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조중동>없는 <다음>세상, 행복합니다.

초록별 조회수 : 677
작성일 : 2008-07-07 07:13:52
저에게는 신문과 관련된 몇 개의 사연이 있습니다.

그 처음은 <동아일보>입니다. 초등학교 4학년때 <동아일보> 배달을 했습니다. 용돈을 벌겠다며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한 달쯤 했던 배달이지만, 저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준 일이었습니다.  그 즈음에 백지 광고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때 <동아일보>에 대한 반응은 극과 극이었습니다. 구독을 확장하러 다닐 때 젊은 사람들에게는 참 훌륭한 신문이라며 격려의 응원을 들었지만, 나이든 분들에게는 몹쓸 '빨갱이' 신문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그때 광고 거부는 정부의 압박에 의해 기업들이 광고를 주지 않았던 상황이었습니다. 아쉽게도 그때 <동아일보>는 정부의 압력에 굴복하고 말았습니다.

신문과의 또 다른 기억은 1988년 5월입니다. 그날에는 한 부의 신문을 받기 위해 새벽부터 집 앞에서 서성거렸습니다. 그날 신문을 받고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1975년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의 사태로 해직된 기자들 중심이 되어 만든 제대로 된 신문이었습니다. 그 신문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난이 있었는지 어렴풋이 알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신문은 <오마이뉴스>입니다. 2000년 2월에 창립된 <오마이뉴스>는 제 컴퓨터 인터넷 즐겨찾기에 등록된 신문이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그동안의 신문과는 다른 특별한 신문이었습니다. 편집부의 한정된 시각이 아닌, 시민기자들의 다양한 시각의 접근이 느껴졌습니다. 그런 점들이 맘에 들어 2004년부터는 가끔씩 글을 올리며 시민기자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신문을 배달하며, 신문을 기다리며 그리고 시민기자로 기사를 올리며 저는 많은 것들을 배웠습니다. <동아일보>를 배달할 때 귀찮다는 이유로 신문 배달에 가지 않은 날이 있었습니다. 그날 지국에서는 집 앞에 와서 저를 기다렸고, 저녁 늦은 시간에 지국장과 함께 신문 배달을 했습니다. 책임감에 대해서 제대로 배운 날이었습니다.

신문을 기다리며 진실을 만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배웠습니다. 경제와 정치 논리에 의해 언론이 왜곡되는 세상에서, 정직하게 말하는 한 부의 신문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배웠습니다. 그리고 그 신문 한 부를 만나기 위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직하지 못한 신문의 폐해가 크다는 것도 세월이 흐르며 알았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조중동>입니다. 예를 들자면 몇 권의 책으로도 부족하겠지만, 요즘 촛불문화제에 대한 보도만을 살펴봐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신문들 중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1970년대 기자들에 의해 개혁이 시도되기도 했지만 실패로 돌아갔고, 권력과의 유착이 더 깊어졌습니다.

내부로부터 개혁되지 못한 신문에 대해 외부의 비판이 거세진 것은 2000년대 초입니다. <조중동>의 대표적인 <조선일보>를 대상으로 '안티조선'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운동이 큰 동력을 갖지는 못했으며, <조선일보>도 그 운동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촛불이 밝혀진 2008년. 정직한 언론을 원하는 국민들은 다시 <조중동>에 대한 압박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번의 압박은 직접적으로 신문사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신문들에 광고를 내는 광고주를 대상으로 하는 운동이었습니다. 그 운동은 주부와 학생들에 의하여 조용하고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지만, 그 위력은 지난 참여정부때 있었던 대통령의 견제보다 커 보입니다.

그런 이유로 지난 참여정부때 대통령의 비난을 우습게 여기던 신문들이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광고를 받지 못한 신문의 두께가 얇아졌고, 경영에도 타격이 될 것 이라고 예측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 운동 주체들에게 협박 공문을 발송하고 검찰의 수사까지 이끌어냈고, 그 운동이 시작된 곳 중 한 곳인 포털 사이트 <다음>에 기사를 보내지 않기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다음> 역시 7월 7일 부터 이들 신문 기사 서비스를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조중동> 광고 거부 운동이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광고거부 소비자 운동은 현명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포털 사이트에 <조중동>의 기사를 주지 않는 것이 <다음>에 큰 압박이 될 것 같아 보이지도 않습니다.

저는 <다음>에 <조중동> 기사가 배치되지 않는 것을 환영하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의식있는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조중동> 없는 행복한 세상을 포털에서라도 미리 맛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이끌고 있는 시대입니다. 이번 <조중동>의 기사가 없는 온라인도 마침내 오프라인으로 연결되어 <조중동> 없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조중동> 없는 <다음>에서 불편함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많은 사람들이, <조중동> 없는 <다음>에서 세상을 보는 눈이 더욱 현명해졌다는 것을 알게 된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도 <조중동>을 멀리해 마침내 <조중동> 없는 세상이 되면 좋겠습니다.

7월 7일이 기다려집니다. 진실을 쓰는 신문을 만나기 위해 새벽을 서성거리며 <한겨레신문>을 기다리던 마음처럼, 시민 누구나 기자가 되어 진실을 쓰게된 <오마이뉴스>를 기다렸던 때처럼, <조중동>없는 행복한 세상을 포털에서 먼저 맛보게 해줄 <다음>을 설레임으로 기다립니다.

