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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나를 위해 살고싶어요

나도 조회수 : 1,395
작성일 : 2008-02-05 01:16:00
아이태어난 후 지금까지.... 약 4년... 한번도 단 하루도 나를 위해 살아보질 못했네요...
워낙 별난 아이라 잠만이라도 안깨고 자봤으면 하는 소망하나로 몇년을 버텨오다가 3돌 넘고 40개월 겨우 넘으니 이제야 조금 숨이 돌려지는지...

아이키우는 걸로 여전히 힘들지만.... 먹는거 자는거때문에 일상생활이 잘 안됩니다...
오늘은 문득 나를 위해 하루라도 살아봤으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이 사무치더군요...

늘 아이에게 치여 허덕이며 산 시간들...
먹는것도 편하게 먹어본적 없고... 자는것도 제대로 자본적 없는데... 이런 소망자체가 무척 사치같습니다.

잔잔한 비틀즈 노래도 맘편히 들어보고싶고 유영석 노래도 들어보고싶고 흐르는 강물처럼 영화도 보고싶고
책도 보고싶고.... 목욕탕도 가보고싶고... 미용실도 가서 머리라도 좀 뽀까보고 싶고...

아이낳고는 목욕탕도 미용실가서 머리뽁는것도 티비에서의 영화한편도 보지못했습니다...
아이낳기전에는 그저 일상이었던 것들이 얼마나 행복한 일상이었나를 떠올리면서 그때가 사무치게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금쪽같은 사랑하는 아이이지만 때로는 자식이 짐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나없으면 이 아이가 어찌되나 하는 무거운 책임감과 두려운 마음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아이하나로 인해 모든게 달라진 내인생...
학창시절 그리도 열심히 했던 공부도...
잘나가던 대학시절도...
꿈과 야망이 있었던 사회생활도...
더하고 싶었던 공부도 사회생활도...
모두 아이로 인해 접어야만 했으니...

내딸은 결혼시키고 싶지 않다는 생각, 결혼하더라도 아이는 낳지않았으면 하는 마음...
내가 정말 자아실현의 욕구가 강한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 만감이 교차하는 밤입니다.
하고싶은게 너무 많았는데 아이로 인해 모든걸 포기해야한다는 것이 슬프네요.

아이가 물론 소중하지만 아이에게 올인해야만 하는 현실이 힘듭니다.
세상이 험해 아이가 어느정도 클때까지는 늘 보호해주어야 하니...
게다가 엄청난 조기교육 열풍으로 열심히 서핑하며 정보를 습득해야 하고...

아이를 키운다는게 참 부담스럽고 보통일이 아니네요...
엄마자격도 없고...

단 하루라도 나를 위해 사치를 부려보고 싶은 밤입니다.
나 없으면 신랑이랑 애랑 둘이서 쫄쫄이 굶으며 내 얼굴만 쳐다보고 있으니...
아 정말 도망가고 싶다.....
하루 세끼 밥해먹이기도 벅차요....아무거나 먹지도 않으니...
나는 또 아침이 되면 주방에서 시작하고 ...
저녁이 되면 주방에서 마무리...

피곤한 몸을 겨우 가누며 아이랑 씨름하며 겨우 재우고...
그렇게 반복되는 생활...

아무생각없이 영화보고 책도 보고 음악도 듣고 그렇게 하루만 살아봤으면...


IP : 221.153.xxx.46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2.5 1:21 AM (58.225.xxx.18)

    늦은 밤까지...계시네요.
    전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도, 혼자 이렇게 있는게 좋아서 아직 있습니다.
    저도 아이들 3돌 지나서부터 슬슬~그런 생각이 조금 들었구요. 그때부터 남편에게 조금씩 아이 맡겼습니다. 처음엔 한시간, 두시간 하다가 반나절..이렇게요.
    철저히 밥이며, 뭐며 일일이 적어주면서...시작하는 거죠..

    지금...
    남자 아이들이여서 그런지 남편하고 시간 많이 보내고, 저 혼자 있는 시간 많아요.
    늦게 공부도 시작했구요.

    조금씩 준비하시구요. 버릇들이기 나름입니다. 조금씩 해보세요~
    힘내세요~

  • 2. 저도..
    '08.2.5 1:31 AM (203.130.xxx.241)

    버릇들이기 나름에 한표 합니다. 힘내세요~

  • 3. 777
    '08.2.5 1:57 AM (72.39.xxx.30)

    저도 그런생각을 하며 지내왔어요..

    아이들이 다 크고 이제 엄마손이 필요없게되니.. 어느 한순간 나란 존재가 가치가 없어지는듯 하더군요..힘들지만 조금씩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게 자신에게도 아이들에게도 남편 에게도 좋습니다.. 남편 뒷바리지 아이들 치닥거리로 손놓고 있으니... 엄마존재란 그저 maid 같은 존재가 스스로 되더라구요..(제 경험;;)

    님은 이직 젊고... 아이도 이젠 많이 컷으니... 자신을 개발 하세요
    힘내시고 !!! 아자아자 !!!!

  • 4. 저두....공감..
    '08.2.5 6:54 AM (211.246.xxx.73)

    아이개월수가 저랑 비슷하네요..저두 어쩔땐 아침에 눈뜨기가 싫었던적이 한두번이 아니네요...눈뜨자마자 전쟁이죠...밤늦게까지..심지어는 임신해서 배불렀던 시기까지 그리워했죠..배불러 힘들었어도,그토록 좋아하던 책이랑 비디오,쇼핑등등 마음껏 편하게 살았던시절..지금까진 힘들었지만,요즘은 아이가 말을함에따라 신기하고,재밌어 하루에도 많이 웃네요..아이손잡고,백화점이나 시내,서점 같이 구경가고,재래시장가서 칼국수도 같이먹고,롯데리아가서도 마주보고앉아 햄버거먹고,내시간은 없지만,소소한 이런것들을 아이한테 보여주고,경험하게 해주는것도 행복이더군요..

  • 5. ...
    '08.2.5 7:23 AM (211.41.xxx.91)

    아이가 금년부터는 어린이집에 가도 될 것 같네요.
    좋은 어린이집을 잘 고르신 다음 오전정도만 보내보세요.

    가장 힘든 시기는 지나신 것 같구요.
    오전만이라도 어린이집에 보내시고나면



    정말 행복해지실거에요. 경험담.~ ^^

  • 6. 전..
    '08.2.5 8:30 AM (211.213.xxx.115)

    그런세월을 10년 보냈어요. 큰아이 낳고 6년뒤 둘째를 가졌지요. 시댁 친정 모두 애를 안봐주시고 남편또한 애 절대 안봐주었어요. 결혼해 이곳으로 이사오니 아이낳고나서 친구만나러 나가는것도 힘들더라구요.
    그렇게 10년을 지금껏 보냈어요. 둘째가 올해 5살 되요. 어린이집 보내려구요 ^^
    3월 3일부터 다니게 된답니다 ^^
    원글님도 어린이집에 보내세요 ^^ 윗분 말씀대로 오전에만 보내면 괜찮을거 같은데요 ^^

  • 7. www
    '08.2.5 8:40 AM (203.254.xxx.77)

    마자여 저두 버릇들이기 나름에 한표

  • 8. ....
    '08.2.5 9:55 AM (59.4.xxx.196)

    어린이집 갈때까지는 별 뾰족한 방법이 없었어요.......처음으로 어린이집 보낸날 전 신나서 저혼자 쇼핑하고 운동도하고 돌아왔답니다. 그날 제가 느낀 해방감은 광복절에 느낀 울 조상님들의 해방감과 똑같았을꺼라고 저혼자 굳게 믿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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