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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시집과 남편이 이기적인 거 같아 속상하다 글올렸던 사람이예요... (경과 보고)
좋은 말씀 많이 주셔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생각을 정리하고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많은 분들이 왜 합가를 생각하느냐 하시는데
자녀들이 결혼해서 시어머니 혼자 사시는 상황은 제 마음이 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아버지가 계셔서 두 분이 사신다면 저는 합가할 생각 안했을 거예요.
하지만 피를 나누든 법률상이든 가족이기 때문에
제가 불편해도 함께 사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시누이나 시동생과 함께 사는 건 원치 않습니다.
수 십년간 함께 살아온 사람들 속에서 저 혼자만 이방인으로 사는 건 저도 싫어요.
지금 시집 가서도 그런 느낌을 받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그러고 살 자신은 없습니다.
세상 즐겁게 사는데 도움되지 않는 성격이라 생각하지만
친정 어머니의 영향인지 제 마음 편한 것보다는 공정함과 옳고 그름을 먼저 따지게 되니
그런 부분은 어쩔 수 없다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저는, 사실 나이 들어 혼자 살게 되더라도 아이들과 같이 살 생각은 없습니다.
지금은 젊어서 그렇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그건 아닌 거 같아요.
제가 사교적으로 보여도 사람과의 만남에 극도로 민감하고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친다는 것에 대해 극단적으로 싫어하기 때문에
며느리나 사위라 해도 함께 살면 제가 더 불편할 거 같고
남에게 민폐끼치는 것은 죽기보다 싫어요.
혹시나 나중에 며느리가 생겨도 좋은 고부관계 가질 자신도 없고
(곰살맞거나 다른 사람을 살갑게 챙기는 성격이 아니라)
1년에 예닐곱 번의 제사를 물려줄 생각도 없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성격 때문에 손해는 많이 봤습니다.
남편이 저 하는 일에 대해 '생색도 못 내고 손해만 본다'는 표현을 할 정도니까요.
살갑고 곰살맞은 성격도 아니고, 공치사도 할 줄 모르고, 스트레스는 많이 받고
시어머니도 전에 제게 '넌 애가 곰같다. 좀 여우같이 곰살맞으면 안되냐'고 타박하셨죠.
얘기가 겉돌았네요.
남편은 자기중심적인 성격이 강해요.
저와 아이들에게 잘하는 것도, '자기 가족'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남편 뿐 아니라, 시집 식구들이 다들 그런 거 같아요.
무슨 일이 있으면 남편은 미안해하다가도
제가 금방 화를 풀고 헤헤거리지 않는다며 마음 상한 티를 확 냅니다.
이번에도 그랬어요.
저는 어지간하면, 원래 저런 성격 알고 결혼했으니 어쩔 수 없지 하고 넘어가는데
어제는 정말 너무 속이 뒤집어져서 도저히 웃고 넘길 수가 없더군요.
남편은 화내고 제게 너무한다 뭐라 하더니 결국 먼저 사과하네요.
사과 받고 대화를 했어요.
남편과 대화하다 보니 앞으로 남편에게 중재를 해달라기 힘들겠다 싶어요.
게시판에서 충고해주신 말씀들이 맞는 거 같아요.
남편에게 어머니는 너무 애틋하고 안타까워서 제가 말하는 모든 힘들고 서운한 부분은 제 오해가 되더군요.
입주 쓰겠다는 제 의견은 싹 배제된 것도, 어머님이 제 사정 잘 몰라서 오해하신 거고
(제가 말했지만 그 정도로 힘들다 생각할 줄 몰랐다는 거죠)
같이 살자는 것도 직장생활하는 며느리 배려해서 그런 거래요.
설사 그게 제가 전혀 원치 않는 배려라 해도 제안하신 분은 선의로 말씀하셨다네요.
큰 애를 처음에 친정에 맡기라 한 것도 어머님이 직접 키우고 싶었지만
나름 사정이 있어서 못키운 걸 안타까워하신다 하고
둘째를 맡기자 한 것도 아이들 둘이 떨어져 지내면 정서에 좋지 않아 그렇다 하네요.
(막상 저는 떨어뜨려 놓을 생각이 없었는데도)
바로 복직하는 것도 직장을 오래 쉬면 며느리 힘들까 걱정하셔서 그렇답니다.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어머니가 그런 말씀 하신 게 절대 아니다, 자기 의견이다 하는데
이제 제가 남편 말을 100% 믿을 수 없어요.
