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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주였을 아기.

청승청승 조회수 : 858
작성일 : 2008-09-04 14:41:45

기분좋게 외출하려다가 급우울해졌는데 제 홈페이지에 올리면 지인들이 위로하고
전 위로받겠지만..
왜 안좋은일도 계속 되풀이해서 말하면 주위사람들이 지치더라고요.
저도 경험해본바가있어...
그냥 더 공개적이지만 나름 익명인이곳에 짧게 푸념하고 외출하려합니다.

임신이라는게 한번에 덜컥되는줄알고 몇년간피임하며 신나게 놀았죠.
그리고 임신시도했는데 왠걸요.. 남들처럼 그렇게 단번에 임신이되지 않더라고요.
여하튼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한지 십개월만에... 아기가 찾아왔더랬죠.
영화에서처럼 감동적이고 세상을 다 가진기분은 아니었지만... 붕붕 떠있는 기분..
세상에 축복받는 기분..
환하게 웃으시는 양가집부모님들.. 뿌듯했어요.
간간이.. "애기는 꼭 낳아야하는거맞지?  힘들게 키워도 꼭 낳아볼만한거지?ㅎㅎ" 라는 철없는 소리도
했지만 여하튼 그 축복받은 기분에 아기와 저 둘다 참 행복했는데 말이죠..
여하튼 그 아기가 9주쯤에 심장이멈췄다했고~
전 아무 증상없이 입덧도 그대로 빈혈도 그대로인채로 12주까지있다가 초음파를 보러갔을때
그소식을 들었네요.흠..

계류유산이라는데..
여하튼 몸추스리고 기분도 다시 괜찮아지고 씩씩해졌는데..
간간이 생각이나면 불안하고 맘아프고 그렇죠뭐.
뭐..그런거있자나요.
다시 아기가 찾아오겠지?
그래..임신한번 했었으니까 다시 아기가 금새 찾아올꺼야...   안그러면 어쩌지?
아...임신하고 또 유산하면 어쩌지?
또 애기가 심장이 멈췄는데 모른채로 행복하게 지내다가 놀라면 어쩌지..
아니야 또 그럴리 없어.
뭐 이런생각하곤합니다.

여하튼~ 저랑 비슷한 주수인 친구들이 몇있었는데
오늘 저보다 한달가량먼저 애기를 가진 친구가 병원에갔다가 딸인걸 알았다네요.^^
(아...절대 절대 그친구가 눈치없이 저에게 상처를 주는거 절대 아니에요.정말 힘이되는 친구인걸요.)
딸을 기다렸던 친구의 상기된 목소리에 그냥 좀 마음이 가라앉아버렸어요.
청승을 떨면 제 몸에 안좋고..
또 몸에 안좋으면 다음번 임신에 방해가 될까봐~ 이왕이면 재미있게 지내고있긴한데요..
그래도 이렇게 가끔 청승을 떤답니다.
달력으로 보니..  살아있었더라면 17주였겠네요.  네이버에 17주 아기면 얼마나 자랐으려나
찾아보려다가 정말 꾹참았고요.
제 책상 둘째서랍에 제 애기 7주때 심장뛰던 초음파 사진이랑 임신확인했을때 두줄나왔던 테스트기들이랑
병원에서준 아기수첩이있는데..  꺼내보려다가 또 한번 꾹참아봅니다.

꽤 튼튼해보이는 저이고~ 저보다 더 튼튼해보이는 남편인데 임신이 저희한테는 그렇게
쉬운과정이 아니네요.
하기사..뒤돌아보면 10개월간의 임신기다림.. 기다릴때는 길고길더니 지나놓고 나면 그리 길지 않아보이긴
하지만...   그런기분 아세요?
너무 열심히 노력했더니.. 좀 두렵네요.
다시 모든걸 시작해야한다니말이에요.
아기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은 말할것도 없었지만....
마음을 추스리고나니 '아기를 다시 언제 가질수있을까...' 라는 막막함이랄까 불안함이 간간이 생깁니다.

청승은 떨기시작하면 한도끝도 없겠죠?^^
날씨도 좋은데 놀러나가렵니다.

