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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악성루머 단속' 정보유통 막아 더 큰 위기 부를 수도

... 조회수 : 264
작성일 : 2008-09-04 15:08:21
금융 위기도 공안으로 때려잡자?

금감원 '악성루머 단속', 정보유통 막아 더 큰 위기 부를 수도

    김종철 (jcstar21)  

"금융위기도 공안정국식으로 대응하려는 것인가?"


정부가 최근의 환율 급등과 주가 폭락 등 금융시장의 불안과 관련 '악성루머 일제 단속'이란 칼을 꺼내들자, 시장에서는 볼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불안의 근본 원인을 고치려는 노력은 제쳐놓은 채 경제 주체들의 입을 틀어막고 억누르는 공안정국식 발상으로 위기를 감추는 데만 신경을 쏟는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일관성을 상실한 정부정책이 신뢰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금융시장이 불안해 한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정부는 정책을 반성하고 반성과 경제팀을 인적쇄신하는 등의 조치는 외면하면서, '시중 루머 탓'으로 책임 전가에 급급한 모습이다.

"일제 단속 방침은 시장의 정상적인 '위기 경보' 기능을 위축시켜 자칫 더 큰 위기를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감원이 밝힌 '악성 루머' 기준이나 내용 등이 모호해, 합리적으로 유통되는 정보도 단속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주로 온라인 상으로 이뤄지는 주식거래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단속반원을 꾸려 증권사 객장에 보내는 것 등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악성 루머와 위기 정보는 어떻게 구분하나

  
▲ 2일 코스피 증시가 전날보다 7.29포인트 하락한 1407.14에 거래를 마쳤다.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시황 관련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 연합뉴스  코스피

3일 오후 3시 30분께 주식시장이 마감하자, 금감원은 "시장의 악성 루머 일제 단속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예고에도 없던 갑작스런 발표였다.

발표 내용을 보면, 금감원은 증권선물거래소 등과 함께 '시장악성루머 합동 단속반'을 꾸려서 악성루머의 진원지를 파악하고,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또 악성루머 단속반원을 증권사 객장 등 현장에 직접 투입하고, '시장 악성루머 신고센터'를 설치해 제보를 받겠다고 설명했다.

송경철 금감원 금융투자업 서비스본부장은 이 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주식시장에 확인되지 않는 루머가 광범위하게 유포되면서 금융시장의 공정한 거래 질서를 저해할 소지가 있다"고 추진 배경을 밝혔다.

송 본부장은 이어 "악성루머 합동 단속반을 구성해, 증권사 객장 등에 직접 투입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루머의 진원지를 철저히 파악하고 허위 사실 유포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온라인으로 주식사고 파는데, 객장에 단속반원 보내는 금감원

하지만 금감원의 이같은 악성루머 단속이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악성 루머를 판단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금감원이 중점 단속사항으로 내놓은 기준은 크게 세 가지다. ▲근거없는 유동성 위기설 등 금융불안 조성자료 작성 및 유포 ▲특정 기업에 대한 음해성 루머의 생산 및 유포 ▲기타 객관적 근거없이 투자 판단을 교란하는 자료 등의 작성 및 배포 등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에는 하루에도 수백 수천여건의 시장상황과 관련한 각종 의견과 정보가 유통된다. 물론 그 가운데 허위사실을 담은 자료 등이 나돌기도 하지만, 대부분 증권사 애널리스트나 주요 언론의 보도 내용 등을 토대로 한 것들이다.

대형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주가조작 등을 위한 허위사실 유포 등은 감독당국이 모니터링해 현행 법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다"면서 "루머 판단 기준만 보면 자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금융시장 불안에 대해 당국의 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이같은 단속 발표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송경철 금감원 본부장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현재로선 어떤 것이 허위사실 유포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꺼렸다.

또 금감원이 악성루머 단속반원을 증권사 객장에 투입해 단속에 나선다는 것도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주식시장의 거래 자체가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각종 정보 유통 역시 마찬가지다.



▲ 대부분 온라인상에서 주식이나 정보가 유통이 되는 시대에 증권사 객장에 악성루머 단속반원을 투입키로 해 실효성조차 의심받고 있다. 서울 여의도의 한 증권사 매장에서 주식 투자자들이 주식 시세판을 보고 있다.  
ⓒ 선대식  증권사


"차라리 검찰이 나서지... 조급증 그대로 보여준다"

이 때문에 증권사 객장에 단속반원을 보내 루머 유포자를 단속하겠다는 것 자체가 전형적인 탁상행정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소장)는 "통상적인 경제 예측과 전망치를 가지고 평가하는 글이나 리포트 등에 대해서도 '금융 불안을 야기한다'는 이유로 단속에 나설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금감원이 나서지 말고, 차라리 검찰이 '국기 문란 행위자'로 처벌하는 게 더 맞을지도 모른다"고 비꼬면서 "이명박 정부의 초조함과 조급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재의 금융불안은 이명박 대통령의 권위주의적인 리더십과 경제팀의 시대착오적인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를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을 경우 한국경제가 진짜 위기로 내몰릴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2008.09.04 12:26 ⓒ 2008 OhmyNews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973827&PAGE_CD=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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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이번엔.. 루머 탓입니까?
IP : 125.178.xxx.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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