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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시국미사 촛불집회 참석 후...
신부님이 그만 집에 가라고 말씀하시고 나서도..
제가 버스 막차 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섰던 11시까지도
많은 이들이 차마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홀로 혹은 삼삼오오 모여서 기도하고 얘기하고.. 그 분위기가 너무 자유로워 떠나고 싶지 않았었더랬어요..
서울광장 6시..
전경차량들이 서울광장을 에워싸 있어서 지나가는 차량들은 서울광장을 전혀 보지 못했지요.. 매번 느끼는 거지만 참 주차실력 하나는 끝내준다는 생각이..;;; 뉴스에 나온 것처럼, 미사 참석하려는 사람을 통제하려 해서 충돌이 있었어요..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미사를 기다리는 사람들은 못내 안타까워 했지요.. 이 나라가 어쩌려고 이러냐...
이미 많은 이들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데도,
방송차량 준비문제로 7시가 훨씬 넘긴 시간에 미사가 시작되었더랬지요..
신부님들의 행렬.. 끝이 없었어요. 제 옆에 계신 분은, 전국의 모든 신부님이 오셨냐고 입을 다물지 못하시더군요..
그리고 이어진 미사... 전 나이롱 신자라(-_-;) 기도문은 대부분 잊어버리고..;; 손 모으고 눈감고.. 아멘...
옆의 분이 찬송가책을 함께 보자 하셔서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신부님의 한 마디, 한 마디는, 60여일동안 이어진 촛불들의 마음을 달래는 듯 했어요..
저도 눈물이 핑.. 울먹거리고 옆의 사람들도 훌쩍거리며 눈물을 닦아내더군요... 도대체, 우리가 왜 이렇게 대립해야 하는지...왜 국민의 뜻을 따르지 않는 정부인지...
이명박을 사랑합니다~라는 신부님의 말에, 모두가 눈물을 글썽이며...사랑합니다 답하고, 뒤의 이는 그러더군요. "제 잘못입니다. 제가 뽑았어요. 제 잘못입니다"
국민은 너그럽습니다..... 이 말이 갖는 의미가 시민들에게 어떻게 다가갔을 지 모를 일이지만, 제게는 촛불의 상처를 보듬고, 다시 함께 나가자는 재시작의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요, 우린 질기게 계속 이어가는 겁니다.
비폭력을 외치며.. 청와대를 등지고 행진을 시작했네요.
행진할 때도 한은 앞까진 구호를 외치다가..,
앞쪽에서 의견이 왔습니다. 신부님들과 함께 앞쪽에서 침묵시위를 하고 계시다고.. 모두 동참하자고...
그래서 절반정도는 침묵으로, 그렇게 묵묵히 거리행진을 마쳤습니다..
그리곤 신부님이, 앞으론 매일 서울광장에서 미사가 있으니.. 돌아가라 하시더군요...
일부는 집으로 갔지만.. 제가 떠난 11시정도까지도 많은 이들이 그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서로 얘기를 하고, 일부는 모여서 구호도 외치고.. 또 일부는 남은 초를 모아 'MB OUT'과 러브 심볼 3개를 만들고... 자유롭고 함께 어우러진 광장의 모습이 제가 떠날 때의 풍경입니다.
저는 광장을 떠날 때까지, 미사때 제 옆에 계셨던 분들과 얘기를 나눴네요.
이름도 모르고 다만 촛불이라는 이름으로 만난 분들인데도, 얼마나 마음이 편했는지 모릅니다..
제.. 가장 걱정되는 일을 털어놓았습니다..
이렇게 촛불이 계속 이어지는데도, 아무 것도 된 것이 없다면.. 그 때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그것이 가장 두려운 일이다.. 뭔가 이루어진 것이 있다면 다음에도 힘을 낼 수 있겠지만, 아무 것도 이루어내지 못하고 끝나버리면 그 다음엔 어디서 동력을 끌어와야 할 지.. 이런 좌절이, 국민을 비웃으며 무시하는 여의도의 소위 정치인들이 바라는 것이 아니겠느냐.. 그것이 너무 두렵다..
어느 한 분이 그러시더군요..
