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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에 얽힌 오해와 우정
서너 달 동안 제자신의 모난 성격 때문에 많이 다쳤었네요.
한 달에 한번 모임을 갖는 다섯 친구가 있어요.
일정을 잡지 못할 때는 만나는 걸 뒤로 미루기도 하기도 하지만 연락하지 못하더라도 거의 매달을 18년 동안 한결 같이 만나는 친구들이지요.
그런데 제가 촛불에 몰입하는 동안 쇠고기문제, 교육감문제로 부러 전화해서 한참을 떠들었는데 주경복 후보께서 낙선하시고 또 촛불에 가하는 탄압이 커지는 동안 만나지 못하는 가운데 전화해서 무던한 친구들을 다시 계몽시킬 생각은 하지 않고 왠지 무심한 듯한 친구들 때문에 더 이상 모임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질 않는 거예요.
6월은 집회 때문에 만나지 않았고 7월은 그냥 넘겼는데 8월에 접어드니 무심한 타인들의 시선과 모습은 덮어지는데 가까운 친구들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나의 긴박한 상황설명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한 것 같은 묘한 배신감에 참 괴로운 시간을 보냈어요. 그리고 8월 모임(언소주 발기인 총회날) 만났는데 제가 급하게 술을 먹고는 주정을 좀 했어요.
‘만약 너네들이 요즘은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하면 난 믿었을 것이다. 더 이상 누군가와 만나 평화로운 듯 일상적인 수다를 떨 에너지가 없음으로 촛불이 해결되든 안되는 1년만 모임을 쉬겠다’ 등등의 좀 과한 푸념을 풀고 복사해간 자료와 민언련 책자 나눠준 후 마음은 천근만근이 되어 돌아왔어요.
2008년은 제 성격이 시련의 도마위에 오른 해이기도 하네요.
저 사람이 나와 같은 촛불과 인지 아닌지 까지도 확인하게 되고 마음을 급히 닫게 되면서 잔잔한 일상은 뒤집히고 예전의 나로 건너 갈 수 없는 막막함에 울어보기도 했지만 오랜 친구들을 향해 있던 다친 마음은 쉽게 수그러들지를 않더라구요.
근데 낮에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그다지 활동적이지 않고 수동적이고 잔잔한 친구인데 퇴근 후에 막간을 이용해 제가 준 프린트물을 복사해서 아파트에 넣고 있다구요.
두동 쯤 넣다가 전화한다고 ‘동조가 아닌 동참’을 이렇게 확실하게 해주네요.
저도 이번 일로 전단지 넣어 봤는데 경비아저씨 눈치도 봐야하고 계단 내려오는 일도 나름 노동에 땀은 왜 그렇게 나는지 조금 어려운 일이더라구요.
그런데 한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저를 위해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동참해준 친구가 너무나 많이 고맙네요.
옹졸하게 군 제 마음도 부끄럽지만 이렇게 함께 뜻을 나누고 강하게 실천해 준 친구에게
너무나 황송해요. 바보스럽지만 이제서야 제가 진정한 친구로서 인정받고 있다는 위안도 들구요.
친구 때문에 깨달았어요.
처음 촛불을 든 마음이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기에 이제 촛불과 인지 아닌지를 가르는 제 시선과 제 마음이 조준하는 방향을 좀 바꿔야 겠구나. 촛불의 의미는 잃은 채 다른 한편에서는 스스로를 태우지 않고 지키기 위해서 참 황폐해졌었구나 하는 깨달음까지....
이렇게 쉽게 풀리는 빗장을 자존심처럼 움켜쥐고 괜한 설움에 초조하기도 했지만 오늘의 이 편안한 깨달음을 자게를 통해서 만약 친구가 제가 소개한 82에 들어와 이글을 읽는다면 제가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옹졸하게 굴어 미안하다고 꼭 말해주고 싶어요.
친구야, 네가 나를 사람 모양나게 만들어 줬다.
너무 고맙고 심퉁 부려서 미안해
1. .
'08.9.6 1:37 AM (220.122.xxx.155)눈물나네요. 저도 요즘 사람들한테 맺히는게 많아서. 님은 좋으시겠어요.
님편이 되어주는 친구가 있어서..2. ...
'08.9.6 1:39 AM (211.195.xxx.221)제가 괜히 뭉클하네요.
저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고요.
요즘 지인들에게 많이 실망하고 상처받아 힘든 날들이었거든요.
촛불에 부정적인 시각에 눈물이 날만큼 억울하기도 하구요.
방금 뭘 사다먹지?에서 미국산 소고기 관련글 읽고 상처받았거든요.
촛불이 뭘 어쨌다고??ㅠㅠ
제가 위로받는 느낌이네요.
아꼬님 친구분 감사합니다.3. 동끼호떼
'08.9.6 1:49 AM (59.10.xxx.235)^^
친구의 우정은 어디까지 일까요?
친구라면... 친구심정을 이해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친구의 생각과 사상?까지도 이해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친구가 비록 다른 노선으로 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를 존중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 냐면.... 남이 아닌... 친구이니까요....
단지 친구가 나를 이해 안해주고.... 내 사상을 이해 못하면.... 좀... 서글퍼 지겠지요..
