쳤다. 당시 5500p였던 상하이지수가 2000p까지 떨어지고, 다우지수는 10000p가 무너질 것으로 봤다. 그리고 2000p를 넘어섰던 코스피지수는 1400p선에서 조정을 거친 뒤 반등할 거라고 판단했다.

당시는 자산시장의 문제점을 거품 측면에서만 봤다. 신용 거품의 구조에 대해선 생각이 짧았다. 미국은 서브프라임 문제가 제일 심각하고, 중국은 산업 구조조정 심할 거라고 봤다. 그러나 한국은 그 위험성에서 비껴있어서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올해 중반을 넘어가니까 민간 부채로 인해 2차 금융기관이 부도나지 않을까, 한국식 신용 위기가 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었다. 그래서 (1500p 지지선이라는) 전망의 오류를 인정했다."

- 코스피지수 1300p가 무너졌고, 1200p도 위협다는 상황이다. 바닥이 어디인가.

"저점을 예상할 수 없다. 저점을 정확히 포착해 투자하겠다는 건 인간의 탐욕에 불과하다. 극단적 상황이 시장 가격에 반영된 거면 지금이 바닥이고, 또다른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바닥이 아닌 것이다. 미국 금융위기의 도래와 그로 인한 우리나라의 경기침체는 반영하고 있지만, 우리 내부의 신용 위기와 가계 신용이 경착륙했을 때를 가정한 상황은 반영되지 않은 것 같다.

아직도 우리 내부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선 뱅크런이 벌어질까봐 긴장하고 있다. 그래서 무제한 예금자보호 조처 등을 내놓고 있다. 우리는 펀드런을 걱정하지만 다른 나라 뱅크런을 걱정한다. 다른 나라들은 은행이 무너질까봐 불안해한다. 그런데 우리는 펀드 등 자산가치 하락에만 신경쓰고 있다. 선진국은 시스템 위기를 걱정하고 있는데 우리는 안주하고 있다.

지난해 초 작은 규모의 뱅크런이 있었다. 은행에 있던 상당 부분의 돈이 투자자금으로 빠져나갔다. 그런 과정에서 은행에선 단기로 해외 자금을 차입했다. 부동산은 주로 장기 대출이다보니, 외환 미스매치(mismatch)가 왔다. 이럴 경우 1차는 외환위기, 2차는 채무자의 원금 상환 능력이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경기 침체로 실질소득은 떨어지는데 대출금리는 오르고 자산가치는 하락하는 상황이 왔다. 돈 못 갚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날 경우 위기를 맞게 된다.

부동산값이 하락하면 경제에 미치는 충격보다 사회·문화적인 충격이 더 크다. 펀드 손실은 경제로 끝나지만, 부동산은 그렇지 않다. 아파트는 계층을 상징한다. 흔히 서울에 자기 소유 아파트를 갖고 있으면 중산층, 그게 비싼 아파트면 부유층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자산가격이 하락해 불안해서 팔아야 하는 시점에 와도 선뜻 팔지 못한다. 중산층이 갖고 있는 단말마적 자존심 때문이다. 그렇다보니 전세계 부동산값이 크게 떨어지는데 우리는 미미하다.

아파트를 헐값에 판다는 것은 중산층으로서의 자격을 포기한다는 것으로, 사회적 상징성이 크다. 그런 탓에 최악의 상황이 오기 전까지는 버티는 경향이 있다. 사회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에는 중산층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회 버팀목 역할을 하는 중산층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아버리면 사회·문화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굉장히 심각한 일이 벌어진다. 어쨌든 그런 점을 감안해서라도 최대한 연착륙시켜야 한다."

"전세계적 금융위기인데 종부세 폐지 논쟁이라니..."