참참..
수술한지 한달동안 몸조리 최대한 잘했고요.. 한약도 한재지어 먹고있는데요
혹시 어떤 몸조리를 하면좋은지~ 아니면 다음번 임신을 위해서 어떤준비를 하면 좋을지 (임신이
그냥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다가오면 좋겠는데요..^^ 제가 성격도 좀 급하기도하고 그리고 또 유산을
한번하고나니 그냥 맘편하게 임신을 기다리기엔 쫌 조바심이 나네요. )
조언해주실것이 있다면 감사히 참고하겠습니다.
IP : 221.138.xxx.77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9.4 2:47 PM (222.98.xxx.175)

    제 시누이도 7~8주차에 계류유산이 되었어요.
    그리고 두달만에 다시 아기가 생겨서 지금은 4살이랍니다.
    힘내세요. 원래 첫애가 좀 그렇게 엄마 속을 태운답니다.

  • 2. 양평댁
    '08.9.4 2:49 PM (59.9.xxx.17)

    기운 내시고 몸 추스리시고 맛있는 것 먹고 잊어버리실 때즈음....아기가 뿅 하고 올거에요^^
    와이팅^^

  • 3. 아...
    '08.9.4 2:51 PM (211.198.xxx.193)

    힘내세요...
    2년을 기다리는 저도 있습니다..
    전..단 한번도 찾아오지 않더군요...

    휴..

    기운 내세요... 맛있는거..기운나는거 챙겨드시구요..
    남편분이랑 산책도 자주 하시고 드라이브도 나가고 바람도 쐬세요..

    그리고 두분이 기분좋게...다시 기운내어서 즐겁게 지내시면 이쁘고 건강한 아가 찾아올거예요...!!

    좋은 소식 기다릴게요....

  • 4. ...
    '08.9.4 2:55 PM (211.104.xxx.215)

    계류유산은 정자의 생명력쪽이라고 보는경향이 있더군요...남편분 몸관리 잘해서 좋은정자? 받았으면 해요...술,담배 이런거 기본적으로 안되고 유기농,채식 위주의 건강한 식단을 하셔서 금방 다시 좋은 아기 만나실꺼예요...그리고 너무 큰 스트레스도 임신의 적이란거 아시죠? 항상 밝고 긍정적이고 좋은일만 생각하세요...

  • 5. 힘내십시오..
    '08.9.4 2:57 PM (125.178.xxx.80)

    전 2번의 유산경험이 있습니다.. 한 번은 발달이상, 한 번은 계류유산..
    결혼한 지 4년만에 처음 들었던 임신소식이었구요..
    올해 잃어버린 아기가..건강했으면 전 예정일을 한 달 기다리고 있는 막달 임산부였겠군요..
    원글님 겁주려는 거 아닙니다..
    그저, 제가 아기문제로 가장 힘들었을 때, 왜 나만 안 되나로 많이 자책하고 있을 때..
    나보다 더 고생했을 다른 이의 얘기를 듣는 것이 위로가 된다면 되었기에 하는 얘기예요..

    남녀 모두에게 복분자가 좋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견과류는 매일 먹는 것이 좋다고 해요.
    아, 그리고 임신준비 전 3개월부터 엽산을 꼭 섭취하란 얘길 드리고 싶습니다. 병원에서도 권장해줬던 얘기거든요. 하루 500ug은 섭취해야 다음번 임신에 도움이 된다 합니다.

  • 6. 7년...
    '08.9.4 3:16 PM (116.36.xxx.193)

    7년전의 저를 보는거 같아요...
    전 지금도 그때 애기 낳았으면 지금쯤 7살이겠거니 하고 생각한답니다
    한해 한해 지날때마다요..
    저두 원글님처럼 피임하다가 덜컥 생긴아이였고, 주변에 신나게 소식알렸다가
    9주때 그만....
    계류유산은 유전자 이상 등으로 자연도태 되는 형태라고해요
    그대로 자랐으면 몸이 기형이거나 문제가 있었을텐데 세포분열 과정에서 스스로 도태된거죠
    효도유산 이라고 말하기도 하더군요. 너무 힘들어 하지마시구요...
    전 무척 힘들었어요...지나가는 아이들만봐도 눈물이 났었거든요
    그 뒤 3년간 아이가 안생기더니 어느날 거짓말처럼 임신이 되었고
    5개월까진 아무한테도 말안했어요..태동이 느껴지니 그제서야 조금 안심이 되었지만
    그래도 낳는 그날까지 마음을 놓을수가 없었어요
    그런데..너무나 잘생긴 아들 낳았구요..똑똑하고 착하고 잘생기고..
    옛날에 그 아이생각이 나서 우리아이한테 절대 함부로 못해요(혼낼땐 엄하게하긴하지만)
    아이라는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다시한번 확인할수 있어서 그런가봐요...
    힘내세요 다시 아이가 찾아올겁니다 분명히요

