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펌] 폭력에 대해 <- 공권력이 정당성을 상실할 때 그것은 폭력이 된다.

코코리 조회수 : 222
작성일 : 2008-06-30 14:57:58


=-=-=-=-=-=-=-=-=-=-=-=-=-=-=-=-=-=

환장할 노릇이다. 저 좀비들은 우리가 넘지 말라고 세워 놓은 버스를 으쌰 으쌰 줄 달아 끄집어 낸다. 소화기를 쏘며 막으면 "폭력 경찰 물러가라" 란다. 물대포를 쐈더니 소화전을 끌어와 맞불이 아닌 맞물을 쏜다. 멀쩡한 신문사 현관에 화분을 던지질 않나, 막으러 간 경찰을 에워싸고 인민재판을 한다. 그래 놓고 우리더러 폭력을 쓴단다. 멀쩡한 도로를 점거해 교통 흐름을 방해해 놓고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경찰차에 낙서하고 불법 주차 운운하며 끌어내는 게 폭력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 폭력이란 말인가. 해산 작전에 나서면 저항한다. 저항하면 끌어 내야 한다. 그러려면 불가피하게 방패와 주먹이 오갈 수밖에 없게 된다. 지들은 공권력을 향해 폭력을 휘둘러 놓고, 우리가 합법적인 진압에 나서면 폭력 경찰이라고 나부댄다. 환장할 노릇이다.

=-=-=-=-=-=-=-=-=-=-=-=-=-=-=-=-=-=


아마 지금 경찰 관계자들의 심정이 이러지 않을까 싶다. 그 분들을 설득할 마음은 없다. 현장에서 잠도 못자고 연일 계속되는 밤샘 시위에, 지칠 대로 지쳤으니 앞에 있는 시위대가 악마처럼 보이지 않으면 다행일 터이다. 그 심정 십분 이해한다.

그러나 '폭력'에 대해선 의미 정리가 필요하지 않겠나 싶다. '시위'란 말 그대로 정치적 의사표시다. 그것도 상당히 강도 높은 의사 표시이며 민주 사회는 이같은 방식의 의사 표현 방식에 최대한의 자유를 허용하고 있다. 사실 언론도 있고 인터넷도 있는데 굳이 에너지 써가며 거리에 나서 시위를 한다는 것은 그 정치적 의사 표시의 주체들이 지금 무척 화가 나 있다는 반증이다. 유권자들이자 헌법상의 주권자들이 분노했다는 증거다. 그 분노를 표현하는 방식은 여러가지다. 처음에 시민들은 비폭력을 고수하려 애썼다. 지도부가 없었음에도 놀라운 자제력이 발휘됐다. 누군가 망치라도 들고 나오면 프락치로 몰릴 정도였으니 그 경이로운 자정 능력에 경찰은 고개를 숙여도 모자랄 지경이다.

그런데 최근 시위가 '어느 정도' 폭력적인 양상으로 흐르는데는 맥락이 있다. 우선, 시위 참가자들의 분노 수위가 인내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 말라는데 강행했다. 듣는 척 꼼수를 부렸다. 많이 겪은 짓이다. 지긋지긋한 그 짓이 또 되풀이되니 열받지 않을 수 없다. 또 한가지, 누구도 인정하지 않았는데 스스로 할만큼 했다고 자위한 정권이 '지금부터 시위는 불법'이라는 낙인을 또 한번 지들 마음대로 찍었다. 광고중단 운동에 흠칫 놀란 조중동이 함께 춤을 췄다. 경찰도 강경으로 돌아섰다. 정권이 불법임을 인증했으니 거칠 게 없어졌다.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와 소화기를 난사했다. 방패로 찍고 주먹을 휘둘렀다.  

엄밀히 말해 공권력은 국민으로부터 그 정당성을 위임 받은 물리력이다. 그 물리력이 정당성을 상실했을 때, 그것은 폭력이 된다. 국가 권력도 마찬가지다. 국민으로부터 정당성을 의심받았을 때 그들의 통치 행위는 즉각적으로 폭력이 된다. 쿠데타로 권력을 탈취하고 반대자들을 죽이는 데 주저하지 않은 박정희가 그랬고, 광주 시민의 목숨을 앗으며 들어선 전두환이 그랬다.

지금, 거리에 나서 촛불을 든 많은 시민들의 눈에 MB 정권은 정당성을 상실했다.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억만분의 일일지라도, 자기 국민의 목숨을 아끼려는 신심을 보여주지 못한 데 대한 배신감의 표현을 하고 있다. 그리고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그 분노를 더욱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 그들은 "청와대로~!"를 외치고 있다. 주권자들의 분노를 바리케이드로 봉쇄해 놓고 물대포를 쏘는 게 폭력이 아니라고 주장하기 전에, 그릇됨을 질책하고 옳음을 실천에 옮기려는 시민의 열정을 폭력이라고 주장하기 전에, 광화문 네거리에 나와 성난 군중과 맞짱 떠 대토론을 하시라. 말버릇처럼 되뇌이던 소통과 상생의 정치에 도전하시란 말씀이다.