- 부동산값 하락 후폭풍으로 사회·문화적 충격파가 걱정된다고 했는데, 그렇게 된다면 사람들의 재기 의욕이 크게 꺾일 수밖에 없다.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IMF 때는 대기업에선 밀려나온 사람들이 자영업으로 먹고 살았다. 그런데 지금은 자영업자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중산층이 붕괴되면 출구를 찾기 어려운 구조다. 굉장한 사회적 아노미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나가는 얘기일지 모르겠지만, 우리 사회가 그런 상황에 빠지면 자칫 파쇼적 리더십이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든다. 그 어느 때보다 경제 주체들의 불안감에 대해 많은 위로와 위무가 필요한 시점이다."

- 우리 경제가 연착륙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가처분소득(실질소득)이 늘어나 가계 부채를 줄이거나, 아니면 이자를 내려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가처분소득은 오히려 줄고 있다. 부채를 고정금리로 장기전환을 한다든지 하는 재정 정책으로 풀 수도 있지만 쉽지 않다.

경제현상을 사사건건 이념 기준으로 판단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두세 달 전 이명박 정부가 인천공항공사 매각 건 들고 나왔을 때 야당 등에서는 알짜 공기업을 해외에 매각하는 건 대통령 친·인척에게 혜택을 주려는 것 아니냐며 반대하고 나섰다. 그런 식의 매각 결정을 내리는 건 정치·경제 후진국에서나 가능한 일이지, 우리나라 지도자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건 전적으로 개인적 추측을 바탕으로 한 건데, 당시 외환 부족 사태를 인지하고 외화를 모으려고 매각을 추진한 건 아닌지 합리적 비판과 의심을 해볼 필요는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상황에 따른 판단이었다면, 정부가 대놓고 외화 보유고가 빠듯해 국내 자산을 매각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 않았겠느냐. 이런 추정이 맞다면 야당도 국익적인 관점에서 대승적으로 판단해주었어야 했고, 정부여당도 야당과는 정보 공유를 하며 솔직히 협조를 구했어야 했다. 그랬다면 지금처럼 외환 유동성이 압박을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종부세 폐지를 심정적으로 반대하지만, 폐지하자는 쪽의 이야기도 들어줘야 한다. 서로의 주장을 다툴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런 논쟁은 태평성대에 할 일이다. 지금 같은 전세계적인 금융위기 상황에서 그걸 첫번째 이슈로 해서 싸우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현재 기획재정부 장관이 세제 전문가인데, 지금은 환율전문가나 무역전문가가 나서서 경제 정책을 이끌어야 할 때다."

- 우리나라 뱅크런(대규모 현금인출 사태) 가능성은 어느 정도라고 보나.

"프로젝트 파이낸싱으로 건설사가 무너지거나, 주택담보대출을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제2 금융권에서 부도 사태를 맞을 수 있다. 앞서가는 얘기일 수 있지만, 위기 상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제1금융권은 괜찮다고 하지만, 제2금융권이 대출 자금 회수에 나서면 예금자들이 불안해 하고, 금융시스템 위험도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뱅크런이 시작되면, 그게 건전한 은행으로 옮겨붙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나. 그런 상황이 되면 한국은행은 발권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 지금부터 내년 초까지 가계 부채가 줄어들면 연착륙으로 가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경착륙 가능성이 높다."

"지금은 유동성 과잉상태... 금리인하 호재 아니다"

- 박 원장은 "금리를 내리면 안 된다"고 주장해 왔는데, 오늘(9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p 내렸다. 또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비췄다.

"바람직하지 않은 선택이다. 금리인하는 자산시장 관점에서 보면 유동성이 늘어나니까 보편적으로 호재다. 지금의 위기 원인이 유동성 부족이라면 금리인하가 옳지만, 지금은 유동성 과잉 상태다. 다만 유동성이 흐르지 않고 굳어 있어 신용 위기를 맞은 거다. 그럴 때는 유동성 공급이 아닌, 기존의 유동성이 흐르도록 뚫는 조처가 필요하다. 그러나 이 문제 또한 단순하게 판단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성태 한은 총재를 신뢰하고 싶다. 고민 끝에 내린 결단이지 않겠나. 다만, 이번 금리인하를 마치 호재로 보는 시각은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

- 지금의 경제위기 상황을 IMF 때와 비교하는 시각도 많은데.  

