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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비폭력 문제, 그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합시다.
과잉진압을 폭력시위로 덮는 그들의 예정된 생쇼를 보자니
앞으로 촛불이 어디로 갈 것인가 걱정스럽고 답답해요.
당장 귀국하면 아들 데리고 나가야지, 했던 저조차
상황이 저렇게 위험하면 아이랑 같이 갈 수는 없잖은가...주저하게 되니까요.
하지만 다시 '집단 지성'의 힘을 믿어 봅니다.
분명히 좋은 방법이, 어둠을 여는 빛의 출구가 생겨줄 거라고요.
폭력-비폭력 문제에 대한 저 나름의 생각.
국가권력에 대항하는 폭력은 '폭력'이라고 말하기보다 '저항폭력'이라고 부르지요.
물리력으로는 애초에 대응이 불가능하니까요.
쇠파이프나 화염병이 아니라
분신이나 자해까지도 다 이런 '저항폭력'에 속합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80년대에도 이런 폭력-비폭력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곤 했어요.
폭력(쇠파이프/화염병/짱돌)을 쓰면 사수대에 의해 본대가 보호되어 일정 시간 시위를 보장받을 수 있지만,
그만큼 일반 학우(!)나 대중들과의 거리는 멀어지는 문제가 있었어요.
물론 선도투쟁을 해야만 뚫을 수 있었던 암울한 상황에서는
폭력 말고는 거리에 광장에 나설 방법이 전혀 없었기에 어쩔 도리가 없었죠.
그런데 이런 달걀로 벽 치기가 계속된 끝에,
결국 승리를 가져온 6.10 시민항쟁은 비폭력투쟁이었어요.
완전히 비폭력은 아니었고(명동성당에서도 투석전은 계속했죠)
가두시위에서 시민을 포함한 인원이 대거 늘어나니 자연스럽게 비폭력으로 전환하게 되었죠.
지금 문제는 이래요.
어차피 국가 공권력의 물리력은 물리적으로 대항이 불가능해요.
(우리는 총기허용국가도 아니잖아요-1907년 을미의병을 일제가 '대토벌'한 이후 실질적 폭력투쟁은 불가능해짐)
그리고 비폭력 투쟁을 포기하게 되면 다른 촛불들이 모여들 여지가 그만큼 줄어들어요.
아이들, 노인들, 여자들, 장애인들까지도 참여했던 것이 처음 촛불의 힘이었죠.
또 하나의 문제는 우리가 '조직'된 힘이 아니라는 거예요.
저항폭력을 쓸 때 쓰더라도 이게 조직된 것이 아니면 실제로 역공을 당하기에 상당히 쉬워요.
80년대의 수많은 투쟁에서 작은 교문돌파투쟁 하나에도 사전에 얼마나 면밀히 준비했는지 몰라요.
각 조마다 팀장이 따로 있었고 맡는 구역도 나눠야 했고 '전술'도 미리 준비했지요.
지금처럼 아고라와 각 카페에서 모인 힘으로는 이 조직화가 불가능해요.
그러면 결국 앞장선 분만 다시 다치고, 심하게는 구속되거나 희생되게 되지요.
어쨌거나 놈들이 강경 제스쳐를 보이는데 동요하지 말고,
우리는 다시 놈들의 허를 찔러야 해요.
촛불의 가장 위대한 힘은 '새롭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언제나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나왔고, 조금씩 조금씩 현실 속에서 실현되어 왔지요.
놈들은 '낡은 것' 그리고 '못생긴 것'들이에요.
그 낡고 못생긴 방식으로 똑같이 맞서서는 안 되고, 그럴 리도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개인적으로 잠시 숨을 고르고 놈들에게 메롱하는 방식으로,
처음처럼 청계천 광장에 모여 '문화제'를 하는 것도(잠시 가두진출은 쉬거나 다른 방식으로 전환하고),
괜찮을 거라고 생각해요.(장마철이기도 하니까)
길게 봐야 해요.
공권력은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아요.
그러니까 놈들이 그렇게 미친 듯이 권력에 집착하지요.
하지만 절망하진 않아요.
놈들은 반드시 망하게 되어 있어요.
아까 신기가 내려 썼던 '9월 대란설'도 그렇고,
사악한 기운으로 몹쓸 놈이 권력을 잡았지만, 놈의 운은 거기까지에요.
놈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어요.
처음처럼 시작합시다.
그때,
답답하고 분하고 억울한 마음이 촛불로 뻥 뚫리던,
우리조차도 스스로 놀랍고 감격스럽던 처음처럼 말이에요.
1. 처음처럼
'08.6.29 4:36 PM (75.153.xxx.26)http://djuna.cine21.com/bbs/view.php?id=main&page=1&sn1=&divpage=21&sn=off&ss...
그리고 님들께 드리는 노래 선물^^2. -_-
'08.6.29 4:39 PM (218.238.xxx.141)저도원글님에 공감하면서 다시 축제를 벌여야 아이들도 오고 오래가겠다고 생각했구요. 이건 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는데.. 82에서 음식바자회같은걸 청계에서 하면 어떨까 생각해봤어요. 집회장에 너무 불량식품이 많던데.. 수익금으로 부상자들이나 뭐 필요하신데 쓰고말이죠.
