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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으면 굶고 있는 남편...

우렁각시 조회수 : 4,124
작성일 : 2007-11-27 21:04:59
(만화가 반쪽이가 그린 그림중에
부엌 1미터를 남겨둔 지점에서 굶어죽어 뒹굴고 있는 해골들과
이제 막 쓰러진 피골이 상접한 남자가 부엌쪽을 바라보는 카툰이 있었다.
남자가 부엌에 가서 직접 챙겨먹지 않고 차려주길 기다리다가 굶어죽는다는 메시지다.
그게 뇌리에 팍 박히도록 공감하게 한 남자가 있었으니...
그는 우리집에 사는 나의 남편이라는 이름의 별가만도 못한 바보이다.
별가는 적어도 자기 배는 직접 채운다.)


남편은 39세이고
자기 집에선 누나 둘 있는 외아들 막내이고
가족 먹거리를 끔찍이도 챙기는 엄마를 두었다.
누나들 또한 결혼전엔 하나뿐인 남동생을 무척 챙겼다한다.
나 또한 어머니 못지않게 먹거리를 챙긴다.
적어도 남편 못먹인다고 시집에서 욕먹지는 않는다.

남편은 삼시세끼 빵을 주어도 과일을 주어도 심지어 과자를 주어도
그걸로 요기를 한다. 입이 소탈해서가 아니라
군것질을 좋아해서...
같이 있을때는 일단 밥부터 먹게하고 간식을 후에 먹게 하므로
별 문제가 없지만 혼자있을때는... 그야말로 난리도 아니다.

39세 큰아들 밑으로 8세 5세 아들 둘이 더 있다.
큰아들 닮아서 먹는것도 똑같다.
내가 아프거나 하면 빵, 과자사다가 삼부자가 머리를 맞대고 맛나게 먹어댄다.
하루종일... 기분이 좋을때 보면 정말 웃기고 기분이 나쁠때 보면 그런 궁상이 없다.
이 세상에 맛있는 음식이 얼마나 많은데...

지지난주 주말, 그리고 지난주 주말...
연 2주를 친정에서 보내야했다. 두번다 시제를 모시느라 혼자 동분서주할
무릎아픈 엄마때문에 나몰라라 할수 없어서였다.
아이들은 주말마다 친할머니댁에서 놀고 일요일에 온다.
우리도 일요일 낮엔 어머님댁에 있다가 오후나 초저녁에 오곤 했다.
해마다 이쯤돼면 친정이 바쁜걸 아시기에
사정 말씀 드리고 2주동안은 가 뵙지를 못했다.
그건 문제가 아니다. 39세 먹은 큰아들이 문제다...

어머님댁에 가있으면 아예 걱정을 안할텐데
나랑 같이 동행하지 않으면 절대로 혼자 자기집에 안간다.
참 묘한 성격...
그래서 혼자 1박2일을 지낼 큰아들 걱정에 이것저것 먹거리를 챙겨놓는다.

밥통엔 밥을 새로 해서 잘 뒤져놓고
새로 썰은 김치와 카레를 냉장고에 넣어 두고
(남자들이 혼자 챙겨먹을때 두가지를 넘기면 뭘먹어야할지 헤맨다는 소문을 들었다)
뚜레쥬르 식빵을 식탁에 잘 보이게 놓아두고
토스터기도 식탁위로 꺼내두고
우유도 잘보이게 냉장고 정중앙에 배치하고
혹시 몰라 라면도 서랍에서 꺼내어 빈 냄비위에 잘 보이게 올려두고
수저 젓가락도 통채로 몇벌을 잘 보이게 꽂아두고...
(수저가 어디 있는지 몰라 밥을 못먹은 남자에 대한 소문도 들었다)
식빵에 바를 쨈도 이름표 별도로 달아서 우유 옆에 잘보이게 놓아두고
식빵에 쨈 펴바를 때 쓸 버터나이프도 깨끗한 접시위에 올려서 토스터기옆에 놓아두고
과일도 과자도...
.
.
.
.

정말 잘 보이게 해 두었다.
왜냐하면 안보이면 못찾아먹으니까
수저가 어디 있는지 안보이면 못먹으니까
우유도 안보이면 아예 사러 안나가고 안먹고 마니까 ㅜ.ㅜ

그렇게 챙겨놓았는데 하나도 안먹었다.
일요일 5시에 날 데리러 친정에 올때까지 아무것도 안먹은거다.
피곤해서 집에서 저녁챙기기 싫어 친정에서 먹고 가자하니
배가 고프지않다고 그냥 가잔다.
그러마 하고 집에 와서 보니 아무것도 안먹고 하루를 게임만 했나보다.


