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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취한 남편모습에 애정이 식어갑니다.

정말싫어 조회수 : 1,990
작성일 : 2008-08-28 16:10:54
어제도 남편은 술에 취해 들어왔습니다.
아기가 깨서 어디로 기어갈지 모르기때문에 방문을 닫고 자야하는데
거실불도 켜놓고, 방문도 활짝 열어놓고, 옷은 여기저기 버려놓고, 심각하게 코를 골았습니다.
깨워서 불끄게 하고 방문닫게 했다가, 화가나서 다른방에 가서 자라고 했습니다.
술에 취하면 코를 심하게 골아서 아예 딴방에서 자게할 때가 많습니다.
자는 사람을 깨워서 다른방으로 가라하니, 저항하면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주로 '왜!' '놔!' 이런 소리들을요.
저는 그 소리에 또 아기가 깰새라 너무 화가나서 신랑을 두드려 깨워 결국 딴방으로 보냈습니다.

현관도 안잠궜더라구요.

집안일은 저더러하고, 자기는 가족의 안전을 책임진다더니, 현관문도 제대로 안잠급니다.
어제는 많이 취한것같았지만 시간은 양호했습니다. 0시 40분이었으니까요.
다른때는 새벽 2시, 3시, 4시, 연락도 두절됩니다. 밖에서 자고 아침7시에 들어오는일도 있지만 절대로 외박이 아니라고 우기지요.
한번은 유모차를 끌고 아기와 아파트 주변을 헤매다 벤치에서 잠든 그를 깨워온적도 있습니다. 이경우도 외박은 아니라고 합니다.

친정아버지가 술을 전혀 안드시는 분이고, 친정오빠도 술은 입에도 안댑니다.
친정아버지는 사업을 운영하시는데 술접대는 안하시고 필요하면 운동을 같이 하며 그 분야에서는 제법 명성이 높게 회사를 키우셨습니다. 자랄때도 큰부자는 아니지만 친정에 돈걱정은 안하고 살았습니다. 아버지가 술을 드시는 분이었다면 그걸 이용해 더 크게 사업을 일궜을까요? 저는 자라면서 한번도 술에 취한 아버지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신랑은 사업을 핑계로 술을 마십니다. 그러나 사업상 마시는 술의 빈도가 50%이고 절반은 친구들을 만나는겁니다.
스트레스가 많은 사업인것도 이해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에취해 한없이 흐트러진 남편의 모습이 너무 한심하고 화가납니다.
존경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그런 모습에 저는 남편을 점점 무시하게 됩니다.
무시하게 되니 말도 막하게 됩니다.
왜 단정하게 자기 관리를 하지 못하나요? 적당히 마시고 집에 들어오면 안되나요? 왜 그렇게 꼭 끝까지 가나요?
친구들과 마실때를 보면, 항상 신랑만 가장 취합니다.
남의 생일파티에가도 주인공이 신랑을 데려다 줍니다.
저희집에서 집들일 했을때도, 제가 신랑친구들을 혼자 배웅하고 정작 본인은 어디 구석에 널부러져 있었습니다. 남들은 다 걸어서 집에가고요.

이런 표현 좀 그렇지만, 솔직히 술에 취해 정신을 못차리는 신랑의 모습은 한마디로 '븅신'같다고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문제는 이제는 더이상,
술에 취한 그의 모습과, 멀쩡한 그의 모습이 구분되지 않고
낮에 멀쩡한 사람을 봐도 어젯밤의 그 모습이 오버랩되어 눈길 조차 안가고
그것이 술에 취했던 밤이후 며칠이 지속되며, 그 지속되는 날들이 점점 길어진다는것입니다.

저는 우울증에 걸린것 같습니다.

많이 사랑해서 결혼했는데, 연애할때는 이 정도까지인 줄은 몰랐습니다.
결혼하고 4년간, 늘 술때문에 싸웠지 다른데는 문제가 없습니다.
술때문에 문제가 되는 횟수가 늘어날수록,
저는 남편이 한심하고 꼴도 보기 싫습니다.
너무 허술해서 싫습니다.

