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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한번 웃으시고...행복하세요. 비위약한분은 패스~!

비위조심 조회수 : 726
작성일 : 2008-01-30 14:42:07
요사이 TV에 부쩍 실생활에 유용한 비법이나 정보가 담긴 프로그램들 많죠.

활용하면 할수록 비법을 찾아낸 분들께 고마움이 느껴집니다.

눈에 띄고 기발한 것들은 꼭 한번씩 활용해보는 정도의 센스...그로인해 벌어진

며칠 전 있었던 사건을 지금부터 실례를 무릅쓰고 들려드릴까 합니다.


쬐꼬만 우리 삼남매들..숨이 넘어가게 엄마를 불러대더군요.

'아니..얘들이 왜이리 난리야? '

고무장갑 벗어 던지고 다가가보니

오~이런!!

변기에 똥이 딱 막혀 물이 차올라 있는 것이었습니다.

곱게만 자란 저는 미스적에 제가 막혀 놓고도 한번도 제 손으로 그걸 치운 적 없답니다.

다행히 결혼후는 살던 집마다 배수가 잘되어 그런 적이 없기도 했구요.

내 새끼가 싼 똥이니 더럽게 느껴지지 않아야 엄마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걔네들 엄마 하기 싫어지더군요.

"누구야...! 뭘 이렇게 많이 먹고 많이 쌌냐구!"

순간 울 아들녀석의 흔들리던 그 눈빛~! 살짝 아부겸 변명겸 이러더군요.

"난...엄마가 맛있는 걸 많이 해 주니까..."

"나두 이렇게 많을줄 알았으면 나눠서 쌌을걸.. 안보이지...조절 할 수도  없는거고..." 울먹.

"엄마~ 오빠 혼내지마~~" 두 딸네미까지 선처를 바라길래.

'에고..야단 칠 일 아니긴하지.. 니 장이 튼튼해서 그런 걸 화내지 말자...'

사실 처음에는 그대로 화장실을 폐쇄해 버릴까도 생각했어요.

남편 퇴근후에 처리하려고. 그런데 바로 전화가 오더군요.

저녁도 밖에서 먹고 좀 늦을거라는 보통때라면 반가웠을 그 전화가

정말이지 근6년만에 처음으로 너무너무 섭섭하고 아쉬운거예요.

째깍째깍...머릿속에 조용히 번지는 후회.

곱게 자라서 이런일 있을 줄 모르고 결혼 9년동안 단 한번도 사다 놓을 생각 안해 본...

그... 뚜러뻥이 눈에 삼삼한것이었습니다.

고무압착 부분의 검정색이 자칫 욕실내의 드자~~인적 하모니를 해칠까봐

친정엄마 조언에도 도리질을 하며 그저 좀 적게 먹고 묽게 싸면 그런 일은 없으리라....

제 자신을 속여온 터!!  

아들녀석의  튼실한 장운동이 생체의 신비를 얕본 저의 오만을 산산이 무너뜨린것입니다.

넋놓고 있어봐야 누가 짜잔~!하고 나타나 도울일도 아니고

정신차려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모 프로그램(스펀지)에서 보았던...비법. 누리꾼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는

--->뚜러뻥으로 똥물을 만들며 휘저어대지 않아도 되는

비닐봉지로  변기뚫는 고상틱한 비법이 생각 나더군요.

"얘들아 엄마가 변기 뚫을께. 기다려!"

누런 박스용 테이프, 가위, 빅사이즈 마트봉지, 휴지!!

재료 준비 하는 저의 모습에 아기 삼남매는 호기심어린 눈을 반짝였습니다.

" 엄마 뭐할라구? 어떻게 고칠건데..?"

" 야~ 조용히 해~. 엄마가 시끄러우면 어떻게 잘 고치냐~!"

지들끼리 긴장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더군요.

휴지로 물기없이 변기를 닦고 섬세하게 완전 밀봉을 추구하며 비닐을 잘 둘러붙였습니다.

맥가이버가 따로있나...역시 눈이 보배, 귀가 보배지..

그러고선 속시원하게 밸브를 내렸습니다.

"얘들아 엄마 변기 고치는거 잘 봐라!"

"이야~~! 시작한다..엄마가 고친다..!"

세녀석 오버스럽게 감탄하며 고물고물 모여들었죠.

"우리 엄마가 기술잔가? 변기도 고치네~?"

잔뜩 기대하며 서로 더 자세히 보려고 자리싸움까지 하더군요.

아시죠? 대부분 변기는 욕실 문 열자마자 자리잡고 있는거...

물은 시원스레 변기안으로 쏟아져 나오며 늠름하고 당당하게 봉지가 부풀어 올랐습니다.

'음~! 저걸 꾸~욱 눌러주라는거로구만..역쉬!'