처음엔 어처구니가 없다가 이젠 짜증이 난다. 뭐냐! 이슬만 먹고 사냐?
배달음식도 시켜먹지 않는 사람이다.
내가 준비한 먹거리가 그대로 있다면 아무것도 안먹은거다.
아무래도 혼자 두고 친정간다고 시위하는 모양이다.
같이 가자고 해도 안가면서 말이다...

된장...
저렇게 자기 입도 못챙기는 사람이라면 안골랐을텐데...
나혼자 챙겨야할 입이 두개나 더 있는데
굶어 죽든 말든 이젠 안챙겨놓을거다.
이렇게 버릇들이다가는 내가 없을때 욕먹이기 딱 좋을 사람이다.
한 3박4일 집을 비워볼까 궁리중이다. 아니... 일주일로 할까?




IP : 219.249.xxx.216
4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11.27 9:10 PM (211.193.xxx.148)

    내가 없어도 불편함없이 잘 챙겨먹고 잘 치우고 사는 남편이라면
    사는게 편할진 몰라도 내가 없어도 잘 살수있을 사람이란 허무함이 듭니다
    내가없으면 아무것도 할수없는남편... 내 존재감이 확실히 느껴지지 않습니까?
    잘 챙겨먹이고 잘 보듬고 많이 사랑해 주세요

  • 2. 윗님과 동감.
    '07.11.27 9:16 PM (218.52.xxx.213)

    10년 넘으니...
    윗님처럼 됬어요.
    사랑으로 보듬으세요.
    아니면 못살어요..

    저희는 아침에 드라이부터 제가 해줘야되요.....ㅠ

  • 3. ^^*
    '07.11.27 9:19 PM (220.127.xxx.183)

    비슷한 증세를 가진 아들 또 있습니다..
    (조금 나은것 같기도 합니다 ㅜ.ㅜ; 차려 놓으면 먹기는 하는지라..)
    나갈일이 있어 밥상 셋팅 완벽히 하고..그래도 왠지 미안해서(이런 마음가짐이 탈입니다..)
    달걀 후라이(이걸로라도 금방 한 무언가가 있어야겠기에..)해 먹으라고
    후라이팬 올려놓고 그릇에 달걀 담아놓고.. 그옆에 소금통..식용유..또 놓을 접시..
    이리 와봐봐~~샬라샬라~~알았지?? 그케 해먹으면 돼..
    한참을 후라이팬만 쳐다봅니다..어쩌라고 뭐~
    "뭘로 뒤집어? -.-; "
    46살입니다..

  • 4. 저도 그렇게?
    '07.11.27 9:23 PM (220.86.xxx.77)

    원글님 글 보니 제 모습 같네요.
    저도 주말에 출장을 가게 되면 금요일 밤엔 아주 난리도 아닙니다.
    국이랑 찌개 해놓고(같은 국 먹으면 지겨울까봐)
    반찬도 잘 보이는 유리통에 넣어서 가지런히 줄 세워 놓고(심지어는 포스토잍도 붙여놨었습니다만 이제 그건 안합니다. '김치' '멸치볶음'.. 이건 너무하잖아요 ㅠㅠ)
    과일통에는 각종 과일 비치해두고
    식탁 위엔 빵이랑 과자/주전부리 줄 세워 놓고

    그러고나야 마음이 놓여서 출장을 갈 수 있습니다.
    평일에 가게 되면 다음날 입을 양복/와이셔츠/넥타이 다 짝맞춰놔야 합니다..

    처음엔 당연히 제가 해야 되는 줄 알고 했습니다만
    4년쯤 되니 슬슬 짜증도 나고, 귀찮기도 하고 그러더군요.
    제가 안해주면 정말 꼼짝도 안하고 먹는 것도 잘 안먹습니다.

    그래서 한 번은 "자긴 나 없으면 굶어죽을꺼야?" 그러고 화를 냈더니
    "응." 그럽디다.

    참. 밉기도 하고 또 애틋하기도 하고 그렇더라구요.
    이제 저도 제 버릇을 못고치니 있을 때 잘해야죠 뭐..

