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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영웅 만들기에 나선 조중동의 '속내'

가지 가지 한다 조회수 : 359
작성일 : 2008-07-28 09:25:12
이승만 영웅 만들기에 나선 조중동의 '속내'


'광복 60주년'이 '건국 60주년'으로 슬그머니 바뀌었다. 보수신문의 활자에 유독 심하게 묻어난다. 4·19 혁명으로 몰락한 이승만에 대한 국내 보수신문들의 재조명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이명박 정권 들어 이런 현상이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뭘까.



행간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수구세력과 뉴라이트 계열이 일찌감치 총대를 멨다. 이념적 채색은 보수신문들의 몫인 듯하다. '건국 60주년' 포장하기에 온갖 열정을 다 쏟아 붓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 남쪽에서 반쪽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일'로 삼아야 한다는 논리가 궁색하기 짝이 없다.



역사적으로나 법적으로 근거가 분명치 않다. 광복절을 앞두고 보수신문이 왜 그토록 제목, 기사, 사진에서 '건국'과 '이승만'을 강조하고 있는지, 그 진행과정과 배경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이명박 정부의 출범시기와 무관치 않다.



그들이 '광복' 보다 '건국'을 중요시 하는 이유



제17대 대통령 선거가 막바지에 다다른 지난 2007년 11월 20일. 이명박 정권이 출범하기 전에 이미 민간차원의 '건국 6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발족함으로써 불씨는 이미 지펴지기 시작했다. 보수계열의 인사가 대거 참여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당시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는 보수언론들의 잇단 판세분석과 여론조사가 연일 지면을 장식할 무렵이다. 공동준비위원장 3인 가운데 한 사람인 박효종 서울대 교수, 집행위원장인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는 뉴라이트를 대표하는 학자다.



이철승 헌정회 회장, 노재봉 전 국무총리, 손진 건국회 회장 등이 고문을 맡았고,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 이각범 전 청와대 수석, 이석연 변호사, 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박세일 한반도 선진화재단 이사장, 복거일 문화미래포럼 대표 등이 추진위원으로 주축을 이뤘다. 이러한 뉴라이트, 보수세력의 새로운 건국에 대한 발상은 올 2월 이명박 대통령 취임사에서도 언급돼 있다.



"올해로 대한민국 건국 60주년을 맞이합니다. 우리는 잃었던 땅을 되찾아 나라를 세웠고, 그 나라를 지키려고 목숨을 걸었습니다. 모두가 하나같이 열심히 살았습니다… 다음 60년의 국운을 좌우할 갈림길에서 이 역사적 고비를 너끈히 넘어가기 위해서 저는 국민 여러분이 더 적극적으로 변화에 나서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새로운 국가를 건국하기라도 하듯, 새로운 60년을 시작하는 첫해라는 점을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강조했다. 그런 이명박 정부는 출범 직후 건국 6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기초 삼아 민관합동기구를 재구성했다.



보수세력이 8월 15일을 '광복'보다 '건국'의 의미를 강조하고, '건국'의 시점을 1948년으로 못 박으려는 공세적 노력과 '이승만 영웅화' 작업 뒤에는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함은 물론 일제에 맞서 싸웠던 사회주의계열 운동을 부정하려는 이념적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왜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 건국 60주년'을 강조하는가?




그리고 이명박 정부는 올 4월 국무총리실 산하에 '건국 60년 기념사업단'을 출범시켰다. 이때부터 건국의 불은 더욱 거세게 지펴졌다. 이뿐만 아니라 '이승만 영웅화' 사업도 병행됐다. 부처별로 건국 60년을 기념하는 여러 행사가 준비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관련 행사의 추진을 의욕적으로 지시한 점이 이채롭다.



건국 60년 기념사업을 총괄하는 민관합동의 '대한민국 건국 60년 기념사업위원회'가 5월 22일 공식출범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민간위원으로 위촉된 52명과 고문으로 위촉된 14명에 대해 위촉장을 수여한다.