어차피 쉽게, 빠르게 성과가 얻어질 싸움이 아니다.. 우리의 뜻이 이러더라도, 지금 당장 친구들, 동료들 같은 주변사람들의 뜻도 나와 같지 않은데, 하물며 기득권 세력들이 자신들의 이익대로 만들어놓은 사회적 구조와 조중동이 얼마나 견고한데 한 번에 큰 성과를 바라느냐.. 한꺼번에 이루려 하지 말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 하나라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바른 언론을 지지하면서, 사람들이 한꺼번에 바뀌기를 바라지 말고 내 가족만큼이라도 바른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만약.. 어디까지나 만약이지만.. 우리의 외침이 성과없이 끝나버리더라도, 우리는 촛불소녀들에게 짐이 있다.. 먼저 앞장서 나서준 촛불소녀들이 투표권을 가지게 되는 4년 후에, 그들이 지금의 20대 대학생들처럼 정치나 사회에 무관심해서 그들의 권리를 버리지 않게, 나라도, 우리 가족이라도 똑바로 정신차리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사회는 변해갈 수 있는 것이다... 끝까지, 힘내자.. 우린 할 수 있다...
...주절주절.. 생각나는대로 썼지만,
이 분의 말씀이, 제 마음을 떠나질 않습니다.
우리 힘냅시다!!! 화이팅!!!
1. 박쥐
'08.7.1 12:09 PM (118.127.xxx.207)냅!!!!! 마음이 치유되었으니 기운이 납니다
다시화이팅!!!!!!!!!
역시 82쿡맘은 짱입니다요.
저도 방송으로 미사 참석했는데
눈물이 멈추질 않아서 ..
그 무한한 감동... 최고였어요
내 인생에 이와같은 감동을 볼수 있을줄
몰랐어요2. 후기
'08.7.1 12:10 PM (128.253.xxx.111)잘 읽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3. 이그
'08.7.1 12:11 PM (211.176.xxx.203)긴 싸움이지요. 자본과 권력 다 쥔 넘들이랑 대결하는 거니까요.
초심 잃지 말고 사소한 것부터 실천하기로 해요.4. 영우
'08.7.1 12:14 PM (211.217.xxx.7)가슴이 먹먹 하네요..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세상이 올거라는
믿음으로 기도드렸습니다.5. 춤추는구름
'08.7.1 12:39 PM (116.46.xxx.152)저도 걱정하는 한부분인데. 사실은, 종교계가 일어남 우리나라 민주시민쪽에선 할수 있는건 다한건데, 이래도 변화가 없음, 그담의 후폭풍이 더 무섭습니다.
그래서 종교적인 집회나 그런건 최후의 보루인데, 이제 이것을 했음 명바기도 뭔 대답을 해야 하는데, 만약 그럼에도 아무런 답이 없다면, 그 담의 문제는 어떻게 될지 몰겟네요
어제 집에 돌아오면서 살짝 그런 생각이 들데요.6. 저도
'08.7.1 12:39 PM (121.88.xxx.149)어제 미사갔다가 그동안의 한이 조금은 풀린 듯 했습니다.
정말 춤이라도 덩실덩실 추고 싶을만큼 가뭄속에서 한잔의
빗줄기만큼 ..신부님들에게 감사하다고 인사도 드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집으로 왔습니다.
앞으로 맡은 자리에서 외치다 보면 좋은 세월이 올것만 같은
희망으로 앞으로의 개신교, 불교 모임도 지켜볼랍니다.7. 68프랑스혁명
'08.7.1 5:00 PM (221.141.xxx.62)마클에서 보았던가?
68프랑스혁명에 대한 지식채널e 동영상을 보았습니다
이러고도 성과가 없으면 참 허무할 것 같다던 생각에 그래도 희망이 생기던데요
여기다 그 동영상을 올리고싶지만 잘 몰라서리....
잘 아시는 분이 그 동영상 올려주심 좋겠네요.. 진중권님 까페랑 관련있는거 같던데, 잘 모르겠어요8. 굿윌복주
'08.7.1 10:49 PM (222.97.xxx.166)저는 정의구현사제단을 보고 천주교를 새롭게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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