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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며느리들은 아무 소리도 못하죠?

며느리 조회수 : 1,361
작성일 : 2008-09-16 13:07:23
지난 번 며느리로 사는게 힘들다고 글 쓴 후 병들어 망가진 몸 추스리느라 이번 명절에 시댁에 안갔습니다.

담걸린 어깨, 신장병 치료, 영양실조에 빈혈치료까지 제 몸이 너무 힘들어서 회사 다니는 것만으로도 벅찬데 아이 육아와 제 집안일도 무시할 수 없거든요.

가사도우미를 쓰자니 제 성격상 누구를 부릴 줄 몰라요. 아마도 맘에 안들면 따라다니며 치우거나 제가 하고 말겠지요. 그래서 도우미도 못쓰고 혼자 청소하고 있고요, 간신히 생각한게 반찬을 사서 먹는거였는데 한번 사먹어 보니 맛이 영~ 아닌게 다시 주방에 서있는 제모습을 발견하네요.

시댁에 안간게 처음이었어요. 마음속으로 신랑도 허락했으니 안가도 된다고 계속 다독였는데 역시나 처음 저질러 보는 일이어서 그런지 명절 내내 마음 졸이고 있었네요. 다행히 신랑이 잘 얘기를 했는지 시댁에서 왜 안왔냐는 전화없이 지냈습니다. 지나가고 나니까 이제 좀 마음이 진정되요.

제가 명절날 모처럼 여유롭게 누워서 팔에 찜질을 하고 있는데 뉴스를 하더군요. "명절이혼"이라고 들어 보셨어요?
명절 스트레스 때문에 명절기간이 되면 명절이혼이 확 늘어난다면서 새로 변경된 법이 어쩌구 저쩌구~하더라구요. 그걸 보고 있는데 화가 나는거예요. 명절이 그렇게도 며느리들에게, 와이프에게 스트레스가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매년 명절을 이렇게도 철저히 지켜야 하는 이유가 뭘까요?

명절때문에 모두 맘고생, 몸고생하고 이혼까지 발생한다는데 왜 아무도 나서서 명절에 대한 인식을 바꾸지 못하는지 화가 나더라구요. 어렇게 힘들어 하면서도 명절마다 또 똑같이 반복해 살면서 다시 우리 며느리들에게 물려줘야 하는 짐인가요? 왜 저를 포함한 며느리들은 이렇게는 못산다라고 소리내서 명절에 대한 두려움, 증후군, 고생 모두 개혁시키지 못할까요?

명절에 모든 짐이 며느리에게 떠 맡겨지는 "시댁"이라는 곳도 이상하지만 그걸 힘들어 하면서도 떠안고 힘들어하는 저희 며느리들도 이상한건 마찬가지 아닌가 싶어요. 다른 일에는 모두 현명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밀고 나갈 만큼 똑똑한 여성인데 왜 며느리라는 타이틀만 달면 질질 끌려가는 사람이 되는지...

우리 같이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정말 아무런 방법이 없는 걸까요?
IP : 210.217.xxx.13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우리부터
    '08.9.16 1:10 PM (59.10.xxx.42)

    바꿔나가야지요 뭐..
    왜 그러잖아요들, 싫어하는 사람 결국 닮아간다고.
    알고 보면 시모도 당신 시모한테 시달리고 분명 아득바득 이 갈았을 텐데도 결국 며느리 보면
    당신 시모처럼 대하게 되시는 경우 많고..

    분하고 원망스러워도 그래도 어른이니까 하는 맘에 지고 들어가 버리는 거 같아요

    우리라도 우리 당할 때 힘들었던 거 생각하면서 안 그래야죠 뭐 어쩌겠어요.

  • 2. 분노의새댁
    '08.9.16 1:13 PM (116.127.xxx.232)

    제 생각엔 멍청한 신랑님들 때문인거 같아요.
    물론 우리 신랑도 그 멍청한 신랑 중 한명이구요.

    전 시댁이랑 트러블 있고 울화 터지고 거지같은 취급 받아도
    그냥 삭히는 이유가...신랑한테 말해봤자
    "우리 엄마 원래 그래. 당신이 참아"
    이 얘기 나오거든요..ㅠㅠ

    그래서 제가 아니라고, 나한테만 일부러 그러시는거 같다고
    다시 정색하면서 말하면 싫어하더라구요.

    그런 일로 결혼초에 몇번 싸우고 아예 제가 입을 닫았습니다.

    시댁에 관련된 일은 그냥 얘길 안 하지요...
    왜냐면 얘기 꺼내면 이 멍청한 신랑이자 효자 아들은
    자기 엄마 편만 드니까요.

    참고 참다 얼마전 저도 터졌습니다.

    어머니가 나한테 이런 말씀 하신거 아냐고 악을 쓰고 소릴 지르니까
    그제서야 자기도 미안하다네요.
    자기 엄마가 저한테 그렇게 하는줄 몰랐답니다.
    앞으로 그런 일 있음 자기한테 바로 바로 말하라네요..

    남편들만 100% 아내 편이 되면 이런 스트레스와
    감정 소모도 많이 줄어들거 같습니다.

    문제는 중점을 잡지 못하고 그래도 우리 엄마니까,
    어른인데 니가 참아. 라고 말하는 대다수의 어설픈
    효자 남편들이지요..ㅠㅠ

  • 3. ..
    '08.9.16 2:08 PM (116.126.xxx.234)

    어른에게 큰소리 내지 않는다,. 나 하나 참으면 조용하다 이런생각으로 배우고 자라
    며느리들이 조용히 혼자 삭히며 넘기는게 이유라고 봅니다.

  • 4. 이건
    '08.9.16 2:19 PM (211.192.xxx.23)

    해결이 날수가 없습니다.
    남편이 누구 편을 들겟어요,,아내 편들면 시어머니가 뒤딥어 질테고 엄마편들면 아내가 자지러지는데요,,
    그리고 며느리가 시간이 지나면 시어머니가 되는건데 나이 먹으면 자기 젊을때 생각 못하고 자기 억울하고 아들 불쌍하고 며느리는 호강하는것 같고 여러가지 증세가 나타나지요,,
    생판 남들이 모여서 가족이 된건데 갈등은 당연한 겁니다,
    해결하려는 생각보다 그냥 그럴수도 잇지,,하고 무디게 넘어가는게 그나마 나을것 같은데
    점점 귀하게 자란 사람들이 많아지는게 추세라서 그게 안 되겠지요 ㅎㅎㅎ

  • 5. --
    '08.9.16 4:02 PM (58.142.xxx.221)

    시댁문제는 결국 남편과 한판 붙게되어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이 남자와 계속 살지 말지도 결정해야 하는데
    늘 딸린 애가 걸리는 거죠.
    근데 쥐도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고 했네요.
    나 더이상 너랑 안살아도 좋다. 애는 니가 키울수 있으면 키우던지 해라.
    이렇게 맘 굳려야 모 아니면 도의 결과를 보게될 수 있는 겁니다.
    우리 클때만 해도 그랬죠. 때되면 결혼하고 현모양처 되라고... 근데 요즘 엄마들 딸에게 그런 소리 안하더군요. 니 밥벌이 니가 하고 결혼은 하지 말라는 엄마들 상당수더군요. 얼마나 속이 터졌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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