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편향 논란, 헌법 파괴하는 '성시화 운동'이 원인
■ 서울 봉헌하려던 대통령, 제네바 보고 배워라!
이명박 대통령은 포항시 성시화 운동을 이끌어 종교편향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사람을 중앙공무원교육원장에 임명했다. ‘서울 봉헌’ 전력까지 있었으니 성시화와 관련해 그는 의심을 사지 않을 수 없다.
8월 27일 불교계가 현 정부를 향해 ‘종교편향’을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인 집회는 불교계가 중심이 된 것이지만, 종교편향과 종교차별로 촉발된 이번 사태가 단지 불교와 정부, 불교와 기독교만의 싸움은 아니다. 그래서도 안 된다.
헌법에 명시된 종교의 자유와 정교분리 원칙 자체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렇다. 이는 종교를 막론하고 국민 모두의 문제이며, 세속국가임을 명시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존립을 둘러싼 문제이기도 하다.
이번 사태는 불교계가 내건 요구처럼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어청수 경찰청장의 퇴진, 종교차별금지법의 제정 등을 통해 단순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세속국가임을 명시한 헌법의 토대를 뒤흔드는 특정 종교인들의 행태를 국가와 시민사회가 바로잡지 못하면 이 같은 일은 계속 반복될 것이기 때문이다.
■ 이 문제의 핵심에는 '성시화운동'이 자리잡고 있다.
한국의 개신교인들을 중심으로 무섭게 진행되고 있는 '성시화운동(聖市化運動 )'은 한국을 비롯한 세계의 모든 도시를 이른바 '거룩한 도시'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project)다. 성시화운동본부가 바로 그 주도집단이다.
총재인 김준곤 목사는 과거 독재정권 시절 유신 찬양발언으로 이름을 떨친 사람이기도 하다. 지난 5월 이 대통령이 참석한 국가조찬기도회 40주년 기념식에서 공로패를 받기도 한 그의 어록을 한 번 살펴보자.
"박 대통령이 이룩하려는 나라가 속히 임하길 빈다. (제1회 국가조찬기도회)"
"우리나라의 군사혁명이 성공한 이유는 하나님이 혁명을 성공시킨 것 (제2회 국가조찬기도회)"
"10월 유신은 실로 세계정신사적 새 물결을 만들고 신명기 28장에 약속된 성서적 축복을 받은 것. (제6회 국가조찬기도회)"
▲ 성시화운동신문 홈페이지 메인화면
1972년 김준곤 목사는 강원도 춘천을 하나님의 주권이 시정 전반에 관철되는 성시(聖市)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 제안은 1996년 춘천 지검장이던 전용태 장로에 의해 실천에 옮겨졌다. 전씨는 개신교도 기관장들로 홀리클럽(Holy Club)을 꾸려 성시화 운동에 나선 것이다. 일종의 봉헌운동이다. 2007년 현재 국내 47개 도시에서 이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성시화운동에 앞장서는 이들은 칼뱅의 '제네바 성시'를 꿈꾸며 춘천을 제2의 제네바로 만들겠다는 비전 아래 펼쳐졌던 춘천 성시화운동을 모범으로 전국적이고 세계적인 운동을 맹렬히 펼치고 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주요 개신교인 공직자들과 기관장들이 모인 홀리클럽 또한 이 운동과 발맞추고 있다는 사실이다. 시예산을 성시화운동에 쓰려고 했던 정장식 전 포항시장 같은 사람이 바로 홀리클럽 멤버다.
'제네바 성시'라니. 도대체 제네바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금은 세계금융의 중심지이자 각종 국제기구 본부가 있는 제네바가 16세기 한 때 공포의 도시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는 교과서에 '종교개혁가'로만 소개되는 칼뱅이 제네바를 장악하고 있던 시기에 일어난 일이다.
제네바는 당시 어린아이에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활의 표준이 되었던 것이 성경이었고 시의회·행정·사법 모든 영역이 하나님의 영광과 그 뜻을 구현하는 데 쓰였다. 바로 '신정독재'가 펼쳐졌던 것이다.
■ 16세기 칼뱅의 망령, 500년 지나 한국 상륙
칼뱅이 지배한 4년 남짓한 기간 동안 인구 1만6천여명의 소도시 제네바에서는 58명이 사형(교수형 13명, 참수형 10명, 화형 35명)을 당했고, 76명은 추방당했으며,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투옥되어 감옥이 미어터질 지경이었다. 교회사에 기록된 공식 통계만 그러하니 실제는 이보다 더 참혹했을 것이다.