3. 저도요
'08.6.29 4:50 PM (222.101.xxx.26)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충분히 동력을 다시 모아야 할때라고 생각합니다.
폭력진압에 대응도 해봤지만 남는것은 상처뿐이고 여론에 의해 놀아나는 꼴이 되어버린거 같습니다.... 시험끝나고 엄마들이 대대적으로 나서야할것 같네요....4. 윤정은
'08.6.29 4:54 PM (218.50.xxx.187)좋은것 같습니다. 저도 생각해 본것이 인도주위를 2줄 정도로 쭉 길따라 촛불을 들고 띠를 만드는 겁니다. 그럼 얼마만한 띠가 만들어질까요? 그렇게 되면 도로를 지나가는 차량에 있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그 모습이 보여질 수 있겠죠? 불법집회다 하는 빌미도 주지 않을것 같구요..너무 낭만적인 생각인가요? 촛불 장터와 그 수익금으로 기금마련하는것...좋은 아이디어 인것 같습니다.
5. 처음처럼
'08.6.29 4:58 PM (75.153.xxx.26)저 예전부터 생각했는데...
30개월 미국쇠고기 시중에 풀리면 청와대 앞이나 어디 눈에 잘 띄는 곳에서
82쿡 미친소 요리시연회를 한 번 열면 어떨까요?
사골국, 도가니탕, 꼬리곰탕, 내장탕 등...
푹 고아서 먹겠다고 설친 심스마일, 뉴또라이들에게 시식하라고 하는 겁니다.
무쇠솥 걸고 푹푹 끓이면 재미날 듯...6. -_-
'08.6.29 5:06 PM (218.238.xxx.141)제가 용기가 없어서 덧글로만 제안했는데요. 여러분 생각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지금 집회장에 오는 애기 엄마아빠들... 총알받이로 아이를 이용한다는 무시무시한 오해까지 듣고있습니다. 애들은 애들만의 집회형식이 필요한것같아요. 엄마아빠가 왜 여기까지 나왔는지를 홍보하는겸 82만의 특성을 살릴만한 그런 바자회(? 다른 형식이라도 상관없습니다.) 그런 집회를 하는것은 어떨까요. 예를들어 쇠고기가 들어가는 식품 중.. 간접 섭취위험 식품(다시다 이런것)들은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것들을 한쪽에선 홍보하는 겸. 음식으로 얼마나 많은 위험에 노출될수있는지를 홍보하면서 깨끗한 음식을 시위대에 제공하기도하고 집회참가한 아이들에게는 장시간 견딜수있도록 축제비슷한 느낌을 주는겁니다. 지금 82는 마침 요리사이트기도하고 그래서요. 능력자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바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걱정이 우리를 거리로 나오게 했다는것을 국민들에게 호소하면서 집회의 본질을 흐리지 않게끔 하는거에요. 이번 시위는 이상하게 대학중심이라기보다는 취미나 관심사 위주의 동호회가 많이 나오시는데 이런식의 대안을 제시하는것이 설득력있고 장기로 갈수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7. 일송정
'08.6.29 5:11 PM (58.74.xxx.63)원글님에 전적으로 동의를 표합니다.
이제 비폭력을 더이상 강요하지 말라는 분께는
선두에 서보지도 않은 입장에서 감히 드릴 말씀이 없었지만
비폭력 시위에서도 자위권 행사는 물론 가능한 것이고 다만 폭력을
공언한다면 상대에 빌미를 제공하게 될 뿐, 시위 참가인원의 확산과 유지가
불가능하게 됩니다. 일반 시민이 꾸준하게 참여할 수 없으면 촛불의 동력은
꺼질 수 있습니다.8. ..
'08.6.29 5:50 PM (122.43.xxx.43)맞아요..
꾸준히 이러갈려면 일반시민들의 계속적인 참여와 지지가 필요합니다.
어제 현장에서 쥐요리를 해서 팔까 하는 말을 해서 함께 웃긴했는데요..
요리바자회 그런거 좋네요..
어떻게든 꾸준히 이어가야 합니다.
사람을 많이 모아야 합니다.9. 참신한 ~
'08.6.29 5:53 PM (121.170.xxx.83)선두에 몇번 서봤습니다 무척 화나고 약올르는일 많지만 저도 그냥 비폭력 저항권정도만
생각 합니다 아이들 데리고 오시는분들은 뒤에 서계시기만 해도 든든 합니다
어제만 해도 앞에서 당기는 힘좀 쓰다가 너무 목마르고 배가고파서 뒤에 포장마차
가서 물을 사는데 82cook ,깃발이 보이는 참좋더군요 힘도 나고 어차피 시위를
하다보면 맨앞에 서야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 입니다 너무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앞에서 계신분들 폭력적이지 않습니다 경찰들이 슬슬 약올리고 도발적으로 나와도 잘들
참으십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