어쩌면 좋을까요...
IP : 121.173.xxx.199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공감
    '08.8.28 4:16 PM (118.219.xxx.143)

    결혼 13년 ..처음엔 무척 싸우다 포기하고 살았지요..
    그러다가 본인 몸에 심각한 증세가 나타나더군요.. 간호는 제가 해야하고..
    속으로 욕을 하지만 보통 남자들 몸 나빠지기 전에는 못고치는 버릇인 것 같아요..
    이제는 할 수 없이 건전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 2. caffreys
    '08.8.28 4:21 PM (203.237.xxx.223)

    맞아요.
    밤마다 술마시구 정신 팽개치고 사느니
    정신 확 차리게 위염이라도 걸리는게 낫겠다 싶어요.
    재활용 갖다 버리려면 누가볼까 챙피해요.

  • 3. ㅠㅠ
    '08.8.28 4:34 PM (222.101.xxx.20)

    울남편 얼마전에 술마시고 횡설수설... 꼭 자는애들 본다고 애들방 열어젖히고 애들은 짜증내고...
    닦고 자라고 이불펴줬는데 닦는소리는 안들리고 조용하길래 나가보니 거실에 대자로 옷도안입고 누워서 쿨쿨~~~
    겨우 제대로 입혀서 재우고 술마시면 코골고...
    저도 술마시는 남편때문에 너무 걱정과 스트레스였는데 그냥 포기할부분은 포기합니다.

  • 4. 지금 내심정
    '08.8.28 4:46 PM (210.122.xxx.6)

    정말 원글님이 쓰신 하소연이 어쩜 토시하나 빼놓지 않고 저의 마음을 대변하는 지
    눈물이 납니다. 저도 오빠 둘이 있지만 술때문에 어쩌구저쩌구 하는 것 보질 못했습니다.
    결혼 6년째인데 싸운 이유는 시댁일도 친정일도 아닌 오로지 술 하나 때문입니다.
    늘 결론은 다시는 안그런다 하지만 항상 그러는 모습에 이제는 너무나 실망스러워 말 조차 섞기 싫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너무나 심한 말을 해대도 그때뿐이며 나혼자 속을 삭이며 사는게 너무 처량하더라구요.
    지금 말안하고 사는지 4일째인데 (남편은 제가 계속 전화를 안받고 쳐다도 안보니 전화 문자로 메세지를 전달하네요) 어제까지는 갈팡질팡 괴로웠는데 오늘은 오히려 맘도 편하고 남편이 없이도
    살수 있을 거 같은 자신감(?)이 생기네요.
    어짜피 또 제가 포기하고 살아야 하지만 너무너무 힘들고 괴롭네요..
    제 성격도 만만치 않은데 이러다 정말 건널수 없는 강을 건널듯 합니다.

  • 5. ....
    '08.8.28 4:59 PM (211.104.xxx.215)

    지금 여기쓰신 글을 이메일로 보내보는건 어떨까요? 말로하면 아무래도 비난의 감정이 살짝 섞여서 남편분도 기분나빠 하실지도 모르고....저도 술때문에 속상한적 많은데 적당히 포기하는것도 방법이긴 합디다...

  • 6. 그건 약과
    '08.8.28 5:05 PM (211.225.xxx.253)

    정말 원글님은 약과네요
    저 우리 셋째 임신해서 그놈의 술땜에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는지 모르겠네요
    하도 난리를치니 셋째 낳으면 술도 안먹고 집에도 일찍들어오고 아이들도 잘 돌보아 준다더니
    지금 우리 셋째 7개월인데요...
    진짜 이런말 누구한테도 못하고 여기에만 털어놓는데요...
    하다하다못해 며칠전엔 이불에다 똥까지 싸놓았네요 ....휴....
    이인간 술먹는다 늦는다 한마디도없이 완전 술이 떡이되어서 늦게 들어와서는 온갖 진상짓 다 떨고 작은방가서 자는가 싶더니...
    한 10분있었나...?
    갑자기 온집안에 이상한 냄새가 진동을 하는거예요
    이상해서 가봤더니 이불위에 설사를 한바가지 해놓고는 얼굴이랑 온몸에 똥칠을하고 누워있더군요...
    정말...
    그모습을 본순간 오만정이 다 떨어지더군요..
    지금도 그 모습이 눈앞에 생생해서 남편 얼굴도 쳐다보기 싫네요

  • 7. 저도요..
    '08.8.28 5:11 PM (59.6.xxx.83)

    결혼14년차.
    술때문에 이혼직전까지 갔었는데, 도저히 못고치더군요.
    오늘도 새벽에..
    늘 반복되는 레파토리, 술 마시고 정신잃기(고의인가..), 연락안하고 안받기..
    담날 미안하다고 사과하기..

