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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제안

화생마당 조회수 : 467
작성일 : 2008-09-25 00:59:53

   요즘 마음이 무겁고 불편합니다.  지난 9월 4일부터 수경스님과 문규현신부님이 지리산 노고단으로부터 오체투지(五體投地) 고행기도를 20일째 하고계시다는 것을 알고나서 부터 그렇습니다. 오체투지 고행기도는 KBS의 저
유명한 다큐멘타리 <차마고도>에서 티베트인들이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히말라야 산록을 온 몸을 던져 고행기도
로 묵묵히 넘어가는 장면으로 우리들에게도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 추위 속의 히말라야는 아닐지라도 아직도
지난 여름의 노염이 가시지 않은 아스팔트의 뜨거운 열기에 몸을 내맡기면서 두 성직자들이 매일 약 3킬로미터씩
길바닥을 기다시피 기도하며 계룡산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두 성직자의 고행기도는 일부 인터넷 매체들에서만 사진 동영상과 함께 다뤄질 뿐 신문 텔레비젼에서는 거의
취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두 분의 고행기도가 왜 이뤄지고 있는지, 두 분이 스스로에게 채찍을 가
하는 고행으로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지, 알지 못하고 알기도 어렵습니다.

   지난 여름 우리 사회는 지난 시절 어느 때에도 보지 못했던 촛불 시위로 석달을 보냈습니다.  어린 여학생들,
유모차를 끌고나온 젊은 어머니들, 그래서 그들의 요구에 이끌린 젊은 남성 직장인들, 직장이 없어 쓸쓸해뵈는
중노년들이 촛불을 들고 자신들의 겪고 있던 생활상의 불편, 불안들을 평화적인 방식으로 풀어놨었지요.  그러
다가 일부 과격파들이 빌미를 주는 바람에 공권력에게 탄압의 구실을 주었지요.  그러나 초기의 순수한 표현과
요구는, 그리고 종교인들이 그들의 의사를 존중하자는 연대감의 표시는 우리 사회가 성숙한 단계에 이를 수 있다
는 징표로 읽히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후의 경과는 우리들 모두 아는 바와 같습니다.  
  
   사과와 반성이 여러차례 있어도 그 사과와 반성이 진정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신뢰가 없
는 사회, 신뢰가 그때 그때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수단으로, 눈가림으로 '활용'되는 사회,  이런 우리의 삶의 모
습이 두 분 성직자들에게는 큰 문제로 보였던 것 같습니다.  우리들은 우리가 사는 공동체가 이런 모양이 된 것
을 혹시 남의 탓으로 돌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뉴타운에 속고 경제 살려준다는데 속고 그래서 오늘이 이 지경이
되도록 만들어낸 동조자 방조자가 다름아닌 나 자신이라는 것을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깊이 자신의
속을 들여다보자고 두 분은 자신들의 고행을 통해서 조용히 제안하고 계신 것입니다.

   오늘밤에도 편히 잠자리에 들 수 없어 두 분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몇자 글을 씁니다.  오체투지 기도를 하시
는 동안 하느님 부처님께서 두 분의 애절한 뜻을 헤아려 주시어 건강을 허락해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두 분의 오체투지 고행을 보시고자 하시는 분은 cafe.daum.net/dhcpxnwl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IP : 220.117.xxx.16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9.25 1:34 AM (124.49.xxx.204)

    cafe.daum.net/dhcpxnwl

  • 2. 저도
    '08.9.25 1:43 AM (121.163.xxx.131)

    오체투지 블로그에올려놨어요.
    위에 점 클릭 안되네요.

  • 3. ..
    '08.9.25 2:02 AM (121.168.xxx.10)

    http://cafe.daum.net/dhcpxnwl

  • 4. 하바나
    '08.9.25 11:08 AM (116.42.xxx.253)

    그저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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