위원회에 참여하는 민간위원은 ▲건국·호국·산업화·민주화 등 시기별로 대한민국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 ▲국민통합과 선진사회로 나아가는데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을 기준으로 선정했다. 경제분야, 외교통일분야, 교육과학분야, 문화체육분야, 사회통합분야 등 분야별로 대표성과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고려하여 원로, 중진 및 전문가 등을 고루 선정하고, 정부위원으로는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교육과학기술부장관, 국무총리실장 등 국무위원 15명이 참여했다.



'대한민국 건국 60년 기념사업위원회'는 "대한민국 건국60년을 범국가 차원에서 경축하고 새로운 60년을 시작하는 2008년을 선진 일류국가로 출발하는 원년으로 삼기 위한 각종 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국무총리 소속하에 설치, 금년 말까지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대한민국의 성공의 역사에 대한 국민의 자부심을 고취하고 ▲8·15 건국 기념행사를 온 국민이 참여하는 국민 축제의 장으로 마련하며 ▲선진일류국가 도약을 위해 국민역량을 결집하는데 중점을 두고 기념사업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위원회의 업무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국무총리실에 관계부처 공무원으로 구성된 건국 60년 기념사업추진기획단도 설치했다. 이후 건국 60년 기념사업위원회는 8·15 경축행사, 각종 학술행사, 문화축전 등 중점 추진 사업을 논의하며 추진해 왔다.



아리송한 '대학생 사이버 건국내각' 출범 의도



그런가 하면 올 6월 26일 청와대는 '건국 60주년을 맞아 선진한국을 향한 지혜와 경륜을 구하기 위해 세계적 유력 인사들로 대통령 국제자문단(Global Advisory Group)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자문위원은 바턴 위원장을 포함해 기 소르망 파리정치대학 교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 회장, 고촉통 싱가포르 선임장관, 조셉 나이 하버드대 교수 등 11개국의 15명이다. 경제재정 장관 시절 일본의 공공개혁 작업을 주도했던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 게이오대 교수도 포함됐다.




또한 건국 60년 기념사업위원회 출범에 맞추어 위원회의 활동과 건국 60년 기념사업에 사용될 로고를 발표하고 홈페이지도 오픈했다.



위원회 측은 "로고는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태극문양을 이용해 건국 60년의 의미를 살리고 빛을 모티브로 미래에 대한 희망과 우리 국민의 역동성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건국 60년, 60일 연속강연'도 실시하고 있다.  실로 대단한 집착이 아닐 수 없다.



이어 '1948년으로 되돌아가다', '새로운 60년을 위한 미래로' 등의 슬로건을 내걸고 '대학생 사이버 건국내각'까지 7월 3일 출범시켰다. 건국 60년 기념사업 중 하나인 '대학생 사이버 건국내각'은 44명의 대학생들이 건국 당시 주요부처를 구성해 건국 역사의 의미를 되새기고 미래비전을 공유하기 위한다는 취지로 발족했다.



한국정책방송 KTV 위성방송은 이날 "학생들은 핸드프린팅으로 대형 태극기를 제작하고, 선서식을 통해 사이버건국내각의 발족을 알렸다"며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대한민국 건국60년 기념사업위원회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대학생들이 건국 당시 출범한 주요 부처의 블로그를 직접 운영하게 된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정부가 주도하는 건국 60년 행사에 대해 '현기증'을 느끼게 하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충분한 공감대 없이 특정 학자집단과 수구 보수세력의 주장에 기대 대대적인 정부주도 행사를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민간이 치른다면 모르겠지만, 정부가 나서서 '건국 60년'을 내걸고 기념행사를 꼭 강행해야만 하느냐는 것이다.



둘째, '건국' 시점에 대한 역사학계의 광범위한 공론과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1919년에 이미 민주주의와 공화주의를 국체로 선포하고 입법·사법·행정의 3부 기관까지 구성했던 임시정부에 대한 평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실제로 1948년 정부 수립 직후, 이승만 당시 대통령은 '대한민국 30년'을 공식 연호로 썼다. 임시정부 때부터 이미 대한민국의 '국가적 실체'가 만들어졌다고 본 학계의 주장은 과연 어디로 사라진 것 일까?