    아마 이혼하던가 죽어야만 끝이 날 일인듯...

  • 8. .....
    '08.8.28 6:44 PM (125.184.xxx.223)

    님은 그래도 남편이죠... 저는 부모입니다.

    나이드시니..그리고 제가 너무 진절머리내어 하니 술에 취한 모습을 안보이시려 하지만 이미 부모에 대한 존경심은 떠나버린지 오래죠... 지금 부모님 잘해주시지만 나이드셔서 저지르는 실수나 서투름에도 차가운 마음을 품게 되는 제 모습 밑바닥엔 결여된 존경심과 쌓인 상처가 있겠죠... 제가 잘했다는건 아니지만 말입니다.

    원글님의 우울증도 맘 아프지만 술취한 모습을 보이는 아버지, 그리고 싸우는 어머니 모습으로 인해 자존감이 결여되어가는 자녀들이 더 가엾습니다.

    30대 중반 바라보는 저는 술 한방울 입에 안대고, 제 동생은 사춘기때부터 술에 입을 대서 신혼인 지금도 허구헌날 술 마셔대서 부모님 속 썩입니다만 누구 탓하겠습니까. 동생이 술 마시는 모습때문에 맘 졸이는 어머니 모습을 보면 정말 하고싶은 말 많습니다만 ...입을 열고싶은 맘 꾹 누릅니다.

    저는 그 놈의 술에 취한 부모님 모습이 너무 끔찍하고 상처가 되어서..라면도 끊고 안먹습니다. 술 드시고 난 뒤 풀린 눈으로 라면 끓여드시는 모습이 정말...부모께 이런 말 하면 안되겠지만 ..짐승스러웠거든요...

    원글님 자녀분이 저처럼 안되게 하시려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 생각하시고 결단을 내리시기 빕니다.

  • 9. 울 남편
    '08.8.28 6:50 PM (210.121.xxx.54)

    어느날 그렇게 좋아하는 술을 하루아침에 끊었습니다.
    나이 40대중반이구요.

    사연은 술 먹고 지난밤에 자기의 기억이 전혀 없더랍니다.
    만일 남한테 실수를 했다면?하는 생각에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구요.
    지금 술 끊은지 4개월정도 되었구요. 전혀 안 먹네요.

    제가 한잔 정도는 괜찮다고 했더니...술 생각 안난다고
    싫다고 하네요.
    예전에 어느분이 남자 나이 먹으면 술이 적어진다더니
    정말 그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우리도 엄청 술 때문에 싸웠는데 지금은 웬지 그렇게
    술 끊은 남편이 좀 안스럽기도 하답니다.

  • 10. 얼마전
    '08.8.28 8:49 PM (125.139.xxx.43)

    남편이 술이 떡이 되어 왔습니다. 대리 불러서 왔는데 기억이 없나봅니다.
    제가 거짓말을 심하게 했습니다. 하지 않은 실수도 주욱 나열하고, 차를 잃어버렸다고 쌩쑈를 했어요
    그 후로 필름이 끊기게 마시지는 않습니다.
    만취한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보여주었더니 절주하더라는 분도 있습니다.
    힘드시지만 여러가지 방법을 찾아보시게요

  • 11. ..
    '08.8.29 4:40 PM (59.11.xxx.167)

    너무나도이해합니다.
    허술한....6년차 아기는4살..
    한치도 님과다름이없어요....너무 이상스런이런모습에...달라짐이없는외침 사방의벽에 갇혀버린...
    전...울화증에걸려 치료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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