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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이다.. 할 때의 '양심'의 의미에 대해서

내가 잘못 알았나? 조회수 : 213
작성일 : 2008-07-25 17:42:03
우리가 '양심'이라는 말 많이 쓰잖아요.
'양심적'이라는 말도 쓰고요.

그런데 '양심적 병역거부'나 '사상과 양심의 자유'라는 표현들에 대해
잘못 반응하시는 분들이 보여서,
제가 잘못 알고 있나 싶어요.

제 생각을 좀 들어보세요.

네이버 사전에 찾아보면
'도덕적 행위 또는 지조(志操)의 선악에 관계되는 범위 내에서의 전인격적(全人格的) 의식 또는 심정'이라고 나와요.
저는 이것을 객관화되고 규범화된 의식이라고 이해하지 않고
'(개인의) 의식 또는 심정'이라고 이해했거든요.
따라서 사람마다 양심이 모두 다 있지만
그 양심의 내용은 서로 다르다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가치관은 모두 다 있지만
가치관이 서로 다른 것과 마찬가지인 거죠.

법이 보장하는 '사상과 양심의 자유'에서의 양심은
정해져있는 객관적 실체로서의 양심이 아니라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마음'이라는 뜻의 양심이라고 본다면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말이 이해가 되거든요.
'양심수(양심에 따라 행동하다가 죄수가 된 이)'라는 말도 이해가 되지요.
양심적이라는 것은 '옳다'는 뜻이 아니라, '자기가 옳다고 믿는 신념을 실천함'이라는 의미라고 생각하니까요.

마찬가지로 '종교의 자유'란
(정해진)종교를 가질 자유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종교든 간에 자신이 믿는)종교를 가질 자유를
의미하듯이 말이죠.

우리가 나쁜 짓하는 사람을 보고 '비양심적'이라고 말하는 건,
그 사람에게는 나와 같은 기준의 가치관이 있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에요.
그런 의식이 전혀 없는, 다시 말해 양심의 내용이 나와 전혀 다른 사람에게는
'비양심적'이라는 비판이 맞지 않겠죠.
그 사람의 양심과 나의 양심이 다르니까요.
(물론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합의된, '(보편적) 양심'의 개념도 있지요. 이걸 완전히 무시하는 건 아니에요)

촛불집회에 투입됐던 의경이,
자기 양심에 맞지 않아 다시 의경으로 복귀하지 않겠다는 기사에
'그럼 다른 사람들은 비양심이냐'는 논리로 비판하시는 분들이 계신데,
이건 논리상 맞지 않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의경의 '양심'은 '(보편적)양심'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 가치관으로서의 양심'을 의미하는 것이니까요.
따라서 그와 똑같은 행동을 하지 않는다 해서 비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똑같은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판단한 자기만의 양심을 가진 사람이 되는 건데 말이죠.

그 의경의 '양심'이
공익적인 것인가, 이기적인 것인가 등에 대해서는 반대 토론을 할 수 있지만
'너만 양심 있냐'
'그럼 다른 의경들은 비양심이나'하는 건 말 자체가 성립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저는 개인적으로 '여호와의 증인'이라는 종교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지만
그들이 '집총-총을 드는 것-을 거부하는 양심'에 따라 군입대를 거부하는 것은 '그들의 양심'이라고 생각해요.
그것이 사회적으로 의미있는가, 다른 이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가 등에 대해서는
비난할 수 있고 누구나 거기에 대해 의견을 낼 수 있지만
거기에 '양심'이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논리학이나 윤리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서
제가 잘못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어쨌든 '양심' 자체는 주관적이라는 것,
그 양심의 내용에 대해서는 비판하거나 비난할 수 있지만
'양심'에 따라 행동한 것에 대해서는 비난할 수 없다는 것,
따라서 '양심적'이라는 표현에 대해
'그럼 나는 비양심이냐?'라고 대응하는 것은 비논리적이라는 것,
(보편적 가치로서의)양심도 중요하고
(개인의 가치로서의)양심도 존중받아야한다는 것,(물론 당연히 여기엔 사회적 책임이 따라야 하겠죠)

뭐, 그런 말이 하고 싶었어요.
간만에 글 쓰면서 막 머리가 데굴데굴 굴렀네요. 띵해요. ㅎㅎ
IP : 58.124.xxx.14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내가 잘못 알았나?
    '08.7.25 5:47 PM (58.124.xxx.145)

    더불어 누가 한 말인지 모르는데...
    '나는 너의 사상과 다른 사상을 갖고 있지만,
    너의 사상으로 인해 탄압받는다면 너를 변호하겠다' (전확한 표현 기억 안 남)
    그 말도 떠오르네요.
    생각은 다르지만, 단지 생각만으로 사람을 탄압한다면
    '생각만으로 사람을 탄압하는 것'에 대해 함께 저항하겠다... 뭐 그런 뜻으로 이해했어요.

  • 2. 원글님 죄송
    '08.7.25 7:01 PM (58.142.xxx.163)

    원글님 썼다가 지우고 다시 쓰는 데요
    복잡하면 안될것 같아 그랬습니다 , 지력이 달리는 것도 있고요
    원글님 내용은 충분 공감입니다
    양심의 자유는 생존의 자유 못잖은 본질적 자유입니다
    생존꿘의 자유는 본래적 자유라면
    양심의 자유는 내면적 자유니까 그렇습니다

    그리고 보편적 양심이란건 법률 용어론 적합하지 않다 봅니다

    양심이 보이지 않는데 어디 보편적이 있겠습니까
    차라리 도덕적 보편성을 말하심이(근대 보편성이 현 시국에 있기나 한지 전 회의적입니다)
    주제넘은 소리에 죄송합니다

    허지만 돈(권력)이 말하면 진실은 침묵한단 말은 확실히 기억합니다
    제가 보기에 이늠의 현 나란 뭐가 잘못 돼도 한참은 잘못 됐습니다

  • 3. 내가 잘못 알았나?
    '08.7.25 10:17 PM (58.124.xxx.145)

    네.
    저도 그런 의미(도덕적 보편성)로 '보편적 양심'이라는 말을 한 건데,
    적절치 않은 표현이었나 보네요.

    저야말로 도덕성과 양심을 헷갈린 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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