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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외사촌 오빠는 저를 챙피하게 여겨서 그랬는지 아직도 궁금해져요.
지방 소도시에서 공부를 좀 잘했던 저는 방학때 서울에 올라와서
하숙을 하면서 강남의 학원에 다녔어요.
마침 저랑 9살 차이나는 외사촌 오빠가 서울대 대학원 재학중에
선배가 운영하는 강남의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었고
저도 그학원에 등록해서 다녔죠.
10년전 그당시 한달 학원비가 100만원, 하숙비가 40만원..참 비쌌죠.
지방에서 아버지가 사업을 하셔서 형편이 나은편이었지만
이당시 부모님은 저랑 제 동생 과외 시키고 남들보다 교육에 열성이었던 터라.
부모님은 먹는것 입는것조차 아끼셔야 할 정도였구요..
저도 지방에서 올라왔으니 지금 생각해도 그학원에 다니고 있는 강남의 다른 학생들에 비하면
아주 촌스러운 차림이었어요.
그리고 마치 학교의 촌지처럼 학부모들이 학원 드나들며 과일박스에 비싼 홍차에..
그 학원이 강남에 있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유독 부잣집 애들이 많더라구요.
부모님 직업이 교수인 애도 있었고, 어머니가 화랑을 운영하는 애도 있었고.
지금도 기억나는데 이쁘게 생겼던 어떤 여자애는 고등학생임에도 마인 코트를 입고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그때 어리고 순수했던터라 허름한 제 옷차림이 전혀 부끄럽게 생각된다고 생각 안했어요.
근데 저라면 사촌동생이 혼자 서울 올라와서 학원 다니면 따스하게 대해줬을텐데
외사촌 오빠는 학원에서 마주쳐도 제게 밥한번, 따스한 말한번 건넨적이 없었네요.
심지어.. 저녁을 먹으러 혼자 학원밖을 나서는데..(숫기가 없었던 저는 그 아이들과 쉽게 친해질수가 없었어요)
학원밖에 외사촌 오빠가 여자친구로 보이는 여자랑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저를 보고도 모른척 눈길을 피하더라구요.
그때의 그 상황과 어색함... 10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어릴때는 그 어색함의 이유를 몰랐었는데
나이가 들어 생각해보니 외사촌 오빠는 촌스러운 차림의 제가 챙피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냥 저혼자의 자격지심으로 그런 생각이 드는걸지도 모르겠지만
다른분이 보시기엔 어떻게 생각 되시는지?
외사촌
1. .
'08.3.28 9:37 AM (221.146.xxx.35)사촌오빠도 아마 지금은 '그떄 내가 왜그랬을까" 생각할지도 몰라요.
지나고 보면 20대 중반도 어린 나이였던거 같고..
여자친구 앞에서, 시골에서 온 촌스러운 사촌동생을 약간 창피하게 여길수도 있었을꺼 같아요.2. ^^
'08.3.28 9:38 AM (221.149.xxx.238)어린나이면 한창 외모에 신경 엄청 쓸 나이잖아요
님이 촌스럽게 하고 계셨으면 아무래도 그분이 어리다 보니 피하게 되었나보죠
지금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말이죠
지금도 그러신가요? 그분이?
아니면 잊어 버리세요
다 한때지요
저도 대학시절 신발 꺾고 다니고 옷 안바꿔 입고 맨날 똑같이 입고 다니는 남자친구 만나는거 싫었거든요.3. 내성격과비슷
'08.3.28 9:40 AM (59.10.xxx.198)전 그냥 오빠 성격 때문인거 같은데요. 약간 낯을 가리고 쉽게 말 먼저 못 걸고 그런는... 아무리 사촌동생이지만 자주 만나던 친한 사이도 아니라 어색하다면, 그냥저냥 친근하게 지내기도 처음에 좀 어색하고 귀챦기도 하고. 동생이 귀챦게 굴거라는 게 아니라, 그냥 먼저 아는체하고 오빠로서 신경써주기가 귀챦아서 그냥 모른체 한게 아닌가 싶네요. 또 대학원생이면서 학원 아르바이트에 애인까지 챙기려면 정신적으로도 여유가 없을 때니까, 다른 왠만한 일들은 귀챦을 듯... 오빠 전공이 이과쪽일 거 같아요...
4. ......
'08.3.28 9:44 AM (124.57.xxx.186)꼭 부끄럽게 생각해서가 아니라 사촌여동생이라는건 자신의 사생활 같은거라서
자신의 일터에서,자기가 가르치는 학생들, 여자친구 앞에서 사생활, 가족이 노출되는게
싫었을 수도 있지요5. ..
'08.3.28 9:52 AM (58.121.xxx.125)예전에도 친하지 않았었고, 지금도 친하지 않은가봐요?
스스럼 없이 다가설 수 없는 친척은 남보다 못할 수도~
그리고 10년이나 지난 그 일이 지금 그리 중요한가요?
그 당시 창피하게 여겼든 서먹서먹해서 그랬든
이젠 다 큰 성인이잖아요.
사는데 아~~~~무 지장 없구요. ^^6. ..