제 어깨도 덩달아 으쓱 올라가고 저는 사알짝 거만 모드로 아이들에게

"잘 봐~아~!" 했습니다.

삼남매가 둘러싼 가운데 '그래...조금만 더 부풀면...' 하고 얼굴을 디밀고 기다리는데....



오우!! 마이 가뜨! @@

똥분수 쇼가 시작되는 것이었습니다. 한두군데도 아니고 여기저기서 힘찬 똥물줄기가..

우웩!! 할 새도 없이 엄마~~! 아앙~~~! 아아악~~~!

아뿔싸!! 그 마트 봉지...

게무침 먹고 싶다는 남편 성화에 싱싱한 활꽃게를 사서 담아왔던 그 봉지였던 것입니다.

아~~방송(스펀지)에선 왜 이런 사태를 미리 알려주지 않은거야...?

아냐...내 불찰이지. 확인 해 볼 걸..이를 어째!

곱게자라 뭘 모르는 저... 저 똥물 뒤집어 쓴거.... 견딜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만 믿고 함께한 제 어린 자식들...무슨 죄가 있습니까?

KTX에 맞먹는 속도로 구역질 참아가면서 움직였습니다.

세탁소 옷걸이로 급 조달한 도구를 이용해 변기를 마저 뚫어 치우고,

욕실 바닥과 벽에 뜨거운물  콸콸, 소독용 세제 콸콸해서 씻어냈구요.

혹여라도 똥물 들어갈까 봐 입도 못 연채 찔찔 짜는 세 아이들... 똥독 오를까봐

세균까지 말끔히 씻어준다는 물비누로 거품 북북 목욕까지 하였더란 말씀입니다.

벗은 옷도 찝찝해 세탁기에 못 넣고, 쭈그리고 앉아 손빨래를....흑흑..

아~! 이상스럽게 신년들어 똥꿈을 자주 꿔서 대박의 조짐이라고 좋아했더니..

정말 복권한번 찐하게 사보려구 벼르다가 이런 식으로 똥박을 쓰게되네요.

진짜 위대한, 연구소까지 있다던... 모 프로그램(스펀지)의 비법덕으로  

흔히 접할 수 없는 기.똥.찬. 경험을 한거지요.

절대 꽃게 샀던 봉투로는 변기뚫는 신공 쓰지마십시요.

그리고... 여보... 지난 주말에 나 여기저기 아프다고 파스 사다 붙여주고,순대국도 사 나르고...

덕분에 잘 쉬고 고마웠어. 이제는... 말 할 수 있어...실은..나... 몸살 아니었거든...

애들이 언젠가는 비밀 못 지키고 말 하겠지만...당신 노래하는 분수쇼 참 좋아하잖아.

그날의 똥분수쇼...당신이 못 본게 좀 아쉽네...

여러분들은 앞으로의 삶에 이런 일이 부디 생기지 않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기왕지사 똥물 뒤집어쓴 제 가족에게  2008년 대박나는 돈복이나 깃들면 좋겠구요.

곧 다가올 설날 모두들 행복하게 보내세요.


PS...너무 지저분해서 돌팔매 안 날라 오려나 걱정이지만
      이 얘기듣고 오늘 저녁 똥꿈 꾸실 수도 있는거니까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길...
IP : 125.142.xxx.21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비위조심
    '08.1.30 2:49 PM (125.142.xxx.219)

    내용중에 있죠...세탁소 옷걸이로 급 조달한 도구....ㅋㅋ

  • 2.
    '08.1.30 2:49 PM (220.75.xxx.15)

    애아빠는 손으로 하겠다는걸 제가 그나마 고무장갑 끼워줘서
    고무장갑 낀 손으로 뚫었답니다.-.-;;

    자식 동인데 뭐 어떻냐는데....오....우우우...

  • 3. 부모맘이다
    '08.1.30 3:21 PM (121.143.xxx.137)

    너무 웃겨요..
    저 회사에서 잠시 읽고는 혼자 킥킥킥~

    항상 건강하고 즐거운 가족 되식 바랍니다.

  • 4. 비위조심
    '08.1.30 4:20 PM (125.142.xxx.219)

    이 글은 본인이 실제 겪은 일이고 조영남 최유라씨의 라디오 방송에 응모한 이야기입니다.
    드럽다구 흉보지 마시구 모두들 좋은 똥 꿈 꾸세요.

  • 5. 푸하하
    '08.1.30 4:46 PM (210.216.xxx.200)

    님... 다 지난일인데여~~ 덕분에 웃고 가요~ 푸하하하~~ ^^

  • 6.
    '08.1.30 8:22 PM (219.249.xxx.216)

    로또사세요.^^

  • 7.
    '08.1.31 3:43 AM (211.214.xxx.173)

    개작하셨네요!
    어제 꺼보다 더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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