"구조적으로 보면 IMF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IMF 때는 산업구조나 시스템 붕괴 이후 투기적 가수요를 불러일으켜서 경제를 살리려고 했다. 지금은 그 문제가 아니라 투기적 가수요의 결과로 빚어진 문제다. 구조가 다르니 해법도 달라야 한다. 위기의 심각성으로 따지면 IMF 때보다는 덜 하다고 본다. IMF 때는 고도성장하면서 모순의 실체가 터진 것이고, 이번에는 실체 위에 덧씌워진 탐욕(투기적 가수요)이 터진 것이다."

- 생활경제적 측면도 따져봤으면 좋겠다. 다들 처한 조건이 다르겠지만 지금 주식이나 펀드에 대한 판단을 어떻게 해야 하나.

"자산시장 상황이 나쁠 것 같아도, 바닥은 아무도 모른다. 오늘일 수도 있고, 내일일 수도 있고 한참 후일 수도 있다. 봄날에 소풍을 가려 해도 밖에 비바람이 불면 다음날을 기약하는 게 낫지 않느냐. 무엇보다 신용 채무를 최대한 연착륙시키는 게 본인이나 국가·사회의 건강성을 위해서 좋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채무를 줄여나가야 한다.

돈벌 가능성이 높아보여도 아파트 원리금 상환 등 부채가 가처분소득 대비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면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하면 안된다. 채무 구조조정이 우선이다. 지금처럼 불안정한 상황에서는 살아남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부채가 없거나 적당한 수준이라면 주식을 자산 포트폴리오에 넣어도 괜찮다고 본다. 전반적으로 자산구조가 안정적인 포지션이라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식을 저가매수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본다."

"부동산 불패신화 성립 안돼... 부채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한 투자"

- 가계 부채에 대한 청산을 어떤 투자보다 우선시하는 까닭은.

"우리는 탐욕에 길들여져 있다. 투자는 수익을 동반한다는 망상을 갖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채도 자산'이라는 희한한 말까지 나왔다. 빚을 지는 건 악마에게 영혼 파는 거다. 노예가 된다. 시장이 좋든 나쁘든, 부채를 떠안고 투자한다는 건 용납돼선 안된다. 지난 30년 동안 부동산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부동산 담보 대출에 대해서는 안정적으로 보거나 관대한 편이다. 공업화가 중단되고 2차·3차 서비스산업으로 옮겨가는 나라에서는 부동산 불패신화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가장 중요한 투자는 부채를 줄이는 거다."

- 지금의 경제위기가 언제까지 어느 정도의 깊이로 진행될 것으로 보는가.

"이 문제는 답을 듣기 위해 질문하는 것도, 섣불리 답하는 것도 문제다. 지금 상황은 우리가 과거에 경험해보지 못한 것으로 모든 사람이 추측에 의해서 답을 할 수밖에 없다. 합리적 관점에서 추론해보자. 과거 주택대부조합 사태, 걸프전, 석유 파동, 대공황 등이 벌어질 때마다 아마겟돈, 절망이라고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해결된다는 논제만 가져가자. 섣불리 깊이와 시간에 대해서는 예측하지 말자. 어제 미국 스탠다드앤푸어스(S&P) 기준으로 보면 고점 대비 30% 하락했다. 이런 예가 역사적으로 14번 있었다. 그 14번마다 지옥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12번째 하락했을 땐 고작 12번째 하락이었을 뿐이었고, 13번째도 그랬고, 이번 역시 '14번째 하락에 불과해'라고 생각할 수 있다."