  • 5. 저도..
    '07.11.27 9:29 PM (219.255.xxx.132)

    아주 가~~끔 남편 혼자 두고 외출할 땐 이것저것 많이 챙겨놔요
    근데 정말루 손 하나 까딱 하기 싫은지 과자랑 빵..인스턴트만 꺼내 먹어요
    어느날은 혼자 두고 동생네서 자고 왔더니 냉장고의 애 간식을 죄다 먹었더라구요
    냉장고에서 그릇 꺼내 전자레인지 2분만 돌리면 밥이 되는데 그걸 귀찮다고 안 먹고..
    이젠 혼자서 라면도 안 끓여먹을라고 하구요..ㅠㅠ

    어머닌 뭐든지 많이 먹이라시는데..정말 아들 둘 챙기는 기분이예요

  • 6. 윗님들.
    '07.11.27 9:55 PM (121.140.xxx.217)

    너무 잘해주신다아~
    난 굶던지 말던지 알아서 하라고 하는데...

  • 7. ㅋㅋ
    '07.11.27 10:03 PM (218.236.xxx.143)

    저두요~
    남편이 정말 혼자는 거의 안챙겨 먹어서, 냉장고도 잘 안열어봐서 ㅡ.ㅡ
    음료수 놔두는 홈바에 남편 좋아하는거 채워둡니다.
    것도 눈에 잘 보이게...눈에 안보이면 안꺼내 먹으니까요

    그럴때마다 뭐 하나 꺼내먹으면 엉덩이 토닥거려줬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한편으론
    "내가 혼자 있을때 밥 안챙겨먹으면 자기도 속상하지? 나도 그래 ㅠ.ㅠ 자기랑 오래오래 건강하게 잘 살고 싶으니까 잘 챙겨먹어줬음 좋겠어"
    이런 멘트 자주 날려주니까 조금씩 변했어요
    그렇다고 뭘 해먹는건 아니고 쌀씻어 밥은 해서 있는 반찬 김치에 김에 장조림 정도 꺼내서 먹게 되었어요
    그래봐야 5번에 한번 정도지만 ^^;;

    4년차라 그런지 아직은 안챙겨먹는게 맘이 아파 이것저것 잘 챙겨줍니다 ^^

  • 8. 우렁각시
    '07.11.27 10:05 PM (219.249.xxx.216)

    첨엔 저도 나 아니면 안된다는 사명감에 열심히 챙겨주고
    또 내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사람이 있음에서 행복을 찾기도 했는데...
    생각해보니 그게 아니예요.

    남편 아는 어저씨중에 혼자 계시는분이 계신데요.
    재혼을 하고자 여자분을 만나다보니 정도 들고 해서
    청혼을 했더랍니다. 그런데 그 여자분이 3천만원의 정기예금 통장과
    다달이 얼마간의 용돈을 챙겨줘야 결혼한다고 했나봐요.
    그 얘길 전해듣고 심각하게 생각해봤습니다.

    물론 검은머리가 파뿌리가 되도록 밥 챙겨주며 해로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그런데 내가 먼저 바이바이 할수도 있다는 전제하에
    남편 혼자 남는다면 틀림없이 영양실조로 같이 죽던지 아니면
    먹고살기 위해서라도 재혼하든지 그것도 아니면 자식들에게 의지해야할텐데
    죽는다는건 말도 안돼고 지금의 수입으로 봐선 미래의 재혼녀에게 챙겨줄 돈도 불투명하고
    자식들에게 홀아버지가 기댄다는건 더 힘겨운 문제이지요.

    나이가 많이 들기 전이라도 제가 곁에 없을 상황이 된다면
    적어도 아이들은 먹여야할텐데 저 정도로 챙겨먹는게 귀찮다면 심각한 문제 아닌가요?

    아직 아이들이 어리긴 하지만 뭐든 보이는대로 챙겨먹을수 있도록 가르치고 있답니다.
    간단한 요리라도 자주 보여주고 동참시킵니다. 아들이지만...
    이젠 남자아이들도 의,식,주를 챙기는 것에 대한 교육을 생존교육 차원에서라도 시켜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나중에 혼자 자취를 하든, 독신으로 늙든 밥해먹고 빨래해입고 사는게
    어렵지않고 귀찮지않아야 인생도 즐거우리라 생각하거든요.

    처음 시작할땐 저도 하소연차원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점점더 심각해집니다. 괜히 사서 하는 걱정이 아니구요.

  • 9. 아이구..
    '07.11.27 10:10 PM (125.176.xxx.34)

    님은.. 참... 좋은 분이시네요.
    전.. 걍 굶길꺼예요.

    사실 그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소파에 모로 누워서 손가락 까딱까딱하면서
    "마눌~ 리모콘, 마눌~ 커피. 마눌~ 콜라 한잔."하는데 진짜.. 확!!
    이런 울 신랑도 미운데.. 아이고.. 차려바쳐야 먹는다니요..
    암튼 님은 참.. 좋은 분이시군요. ㅎㅎ

  • 10. 전기 밥솥
    '07.11.27 10:14 PM (220.70.xxx.177)

    뚜껑을 열지 못해 밥 못 먹은 사람도 있습니다.