그리고, 세월이 지나면 7월 7일이 얼마나 멋진 날이었던가를 알게 될 것입니다.
IP : 210.95.xxx.1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08.7.7 7:36 AM (203.244.xxx.254)

    다음에서 조중동 기사 없는거 대환영!
    알아서들 먼저 온라인에서 사라져주시겠다니 좋네요.
    조중동은 다음뿐 아니라 다른 포털에서도 곧 사라지길바래요.
    조중동은 그때가서야 후회하겠죠. ㅋㅋ

  • 2. ..
    '08.7.7 7:41 AM (124.62.xxx.46)

    <다음> 아자! 아자!!

  • 3. 강추
    '08.7.7 8:21 AM (203.152.xxx.253)

    이곳에 계신분들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사람들의 마음도 초록별님과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쓰레기 조중동 없는 세상..그 청정무구한 세상을 향해 이제 <다음>이 첫발을 내디딘 것입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 4. 조중동은
    '08.7.7 8:29 AM (58.29.xxx.50)

    우리 나라가 업그레이드 되기위해 반드시 폐간되어야 할 사회악입니다.
    조중동 없는 다음 화이팅!

  • 5. 이그
    '08.7.7 8:34 AM (211.176.xxx.203)

    요즘 기사의 대부분은 연합 뉴스 가공한 것들인데, 조중동 빠진다고 기사가 빈약해진다거나 하지는 않겠죠. 악의적으로 창조해낸 기사를 안 봐도 된다는 점에서 대환영입니다.

    조중동 이쪽은 아직도 오프라인의 점유율만큼 자신들의 영향력이 있다고 믿는 바보들이죠. 조중동 기사가 다음의 트래픽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미미한데 말이에요.

  • 6. 석양
    '08.7.7 8:48 AM (61.98.xxx.211)

    이제는 맘껏 뉴스를 볼수 있어서 저도 행복해요...제목보고 들어갔다가 조중동이면 기사 안읽고 맘만 상한채 나온게 한두번이 아니거든요...

  • 7. 돈데크만
    '08.7.7 9:32 AM (118.45.xxx.153)

    와우~~안구정화의 희소식이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13280 끊어도 계속 오는 조선일보.. 10 너 뭐냐 2008/07/07 640
213279 헌신발은 버릴때 5 .. 2008/07/07 888
213278 미인이시던데요. 4 내롱 2008/07/07 1,938
213277 이명박, 대선당시 선거공약 버디 2008/07/07 504
213276 [경축] "언론 소비자 주권 국민 캠페인" 까페 5만 돌파... 3 가정 지킴이.. 2008/07/07 426
213275 [취임사]조선일보"밤의주필"직을 수락하며(2001/08/09) - 진중권 4 울화치미시면.. 2008/07/07 1,490
213274 경제 위기설/ 강철규,김상조교수 1 Anne 2008/07/07 646
213273 미친 정부... 지금 투기하라고 부추기는 거예요??? 3 미치겠다 2008/07/07 969
213272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5 오아이엄마 2008/07/07 526
213271 cj학교급식 4 중학교 2008/07/07 559
213270 환율방어 다시 시작 7 외환사태 2008/07/07 871
213269 [펌글] 하버드 상류층? 홍정욱 바로알기 (제2의 mb) 21 흰고래 2008/07/07 4,083
213268 오대산 소금강 계곡 가는 거, 노인분들에게 힘든지요 2 이 시국에 2008/07/07 317
213267 82cook의 정체와 나? 9 동끼호떼 2008/07/07 732
213266 장터 관련 글입니다. 18 제가 넘 오.. 2008/07/07 1,343
213265 영상) 남편들이 미워한다는 불법집회 변호사 12 baker .. 2008/07/07 1,164
213264 # 바자회 취소에 관한 글입니다. 18 지윤 2008/07/07 1,485
213263 <의료봉사단>마음의 울분이 기억을 짓누릅니다. 5 공미화 2008/07/07 671
213262 안녕하세요. 밤늦게 인사드립니다. 3 디자이너혁 2008/07/07 410
213261 진보신당과 민노당 14 리미혀니 2008/07/07 1,047
213260 맹박스럽다는것... 짜증난다.... 2008/07/07 311
213259 미국 교포가 MB를 현지 교회에서 폭로했데요. 9 baker .. 2008/07/07 4,140
213258 보령시에 올라온 선전포고 8 친일파저격수.. 2008/07/07 900
213257 [시민주권행사의 날] 7월 30일(수) 서울시 교육감선거 투표 꼭 참여합시다 3 국민의권리 2008/07/07 268
213256 인공태양 지킵시다~!!! 1 몽이 2008/07/07 298
213255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 10 이상혀~ 2008/07/07 775
213254 [기사] 정부, 한은 외환풀어 환율 방어 동의 7 2008/07/07 543
213253 조계사와 시청에 잠시 다녀왔습니다. 18 deligh.. 2008/07/07 1,240
213252 괜찬아유~~! 5 여행갈래 2008/07/07 521
213251 킴스갔다가 깜짝 놀랬어요~^^ 33 삼양홧팅 2008/07/07 7,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