- 최근 펴낸 책 <주식투자란 무엇인가> 서문에 인상적인 귀절이 있더라. "과거 우리 정부는 늘 강자가 초래한 위기를 약자의 희생으로 막아왔다, 사회적 강자로 인해 위기에 처한 경제는, 늘 사회적 약자의 일방적 희생을 담보로 희생했기 때문이다"이라는. 지금 상황에도 대입되는 이야기인가.

"해결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희생자가 누가 될지 결정된다. 한 쪽의 희생을 바탕으로 하는 게 아니라 같이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세상의 모든 위기는 (아이러니컬하게도) 부를 재편하는 계기가 된다. 이번 위기는 현명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뛰어들었던 사람이 새로운 부자가 되는 선순환이면 좋겠다. 자칫 잘못하면 기존에 부를 가진 사람의 부만 더욱 강화시킬 수도 있다. 윤리적이고 합목적적인 리더십이 절실하다."

- 지금의 위기 상황을 보면, 그런 희망사항과는 달리 빈익빈부익부를 심화시키는 부정적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지는데.

"지금은 상위층과 하위층의 격차가 문제가 아니라 중산층 몰락 가능성이 문제다. 자칫 중산층이 위가 아니라 아래로 합쳐질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막아야 한다. 중산층이 그렇게 몰락하면 희망이 없다. 그걸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건 좌우의 논리도, 진보 대 보수의 논리도 아니다. 공동체의 논리로 머리를 맞대야 한다."

[출처] 오마이 뉴스 인터뷰: 가계부채 줄이는게 가장 현명한 투자...|작성자 시골의사
IP : 119.149.xxx.12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헌데
    '08.10.14 1:23 PM (121.147.xxx.151)

    부유층을 위해 감세하고
    중산층 자존심 위해 아파트 가격 유지위해 대출금리 인하하고
    서민은 그 동안 목숨 끊고 노숙하면 되겠군요.
    함께 사는 대안을 찾아야하는데 결국은 박경철씨도 중산층까지가 마지노선인가.


    서민들은 가계부채 줄이려도 가처분소득 줄어들고 팔아서 부채 탕감할 아파트도 없고 ~~

    오해하실까봐 ...
    전 살만한 집 있고 2억정도 은행예금있고 부채 전무합니다
    헌데 박경철 같은 분이 말씀하시는 중산층이 서민이 되는 건 막아야한다는 말씀을 듣고보니
    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 없는 그들은 팔것도 없는 힘없는 국민들은 어쩌라구요.
    대안이란게 그런 사람들을 상대로 신속하게 나와야하는 거 아닙니까?

  • 2. .
    '08.10.14 11:38 PM (220.122.xxx.155)

    나같은 서민은 어쩌라고.. 중산층 몰락하는 건 막아야 되고 서민들은 죽어도 된단 소린가.

  • 3. 왜 한쪽만
    '08.10.16 2:02 PM (218.48.xxx.182)

    보시는지??
    지난 십여년간 부동산, 특히 일부 아파트 가격이 두 세 배로 폭등하는 동안
    빚내서 부동산 사는 사람과
    그냥 착실히 적금 들어가면서 다락같이 올라가는 부동산 쳐다만 보던 사람
    위의 두 경우 후자가 전자를 얼마나 부러워하고 배아파했습니까?
    그런데 지금은요??
    헛꿈꾸지 않고 소득의 일부 예금으로 갖고있고, 대출 비율 높게 해서 부동산 구입은 불가하다는
    원칙으로 살았던 저같은 사람을
    집값의 80 프로 대출받아 대출금이자 내며 집값오르기를 기다렸던 사람이
    부러워하는 걸로 역전되었습니다
    설상가상 이자는 더욱 오르고 있으니 죽을 맛이겠지요
    위기일수록 원칙을 다시 새겨보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살면 평생 대박나는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쪽박차는 일도 없을 테니 이걸로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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