    15년 전 이야기네요. 이틀정도 멀리 강의 갔다와서 보니 밥이 그대로라

    왜 안 먹었나 했지요.

    그리고 꽤 시간이 지나 짚히는데가 있어서 물었더니

    자존심에 물어 볼 수는 없고 뚜껑 여는 방법을 몰라서 먹지 못했답니다.

    물론 세탁기, 커피메이커, 다리미 이런 것 절 ~~~대 못 만집니다.

    그냥 왕과 살고 있으려니 합니다. 그러면 전 왕후가 되나요(헌데 제가 무수리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요.) ㅎㅎㅎ

  • 11. 우리집
    '07.11.27 10:18 PM (121.144.xxx.84)

    얘기네요.....
    일요일 친척 제사음식하러간 사이에 점심 라면 끓여 먹으랬더니
    웬일로 설거지꺼리가 있길래 뿌듯해했는데
    11살자리 우리아들이 짜파게티 끓여 애비 거둬먹였다는 후문이 ioi 손들었삼....

  • 12. 내남자의여자
    '07.11.27 10:21 PM (219.250.xxx.83)

    화영이한테 감자 쪄 달라던 홍가가 생각나네요. ㅎㅎㅎ

  • 13. ㅋㅋㅋ
    '07.11.27 10:25 PM (211.49.xxx.135)

    뭘로 뒤집어?
    저 숨넘어가요~ㅋㅋㅋ

  • 14. 이해난감
    '07.11.27 10:31 PM (211.109.xxx.24)

    아아..정말 이해가 안 되네요.
    남자들은 왜 그럴까요..아들 잘못 키우면 귀한 남의 딸 얼마나 고생인지 눈에 훤합니다.
    이러는 저희 집도..제가 뭐 좀 만들어달라고 하면 밀가루 어딨어? 식용유 어딨어? 참기름 어딨어? 줄줄 물어보는 통에 속이 터져서 그냥 제가 부엌에 들어가 버린답니다.

  • 15. ...
    '07.11.27 10:34 PM (81.49.xxx.223)

    2주간 출장다녀오더니 같이간 동료들이 봐도 눈에 띨 정도로 살이 빠져서 왔더군요.자기손으로 식당찾아 메뉴 주문하고 본인손으로 다 계산하고 먹을려니 살이 빠졌나봅니다.내년 6개월 해외출장이 있는데 내심 기대됩니다.좀 나아지던지 아니면 미이라가 되던지..여긴 마흔입니다;;

  • 16. 아놔~
    '07.11.27 10:58 PM (211.228.xxx.39)

    결혼 2년차. 33살 남정네 하나도 딱 그렇습니다. 결혼전에 자취했는데 그 때도 안해먹었답니다. 피골이 상접한 것 불쌍해서 결혼해서 거둬 먹였는데도 워낙 몇년간 부실하게 먹었는지 오히려 버즘만 부슬부슬 올라옵디다.

    결혼 후 반년쯤 됐을 때 일주일간 집을 비웠습니다. 제가 카드랑 돈관리 다하는데 뭐라도 시켜먹으라고 카드랑 용돈 식탁위에 얹어놓고 각종 인스턴트들로 장봐두고 갔습니다. 결론은 시켜먹지도 않고, 설겆이거리로 일주일된 컵만 두어개 뒹굴더군요. 아침은 굶고 점심은 회사 식당에서 먹고 저녁도 굶고 집에서 콜라나 하나 사서 먹었답니다.

    결혼 2년이 다되가는 얼마전 토요일 아침일찍 나갔다가 오후에 돌아올 일이 있어서 아침도 못챙겨 먹였습니다. 점심 챙겨먹으라고 혹시몰라 짜파게티, 오징어짬뽕 두 종류 식탁위에 내놓고 냄비 내놓고 식은밥도 잘 담아두고, 반찬도 잘 보이는 곳에 놔뒀습니다.

    오후 4시가 넘어 돌아와 점심 먹었냐고 물어보니 굶었답니다. 다 꺼내놨는데 왜 안먹었냐니까 귀찮고 자기가 끓이는 라면은 맛이 없답니다. 그나마 일년에 한두번 라면 끓입니다. -_-; 배도 안고프냐니까 배고프답니다. 그래서 제가 돌아오기만 오매불망 기다렸답니다.