보수신문들 '이승만' 포장하기 경쟁 나서




건국 60년, 새로운 60년 등 온통 '60'이란 숫자와 '건국'을 동시에 녹여 붓고 있는 건 이명박 정부뿐이 아니다. 보수언론도 장단 맞추며 포장하기에 바쁘다. <조선일보>가 그 중 발 빠르게 장단을 맞추며 흥을 돋웠다.


이미 1995년 1월부터 '거대한 생애 이승만'이라는 제목의 연재 기사를 65차례에 걸쳐 실은 신문이다. <조선>은 특별기획 '사진으로 본 건국 60년, 60대 사건'의 연재를 지난 6월 13일부터 다시 시작했다. 60이란 숫자와 건국이란 개념을 굳이 사진과 연계해 기획한 의도가 뭔지 짐작할 수 있다.


연재를 시작하면서 <조선>은 '대한민국 건국 60주년을 맞은 2008년'이라고 아예 못 박았다. "1948년 대한민국이 태어난 이후 지난 60년은 숱한 도전과 풍파에도 불구하고 헌법의 토대 위에서 민주화와 경제 발전을 성취한 자랑스러운 역사였다"는 <조선>은 "그 60년의 역사 속에서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60가지의 대표적 사건들의 사진을 가려 뽑아 영광과 고난의 역정을 되새기려 한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7월 22일 <조선>은 건국에 대한 개념을 보다 구체화시킨다. '건국 60년'과 '건국 89년'이란 이선민 논설위원이 쓴 칼럼에서다. "8월 15일을 앞두고 '건국 60년'을 기념하는 행사들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전제한 이 칼럼은 학계의 반대 여론을 의식한 듯 건국 60년에 대한 의미를 이렇게 부여했다.


"대한민국은 1948년 8월 '정부 수립'이 아니라 1919년 4월 '임시정부 수립'에서 시작됐다는 주장으로 주로 독립운동사 연구자들이 제기한다. 이들은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헌법 전문과 이승만 대통령 등 건국 주역들이 '29년 만의 민국(民國) 부활'을 강조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한다. 이런 주장은 폭넓은 공감대를 얻지는 못하는 것 같다."


영토와 국민을 실제로 지배하지 못하는 망명 정부의 수립을 '건국'이라고 간주하기 어렵다는 게 골자다. "'법통 계승'이나 '부활'도 정신적 차원이지 국가적 실체가 임시정부에서 만들어져 대한민국이 그것을 이어 받았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다분히 주관적 견해에 불과하다.



<조선> "이승만, 허물을 뛰어 넘는 공이 있었다"


그는 두 달 전 '건국의 아버지들'이라는 칼럼에서도 '건국 60년'의 의미 부여에 무게를 실었다. 그런 그가 이날 칼럼 말미에서 "우리는 오랫동안 8월 15일을 '광복절'로 기념함으로써 '건국절'로서의 의미를 생각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이제 8월 15일을 '건국절'로만 기억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잘못이다, 8월 15일이 지니는 '광복절'과 '건국절'의 이중성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하나의 역사 흐름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은 또 이날 강규형 명지대기록과학대학원 교수의 외부 칼럼을 내보면서 이승만 재조명에도 한발 앞섰다. '이승만 대통령을 다시 봅시다'란 <일사일언>의 칼럼에서 강 교수는 "역대 대통령 평가에서 늘 말석을 차지하는 인물이 이승만이다"며 "그러나 그에게는 이런 허물을 훌쩍 뛰어넘는 공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일단 '건국대통령'으로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힘들기 짝이 없던 건국과정에서 역할이 컸다"는 이 칼럼은 "해방 이후 많은 신생국 지도자들이 인기 영합적인 좌파 민족주의 노선을 걸어갈 때 그는 세계정세를 냉철하게 보는 혜안을 갖고 냉전체제하에서 자유주의적 해양 문명을 지향하는 올바른 진로를 잡았다"면서 "대내적으로는 현대적 국민국가의 기틀을 잡았고, 6·25 이후 한미동맹을 통해 국가안보의 기초를 세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 뒤 말미에선 "내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건국 60주년을 기념하는 국제학술회의가 열린다"며 "이제는 이승만에 대한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질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은 이외에도 내·외부 칼럼과 기사, 사진 등에서 건국 60주년의 의미뿐 아니라 각종 관련행사 등을 비중 있게 지면에 싣고 있다.



