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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시다 꼬수워

우헤헤헤 조회수 : 1,971
작성일 : 2008-01-12 11:23:25
남편 제게 평생을 눈치보며 빌며 사죄하며(?) 살아야합니다.
평상시 말도 곱게 안나가고 내뱉어줍니다
그 얘기를 하자면 너무나 얘기가 기네요


며칠전 밤에 들어와선 "요즘입는 편한 바지"를 찾더라구요
겨울 면바지 내다 버린지가 언젠데.
앞부분 미어져서 버렸습니다.
불편해서 그런건지 양복이고 뭐고 자꾸 잡아당기니 그렇지요
왜 찾느냐니까 회의를 한답니다.
"그런데 ?"
편한옷을 입고 한답니다
간단히 "없어, 등산바지 입어"
별일이야.아무옷이나 입고 하면 뭐가 어떻다고..생각하며 그냥 잤어요

그런데 담날 새벽 부시럭부시럭 난리..
실눈을 뜨고 보니 벌써 아래위 검은 등산복을 챙겨입고 식탁위엔 양말더미 속옷더미가 쌓여있구요
"뭐야 왜그래?"
"응 오늘부터 며칠까지 신년회의야"-정확한 제목이 생각안남 세미나?였나
"뭐? 그걸 지금 얘기하냐?"
전작이 있어서 한소리 길게 들을게 뻔하니까 이렇게 나온거 뻔하죠

쳐다도 안보고 계속 잤어요 혼자 가더만요

가서 전화통화를 하는데 콧물이 어쩌고 감기가 어쩌고 춥다느니 하더라구요
저야 미우니 귀담아 듣지도 않았고..

며칠지나 돌아왔는데
옷을 벗어놓았는데 보니..................

  세상에나   .
     .
     .
     .
     .
     .
     .
  
한여름 바지더라구요
그게 무슨 별난 천이라고
신축성좋고 실크처럼 매끄럽고 닿으면 시원 (요즘에야 서늘을 넘어 몸서리가 쳐지는 그런)바지라서
여름내 엄청 잘 입은 그 바지를 이 날씨에 입고 간겁니다.
옷장을 봤더니만  기모된 바지 등산바지 죽 있는데 그걸 ...참내..

근데요 하나도 안불쌍하고 아이고 꼬시다 꼬숴 혼자 속으로 우하하하 했습니다
내가 차마 내주지 못하는걸 알아서 입고가 스스로 벌을 받다니
이런....

이걸 입고 이 겨울날 산아래 연수원서 족구도 하고 등산까지 했답니다
음하하하..
어쩐지 무지 춥더라..합니다.

작년내내 입은 옷도 올해 내주면
나한테 이런 옷이 있었나? 이건 언제 산거지?
이런 말이야 노상하지만
철도 모를줄은 몰랐습니다.

그러게 나한테 잘했어야지 이 사람아...






IP : 58.143.xxx.8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8.1.12 11:25 AM (116.122.xxx.109)

    ㅋㅋㅋㅋ 웃어도 되지요?

  • 2. 남자들은
    '08.1.12 11:30 AM (211.59.xxx.15)

    왜 이렇게 어리석은지 모르겠어요.

    아내말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사실을 모르고 너무 철이 없어요.

    제일 위해줘야 되는 사람이 아내이고 제일 중요한 사람이 아내인 줄 모르니
    세상 헛사는 것이지요.(제 남편의 경우)

    같이 꼬수워해도 되겠죠? ^^

  • 3.
    '08.1.12 12:01 PM (121.175.xxx.56)

    남자들 하여간 바보같은 면이 많은가봐요.
    저의 시아버지도 시어머니 안계실때 외출하면 바로 앞에 있는 겨울 양복은 눈에 띄지 않는지
    꼭 여름 양복 입고 외출하신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같이 꼬수워해도 되남요?ㅋㅋ

  • 4. ㅋㅋ
    '08.1.12 1:16 PM (219.255.xxx.87)

    우리집 어떤 남정네도 그런데-ㅎㅎ

  • 5. 멀리
    '08.1.12 4:21 PM (61.106.xxx.111)

    갈것도 없네요..
    우리집에 같이 사는 남자도 그렇습니다.. ㅋㅋㅋ

  • 6. 아니...
    '08.1.12 4:34 PM (210.121.xxx.240)

    어째 남자들은 늙으나 젊으나 그러는지 모르겠네요...
    울신랑은 집 싱크대에 있는 라면도 못찾아서 슈퍼까지 가서 사다가 먹더군요...
    어디 숨겨놓은것도 아니고 떡~하니 보이는 곳에 놔뒀는데...

  • 7. ㅎㅎ
    '08.1.12 4:47 PM (121.175.xxx.56)

    저의 집 남자도 혼자 있을때 사과 깍아먹는다면서 (제가 외출해서 들어와보니) 싱크대 바로 코앞에 놓인 과도는 제쳐두고 서랍 깊숙이 들어있는 -평소에 사용 안하는 커다란 - 과도를 꺼내서 깍아 먹고 사과심지에 콱 박아 놓았더이다.

    으이구 저걸 그냥 콱! 쥐어 박고 싶어도, '어머 자기는 어쩜 그리 숨어 있는 과도도 잘 찾았대?'
    하고 부드럽게 말했다는거 아닙니까? -결혼 25년차 -

  • 8. ㅎㅎㅎ
    '08.1.13 8:24 AM (125.57.xxx.115)

    과도면 다행..저희남편은 과도를 못찾아서 묵써는 칼로 사과 깎아 먹더군요..
    그게 어떻게 깎이는지..헐...
    남자들이 그러는건 여자책임도 있는거 같아요.뭐든지 다 챙겨줘버릇 하니까요.
    자기가 혼자 알아서 해본일이 없어서 그런듯..특히 살림쪽은...
    그나마 젊어서 돈벌어오니 다행..늙어서 돈도 못벌어오고..혼자 할수 있는 일도 없으니 구박뎅이겠죠..
    남편 구박하기 싫어서..스스로 잘 할수 있도록 연습좀 시켜볼까 합니다.
    사람이 기본적으로 할...생존에 필요한일 정도는 알아서 해야 사람이죠..

  • 9. 푸히
    '08.1.13 2:13 PM (222.98.xxx.175)

    제 친정아버지가 딱 그짝입니다. 엄마가 아무리 맨날 말해줘도 모르는걸 보니 알고 싶지 않은모양입니다.

  • 10. ....
    '08.1.13 3:47 PM (211.219.xxx.136)

    남편만 그렇게 입으면 다행이게요..
    일이 있어 먼저 시댁이나 친정에 가면서 아이들 못 챙겨놓고 가서 전화로 어디 어디 있다고
    입혀오라고 이야기해도 나중에 오는 삼부자 옷차림을 보면 여름엔 겨울옷, 겨울엔 마바지...
    정말 어떻게 찾았는지...
    심지어 겨울에 아들 샌들도 신겨오더라는...
    아들들이나 아이아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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