    이건 뭐 벌레 물어다주는 애미새 심정입니다. 저 없으면 쫄쫄 굶고, 제가 돌아오면 화색이 만연해지면서 삐약삐약 밥달라고 쫓아다닙니다. 곧 아들래미 하나가 더 생기는데, 벌써부터 작은아들(?) 챙긴다고 큰아들(본인) 굶으면 어쩌나 걱정하는 사람입니다.

    그냥 업보요..생각하고 진짜 아들이라고 생각하니, 이젠 그냥 그 입에 밥들어가는 것만 봐도 이쁩니다. ㅋㅋㅋ
    위에 어느 님 내남자의 여자 이야기 하셨는데 그 드라마 같이보면서 자기는 아무리 매력적이래도 화영이랑 못산댑니다. 왜냐. 밥을 먹어야하기 때문에, 밥만 잘먹이면 자기는 한눈 안팔고 평생 칼퇴근해서 집에 온답니다. ㅋㅋㅋ

  • 17. 에휴
    '07.11.27 11:02 PM (220.72.xxx.106)

    우리집 남자같은 분들이 많군요 ㅠㅠㅠㅠ
    주위에서 얘기해보니깐 그런 남자는 혼자 안살아봐서 그렇데요 ㅠ
    하다못해 대학때 자취라도 했으면 혼자 잘 찾아먹는다는데..
    울집 남편도 역시나 결혼전까진 엄마품에 있다가 저랑 결혼해서 분가했으니..
    결혼한지 7년 넘었는데, 오늘도 나갔다가 좀전에 들어왔더니 아직 나 외투도 안벗었는데
    내 얼굴 보자마자 하는말,, 빵에 쨈발라줘..............
    빵이랑 쨈 바로 눈에 보이는데 있는데도 안찾아먹으니 진짜 속터집니다..휴~
    글고 열받아서 주말이나 휴일에 혼자 납둬버리고 애들 데리고 밖에 하루종일 나갔다오면
    남편이란 사람은 하루종일 쫄쫄 굶고있다가 나 오면 또 얼굴 보자마자 하는소리는 밥줘..
    진짜 평생 이러고 살 생각하면 속이 다 뒤집어져요..

  • 18. 글쎄요..
    '07.11.27 11:18 PM (220.91.xxx.254)

    남편분 좀 더 굶기셔야겠는데요
    아이들이 보고 배웁니다

  • 19. 우렁각시
    '07.11.27 11:28 PM (219.249.xxx.216)

    대책없는 큰아들들이 집집마다 많군요.
    한번은 친지(60세 이상) 어른께 남편의 이러한 습성을 토로한적이 있었습니다.
    말이 입밖을 나가면서 바로 후회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댁도 귀한 아들이 꼬랑지에 한명 있더라구요. 한마디 했다가 설교를 바가지로 듣게 되었지요.
    이미 그렇게 자라온 남자들... 쉽게 바뀌진 않겠지요.
    무인도에 불시착하면 모를까... 모르긴 해도 원숭이라도 잡아서 자기 밥차려먹이는
    훈련 시킬거예요. 그게 더 빠를지도 모르겠네요.

    암튼 아직 내 품에 있는 어린 아들들 교육에 전념하기로 했습니다.
    다행히 한놈은 밥없으면 못사는녀석이고
    한놈은 주제에 미식가라서ㅎㅎ... 잘 길들이면 제 입 하나는 챙길수 있을것같네요.
    전 딸은 없지만 남의집 귀한딸 고생시키고 싶진 않아서요. 에효~

  • 20. 으이그
    '07.11.27 11:41 PM (125.177.xxx.99)

    왜 남자들은 그럴까요? 어릴때부터 오냐오냐 엄마가 다 챙겨주고 키워서 그런건가요? 저는 그런 남편을 볼때마다 괜시리 시어머니가 미워지던데...저는 나중에 아들키우면 절대 그렇게 안키울거라고 다짐했습니다..나 없으면 밥 알아서 챙겨먹으라고 단단히 교육시킬겁니다...위 글들을 읽어보니까 정말 님들 대단하세요...제가 못된건가???

  • 21. .
    '07.11.28 12:00 AM (88.162.xxx.49)

    제동생은 앞으로 아들딸 골고루 많이 낳아서
    아들은 무수리처럼 부려먹고
    딸들은 공주처럼 키운다고 그러던데요 ㅋㅋ

  • 22. 사돈
    '07.11.28 12:01 AM (211.214.xxx.205)

    우렁각시님...저랑 사돈해요~~ ^^
    저는 딸아이 엄마인데..님같은 어머니가 키운 아들이, 사윗감으로도 좋고, 님같은 시어머니자리도 좋은거 같더군요...주변에서 보면요...