그렇다고.. 친구를 버릴 수는 없잖아요....
예를 들어..5.25 전쟁상황이라면....
난 민주주의사상을 가지고 있고.....
친구는 공산주의사상을 가지고 있고...
난 국군이고..
친구는 공산군이고.
친구 가슴에 총을 댈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민족을 생각하고... 나라를 생각하고....국민을 생각하는 맘이 틀리면....
친구사이가 ... 멀어지긴 합니다만...
저 자신..
지금은 공부하느라... 친구들과 거의 만나지도 않지만...
만약...
친구들과 만나 술자리를 기울이는 자리에서.
시국과 관련하여 논쟁이 벌어지면....
제가 갖고 있는 애국과 친구가 갖고 있는 애국의 방향과 방법이 틀릴 경우..
참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라는 고민도 했었습니다...
참..... 힘든 과제지요....
저도 아마 그럴때면.... 원글님처럼.... 현 시국을 이해 못하는 친구를 비난(?) 또는 원망할 지도 모릅니다..... 아니... 원망 할 겁니다....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설득해 보아도 설득 또는 이해시키지 못한다면..
저 역시..참 힘들겁니다... .....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참 행복하겠어요....^^4. 리치코바
'08.9.6 3:36 AM (123.215.xxx.79)친구가 등을 지거나 무심하면, 주변에 같은 뜻을 가진 동지가 모인 모임을 찾아보세요! 저도 제 친구나 선배들은 거의가 "수꼴"이라 인터넷에서 동지들을 만나 술과 담소를 나누며 즐겁게 산답니다! 조금만 발품을 팔면 나와 뜻을 함께 하는 동지들이 주변에 꽤 많습니다! 특히 괜찮은 누님(50대 후반)이 한분 계신데, 부천에 사시고 사회봉사를 밥먹듯 하는 분입니다! 진보개혁 성향을 지닌 분들은 한번 만나셔도 좋을 둣 싶습니다! 만나서 온갖 얘기를 하실 분은 언제라도 콜 하세요!
5. 동끼호떼
'08.9.6 4:24 AM (59.10.xxx.235)제 댓글.. 컥..... 6.25를 5.25로 적었네요...쩝.... 죄송...--;;
6. 눈물 납니다
'08.9.6 6:17 AM (131.215.xxx.22)전 다행히 남편이 든든한 동지가 되어 덜 외로왔는데, 님 많이 힘들었나봐요. 동참하는 친구분이 생기셨으니, 다시 기운내시고 일어나세요. 화이팅!
7. .
'08.9.6 7:52 AM (121.166.xxx.104)두분 다 서로에게 멋진 친구십니다. 부러워요. 그런 맘을 이해해 주는 친구가 있다니..
8. 에헤라디어
'08.9.6 8:54 AM (220.65.xxx.2)글 읽고 다시 반성합니다.
저 주변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설득하리라 다짐하지만.. 막상 만나서 싫어하는 기색 보이면 또 주춤거렸거든요.
고맙습니다. 이런 글 읽으면 덜 외롭고 기운 납니다.9. 저도
'08.9.6 9:02 AM (218.238.xxx.76)오랜 친구들,이 참에 마음으로 정리하고 잠 못 자고 그랬어요.
가끔 넌지시 확인해봐도
나는 끄떡없어.
무슨 상관이야하는 신호에 이젠 씁쓸합니다.
부럽네요.10. 노을빵
'08.9.6 10:58 AM (211.173.xxx.198)저 자신을 보는거같네요 이 시국에 주변정리를 했는데...
제가 흑백이 분명한 성격이라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 좀 가시를 주네요
그래도 말로 더이상 하긴싫고, 매체를 이용해보려구요11. 강물처럼
'08.9.6 10:58 AM (211.111.xxx.8)저도 사람들한테 뭘 잘 권하는 편이 아닙니다.
설득 같은것도 잘 못하구요..
그래서 그냥 보여줍니다... 행동으로 보여주고, 전단이나 책자 같은거 보여주고..
그사람을 끌고 가는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닫고 행동하는 것이 진짜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누가 나한테 얘기해 주지 않았는데도, 여기 82나 다른곳에서 진실을 알게 되었고
행동으로 하고 있는거니깐요..
한번 깨달음 뒤엔 앞만 보고 걷게 되네요..
다른사람에게 큰 기대도 말고, 큰 실망도 말고,, 그냥 앞을 보고 걸어간다는 생각을 합니다.12. 면님
'08.9.7 3:30 PM (58.140.xxx.217)적어도 함께하는 가족과 친구들 만큼은 내 말을 믿고 나와 같은 생각이겠지~~하는 기대심리가 있죠. 저도 그렇거든요.
그러다 그 기대감이 깨지면 ..... 저도 약간 경험했는데 정말 큰 상처가 되더군요.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생각해요.
왠수같이 말도 지지리도 안먹히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제 가족이고 친구다~~~하고요.
그들도 저를 그렇게 생각해주는 순간까진 열심히 노력해야겠다고...ㅋㅋㅋㅋ
길~~~~~~~~~~~~~~~~~게.... 보도록 노력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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