'08.3.28 9:59 AM (211.174.xxx.236)원글이에요.
그당시 어린 나이의 제가 느꼈던 감정들..
나이는 어렸지만 저를 창피하게 생각하는 듯한 외사촌 오빠에게 서운했었나봐요.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생각난 이유가
저희 부모님께 이번에 외사촌 오빠가 신세질만한 일이 생겼는데
갑자기 그때의 제게 냉랭했던 오빠의 태도와
부탁할 일이 생기니 바뀌는 태도가 오버랩이 되었어요.7. 그래도
'08.3.28 10:04 AM (125.134.xxx.189)그 오빠가 학원생도 아니고 강사였다면 나이도 좀 있었을텐데
너무 거리감을 두었던것 같아요.
그때는 어려서 그저 그러려니 했다가 지금 10년 후에 님의 가슴에 의문으로 남는다니..
사회 속에서는 아는 사람이나 친척이 남보다 더 어려운 관계일 경우는 많습니다.
아마 그 오빠도 그런 마음이었던것 같으니
여기 댓글들 읽으시고 그냥 마음 편히 생각 하세요~8. 저라면
'08.3.28 10:20 AM (121.138.xxx.170)외사촌 오빠가 자기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으로 생각이 되옵니다
한가지보면 열가지를 안다고...
오빠가 그당시 도와줄수도 있고 그것이 힘들다면 따듯한 말한디라도 해 줄수 있는건데
그렇게 쌀쌀맞게 했던 오빠가 미울꺼 같습니다 (못사는사람 은근히 무시하는 사람있잖아요)
저라면 부모님께 예전 얘기를 하고 도와주지 말라고 할꺼같아요9. ^^
'08.3.28 10:23 AM (116.120.xxx.130)창피해서그럴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단 더 복잡한 감정일것 같아요
그당시 20대후반정도 였을텐데
직장생활 제대로하는것도아니고 일단은 학생신분이었으니
누구챙기고 보살피고 이런것보단 아직은 자기앞가림하기 바쁜 나이이고
외사촌동생을 어찌해야 할지 약간 어색하기도 낯설기도 부담스럽기도
더구나 자기는 선생님이고 상대는 학생이니
이러다 사람들이오해하면..어쩌지 하는맘도 있었을테고
남자들 결혼해서도 살뜰히 누구 챙기고 인사하고이런것 못하는사람들 많잖아요
그런것처럼 인간관계 자체에 아직 능숙하지못해서 그런것도 컷을거예요
그런데 아는척 할자리에 모르는척 했다면
조금 냉랭했던것은 맞네요
그냥 부딪힐 일 안생겼으면 하는 귀찮은 마음이 좀 있었던것 같고
모르는척 하면 못본줄 알겟지뭐 하는 유치한 마음으로 아는 척 안했겠죠 ㅋㅋ
아니면 자기여자친구 이야기가 거쳐서 거쳐서 자기부모님에게들어갈까봐 일수도 있구요10. 글쎄요
'08.3.28 10:27 AM (123.224.xxx.176)뭐 옷차림보다는 일단 어색해서...그리고 학원강사와 학생의 관계니까 더 어정쩡하지요.
가족인 거 알려지면 다른 학원생들이 싫어하지 않겠어요...아무래도 가족이면 더 신경써주고 할 거 같아서요.
그 당시에 100만원씩 내고 다니던 학원이라면 뭐 동네 보습학원도 아니구요..
나이 차이 많이 나는 (자주 안보는?) 사촌동생이 내 일터에 학생으로...이렇게 생각하세요.11. 제생각엔
'08.3.28 10:53 AM (203.226.xxx.21)제가 그 사촌오빠였다면.... 어떤 학원에서 제가 강사를 하고 있는데 사촌동생도 다닌다고 하면 왠지 모르게 부담스러웠을 거 같아요. 그냥 사생활이 아닌 직장생활에 친척이 있다는건 자신의 행동반경을 제약하는 요소로 느껴졌을거 같아요. 가르치는 학생들이 혹은 그 부모들이 어찌 생각할까 혹은 사촌동생이 다른 친척들에게 내가 어떻더라~~ 이런 말을 할 것도 별로 기분좋은 상상은 아닐것 같구요.
그리고 우리 모두 철없는 때는 있는 거 같아요. 어려서든 나이가 들어서든...
그렇지요?
그땐 그래놓고선 지금은 자기가 필요하니까 와서 아쉬운 소리하고... 그게 우리 삶인거 같아요.
그리고 그래도 또 지나갈 수 있고 눈감아 줄 수 있는 것도 다 우리 삶이고 우리 가족이라 가능한거 같아요.
어쩌겠어요. 아마도 그 사촌오빠랑 얘기해보시면 전혀 다르게 생각을 하고 있었을거란 생각이 드는데요.. 분명히 우리 모두 각자의 시선과 시각으로 생각으로 사니까....12. ..
'08.3.28 10:59 AM (58.121.xxx.125)딱 까놓고 나에게 해꼬지 한 친척도 아니고,
상대방 마음도 모르는 상태에서 서운하다 어쩐다 이건 아닌거 같아요.