자기 어머니 배려없다는 말 듣는 게 싫어서 자기 생각이라 변명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저는 어머님과 저와의 관계에서 할 말 다 못하는 제가 약자라 생각하는데
남편은 어머님이 저를 생각해서 하는 말과 행동을 제가 곡해한답니다.
그러니 무슨 중재가 되겠어요.
어제 남편에게 이야기했어요.
내가 잘못 생각했다.
내 생각으로는 내가 어머님께 대놓고 뭐라 하는 건 예의에 어긋났고
당연히 당신이 우리 가족의 대표로서 내 입장이나 기분도 같이 이야기하는 게 맞다 생각했다.
그런데 당신 가족의 대화법은 그게 전혀 아닌 거 같다.
크게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의견이 없고 다 좋아서 그런 걸로 생각한다.
그렇다면 나도 앞으로는 직접 어머니께 이야기하겠다.
당신 어머니도 자기 주장 강한 사람이니 내가 목소리 낸다고 싫어할 일은 없다 생각한다.
내가 늘 오해만 하니, 오해를 풀려면 서로 직접 이야기해야 하지 않냐.
남편은 그래야 하는지 아닌지 망설이는데
앞으로는 남편이 뭐라든 그냥 제 의견을 직접 이야기할 생각입니다.
그걸로 시집과의 관계가 안좋아지더라도 어쩔 수 없다 생각해요.
모르죠, 정말 제가 다 오해한 거고 늘 선의로만 말씀하신 건지도요.
그렇다면 그 선의를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제 의견을 올바로 전달하려 합니다.
그런데 제가 오해한 게 아니고, 제 목소리를 낸다는 이유로 싫어하신다면
제 마음이 완전히 떠나버릴 거 같아요.
제가 사람 관계에서 마음이 완전히 떠나면 드러내놓고 냉랭해지는 성격이라
(그 전까지는 최선을 다합니다만)
마음이 떠나면 거짓으로라도 살갑게 대하진 못할 거 같습니다.
지금부터 그 문제를 걱정할 필요는 없겠죠.
많은 분들의 조언 고맙습니다.
여전히 마음은 좋지 않습니다만, 이겨내야죠.
1. .....
'08.9.2 3:46 PM (58.120.xxx.84)시동생, 시누이 결혼해도 어머님 혼자 사실 수 있습니다.
함께 사시면 지금 예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어려움과 문제가 발생합니다.
님도 어머님도 힘들게 되죠.
가까이에 따로 사시고 거동이 힘드실 정도로 연로해지면 합가하시는게 좋습니다.
경험자로서 말씀드립니다.2. ...
'08.9.2 3:50 PM (85.0.xxx.16)윗분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저도 경험자입니다.
평생 순둥이라는 소리 들으며 살아왔건만, 성격 강한 시어머니와 4개월을 지내고 나니, 딱 미칠 것 같더군요. 의절하기 전에 분가하는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억지로 분가한 케이스입니다.
합가는 정말 도시락 싸서 말리고 싶어요.3. 현명하시고
'08.9.2 3:52 PM (58.121.xxx.155)사리 분별있으신 분인듯하니까 슬기롭게 잘 하실거 같네요~
전 결혼 20년차 다 되어가지만 결혼 초기로 돌아간다면 좀 이기적으로 이미지를 바꿀텐데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답니다 -특히 명절등을 앞두고요
네명의 며느리중 둘째인 제가 무수리입니다 -제가 일거리 가만 못보는 성질이거든요
시댁식구들 모두 (남편조차) 당연히 제가 하는일로 알아요 -일은 하더라도 인정이나 해줬으면
님과 전혀 다른 이야기로 흘렀지만 지금이라도 안 늦었으니 며느리로서 당당히 자기 목소리를 내시라는 취지의 글^^ 이었습니다~4. 시어머니
'08.9.2 4:08 PM (58.234.xxx.31)저도 시엄니 입니다만 ~~~혼자 사는것이 좋읍니다.
며느리의 사생활뿐 아니라 시어머니도 사생활 간섭 안 받으니 서로 좋지요.
남편은 자기 어머니니깐 마음이 아무래도 쓰이겠지요
나중에 정 거동이 어려울때 합가 하세요5. 딸이
'08.9.2 4:14 PM (218.235.xxx.33)있으시면 남편에게 질문하세요.
