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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가 고1인데 이런경우 정신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하나요?
몇년전 부모의 이혼이 있었고 그뒤로 아이 아버지가 술을 마시는 날도 많아지고
지금은 거의 알콜중독처럼 매일 마시다시피 합니다
자식을 많이 사랑하긴 하지만 술을 마시는 빈도는 점점 많아지고 간혹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몇번은
아이를 때린적도 있다네요 때린적은 한번.
그리고 꼭 대상이 아이는 아니지만 그냥 술취하면 심한 욕설도 혼자서 하구요
어쨋던 그런 환경에서 2년정도를 살았는데 현재는 학교에서 친구관계도 원만하지 못한가봅니다.
겉으로 봤을땐 별로 표가 안나지만 이런 환경에서 아이가 받은 상처는 심할거 같은데
요즘은 아이 자신도 느낀다네요
감정기복이 심하고 우울하기도 하고 화가날땐 견디질 못해 자기몸을 자기가 때린적도 있답니다.
오늘 아이가 정신과에(개인병원) 갔다왔다는데 거기서 몇가지 물어보더니 큰병원(대학병원)으로
가보라며 소견서 써줬답니다.
약도 먹어야 한다면서요.
여긴 지방광역시구요
개인병원에서 대학병원으로 가라고 한건 아이 상태가 심각한 때문일까요?
제 생각엔 아이가 정신적으로 많이 불안할거 같은데 정신과에서도 치료가 가능한지요?
아니면 병원 정신과보다 약은 안먹고 심리치료 받는게 더 나은건지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1. jk
'08.3.20 7:32 PM (58.79.xxx.67)우선은 대학병원으로 가보라고 했으니 대학병원에 가보시는게 좋을 것입니다.
대학병원에 가면 "이 아이는 정신병원에 가야 합니다" 라고 말하면서 잡아가는게 아니거든요 ^^
개인이 개업한 정신과에서는 할수 있는게 약간 제한되어 있습니다.
예를들면 대학정신과에서는 정신과내에 심리상담사(이사람들은 의사도 아니고 전공이 임상 심리학전공인 사람들입니다)가 같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정신과 전공의 의사와 심리학 전공의 임상심리사가 같이봐주면서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좀 더 나은 환경이 되지요. 물론 좀 더 비용은 비쌀 수 있습니다.
아마도 개인병원에서 보기에 아이상태가 심각해서 그렇다기 보다는 좀 더 다양한 도움이 필요하기에 그런 현실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을 권했다고 생각됩니다.
심각한건 아이의 상태가 아니라 아이의 상황이 심각하군요. 고1이면 아직 독립할수 있는 시기도 아닌데..2. ***
'08.3.20 7:33 PM (121.145.xxx.187)자게에도 여러분 올라 왔던걸로 아는데요
정신과 병력이 있으면 보험가입 안되고,운전면허 딸 수 없고, 대학졸업후 취업에도 걸림돌이 됩니다.언제 정신과에 갔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병원에 가서 의보처리 취소하고 치료비 전액 지급하세요. 보통 의료보험조합의 컴퓨터로 검색이 되어 병력이 남습니다.
병원에 가시면 왜 큰 병원에 가야 되는지 상세하게 문의해 보시고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이 될수있도록 환경을 변화시켜줘야 될것 같습니다.3. ww
'08.3.20 7:35 PM (124.5.xxx.103)일찍가서 치료받는것이 중요할것 같은데요'지금이라도 늦지 않아서요.글구 약을 먹어서 증상이 빨리 좋아질수도있구요.장기적으로 치료하면 심리적으로 많이 안정이 돨꺼예요. 뭣보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한것 같아요.
4. 경험..
'08.3.20 7:48 PM (219.252.xxx.146)맨 윗댓글단 님의 의견을 보니 대학병원에 가는 게 좋을 듯하기도 한데
저는 제 경험에 비추어 말씀드릴게요..
저도 어렸을 때 흔치 않은 일을 겪어서 오랫동안 안좋았어요.
6학년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엄마가 너무 우울해지셨거든요.
어린 마음에 엄마를 기쁘게 해드리려고 참 애썼고 그래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그런 덕분에(?)
겉으로 보기에는 별 문제 없는 오히려 너무 모범적인 아이로 자랐어요.
그렇지만 나이가 들수록 그 문제가 제 삶을 망가뜨리는 것을 느끼게 되고
대학원 졸업할 무렵에야 병원에 갔다가 정신과로 가보라는 진단을 받았지요.
