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겨레 아침햇발) '감세 폭탄'이 더 무섭다 - 정영무 논설위원

세금.. 조회수 : 240
작성일 : 2008-09-11 17:34:25
어려서는 세금 적게 내는 것이 무조건 좋았는데
이젠 나라에서 '균형있게' 거두어 '제대로' 썼으면 합니다.

이 정부는... 뭐.. 입이 아까워 더는 말 않겠습니다..;;

읽어보세요..^^


[아침햇발] ‘감세 폭탄’이 더 무섭다 / 정영무
아침햇발

» 정영무 논설위원


통계는 법정에서의 증인과 같다고 한다. 원고나 피고 어느 쪽을 위해서 증언하도록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연간 조세수입의 10%를 깎아주는 감세안을 발표하면서 기획재정부는 우리나라 세율이 너무 높고 감세를 하면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고 밝혔다. 3년 전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가 ‘감세 논쟁 주요 쟁점 정리’를 내놓았을 때와는 딴판이다. 그때는 우리나라 세율이 경쟁 상대국에 비해 높지 않으며, 세금을 깎아도 투자 확대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재정부가 세금을 깎아주면 누이 좋고 매부 좋듯 서민·중산층이 덕을 보고 경제도 살아날 것이라고 분칠을 했지만, 덕을 보는 쪽이 있으면 피해를 보는 쪽도 있기 마련이다. 감세론을 옹호하기 위해 통계수치를 각색한 것은 그만큼 논리가 궁색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더 큰 문제는 전체 그림이 없다는 데 있다. 조세와 재정은 한 나라의 기틀로 균형감각과 미래감각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핵심은 조세 정의와 재정의 건전성이다. 세율의 단순 비교나 감세의 경제 효과에만 집착해 근간을 흔들어서 될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재정 수요는 늘어갈 수밖에 없다. 국내총생산 대비 복지지출 비중은 2007년 7.8%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21%)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사회보장 부담금을 합친 총조세 부담률도 이들 나라에 비해 낮다. 정부의 생활지원을 받지 못하는 절대 빈민은 200만명에 가까우며,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럼에도, 소득 분배는 거의 전적으로 시장에서 결정되며 사회복지는 이제 겨우 구색을 갖춰가는 단계에 있다. 경제적으로도 내수 기반을 허물지 않고 사회 통합을 유지하려면 재정을 확충해야 한다. 이런 마당에 감세를 하면 두 갈래 경로 중 하나를 밟게 될 것이다.

첫째, 복지 지출을 줄이는 것으로, 한계계층과 저소득층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재정부가 발표한 ‘2009년 예산안 편성지침’을 보면 지난 10년 동안 복지지출 증가가 과도해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예산을 성장에 집중하기 위해 복지지출 증가를 억제할 뜻을 분명히했다. 둘째, 지출을 줄이지 않는다면 공기업 매각, 공공요금 인상, 국채 발행 등으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나랏빚을 내거나 곳간을 축내는 것으로 사회 일반이나 미래 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형태다. 대기업과 고소득층을 향한 퍼주기의 결과물인 ‘감세 폭탄’은 결국 어느 쪽이건 터지게 돼 있다. 직접적이고 부수적인 피해는 힘없는 다수에게 돌아간다.

종부세·양도세와 상속세는 형평과세라는 측면에서 조세체계의 선진화에 기여하고 있다. 집값 상승은 투기와 불로소득을 낳고 자산의 불평등에 따른 소득격차를 심화시켰다. 지금의 종부세는 세부담을 고려해 일정기간 전면 과세를 유예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합리적인 부동산 세제를 허무는 것은 투기와 불로소득을 정부가 용인하고 부추기는 꼴이다. 우리나라는 소득세 포괄주의가 아니라 열거주의를 택하고 있기 때문에 상속세의 그물망을 촘촘히 하는 것 또한 형평에 맞다. 예컨대 상속·증여의 주요 수단인 서화·골동품은 과세 대상이 아니며 주식 양도차익에도 세금을 물리지 않고 있다.

미국 보수주의 운동의 대표적인 인물이며 감세론자인 그로버 노퀴스트는 “미국을 사회주의자들 일색이던 테디 루스벨트 이전의 시대, 곧 소득세·상속세·규제 등이 없던 시대로 되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세금을 내리기는 쉽지만 올리기는 매우 어렵다. 이성적인 정부라면 독이 든 꿀단지를 좋아라 품지 않을 것이다. 노퀴스트의 후예라면 몰라도.


정영무 논설위원 young@hani.co.kr

http://www.hani.co.kr/arti/SERIES/52/309218.html
IP : 125.178.xxx.8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진짜무서워요
    '08.9.11 5:36 PM (121.151.xxx.149)

    휴 이나라가 어디까지 갈련지 정말 무섭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31876 초등1학년수영문의 3 바쁜엄마 2008/09/11 434
231875 '대통령과의대화' PD "공무원 출연논란, 자막실수" 4 노총각 2008/09/11 840
231874 홈쇼핑 옷걸이 후기 부탁드려요~ 8 일산 엄마 2008/09/11 1,173
231873 가족영어읽기대회 지문 리치코바 2008/09/11 202
231872 추석때 색다른 음식하고파요~ 1 며느리 2008/09/11 266
231871 바람에 관한 글을 읽고 2 한숨 2008/09/11 764
231870 중,고생을 두신분 반드시 읽어 보세요 7 장거리 2008/09/11 1,875
231869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대학 이상을 마치려면... 6 리치코바 2008/09/11 1,292
231868 밑의 질문 보고.....어린이집에 추석선물 하세요? 7 .. 2008/09/11 529
231867 촛불 참가 90년생 청소년,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 9 이럴수가 2008/09/11 563
231866 좌훈기 쓰시는 분 계시나요? 7 좌훈기 2008/09/11 767
231865 이명박이 국민관의 대화 또 사기 쳤네요. 9 뽕삼이 2008/09/11 1,014
231864 작명소추천해주세요 4 ... 2008/09/11 578
231863 오세훈시장 부인 해외출장 `40일 3천만원' 28 조선폐간 2008/09/11 3,437
231862 화장품 기초세트 5 . 2008/09/11 936
231861 힘없는 사람들을 위한 행복은행 출자계좌 리치코바 2008/09/11 257
231860 '아기끈' 아세요? 16 key784.. 2008/09/11 1,178
231859 생리대 면세 된거 맞나요? 4 냅킨 2008/09/11 471
231858 빨간점.. 11 팔에 빨간점.. 2008/09/11 774
231857 방금전 있던 주재원글 원글분이 삭제하셨나요? 4 궁금 2008/09/11 881
231856 아래분이 링크해주신 짜고 치는 고스톱-기사도 떴네요 1 .. 2008/09/11 303
231855 치과 추천 좀 해주세요 4 악세사리 2008/09/11 521
231854 슬픈 음악... 실험 7 caffre.. 2008/09/11 549
231853 12-13일 향이,겨레 자원봉사 급구 (펌) 1 아이들이행복.. 2008/09/11 208
231852 학교 운동회때 장터가서 일해보셨나요? 2 음식솜씨꽝 2008/09/11 374
231851 친정부모님 안계셔도 명절에 친정 가시나요? 4 나의 명절 2008/09/11 1,095
231850 얼마나 이렇게 살아야할지... 31 나쁜며느리 2008/09/11 5,341
231849 내일 일본 여행가는데 급하게 질문 드려요 5 오사카 2008/09/11 487
231848 미군부대 쇠고기.. 7 양파 2008/09/11 629
231847 아이 봐주시는 분께 추석선물 하시나요? 8 ... 2008/09/11 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