  • 7. 저도
    '08.9.4 3:22 PM (121.152.xxx.107)

    저도.. 심장이 뛰던 그 초음파 사진을 다이어리에 넣고 다녀요..
    아직도.. 그때 일만 생각하면 누군가에게 전화해서 퍼부어버리고 싶은 맘 굴뚝이구요..
    (그 사람이 딱히 잘못했다.. 라고 하긴 뭐하지만 예민한 시기에 스트레스를 받았던지라... 그냥 그렇게라도 뒤집어 씌우고 싶은가봐요... ㅡ.ㅡ)
    문득 나도 모르게 미친년처럼 울기도 하고...
    그러면서 느낀건.. 난... 그래도 참... 강한가보다..
    이렇게 숨쉬며 아직까지 살고 있는거보면..... 하고 있네요....
    님께 따뜻한 위로 해드리고 싶은데...
    괜시리 내가 또 울컥해서... 에효....

  • 8. 꿀아가
    '08.9.4 3:30 PM (122.199.xxx.12)

    저도 계류유산 경험이 한번 있어요..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고..충격이 너무 심했었죠.

    기다린 아기는 아니었지만..그래도 신랑이랑 나랑
    몇주동안 아기 기다리면서..참 많이 행복했거든요.
    유산 후 한동안 TV에서 배부른 산모가 나오거나..
    갓난아기만 나와도 신랑은 보질 못하고..다른 곳으로 돌렸어요.
    그만큼 힘들었는데...10개월후에 아기가 다시 찾아오고..

    지금은 그 아기가 태어난지 4개월이에요.
    얼마나 건강하고 이쁜지 모릅니다.
    오동통 건강한 공주거든요..^^
    벌써 엄마와 아빠의 전부가 되어버렸어요.

    하지만..이미 먼저 간 아기를 다 잊어버릴순 없더군요.
    저 역시 아직도..콩알만한 그 아기의 초음파 사진과
    아기수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때 꾼 태몽으로는 그 아기도 딸이었는데..전 그때 그 아기가
    너무 약하게 엄마 뱃속으로 와서..좀 더 건강하게 올려고
    잠깐 떠났다가..다시 지금 이 아기로 태어난거라고 믿어요..

    그래서 우리 아기 보면서 가끔 그럽니다..그때는 니가 건강하지
    않아서 지금 엄마한테 다시 온거지? 그렇지? 하구요..
    건강한 아기 다시 올거에요..걱정마세요..

    임신은 몸과 마음이 편안해야 됩니다..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좋은거 많이 드시면 금방 됩니다.힘내세요.

  • 9. ㄹㅇㄴ
    '08.9.4 4:19 PM (219.255.xxx.249)

    마흔이던 작년에 결혼해서 올 1월에 계류유산했어요. 추석 무렵이면 아이 낳을 거란 기대하다가 허망한 꿈이 되었지요. 애통함과 안타까움, 별별 후회가 다 되더군요. 어쨌거나 다시 임신해서 지금은 내년 3월을 기다리고 있어요.기운내세요.아직 젊으시니까 곧 아기가 찾아올거예요.

  • 10. 눈물
    '08.9.5 9:43 AM (211.232.xxx.2)

    읽다보니 눈물이 납니다
    님 꼭 건강한 아기 가지시고 낳으실거에요.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건강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복분자, 저도 이거 추천 드려요. 피로회복에도 좋고 임신에도 좋대요. 전 원액 사서 아침에 물에 타서 먹었거든요. 엽산도 챙겨 드세요. 아기가 언제 올지 모르니 늘 준비하고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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