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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경, 수구에 둘러써여 있다
http://h21.hani.co.kr/section-021003000/2008/09/021003000200809040726041.html
“추기경이 수구에 둘러싸여 있다”
전종훈 신부 안식년 발령 등 술렁이는 천주교… 교단 내부의 갈등 더욱 커질 듯
▣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조용함을 미덕으로 삼는 천주교에도 최근 소란이 일어났다.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 일가 비리 의혹 폭로와 촛불집회 시국미사를 주도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하 사제단) 대표인 전종훈 신부가 8월21일 이례적인 안식년 발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직접 ‘조처’하는 추기경의 스타일
엄기호 우리신학연구소 연구위원은 진보신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이번 안식년 발령의 ‘이례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천주교가 무서운 점은 절대 무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바티칸이 남미의 해방신학을 무너뜨릴 때도 그랬다. 주교를 해임하거나 전보시키는 등 무리수를 두지 않았다. 진보적인 주교가 죽으면 조용히 보수적인 인사를 그 교구의 주교로 임명하고, 신부의 임기가 다하면 외국으로 유학(유배) 보냈다. 이렇게 관례와 전통 안에서 조용히 처치했다. 전종훈 신부 인사발령은 정말로 ‘이례적인’ 인사발령이다.”
이날 인사에서 불이익을 당한 것은 전 신부뿐만이 아니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으로 평소 사회활동에 적극적이던 함세웅 신부가 서울 청구성당 주임신부로 발령났다. 한 교계 인사는 “애초 일하던 곳(제기동성당)보다 규모가 작은 곳으로 발령난 것으로, 사실상 문책성 인사”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천주교 수뇌부가 스스로의 금기를 깨고 무리수를 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인사권자인 정진석 서울대교구장(추기경)의 스타일을 들수 있다. 한 교계 인사는 “김수환 추기경 때도 시국 상황에 따라 교단 안에서 많은 갈등이 일어났고 그때마다 추기경이 직접 당사자를 불러 봉합하고 넘어가곤 했다”며 “그런데 정 추기경은 고참 신부를 통해 ‘나서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이에 따르지 않으면 인사 조처를 하는 스타일 같다”고 말했다. 실제 교단 안팎에서는 진보적 활동을 펼치던 ㄴ신부가 윗선의 메시지를 받은 뒤 대외활동 자제를 약속하고 이번 인사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말도 들린다.
또 다른 교계 인사는 “천주교에서 좌파를 색출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진 삼성 출신 인사와 옛 민정당 국회의원 등 일부 평신도가 끊임없이 정진석 추기경을 찾아가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안다”며 “추기경이 교인 전체의 뜻과는 다른 보수·수구 성향 인사에게 둘러싸여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유야 어찌됐건, 이번 인사 조처로 당분간 사제단 등의 활동은 위축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교단 내부의 갈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지난 6월 말 사제단이 집전한 촛불집회 시국미사에 참석한 신부 200~300명 가운데 상당수는 사제단 소속도 아니고 별다른 연락도 없었는데 자발적으로 찾아온 경우였다. 교단 상층부와 일반 신부들의 정서가 똑같지는 않다는 말이다.
일부 평신도들 반발 기류
교단 전체가 입는 상처도 클 수밖에 없다. 교구장의 명령에 순응하는 것을 절대적인 원칙으로 삼는 만큼 당사자들이야 직접 불만을 표시하지 않고 있지만, 일부 평신도들의 반발 기류는 심상치 않다. 가톨릭인터넷언론 ‘지금여기’(cafe.daum.net/cchereandnow)에는 줄기세포 연구에 줄기차게 반대하다가 정작 〈PD수첩〉이 황우석 박사 연구의 문제점을 보도해 여론의 비판을 받을 때는 침묵한 점 등을 들어 “정진석 추기경은 비겁하다”고 주장하는 글을 비롯해 천주교 수뇌부를 공개 비판하는 글들이 잇따르고 있다. “그분이 우리의 목자로 서 있다는 게 부끄럽습니다” 등 댓글도 여럿이었다.
이같은 논란과 관련해 천주교 서울대교구 허영엽 문화홍보국장 신부는 인사 직후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신부가 잘못을 하면 직무를 정지시킨다. 활동에 아무런 제약이 없는 안식년은 문책성 인사가 아니다. 사회 잣대로 교회 인사를 평가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한겨레21]
1. 구름
'08.9.6 7:37 AM (147.47.xxx.131)맞습니다. 정진석은 비겁합니다. 그리고 사회의 다른 사람들이 그런것 처럼 출세에만 눈이 멀어 있는 사람입니다.
2. 천주교신자
'08.9.6 7:45 AM (211.210.xxx.39)저도 주교님의 결정이 합당한지 의문입니다.
정의가 무엇인지..
정말 실말스런 결정이셨습니다
명박정부 이후 지도층 인사들의 누구인지를 정확히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3. 깊푸른저녁
'08.9.6 7:49 AM (58.125.xxx.144)천주교 마저 ..