    모든 아들 키우는 어머니들이, 우렁각시님만 같으면..앞으로 여자들이 남자들 뒤챙기느라 세월을 보내는일이 화악~ 줄어들겠지요..
    남자대 여자의 가족구성원이 아니고, 자연스레 평등한 인간대 인간의 가족문화가 꽃 피우겠구요..^^

  • 23. 푸하하
    '07.11.28 12:04 AM (222.98.xxx.175)

    제가 회사에 갓들어갔을때 24살이었나 25살쯤에요.
    회사에 입심 유명한 노처녀들이 많았어요.(당시에는 30살이면 노처녀 취급이라서요.)
    전 갓들어온 신참인데 마침 집이 가까운 노처녀중 한명이 자기 혼자사니 자기 집에 가서 저녁이나 먹고 가라고 불렀지요.(퇴근이 많이 늦어서 시장할거라고요.)
    때마침 친구를 찾아온 다른 분이 저녁 먹고 있는데 들어왔어요.
    집주인이 저녁 먹었냐고 안 먹었으면 같이 먹자고 하는데 들어오시는 분이 하시는 말씀이
    '지금 시간이 몇시인데 서른 넘어서 때되어서 밥도 못먹고다니면 병* 아니냐?' 이러셨지요.
    ㅎㅎㅎㅎ 그말씀이 얼마나 재미있고 쇼킹하던지요.
    당시 전 엄마가 밥상차려주면 먹고 엄마 없으면 라면 끓여먹는 그런 수준이었으니... 사람이 서른을 넘으면 당연히 제밥은 제가 알아서 먹어야 한다는걸 그때 배웠습니다.
    지금도 그래요.
    서른 넘어서 때 되어서 요리를 못하면 사먹기라도 해야지 누가 해주길 바라고 쫄쫄 굶고 있으면 왕무시 경멸 해줍니다. 병~* 이래가면서요.ㅎㅎㅎㅎ

  • 24. 문제는
    '07.11.28 12:38 AM (58.226.xxx.210)

    우리집 인간은 지 안먹는걸로도 모자라 4살 아들놈까지 굶긴다는거..
    집을 비우기 무섭다. 우리 아들 굶을걸 생각하지..ㅜㅡ

  • 25. .....
    '07.11.28 1:25 AM (121.139.xxx.252)

    세상 살기 힘든거 너무 모른다~

  • 26. 우리
    '07.11.28 2:53 AM (211.179.xxx.107)

    남편은 저 없어도 너무 잘 차려 먹어서 어쩔떄는 서운하던데 애들까지 다 해먹이고 못 해먹이면 시켜서 먹고,,, 장도 봐두고 하는데.. 근데 어쩔때는 그게좀 서운해요..
    나 없어도 집이 너무 잘 돌아가서. ㅎㅎ 너무 행복한 투정인가

  • 27. 후후...
    '07.11.28 3:07 AM (125.190.xxx.111)

    우리 집 남자.... 화교랍니다.
    한창 데이트 할 때 종 종 집으로 불러서 한 상 차려주더군요.
    늘 같은 메뉴였지만 ,신기하기도 하고, 감동하기도 하고, 맛있기도 하고 그랬답니다.
    근데...그게 할 줄 아는 음식 전부였더군요. 후후...
    (나중에 안 거지만 어머님도 할 줄 아는 음식이 다섯 손가락 안에 들더군요~ㅋㅋ)

    여하튼 아직까지 후라이팬 하나로 지지고 볶고 기름지게 혼자 잘 챙겨먹습니다~^^
    기름 진 음식 안 먹으면 입술이 튼데나~~~ 어쩐데나~~~ ㅋㅋㅋ

  • 28. 거꾸로...
    '07.11.28 4:24 AM (121.130.xxx.114)

    여자가 저런다면 어떨까요?
    저희집 동서가 자기 내킬때만 밥을 해내더라고요.
    밥 안차릴때는요??
    각종 군것질과 인스턴트이죠.
    울 서방님은 그래도 좋답니다. (동서가 띠동갑 연하거든요)
    시어른들만 속이 타는 거죠.

  • 29. 저는
    '07.11.28 4:31 AM (84.226.xxx.92)

    국제결혼했고 전업주부입니다.

    남편이 부엌에 안 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한 번 들어갔다 하면 여기는 언제 닦았니 안 치웠니 잔소리 늘어집니다.
    빨래는 이렇게 청소는 이렇게 맨날 지적 받습니다.
    저도 자취10년경력에 할 만큼하고 삽니다.