<동아>, 건국6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와 이색 이벤트 마련



<동아일보>도 건국 6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와 함께 이벤트를 마련해 건국60주년을 넌리 알리기에 나섰다. <동아>는 지난 16일 "건국 60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가 마련하고 자사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건국 60년 기념 초중고 특별수업'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내 나라 뿌리 알게됐어요"…건국60년 특별수업'이란 제목의 사회면 기사는 15일 부산의 한 중학교 교실에서 열린 특별수업을 기사화했다.



"독도 사태와 맞물려 건국과 60년 동안의 대한민국 발전상을 통해 아이들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세워주기 위해 마련한 수업"이라는 이 기사는 "수업에 나선 교사는 일본제국주의에서 벗어난 1945년 8월15일부터 1948년 8월15일 대한민국 정부수립까지의 건국 과정을 담은 손수제작물(UCC)을 중심으로 학생들에게 건국의 의미 등을 설명해줬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17일에도 <동아>는 제헌절을 맞아 '제헌 60년, 헌법 앞에 모두 겸허하자'란 사설에서 감개무량했던 60년 전을 이렇게 회고했다.    



"당시 <동아일보>는 '연일 흐리던 날씨도 맑게 개고 기름진 녹음의 새소리도 앞날의 국운을 경축하는 듯 만민의 환희가 넘쳐흐르는 가운데…'라고 화려한 만연체(蔓衍體) 기사로 헌법 제정을 반겼다. 반만 년 역사상 최초로 국민주권 시대를 연 대한민국 헌법의 공포 순간은 이처럼 감개무량했다... 한 달 후인 8월 15일 이승만 대통령이 이끄는 초대 정부가 정식 출범함으로써 우리나라는 신생 민주공화국으로 감격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중앙> "이승만 정읍발언은 소련 전략 꿰뚫은 현실적 대응"




<중앙일보>도 '건국 60주년 특별기획'을 마련해 1948년 이후 대한민국 60년의 '근대화 성적표'와 이승만 재조명 기사 등을 연이어 내보냈다.



'이승만 정읍발언은 소련 전략 꿰뚫은 현실적 대응'이란 제목의 지난 18일 기획기사에서는 "분단질서 고착에 관해 일방적으로 이승만의 책임을 묻는 것은 역사 기록들이 보여주고 있듯 실제 사실과 다르다"며 "북한의 선제적 체제구축과, 김구 역시 국가 수립을 추구하다 막판에 전향했다는 사실을 고려한다면 더욱 그렇다"는 학계의 주장을 인용해 크게 부각시켰다. <중앙>은 대한민국 '1948년 관보로 본 건국' 관련 기사에서도 이승만을 주목케 했다.



이승만. 그가 누구인가.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시기에 친일파 청산은 외면한 채 오히려 그들을 자신의 주요한 권력기반으로 삼으면서 오직 반공을 국교로 삼다시피 하는 외길로만 내달렸던 인물이다.  3·15 부정선거로 급기야 4·19 혁명의 도화선을 스스로 만들어 몰락한 이승만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평가가 여전히 높다.



지금 국내 언론들이 보수세력에 동조해 그를 미화하는 데 앞장서서는 안 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이승만의 대언론 정책들을 면밀히 짚어본다면 보수신문들이 그를 재조명해야 한다며 호들갑을 떨 일만은 아니다. 당시 언론정책은 마치 이성을 잃은 듯하지 않았던가.



이성 잃은 '이승만 언론통제' 벌써 잊었나?



1948년 12월 1일에 공포된 국가보안법은 언론의 자유를 위축시킨 중대한 분수령이었다. 또한 당시 이승만 정권의 일련의 언론통제는 좌익지를 소멸케 하는 효과를 발휘, 1949년 6월 초순까지 정간 또는 폐간당한 신문사와 통신사가 무려 56개에 이르렀다.