저는 그냥 몸이 아파서 간 거였는데
병원에서는 그게 심인성 질환이라고 하더라구요...
늘 긴장과 불안속에서 살다보니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있다고..
아무튼 그떄 제가 내린 결정은 심리상담이었어요.
약에 의존하고 싶지는 않았고, 마침 선배 중에 상담을 받고 좋아진 경우가 있어서
그 선배가 상담소를 추천해주셨거든요.
나중에 알게 된 거지만, 정신과 치료 병력이 있으면 사회생활에서 여러가지 차별을 받게 된다하니 제 선택이 현명했다 싶습니다.
지금은 그것을 계기로 2년 정도 상담을 받고 정말 많이 좋아졌어요.
거기에 상담선생님의 권유로 저도 상담을 공부하게 되었으니 제가 상담을 통해 얼마나 많은 도움을 받았는지 짐작이 가시지요? 자기가 좋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도 권할 수 없을테니까요.
상담공부를 하면서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약을 먹으나 심리상담을 받으나 뇌의 변화가 동일하다는 사실이에요.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저는 그렇다면 상담을 통해서 부단히 스스로 노력해야 하는 것보다
약물의 도움을 받는 것이 더 낫지 않는가라고 질문을 했는데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약물은 상담에 비해서 부작용이 더 많다 하시더라구요.
시간이나 비용면에서는 약물에 의존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제가 변화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상담자와의 인간적인 관계, 그 안에서 어릴 적에 받아보지 못한 무한한 애정과 돌봄을 누릴 수 있었던 거라고 믿어요.
어디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따뜻하고 수용적인 관계는
저에게 너무나 큰 힘이 되었고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고 새롭게 꾸려나갈 수 있는 여유를 가져다주었답니다.
비용이 좀 부담스러울 수 있겠지만
심리상담을 권합니다.
만약 상담으로만은 역부족이라 여겨지면 상담샘께서 약물치료를 병행할 것을 권하실겁니다.
제가 보기에 아이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엄마'가 아닐까 싶네요.
고1이라고 해도 여전히 채워지지 않은 엄마의 사랑에 대한 갈증이 있을거라고 생각되요.
상담샘은 그런 엄마의 역할을 아주 훌륭하게 해주실 수 있어요...
부디 아이가 자기가 가진 좋은 재능과 힘을 가지고 행복하게 살 수 있기를 빕니다.5. 아! 윗 님-
'08.3.20 8:47 PM (220.83.xxx.35)너무나 감동적인 댓글입니다. 맨 마지막 글은 정말 제 눈물을 쏙 빼네요.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시고 비슷한 처지의 힘든 아이에게는 정말 고귀한 글이네요.6. 원글
'08.3.20 9:06 PM (121.151.xxx.248)댓글달아주신분들 따뜻한 배려 고맙습니다.
아이스스로도 그러고 제 생각도 그래요. 지금 아이에겐 엄마가 가장 필요한거 같은데
엄마에게 연락도 해보았지만 슬프게도 아이엄마는 아이를 거절하네요.
여긴 대구예요
제 생각도 약먹는거보다는 일단 심리상담쪽으로 하고싶은데 경제적인 사정도 그렇고
어쨌던 알아봐야겠네요.7. ...
'08.3.20 9:08 PM (211.179.xxx.110)직장취업이나 운전면허 등등은 다 낭설이라고 합니다. 단지 보험회사에서 정신과 치료받고 있다고 하면 가입을 안시켜줄려고 한답니다. 하지만 종료 2년 후부턴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런 보험회사의 횡포도 말도 안되는 거기에 보험회사의 그 약관을 고치려고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헛소문과 보험회사의 횡포로 말미암아 정작 치료를 받아야하는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여서 악화되어 돌이키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기에 그게 큰 사회문제란 생각입니다.
그리고 대학병원으로 보낸 것은 그 의사가 소아정신을 안하기에 그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를 같이 병행해야 효과가 좋습니다..마음의 병이란 결국 뇌의 작용이라고 보니까요..
모쪼록 조카분께서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랍니다...8. 아!!너무나..
'08.3.20 9:13 PM (211.204.xxx.230)공감가고 현실적이고 적절한 댓글들...
근데..형편이 여의치 않다니 안타깝네요...9. 경험..
'08.3.20 9:24 PM (219.252.xxx.38)저도 댓글 남기고 마음에 걸려서 다시 한번 들어와봤어요.
혹시 도움이 될까 하여 몇가지 정보를 남깁니다.