4. .........
'08.9.6 8:06 AM (211.209.xxx.11)천주교마저가 아니고 저 개인적으로 생각할땐 김수환추기경때나 지금 정진석추기경때나 천주교를 장악하고있는 제일 윗선의 생각은 변하지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저런일 충분히 일어날수도 있었을 상황이라는것이죠.
다만 그럼에도 굽히지않고 목소리를 내주시는 정의구현사제단신부님들께 감사드립니다.5. 파란노트
'08.9.6 8:16 AM (96.250.xxx.75)윗님 의견에 동감. 87년의 김수환 추기경을 기억하던 사람은 그 이후에 보여진
모습에 적잖이 당황했었지요. 추기경에 대한 안좋은 소문도 돌았었구요.
사실이야 어찌 되었던 천주교 상층은 그렇게 서서히 보수화되어갔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6. ....
'08.9.6 8:48 AM (222.101.xxx.20)결국 자기 발등을 찍는 행동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 주변에 개신교 신자였던 분이나 천주교를 다니다가 안다니던 분들중에 이번 정의구현 사제단을 보고 천주교로 돌아서거나 다시 성당에 다녀야 겠다는 분들이 많았는데 윗분들의 요즘 행태를 보면 다시 마음이 돌아서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언젠가는....7. 조심스럽지만
'08.9.6 9:47 AM (218.39.xxx.234)윗글 내용이 다 맞는 것은 아닙니다..함세웅 신부님은 제기동에서의 임무 연한이 다 돼서 이동하실 예정이 분명했습니다...그리고 작은데서 큰 데로 큰데서 작은 데로 이동하는 것은 천주교 안에서 자연스럽습니다..그러면 큰 성당에 계셨던 신부님은 돌아가실 때 까지 큰 성당에 계시는 거 아닙니다..물론 주된 주장은 충분히 제기하실만 하시만 전혀 아닌 일 까지 거기에 첨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8. 종교는 그냥 종교.
'08.9.6 10:59 AM (121.166.xxx.236)저도 참 조심스럽지만... 종교는 종교이고, 정치는 정치라는 생각을 합니다.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의 생각에는 찬성하고, 올바른 말씀에도 찬성합니다. 시국미사에서도 역시 멋진 신부님들이라고 생각했구요. 하지만, 추기경님 주위에 수구정치세력이 둘러싸고 작업을 하고 있다는 발언은 위험해 보입니다.
현재 특정 종교와 관련해서 문제가 일어나는 것은, 종교가 종교로 끝나지 않고 그 안에서 종교세력을 정치세력과 결부시키면서 벌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천주교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고요. 그리고 안식년제도가 어떤 것인지, 신부님들이 본당을 로테이션하는 것이 대충 어떤 것인 지 자세히 알지못하는 일반인들에게 설명없이 비판부터 하는 것은 오히려 혼란을 줄 수 있지 않을 지 걱정도 됩니다. 제가 아는 신부님 안식년 제도는 교수 안식년과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안식년에 무엇을 해야한다, 무엇을 해야하지 말아야한다 이런 규정없이 자유롭게 기거하고 자유롭게 활동하실 수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9. 지윤
'08.9.6 11:26 AM (121.129.xxx.73)얼마전에 촛불국민들이 5일간 단식을 하여 추기경님을 설득하였습니다.
허영엽신부님이 많이 도와주셨습니다.
그래서 천주교에서 현 시국에 대해 대정부, 대국회 등에 발언은 하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어느정도의 수위일지는 지나봐야 알겠지만 성직자로 약속하신 것이니 크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벌써 몇몇 고무적인 일들이 천주교에서 일어나고 있습니다.
어떤 천주교당에서 절대 시국에 대해 말씀하지 않으셨는데 이번에 좀 강력하게 발언하셨다는 소식도 들었고, 문규현 신부님도 오체투지에 나서실 수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그리고 윗분 종교가 종교의 역할을 못해서 정치와 결부되어 낮은 자들을 안 살피시니 낮은 자들이 분노한 것이었습니다.10. ...
'08.9.6 12:49 PM (121.166.xxx.236)지윤님. 종교의 역할에 대해서 저와 의견이 다르신 것같네요. 저에게 종교는 지친 자들이 쉼터이고 위로라고 생각합니다. 천주교가 정치와 결부되어 낮은 자를 안 살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미국쇠고기가 무섭고, 현재 경제 상황에 지친 자들에게 수구세력이니 진보세력이니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거야말로 높게있는 사람들의 단어가 아닐 지요... 그런 단어를 종교에 사용할 필요가 있는 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천주교 신자이고 현 상황에 너무나 지쳐있고, 그래서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들의 용기있는 행동에 적극 박수를 보내고 위로를 받지만, 언론 기사에서 추기경님에게 수구라는 단어를 쓴 것은 걱정스럽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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