우익지라도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신문은 용납되지 않았다. 1949년 5월 3일 정부는 뚜렷한 이유 없이 이승만에 대해 비판적인 <서울신문>에 대해 정간처분을 내렸다. 좌익지는 소멸되고 우익지가 번성한 가운데 신문들은 이념이 아닌 정치적 성향의 차원에서 야당지와 여당지로 구분되었던 시기다.



1956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승만 정권의 언론통제 의지는 더욱 노골화됐다. <한겨레신문> 초대 사장을 지낸 송건호 선생은 그의 저서 <한국현대언론사>에서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묘사했다.



"<조선>, <동아>, <중앙> 등 여러 신문이 발송도중 열차 안에서 절취를 당했으며, 영남의 일부 지방에서는 경찰관이라 자칭하는 자가 <동아일보> 구독자의 집을 찾아다니면서 동지를 압수한 사건이 발생했다. 남해군의 어느 면에서는 <경향신문>을 절대로 보지 말고 여당계 신문을 구독하도록 공문을 보낸 사실이 있었고, 합천에서는 공개석상에서 순경이 '<동아일보>를 보면 재미없다'고 협박하는 일까지 생겼다."



그러더니 결국 1959년 4월 30일 이승만 정부는 <경향신문>에 폐간조치를 내림으로써 정권의 수명이 임박했음을 스스로 알렸다. 이후 <경향>은 '폐간 57일, 하루 발행, 정간'으로 이어지는 우여곡절 끝에 1년 만인 1960년 4월 26일, 이승만이 하야한 다음날에야 신문을 복간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조·중·동>을 비롯한 국내 보수신문들은 앞다퉈 당시 이성 잃은 언론정책을 펼쳤던 이승만 기념사업을 부추기는가 하면, 이승만을 재포장하고 미화하는 경우를 독자들은 어떻게 해석할까.



특히 이승만 정권하에서 많은 핍박을 받았던 <동아일보>다. 그런 신문이 '금년은 대한민국 건국 60주년의 해', '건국 대통령 이승만 박사 기념 사업회', '감격적인 첫발을 내디뎠던 순간' 등의 표현을 서슴지 않은 것은 '망각하고 싶은 역사'이기 때문은 아닌지. 측은한 생각마저 들게 한다.



'오류'의 함정에 빠져들기 쉬운 '망각 집착증'




그러나 '망각 집착증'은 '오류'의 함정에 빠져들 위험이 높다. 보수세력과 보수신문들의 이러한 집착증에 일침을 가한 건 <한겨레> 21일자 사설에서다. 그들을 향해 야무지게 총대를 멨다. '기념일도 대통령 멋대로 바꾸나'란 제목의 사설에서 <한겨레>는 '건국'과 '이승만'을 포장하기 바쁜 뉴라이트 계열의 소수 학자들이나 친정부 단체, 친정부 언론의 논거를 정면으로 꼬집었다.



일제하의 독립운동을 평가절하하고, 일제의 병탄이 한반도에 근대화의 문을 열었다는 주장을 펼쳐 왔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주된 논지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건국절'이 될 수 없는 논리를 이렇게 적시했다.



"헌법 전문엔 대한민국이 1919년 수립된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수구세력은 물론 뉴라이트 계열이 국부로 떠받드는 이승만 대통령조차 정부 수립 당시 공식 연호를 '대한민국 30년'이라고 표명한 바 있다.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민주국가가 처음으로 수립됐다는 것을 근거로 삼지만, 임정도 민주주의와 공화제를 국체로 삼았고, 입법·사법·행정 3부를 구성했으며, 독립전쟁을 위한 광복군도 운영했다. 국가 조직과 이념을 기준으로 삼아 건국절 운운할 순 없다."



언론은 차라리 이승만을 땅속에 묻어두는 게 낳다



그렇다. '광복절'이 '건국절'로 어설프게 변환되면 역사의 왜곡은 불가피하다. 임정과 독립운동의 역사가 무시되거나 배제된다. 남한만의 단독정부 수립에 반대했던 김구 선생 등 대다수 민족주의 계열 독립운동가의 활동도 무시된다. 대신 임정에 의해 탄핵 당했고, 4·19 혁명으로 쫓겨났던 이승만이 건국대통령으로 추대되고 미화된다면 이는 역사에 대한 모독이자 무시 행위에 다름 아니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한국현대사 연구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가 바로 이 분야에 대한 깊이 있고 체계적인 연구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오류와 허구 투성이인 자료들이 검증 받지 않은 채 재인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언론이 특정세력의 편에 서서 잘못된 자료와 주장들을 부각시킨다면 후손들에게 과거의 역사가 사실대로 알려지지 못할 게 뻔하다.