심리상담 하는 곳 가운데 영리목적으로 개인 상담소를 차린 곳 말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좋은 단체들에서 하는 상담소가 있어요.
서울이라면 제가 몇군데 소개시켜 드릴 수 있을 거 같은데 대구라 하시니
일단 서울에 있는 단체를 소개시켜 드리고 그쪽에 연락을 하셔서
대구에서도 그런 기관이 있는지 알아보시는 게 어떨까 권해드립니다.
제가 상담 받았던 곳은 전진상 심리상담소라는 곳인데 천주교에서 하는 곳이지만
종교적인 색채는 전혀 없었습니다. 저는 절에 다니는데도 아무 불편함이 없이 다녔으니까요.
상담비를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사설 상담소가 요즘에 1시간에 7-10만원 정도 하는데 반해서
전진상 상담소는 제가 다닐 당시에는 4만원, 지금은 5만원으로 알고 있어요.
매주 가는게 부담스러우면 2주에 한번 가는 것으로 부담을 좀 줄일 수 있으실 거에요.
정말 적은 돈은 아니지만, 다녀보면 돈 아깝다는 생각은 안들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한살이라도 어릴 때 다녀야 상담기간을 줄일 수 있고 변화의 폭도 클 거 같아서
학원을 하나 줄이더라도 상담을 받아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다른 한 곳은 알트루사 http://altrusa.or.kr 이라는 곳인데
'건강한 여성들이 만드는 착한 사회'라는 모토로
무료로 여성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해주는 아주 고맙고 소중한 곳이에요.
제가 직접 다닌 곳은 아닌데
제 친구가 열심히 다니고 큰 도움을 받았다고 저에게도 권한 곳이에요.
제가 소식지를 받아보고 있는데 상담소 소장님께서 참 마음이 맑고 선한 분 같으셔서
믿음이 가지요.
그쪽에 전화를 드려서 사정을 잘 말씀하시고 대구 지역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추천해주십사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되는 문제라면 참 좋겠지만,
마음의 바램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 수록 상처가 깊어지는 경우도 있지요.
대학 다닐 때 듣던 말인데,
'고름이 피가 되지는 않는다'는 말을 가끔 떠올리기도 합니다.
스스로 치유할 힘이 많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힘이 약해진 아이라면 부디 좋은 곳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더불어
댓글에서 제 댓글에 좋은 말씀해주신 윗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제 마음을 댓글단 님께서 알아봐주신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니 작은 일에도 감동이 생기네요. 감사합니다.10. 경험님..
'08.3.20 10:38 PM (121.178.xxx.8)너무나 좋으신 말씀에 지나가던 사람이 눈물났습니다.
저도 고등학생 딸이 있으니 원글님 조카딸 일이 내자식일처럼 마음이 아픈데,,
경험님 귀한 마음담긴 글이 원글님 조카에게 정말 도움이 될것같네요.11. 정말
'08.3.21 12:29 AM (121.169.xxx.32)딸을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걱정이 되네요.
조카가 꼭 회복돼서 치료받아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는 경험있는
댓글님들처럼 되길 바래요.
역시82!!12. ...
'08.3.21 12:46 AM (58.73.xxx.95)저도 도움은 못드리고
괜히 감동만 받구 갑니다
요즘 아이 유괴,살해사건등이나 이 원글같이
그냥 자녀들 관련된 일이면 다 내 일인것 마냥 생각되네요
경험님...정말 길고 자세하게 자신의 일같이 도움주시구
82가 갑자기 넘 감동적이구 친근하네요
원글님 조카분도 꼭 밝구 건강한 아가씨로 성장하길 바랍니다13. 죄송...
'08.3.21 1:33 AM (116.121.xxx.59)경험님,
저도 정신 치유 상담 받고 싶은데
혹시 부산지역에 그런 상담소 있을까요?
이 게시판이나 이메일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kstar0826@hanmail.net14. ..
'08.3.21 1:42 PM (118.38.xxx.23)위에 죄송님 - 부산심리치료연구센터- 051-702-4067 -위치: 해운대
제가 남편과 함께 다녔었어요..많은 도움이 되었답니다. 여교수님이신데 개인적으로 연구소를 운영중이신데요...참 따뜻한 분이셨어요...물론 지역사회와 연계해서 좋은 일도 많이 하시고 계시네요..15. 감사합니다.
'08.3.21 5:19 PM (116.121.xxx.59)위에분...
보실지는 알 수 없지만,
그냥 지나가지 않고 답글 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 정말 따뜻한 분 많으셔서 눈물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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