    먹는 것 혼자 차려먹는 것 일도 아니지요.
    남편이 집에 늦게 오니 보통 전 먼저 먹습니다.
    남편은 퇴근하고 오면 알아서 부엌 들어가 냉장고 열어 유통기한이나 상태 봐가며
    먼저 먹어야할 것들 체크해서 혼자 해치웁니다.


    정말 문화의 차이같네요.
    아님 저희 시어머니가 교육 잘 시키셨지요^^
    지금이라도 아이들 교육이 달라져야 할 때가 아닌가싶어요^^

  • 30. ,
    '07.11.28 9:53 AM (220.117.xxx.165)

    자취했어도 안해먹는 사람 많아요.. -_-;;;

  • 31. 저도
    '07.11.28 10:06 AM (220.64.xxx.2)

    국제결혼했고 직장인입니다.
    제가 칠칠맞고 남편이 깔끔한 집인데... 첨엔 엄청 스트레스 받았습니다.

    근데 문제는 청소는 잘하는데 음식은 원글이님처럼 저올때까지 기달려요. 신혼땐 만들어놓고 기다리기도 했는데 이제는 저올때까지 기달렸다가 유부초밥 싸달라 김밥싸달라 케잌만들어달라...

    이것은 뭐 좋은것도 아니고 나쁜것도 아니고... 에후...

  • 32. ........
    '07.11.28 10:48 AM (59.4.xxx.211)

    어쩜 대한민국 남자들은 왜 저모양인지 모르겠어요.아무래도 엄마들이 잘못 키운듯^^
    얼마전에 애낳고 열흘만에 집에와보니 깜짝 놀랬습니다.
    부엌이 제가 해놓고간 그모습 그대로 인거에요.냉장고도 마찬가지...........
    도대체 뭘 먹고 다닌건지 ㅠ.ㅠ

  • 33. 죄송 ^^
    '07.11.28 10:54 AM (211.208.xxx.67)

    너무 웃끼십니다..
    모두 스트레스 받으실텐데..전 너무 웃껴요..
    ㅋㅋ 6개월 출장가신다는 님.... 미라 되던지.....ㅋㅋㅋㅋㅋㅋㅋ

  • 34. 요즘은
    '07.11.28 2:14 PM (203.241.xxx.14)

    요즘 남자들은 안그런 사람도 많아요~
    제동생 대학생 남자.. 엄마 없어도 알아서 집치우고 공과금 다내고 요리 해먹고..
    한동안 저랑 동생 둘이 살았는데 저는 직장 핑계로 동생 집안일 다 시켰다지요 ㅡ_ㅡ;
    남편.. 밥은 남편이 더 맛있게 잘해서(전 왜 물을 못맞출까요;;) 남편이 밥은 항상 하고,
    저 없으면 알아서 냉장고에서 반찬 꺼내서 잘 먹고..
    울 회사 동기 남자.. 30대초반.. 혼자 먹는 샐러드도 식당에서 먹는 샐러드처럼 해먹고..
    짜장면도 만들어먹을 정도... 못하는 요리가 없답니다. (물론 결혼 했습니다)
    안그런 남자들 꽤 있습니다~ 교육만 잘시키면 남자들도 잘하는거같아요~

  • 35. 맞아요
    '07.11.28 2:56 PM (218.48.xxx.190)

    그래도 계속 시키셔야 합니다.
    진짜루 자식이 닮아요..
    저희아빠께서 손하나 까딱 안하는 스탈이신대요..
    26살 동생이 하는 행동 똑같습니다.. --;;
    어떤 여자가 올케가 될른지 걱정됩니다.. - 말리고 싶어요 ㅠ.ㅠ

  • 36. ㅎㅎㅎㅎㅎ
    '07.11.28 3:06 PM (222.106.xxx.182)

    우리집 남자는 자기 내킬때만 잘 챙겨 먹는답니다..
    저 역시 주말에 산행이라도 갈라치면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새벽까지 난리법석입니다.. ㅡ,,ㅡ

    헌데.. 원글님.. '별가'에서 제가 막 넘어갔어요...
    푸하하하~ '별가'.. 제가 너무 좋아하는 꽃무늬 팬티 입는 별가인데... ㅋㅋ
    더불어 댓글 다신 분..
    '뭘로 뒤집어..' 죽음입니다.. 푸하하하하~

  • 37. 와~~~
    '07.11.28 3:30 PM (210.121.xxx.240)