그런 16세기 칼뱅의 망령이 21세기 한국에 부활한 것이니 예사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성시화운동을 이끌고 있는 김준곤 목사는 '성시화 운동의 철학과 비전'이라는 글에서 노골적으로 이렇게 말한다. "성시화 운동은 칼뱅의 제네바 성시운동을 모델로 한다."
성시화운동을 주창하는 이들은 칼뱅이 다스리던 1541년부터 1546년까지의 제네바를 유토피아로 묘사하며 이상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끔찍했던 신정독재의 도시 제네바가 이들에게 이상적인 모델로 숭배받고 있는 것이다.
▲ 유럽 각국에서 칼빈주의자들이 자행한 마녀사냥
가톨릭의 교조주의에 맞서 관용의 정신을 말했던 칼뱅이었지만, 그는 제네바를 지배하면서 불관용의 화신으로 거듭났다. 칼뱅은 자기 손을 더럽히지 않고 가톨릭을 이용해 삼위일체론의 오류를 지적한 스페인 신학자 세르베투스를 제거하려 하기도 했다. 그것이 실패한 후 나중에 그를 체포한 칼뱅은 모든 형벌 중 가장 고통스러운, 즉 산 채로 불태우는 형벌을 내렸다.
칼뱅이 역사에 두고두고 남을 업적을 남겼다면, 그것은 이와 같은 개신교 최초의 '종교적 살인'을 저지른 것이었다.
제네바 시민들은 훗날 잘못을 깨달았다. 세르베투스가 화형된 자리에는 지금 "칼뱅의 결정은 종교개혁과 복음주의의 원칙인 '양심의 자유'에 어긋났다"는 자기비판을 담은 비석이 세워져 있다고 한다.
제네바 성시의 부활을 꿈꾸는 당신들은 이렇게 끔찍했던 역사, 반성과 참회의 역사를 알고나 있는가. 아니면 알면서도 이를 무시하고 칼뱅을 추종하려는 것인가.
한국에서는 개신교 신자의 70% 가까이가 칼뱅주의를 따르는 장로교를 믿고 있다. 그리고 이들을 기반으로 제네바 성시를 꿈꾸는 성시화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끔찍한 일이다. 성시화운동 주창자들이여, 당신들이 하는 일이 세속국가 대한민국의 헌법을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녕 알고는 있는가.
서울시장이 서울특별시를 하나님께 봉헌한다고 해도,
포항시의 기관장들이 매주마다 모여서 성경공부를 한다고 해도,
부천시의 모든 행정이 기독교 선교에 촛점을 맞춘다 해도,
인천광역시를 세계 복음화의 관문으로 만든다 해도,
목포시가 하나님의 도성으로 발돋움 해도,
서산의 복음화를 위해 서산의 모든 기관장들이 기도를 드린다 해도,
그리고 우리나라 모든 도시의 시장들이 성시화 운동에 열광한다 하더라도,
이들 모두가 진정으로 이 운동이 성공하리라 믿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상이 아무리 미쳐 돌아간다 하더라도 성시화 운동에 참여하는 기독교인 시장들이 설마하니 16세기의 칼뱅과 같은 미치광이가 되리라고는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그러나 이들의 터무니없는 종교적 신념으로 인해 시민사회가 분열되고 헌법과 사회체제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한다면, 이는 실로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출처 2008.08.26 17:58 ⓒ 2008 OhmyNews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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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모든 도시의 시장들이 성시화 운동에 열광한다 하더라도
굿멘 조회수 : 474
작성일 : 2008-09-13 07:39:00
IP : 118.32.xxx.13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8.9.13 9:55 AM (203.229.xxx.213)이런 일들에 대해서 교회 다니시는 분들은 어떤 의견을 가지시는지 그분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2. 옛날
'08.9.13 10:36 AM (118.216.xxx.177)한20년도 더 지난 것 같은데 지나가는 길에 우연히 보게 된
한 대형교회 앞에 길게 늘어뜨린 커다란 현수막에
유치원 아이들부터 기독교로 끌어들인다는 취지?로 쓰여져 있던
전투적이기까지 하고 거의 격문에 가깝던 글귀가 생각이 나네요...
너무 오래 전이라 정확히 어떤 문구였던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그때의 그 섬뜩하던 느낌은 지금까지도 그대로 남겨져 있는 게...
위의 내용을 본니...성시화운동이 일반 교인들을 제외하고 저들끼리만 진행되는 일 일까하는 의구심이 드는 건
나 만의 쓸데없는 생각일까요...3. 안상수
'08.9.13 12:07 PM (211.173.xxx.198)인천시장 안상수가 기독교선교원과 교회복원에 시의 사회복지사업에 쓰이는 1년예산보다 더 많은
지원을 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개가천선할일입니다. 이나라가 5년안에 개독이 국교가 되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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