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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우울증일까요?

아기엄마 조회수 : 578
작성일 : 2008-01-31 19:37:23
아기낳고  이제 3달이 다 되어 갑니다.

그동안 너무 힘들어서 어서 시간이 가길 기다렸는데
드뎌 백일이 다가오네요

밤에 잠자리에 누우면 내일이 오는게 막막하고
두려웠는데 이제  아기 많이 순해졌거든요.

젖 먹이고 눕혀놓으면 혼자 옹알이 하면서 잘 놀고
자다 일어나도 혼자 웃으면서 깨기도 하고
밤에도 잘자고

아기 보는건 많이 수월해 졌는데
점점 제가 힘이 들고 지치고 아무것도 하기 싫고
막막하고 왜 이럴까요?

수유해야 하는데 밥도 챙겨먹기 싫고
집안은 먼지구덩이에 아침설겆이가 아직까지 그대로
있구요
세수도 안하고..
전에는 진짜 할 틈도 없고 너무 피곤해서
그랬다쳐도 지금은 얼마든지 할 수 있거든요
근데 씻기조차 싫어요
아기 옷도, 오줌 싼 이불도 빨아야 하는데
꼼짝도 하기 싫어요

아기는 너무 이쁜데 나는 왜 이리 우울하고
의욕도 없고 하루하루가 막막할까요?
거울보면 더 우울하고 입을 옷도 없고

다른 아기엄마들은 매일 사진 찍어서 올리고
성장앨범이다 아기 장난감이다 뭐다 벌써 책도
읽어주고 한다는데
전 그냥 아기보면 이쁘지만 뭘 해줘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냥 하기가 싫답니다.

지후맘카페에 보면 이것저것 아가들에게 해주는 엄마들 보면
너무 부담스럽고 더 우울해집니다
아가한테도 미안하고

놀러올 친구도 없고 양가 어른들 다 생계가 바쁘신
분들이라  거의 안오시고
안오시면 저야 편하지만 그래도 쓸쓸하네요
산후우울증이 이렇게 늦게 오기도 하나요?
아님 그냥 게으름 일까요?

저한테 위로를 아니 정신차리게 한말씀 해주세요
이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IP : 125.184.xxx.1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31 8:05 PM (210.0.xxx.227)

    힘내세요. 저도 9개월짜리 아기 엄마에요.
    그맘 때 어떘는지 벌써 까먹고 지금 일기장 들여다봤는데...
    저도 많이 힘들었었네요..^^
    퇴근하고 들어온 신랑한테 화도 내보고... 둘이 싸우기도 하고...
    티비에서 보니 이보다 훨씬 뒤에도 산후우울증이 오기도 하나보더라구요.
    우울증이라고 생각지 마세요. 그럼 더 우울해져요.
    저도 한동안 참 많이 우울했거든요. 애기는 힘들게 하지 살은 안빠지지....
    맨날 집에만 있는 것도 답답하고...
    전 지후맘부터 졸업했어요. 거기서 다른 애기엄마들하고 나하고 비교하는 거... 그거 안좋은 듯 싶어서요.
    애기 성장앨범찍으러 갔다가 애기가 하도 우니까 6개월 돌때는 더 심해진다고 밖에 자주 데리고 다니고 하라고 해서 애기 친구 만들어서 이틀에 한번씩 꼬박꼬박 놀러가고 그랬어요.
    엄마 나이도 같고 월령도 비슷한 아가들까리 키우는 이야기도 하고 수다도 떨고...
    처음엔 낯가림으로 종일 울었던 아기 데리고 집에와서 지쳐 잠든거 보고 저도 밤에 울었는데요...
    그래도 그땐 좀 살기 편했죠. 우선 내가 스트레스를 어디 풀수가 있었으니까.
    지금은 애기가 어느정도 크고 애기랑 있는 시간이 즐겁고 굳이 누구를 만나지 않더라도 그렇게 힘들지 않아서 요샌 만남이 좀 뜸해요.
    막상 놀러가면 수다도 떨고 하지만... 아기를 비교하게 되기도 하고... 기어다니고 움직이면서 차라리 내 집에 있는 게 더 편하다 싶어지기도 하거든요.
    요샌 날도 춥고 아직 애기도 어리시니까 조금만 더 힘내세요.
    조금 더 크면 좀 나아요.
    우리 애기 6개월정도부터 그림책 보여주면서 읽어주고 그림설명하고 그러면 뚫어지게 쳐다보고 깔깔거리며 웃고 얼마나 이뻤는지 몰라요.
    지금은 아빠랑 짝짜꿍 놀이 하구요. 저 컴퓨터 하고 있으면 옆에 와서 어깨 잡고 활짝 웃구요.
    지나면... 내가 그렇게 힘들었나 싶어요.
    전 봄만 기다려요. 봄되서 애기 걷기만 하면 보고싶었던 전시회랑 가고 싶었던 동물원 데리고 다니려구요
    전 그맘 때 방안에서 유모차 태워서 밀면서 재우고 많이 그랬어요. 그래서인지 지금도 유모차 타면 자요...^^
    힘내시고... 즐육하세요. 엄마가 힘들면 애기도 힘들어요.

  • 2. ....
    '08.1.31 8:09 PM (210.0.xxx.227)

    윗글쓴 사람인데요...
    전 둘째를 낳을 생각이 없어요.
    얘 하나만 잘 키울 생각인데...
    지금 아기 3개월 4개월 하는 시간이 다시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니까 더욱 소중하고 힘들어도 행복한 시간이 되더라구요...

  • 3. 지나가다
    '08.1.31 9:20 PM (221.138.xxx.19)

    저도 애가 낼모레 백일예요. 근데, 전 둘째예요.
    첫애때 저도 그 비슷했고, 남편한테 화풀이도 엄청 해댔어요.
    그게 산후우울증이라는 건, 나중에 알았죠.
    둘째라, 첫째때 다 겪은거라, 안그럴 줄 알았는데,
    도우미아줌마가 아파서 이틀 안오셨더니, 그 증세 도로 나옵디다.
    힘들어서가 아니라, 대화상대가 없어서 점점 우울해지는 거 같애요.
    그러니 애가 옹알이 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죠.
    저도 4월이 빨리 왔음하고 바래요. 유모차 태워 일단 나갈 수 있게되면,
    날씨도 좋고하니, 웬만한덴 나다닐 수도 있고.
    그렇게되면 저절로 좋아져요.
    우울한 건 맞는데, 그게 지극히 정상입니다.

  • 4. ....
    '08.2.1 4:54 AM (211.246.xxx.200)

    따뜻한 봄되면,좀 나아질거예요..아기 유모차태우고,시내나 공원같은데 산책도 다니고,가끔씩 마트나 백화점같은데도 유모차태우고 다니면,한결 나아져요...밖에서 또래 엄마들과 애기도 나누고..전 지금 울아들 30개월인데,그때가 넘 힘들었지만,지금 생각하면,넘 그리워요..젤 행복했던 시기인것같네요..육체적으론 힘들었지만...지금은 공부에 슬슬 신경써야할 시기니 벌써부터 걱정에 스트레스 받네요..서점도 유모차태우고 자주 다니곤 했는데,애기가 자면,더없는 천국이었죠..시장도 일부러 다녀보구요..세상에 갓눈뜬 아기에게 많은걸 구경시켜주고,많은걸 보여주고싶었어요..그때 넘 힘들어 많이 안아주지도 못했는데,지금 몸무게 14키로..안아주지도 못하네요..많이 많이 안아주세요..나중에 후회많이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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