딸이 어떤 남편이면 행복해 하겠냐고...
딸이 어떤 시모를 만나면 행복해 하겠냐고...
피붓이를 보는 시선과 아닌 시선이 너무 차이가 큼니다.
부인마음보다 어머니 마음에 이입이 크기 때문에
부인편에 서는 것에 심리적 압박과 죄책감을 느낄겁니다.
남편은 독립된 개채로서 사고가 않됩니다.
시어머니도 안놔주고 본인의 독립에 죄의식을 갖느니 부인을 희생시키는 게 편한거지요.
그런데 딸은 안될겁니다.
희생하는 거 싫을 겁니다.
그럴때 말하세요. 그 딸의 상황이 나의 상황이라고.....6. ㅇ
'08.9.2 5:32 PM (119.64.xxx.39)딸이 어떤 시모를 만나면 행복해 하겠냐고...
묻는다면,
남자들은 "우리 엄마같은 사람" 이라고 과감히 대답합니다.
"우리 엄마같이 좋은 시어머니가 어딨냐?" 이렇게요.7. 동병상련
'08.9.2 6:48 PM (211.207.xxx.180)제 신혼 때를 보는 듯하네요.
저 신혼 여행 갔다온날 시어머니와 친하게 지내는 아저씨(남친은 아니고)가 시어머니, 저, 남편데리고 카페 가시더니 "시어머니 언제 모셔 갈랑기요?" 하시더군요.
물론 어머님 의견이시었죠. 미혼인 시누이가 셋이었는데두요 (1명은 따로 거주)
글구 울 남편 분위기가 좋은 날이면
"엄마 언제 모셔올까?"
하구요.
시누이들 저의 집에 오면 " 오빠 엄마는 언제 모셔올건데?" 하는데 정말 머리가 도는 줄 알았습니다.
남편도 저랑 싸우다 할 말 없으면 " 맏며느리로서 우리 엄마한테 무슨 일 한게있어?"
했지요. 저는 뭐 잘한 일 찾아 주저리 주저리
엄청 울기도 했고 속상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왜 그렇게 당하고만 살았나 싶습니다.
어찌 어찌 15년 넘게 살았는데 같이 살고싶은 맘 하나도 없습니다.
시어머님 같이 살자고 아이맡기자고 했는데 그게 싫어 친정에도 안맡기고 사람구해서 아이 키웠습니다. 18개월 무렵 모두 어린이집 보내고 도우미 아주머니 도움으로 살았습니다. 지금은 아주 잘자랐습니다. 자립, 독립, 호감 모두 부러울것 없이 잘 키웟어요.
남편은 이제 좀 달라져서
합가얘기는 안 꺼내지만 시어머니의 입안의 혀 같이 행동합니다.
다행인게 남편이 오랜 기간 돈을 못벌다보니 어머님의 요구가 많이 줄었고 시누이중 1명이 사는게 빠듯하여 시어머니집에서 같이 살고 있습니다.
저의 시어머니도 혼자서는 못사시는 성격이라 자식이랑 반드시 같이 살아야 합니다.
원글님 시어머니 성격이시라면 특히 자녀 양육에 안좋습니다.
어른들의 태도가 일치하지 않으면 아이가 제대로 자라기 힘듭니다.
아마 나중엔 자녀 문제로 스트레스 많이 받을거 같네요.
자녀 양육 문제로 시어머니와 많이 상의하지 마셨으면해요.
저는 시어머니, 남편 태도 보면서
제 자녀 문제에는 결코 시어머니 개입 못하게 막았어요.
돌 잔치 등도 제가 큰 줄기는 정해놓고 상의했지요.
남편 혼자서 중요한 일 결정하고 시댁가서 얘기하면 저는 인정안합니다. 못 들은 걸로 하지요.
그리고
중요한 일은 시어머니랑 직접 상의합니다.
처음엔 힘들어도 차츰 괜찮아 집니다.
남편은 어차피 우유부단하고 동생들 체면, 눈치 보느라 좋은 말만 해요.
나쁜 사람 되지 않습니다. 자녀가 잘 자라고, 또 아이들이 보는 눈이 있으니
합리적으로 행동하면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안됩니다.
대신 좌지우지 하려고는 못하십니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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