촛불 시위가 폭도들로 인해 변질됐네 따위의 낯익은 레퍼토리를 또 한번 들이미는 건 처연하다. 그렇게 따지면 4.19에 나선 학생들도 폭도였고, 총을 든 5.18 광주의 시민들도 폭도였다. 87년 6.10 항쟁에 나서 짱돌을 던진 시민들도 폭도여서 백골단한테 얻어 터지고 피를 흘렸다. 당시의 정권과 언론은 지금의 정부 여당과 일부 언론이 그대로 계승한대로, 그들을 폭도로 규정하고 마녀사냥 했다.

그 역사적 교훈을 통해 우리가 새기는 진실이 하나 있다. 국가 권력은 정당성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일 때 자기 국민을 향해 쉽게 폭력을 쓴다. 그러나 시민들은 가장 절박한 순간에, 가장 최후의 수단으로 폭력을 쓴다. 그것은 정당하지 않은 권위의 명령을 수행하는 공권력이 훨씬 더 조직적이며 압도적인 힘으로 시민을 적대시할 때이다. 그 순간, 각성한 시민은 목숨을 걸고 공권력에 대한 주권자로서의 위임을 철회한다. 민주주의는 그렇게 발전해 왔다.



원문>>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1392561
IP : 211.179.xxx.234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코코리
    '08.6.30 2:58 PM (211.179.xxx.234)

    원글에선 중요한 구절에 밑줄이 그어져 있는데 여기선 그게 안보이는게 살짝 아쉽군요.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396535 씨알에터 님... 3 성명정 2008/06/30 239
396534 조선-갤럽의 여론조사에 대한 조선일보 왜곡 보도 반박[펌] 2 눈정 2008/06/30 356
396533 <급질> 분당인근면허학원요. 1 분당댁 2008/06/30 228
396532 대구사시는분들 봐주세요. 1 공황장애 2008/06/30 285
396531 신라면 굴욕 15 제발내려와... 2008/06/30 1,364
396530 한승수 망발 - 학교급식 7 좋은아빠 2008/06/30 647
396529 (펌)언론장악 막는방법 (YTN관련) 2 일지매포에버.. 2008/06/30 240
396528 미친 영새미(03) 2 솥뚜껑 2008/06/30 248
396527 마라톤 대회에 광고문구를.. 1 일편단심 2008/06/30 244
396526 이유 없이 깨진 "코렐" 어떻게 하나요 --;; 9 새댁 2008/06/30 657
396525 자녀를 사랑하는 여러분 너무도 중요한 기회가 왔습니다 7 오래된미래 2008/06/30 591
396524 도와주세요 무서워요 (권영세의원실전화)ㅠㅠ 20 엉엉 2008/06/30 1,045
396523 감히 글 올립니다 5 마포새댁 2008/06/30 320
396522 시청광장 어제방송 6 파랑 2008/06/30 413
396521 아프리카 망치부인 생방송<==시위현장 방송아님 4 재택시위 2008/06/30 494
396520 이 두녀석을 잡아냅시다 3 내가 혈압오.. 2008/06/30 798
396519 현관 바닥에.... 7 현관 2008/06/30 789
396518 자꾸 이러면 너 죽는다 2008/06/30 245
396517 칭찬할일 있으면 하시고 혼내실일 있으면 혼내시고. 1 조용한세상 2008/06/30 325
396516 한총리-미국쇠고기 먹어보고 좋다는 의견 많으면 학교급식에도 넣고-돌발영상 19 Ashley.. 2008/06/30 940
396515 [펌] 촛불에 기대 '장사'하지 않는 삼양, 인터뷰 입니다. 11 디디 2008/06/30 1,109
396514 [스크랩] 경찰, 부상 당한 전·의경 관리 `경악`--->어쩌다 이지경이 됐는지 쥐새.. 8 .... 2008/06/30 695
396513 ** 내일 국회에서의 시민토론회 참석하실분 계신가요? ** 4 ⓧPiani.. 2008/06/30 305
396512 [펌] 폭력에 대해 <- 공권력이 정당성을 상실할 때 그것은 폭력이 된다. 1 코코리 2008/06/30 222
396511 압력밥솥 한수 가르쳐주세요 6 압력밥솥 2008/06/30 506
396510 ★7월2,4일 2호선 신림역 촛불 번개 있습니다!★ 5 망고스틴 2008/06/30 407
396509 어른들이 "알바"라는 용어를 쓰는것도 안좋아보입니다. 23 씨알의 터 2008/06/30 522
396508 저도 삼양라면 매출에 관심이 많은데요.. 11 2008/06/30 928
396507 죄송한 맘에.. 9 redsho.. 2008/06/30 495
396506 예비역 전의경들 출신들이 지금 방패하고 장비구입해서, 현역들하고 맞설거라고 하네요. 4 박쥐 2008/06/30 6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