당시 원글님의 남들과 비교되는 본인의 처지에 그런 것이 더 크게 와 닿았던 것 같은데요.
아마 지금 그런 얘기 외사촌에게 얘기하면 기억도 못할 내용 아닌가요?
그냥 웃어넘길 수도 있는 일이고. 내가 그랬냐? 이러면서..
도와줄 일 있으면 기분좋게 도와주세요. 돈 문제만 아니라면.
그게 또 돌고 돌아 후일에 나에게 오잖아요. ^^13. 옷차림
'08.3.28 11:27 AM (221.145.xxx.89)옷차림때문은 아니었을거 같아요..
본인은 아무생각 없이 한 행동인거 같네요....(구지 상처주려는 행동은 없었잖아요.)
그리고.. 사촌 동생이.. 얼마나 힘들지는 생각도 못했을거 같구요..
그냥 맘 풀로 잊으시는게...14. 정말...
'08.3.28 12:33 PM (116.123.xxx.101)그나이 때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기대한다는건 힘든일같아요..
아마 그 오빠는 기억도 못하고 있을듯한데...
그전부터 그리 친한 사촌이 아니었다면 별의미 없는 행동이었을거라 생각되네요...15. ...
'08.3.28 2:23 PM (218.209.xxx.88)내가 아는 애는 누나가 학원선생했고.. 그 아이가 그 학원에 다녔는데
학원에서는 아는척 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16. 서운하셨겠지만
'08.3.28 2:36 PM (220.75.xxx.147)저도 학원강사입장에서 경험해봤는데, 아는척 못하게 되요.
사촌 동생이 제가 일하는 학원에 등록하겠다는거 제가 못하게 뜯어 말렸어요.
사촌동생이 제 수업에 들어오는게 불편해서 싫더군요.
사촌오빠에게 너무 서운해 마세요~
그게 학생들 사이에 사촌오빠래 하고 소문나면 혹, 원장 입장이 곤란해질까봐 불안해서 그랬을겁니다.
또 낯을 많이 가리는 스타일이고 평소 친하지 않은 사이라면 더더욱 아는척 못했겠죠.
창피하다?? 그랬을수도 있겠지요. 원글님 생각에도 초라한 옷차림이었다면 사촌오빠가 그렇게 느꼈을수도 있겠네요.
윗분들 말대로 그 오빠는 기억도 못할겁니다.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지만 크게 나쁜 의도고 그런행동을 했다고 생각되지는 않네요.
그저 사촌오빠입장에서는 원글님이 관심밖의 대상이라 굳이 친절하게 다가가지 않았을뿐일겁니다.
남이 내게 친절을 왜 베풀지 않을까란 생각보다는 내가 친절을 베풀어 사람들이 날 따르게 만드는게 더 좋은 상황 아닐까요?17. 얼마나
'08.3.28 10:46 PM (125.178.xxx.15)촌스러웠을까요?
보통 재수생들의 옷차림은 거의 비슷하지 않나요
멋부릴정도의 옷들을 많이 가지고 있을까요?
거의 바지에 티셔츠에 고만 고만 하지 않을까요
티셔츠도 비싼거라도 로고를 보지 않으면 중저가나 시각적으로 별차이가
없지 않나요
저도 10년전에는 강남에 살고 있었지만 학생들이나 재수생이나
그리 별다르게 나아보이지는 않았어요
대학에나 들어가야 멋부릴시간도 있고 멋도 부리지요
님의 코트도 시장에서는 안샀을거 아니에요
아마 백화점에서 구입했을거 같은데....
제생각에는 그 외사촌의 성격탓인거 같아요
그냥 친인척에 대한 남다른 감흥이 없는 사람 ...
그저 대면 대면한 성격....18. 지금은?
'08.3.29 1:04 AM (220.72.xxx.198)지금은 어떻게 지내나요?
서로 왕래하면 잘 지내나요?
예전엔 아무리 친척이라도 어른들이 자주 왕래하면서 애들도 데리고 다니면서 친해져야지 친척이지 아무리 사촌이라도 내왕 없으면 소용없지요.
오죽해야 이웃사촌이란 말이 생겼겠어요.
많이 친숙하지 않은 상태와
대면대면한 성격이 아니었을까 싶내요.
그렇다고 님이 먼저 오빠오빠 하면서 살갑게 다가 서지도 않은것 같은데
왜 그런 옛날 얘기가 이제서야 궁글할까요?
남보다는 님이 더 잘 아는 상황 아닐까요?
지나간것은 좋은것만 생각하고 잊어 버리세요.19. 뭔가
'08.3.29 2:48 AM (211.44.xxx.179)대학원 재학 중이었다면 마냥 어린나이도 아니었을 테고요, 원글님께서 어색하고 서운하게 느꼈다면 분명히 뭔가가 있었을 꺼에요.
서울대 학벌의 강남 학원 강사였다면 수입도 그리 나쁘진 않았을 텐데... 지방에서 올라온 사촌 여동생 밥 한끼 사줘야 마땅하지 않나요. 오히려 외면 했다니...
요즘 들어서 드는 생각이 사람은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는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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