해방은 한 외세의 지배에서 풀려나 두 외세의 지배 아래 들어가게 된 계기가 됐다. 단일했던 식민지가 적대적인 분단국가로 전환되는 계기가 됐다. 해방 60주년을 맞으면서 건국과 이승만을 동시에 포장하기에 앞서 언론은 진실을 제대로 규명하기 위한 노력부터 해야 옳다. 이승만의 권력장악 과정부터 객관적이며 역사적인 탐구 또한 불가결하다.



"언론은 이승만을 땅속에 묻어두는 게 낳다"는 주장은 바로 이런 맥락과 무관치 않다. 무엇보다 이승만 정권 언론탄압의 당사자인 언론이 그를 미화하는 모습은 역사와 독자를 우롱하고 기만하는 행위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IP : 119.196.xxx.10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7.28 9:45 AM (116.39.xxx.81)

    이승만이 어째서 영웅일까요? 미연합군의 꼭둑각시 였지요.

    이승만 하니까.... 유명한~ 이승복이 생각납니다. 이승복 생가라고 지칭된곳에서는
    아직도 기념관이 운영중인듯 합니다만..

    "전 이메가가 시로요"

  • 2. 모를까??
    '08.7.28 9:55 AM (211.216.xxx.143)

    이승만이 영웅이 아닌거 사람들이 다 알텐데............... 어쩌나??

    뻘짓거리 하느라 애쓴다 정말 ㅋㅋㅋ

  • 3. 살로만
    '08.7.28 10:22 AM (124.51.xxx.77)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려는 의도는 .....
    첫째..대한민국의 출발시점을 이승만이후로 바꾼다.....
    둘째..그 결과 친일의 역사기록자체을 지워버린다.......
    셋째..그렇게 되면..자신들의 부끄러운 친일죄과도 역사에서 사라진다......
    넸째...더 나아가 자신들을 아승만을 도운 건국공신으로 포장한다....
    다섯째...자신들을 역사의 주인공으로 우뚝세워 대한민국의 모든 과실들을 독식한다.....

    이것이 바로 조중동문...이명박류..., 한나라당과 뉴라이트라는 자들의 악랄하고 어설픈 얕은 꾀입니다........정권을 잡은 김에 아주 친일부역했던 과거와 현재의 모든 죄과자체를 도말하고 ...역사의 중심을 차자하려는 뿌리깊은 음모....국민이 깨어나야합니다...잠이 깬 국민을 종으로 부리려는 정치세력은 피의 응징을 당할 뿐이죠..!

  • 4. 흔들리지 않게
    '08.7.28 11:39 AM (59.26.xxx.106)

    살로만님..

    굿임다...보기도 편하고..읽기도 편하고...머리에 쏙 들어오는군요...
    이거 퍼갈게요..

  • 5. 하하
    '08.7.28 12:57 PM (221.139.xxx.180)

    조중동이나 하나님의 이름을 더렵하가며 장사해먹는 대형교회나 다를게 없네요.
    xx중앙교회 대성회에 갔다 목사의 설교에 완전 질려서 집에 온적이 있습니다.
    목사의 결론이 죄는 지어도 된다 하나님만 믿어라 같더군요.
    거기에 지금 나이드신 분들의 가장 잘못된 사고방식인 결과 우선주의
    그 자체였습니다.

  • 6. 좃선은
    '08.7.29 2:27 AM (211.196.xxx.21)

    10년전부터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광고하고 있었습니다. 치밀한 전략이죠. 친일파의 숙명을 정통성있는 걸로 바꾸려고 하고 있었답니다. 정말 더러운 넘들입니다. 끝장안내면 다 노예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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