    울신랑은 대단한거네요...가끔 이사람도 어쩔수없는 남자구나라고 생각들만큼 어처구니없는
    행동들을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먹을거 없으면 라면이라도 끓여먹고 밥해서 고추장에 참치캔 뜯어넣고 비벼먹을줄 아는정도의 신랑이면 걱정은 없네요...가끔은 다시다 듬뿍 넣은 만두국도 끓여먹더군요(쓰지도 않는 다시다는 어디서 찾았는지 한참 궁금했더랬죠...)
    거기에 옵션으로 청소에 빨래까지 해놓으면 업고 다녀야겠네요...참 청소하면 항상 스팀청소기까지 돌리더군요...전 귀찮아서 잘 안하는데...
    근데 정말 남자들은 보이는데 놔둬야 그나마 먹더군요...
    울신랑은 꺼내놓거나 깍아주지 않으면 집에 과일이 있는지도 모르더군요...
    어! 집에 과일이 있었어? 좀 알려주지 그랬어...헐~~~ 항상 얘기하는데도 모르더군요...ㅠㅠ

  • 38. 오빠 셋
    '07.11.28 4:14 PM (218.55.xxx.2)

    오빠 셋다 볶음밥도 기가차게 하고 찌게도 잘 끓이고 라면 실력은 저보다 나은 오빠 셋이 있는 집 막내 딸이었습죠..
    그땐 오빠들 꺼 뺏어먹으면서 컸는데....

    결혼하고 나서 할줄 아는 거라곤 라면 끓이는 거 하나인 남편을 만나..
    지지리 복도 없다 했는데...
    그게 아니군요...

    계란 후라이에...라면 끓일 줄 아는 우리 남편이 자랑 스러운 보이는 날도 있군요...

  • 39. 글구..
    '07.11.28 4:16 PM (218.55.xxx.2)

    반쪽이님 만화 저도 좋아하는데...

    지금 다시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예전에..출판하신 남녀 평등관련..컷만화책
    저 두권다 가지고 있거든요..

    그거 보면서..공감도 많이하고 웃기도 많이 했는데...
    요즘 반쪽이님 어케 지내는지 궁금하네요..(반쪽이 공방이야기도 들리던데.)

  • 40. ㅋㅋ
    '07.11.28 5:02 PM (218.147.xxx.150)

    결혼 10년만에..남편이 저보다 라면 더 잘 끓인다는 걸 알았죠..
    정말 깜박 속았습니다.
    시어머니가 일을 하시는 분이어서 신랑을 넘 성의없는 밥상 차려내시는 게 그리 안쓰러워..
    여직 잘 해먹였더니..세상에..정말 속았더랬습니다.
    그래서 인제 라면은 절대 안 끓입니다..

  • 41. 우렁각시
    '07.11.28 5:12 PM (219.249.xxx.216)

    에구야~ 살다보니 저도 대문리스트에 올라가보는 날도 있군요. ㅎㅎ
    즐겁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올라왔으면 좋았을텐데 이집 저집 입만 벌리고 앉아있는
    남자들이 많긴 많나봐요. 그래도 마지막 댓글들엔 잘 챙겨드시는 분들도 계시긴
    하네요.

    ㅎㅎㅎㅎㅎ님 전 별가랑 스폰지송이랑 좋아하는데요
    깐깐징어 눈엔 그리도 못나보이겠지만 결국 둘의 인생은 언제나 해피하잖아요.
    저도 닮고 싶긴 해요^^

    여기다 하소연하고 다른집 얘기도 듣다보니 맘이 풀립니다.
    사실 친정에서는 아버지도 남동생들도 그런대로 식사를 잘 챙겨먹던데
    결혼해보니 시아버지도 남편도 그게 아니더라구요.
    사람 나름이겠지만 10년이 걸리든 20면이 걸리든 바꿔나가야겠어요.

  • 42. ㅎㅎㅎㅎㅎ
    '07.11.28 6:02 PM (58.149.xxx.28)

    ^-^
    저도 별가랑 스폰지송이랑 깐깐징어 넘넘 좋아요...
    깐깐징어 그 목소리하며.. 스폰지송의 노래하며.. 하하하~
    애들보다 제가 더 열심히 챙겨 본다니깐요.. 흐흐~

    저 역시 울집 남자를 좀 개조해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울 친정아부지는 요리도 곧잘해 주시곤 하셨는데.. 물론 맛있었구요..
    가끔 엄마 아프시면 아부지가 김치찌개도 끓여주시고 부대찌개도 만들어주셨더랬는데, 그립네요.. ^^

    원글님 덕분에 즐겁게 한참 웃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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